쥐 났을 때 코에 침 바르면 빨리 풀린다 [이거레알?]

입력 2023.04.24 05:00
코 침
'쥐가 났을 때 코에 침을 바르면 된다'는 속설은 의학적으론 전혀 근거가 없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갑자기 발, 다리, 팔 등 특정 부위가 의지와 상관없이 한동안 '찌릿찌릿'해 움직일 수 없었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일명 '쥐 난다'고 표현하는데, 옛말에 따르면 이때 코에 침을 묻히면 금세 증상이 완화된다곤 한다.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 없어
의학적으론 전혀 근거가 없는 소리다. 강북연세병원 정형외과 김용찬 원장은 "흔히 말하는 쥐는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해 근육에 혈액 순환이 잘 안됐거나, 갑자기 근육을 무리하게 써 근육 신경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근육 경련이 촉진돼 유발되는 것"이라며 "결국 근육 문제라 코를 건드린다고 해서 증상이 완화되진 않는다"고 했다. 효과가 있다고 느껴졌다면, 단지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 코에는 신경이 다량 분포돼 있어 코끝을 건들며 침을 바르면, 뇌는 코를 건들 때 감각과 침이 증발하면서 유발되는 시원한 감각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리 저린 증상이 완화된 건 아니지만, 통증을 느끼는 감각이 분산되면서 증상이 나아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서양에도 우리나라처럼 쥐가 났을 때 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전해오는 행동요법이 있다. 윗입술을 10초 정도 꽉 잡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마찬가지로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도 "굳이 이론적으로 설명해 보면 혈액순환을 촉진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에 침을 묻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입술 위쪽에 통증을 유발해 감각이 집중되면 저린 증상이 완화됐다고 느낄 수 있다. 또 두 요법 모두 단지 타이밍이 덕에 효과가 있다는 명성이 올라갔을 수도 있다. 쥐는 길어봤자 10~20분 내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수축한 근육 늘려줘야
정말 쥐가 심하게 났을 때, 어떻게 해야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까? 김용찬 원장은 "쥐는 근육 수축한 것이므로 해당 근육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종아리에 쥐가 났다면 발목을 발바닥 쪽으로 굽히는 근육인 비복근과 가자미근이 수축한 것이므로, 근육이 늘어날 수 있게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을 발등 쪽으로 당겨주면 된다. 김용찬 원장은 "아무래도 수축해 있던 근육을 억지로 늘려 주는 것이므로 매우 아프지만 수축이 풀리는 걸 도와 빠르게 증상이 완화되도록 돕는다"며 "어차피 쥐는 시간이 지나면 풀리므로 너무 아프면 오히려 무릎을 굽혀 근육 긴장도를 풀어준 채 쥐가 괜찮아질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것도 방법이다"고 했다. 운동을 할 때마다 자주 근육 경련이 생긴다면 수분이나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수분과 미네랄 성분이 빠져나가면서 몸속 전해질 평형상태가 깨져 쥐가 유발될 수 있다.

◇20분 이상 쥐 나면 병원 찾아야
근육 경련이 오래가거나,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근육경련이 자주 온다면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김장용 교수는 "다리 저림 증상이 생기는 질환은 크게 혈관 질환, 척추질환, 당뇨병 등이 있다"고 말했다. 혈관 질환으로는 혈전으로 다리가 막히는 급성 다리 허혈증, 동맥이 점점 딱딱해져 다리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지는 동맥경화증, 정맥 판막에 문제가 생겨 피가 심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지체되면서 생기는 하지 정맥류 등이 대표적이다. 급성 다리 허혈증일 땐 다리 통증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고, 동맥 경화일 때는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움직일 때마다 다리에 쥐가 생기곤 한다. 움직이면 근육이 산소를 소모하는데, 동맥 경화로 혈액이 빠르게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땐 다리 부종도 심해진다. 하지정맥류라면 아침엔 쥐가 생기지 않다가 낮 동안 중력으로 다리에 혈액이 쏠리면서 밤에 쥐가 잘 생기곤 한다. 다리에 부종이 생기면서 파래지는 증상도 동반된다. 김장용 교수는 "척추협착증으로 신경이 눌리거나, 추간판이 탈출하면서 다리가 저릴 수도 있고,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다리에 쥐가 생길 수도 있다"며 "쥐가 10~20분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명확한 원인을 찾고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