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막 없는 식도…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발암물질?

입력 2023.04.23 06:00
뜨거운 음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식도암은 발생률이 낮은 편이다. 한국 전체 암 발생 건수의 약 1.7%를 차지한다. 그런데 5년 생존율이 약 60%로 전체 암 중 5번째로 낮다. 수술 자체가 식도를 전부 절제하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식도암은 특히 생활습관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뜨거운 음료를 경계해야 하는 까닭이다.

식도는 위장과 달리 보호막이 없다. 따라서 화학적 자극에 쉽게 손상된다. 손상된 세포가 재생하는 과정에서 DNA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해당 돌연변이를 바로 잡는 신체 능력이 감소하면 암이 발생한다. 식도에 손상을 입히는 대표적인 요인은 뜨거운 음료를 반복적으로 마시는 행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6년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65도 이상의 뜨거운 차를 자주 마신 집단은 식도암 발생 위험이 8배, 60~64도의 뜨거운 차를 즐겨 마신 집단은 식도암 발생 위험이 2배 커진다는 란셋종양학회지 연구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뜨거운 음료와 식도암 간 상관관계를 밝혀낸 연구 결과는 또 있다. 국제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따뜻한 커피를 자주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식도암 발생 위험이 2.7배 컸고, 뜨거운 커피와 매우 뜨거운 커피를 마신 사람은 각각 5.5배, 4.1배 컸다. 논문 저자인 스티븐 버제스 박사는 “뜨거운 음료는 암의 전 단계인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뜨거운 차나 커피를 마실 땐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뜨거운 음료 외에는 알코올과 흡연이 있다. 흡연할 때 발생하는 7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폐에만 손상을 끼친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담배연기는 식도는 물론 폐를 통과한 뒤 혈관 내벽까지 타격한다. 알코올도 마찬가지다. 체내로 들어온 알코올은 알데하이드라는 물질로 존재하다가 분해 후 배출되는데 체내에 오래 머물수록 여러 기관에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식도암 역시 마찬가진데 특히 음주 후 얼굴이 벌게지는 사람들은 유의해야 한다. 알데하이드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대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주 후 얼굴이 벌게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식도암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