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은 공포" 공황장애, 40대 가장 많아… 대표 의심 증상은?

입력 2023.04.13 14:48
얼굴 감싸쥐고 있는 사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공황장애 환자 수가 4년 새 약 44% 크게 증가했고, 연령별로는 40대 환자가 가장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공황발작을 겪는 정신과적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공황장애'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13일 발표했다.

◇4년 새 44.5% 증가, 40대가 23%로 가장 많아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국내 공황장애 진료인원은 2017년 13만8736명에서 2021년 20만540명으로 4년 새 6만1804명(44.5%)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9.6%로 나타났다. 남성은 2021년 8만9273명으로 2017년 6만4662명 대비 38.1%(2만4611명), 여성은 2021년 11만1267명으로 2017년 7만4074명 대비 50.2%(3만7193명) 증가했다.

2021년 기준 공황장애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 중 40대가 23.4%(4만6924명)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9.2%(3만8519명), 30대가 18.3%(3만6722명)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5.4%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0.3%, 30대가 18.7%를 차지했다. 여성의 경우는 40대가 21.8%, 50대가 18.4%, 30대가 18.0%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재섭 교수는 40대 이상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공황장애는 초기 성인기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내에서 40대에 공황장애 환자가 많은 것은 초기 성인기에 치료하지 않고 악화된 후에야 뒤늦게 진료를 시작하거나, 초기에 꾸준히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40대가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병이나 재발이 많고, 고혈압, 당뇨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병원진료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함께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스로가 통제 안 될 듯한 불안·공포 몰려오기도 ​

공황장애는 갑작스럽게 심한 불안을 느끼며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지는 공황발작을 특징으로 한다. 공황발작이 다시 일어나는 것에 대한 예기불안, 공황발작이 생길만 한 상황에 대한 회피행동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흔히 갑작스레 죽을 것 같은 극심한 공포를 느껴 심장마비 등을 걱정해 응급실에 가지만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해 여러 진료과에서 검사를 하다 원인을 찾지 못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곤 한다.

공황장애 발병에는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며 사람에 따라서 이유가 다를 수 있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신체적 질환, 과로 또는 음주나 카페인 섭취 등의 다양한 이유로 신체감각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이 신체감각을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파국적 인지를 가질 경우 자율신경계 각성이 유발되어 공황장애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뇌에 불안과 공포를 담당하는 편도, 전상대상피질 등의 과도한 활성이나 불안 조절과 관련된 노아드레날린이나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이상도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 

갑작스럽게 극심한 공포 또는 고통이 느껴지면서 다음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공황발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➊가슴 두근거림, ➋식은땀, ➌몸의 떨림, ➍숨이 안 쉬어지거나 답답한 느낌, ➎질식할 것 같은 느낌, ➏흉통 또는 가슴 불편감, ➐메스꺼움 또는 복부 불편감, ➑어지럽거나 멍한 느낌, ➒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➓감각이상, ⓫비현실감, ⓬스스를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 ⓭죽을 것 같은 공포 또는 증상이 없을 때도 이러한 공황 발작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지속적으로 걱정을 하거나, 공황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장소나 상황들을 피하는 등의 행동의 변화가 나타날 때 공황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부정적 감정 억누르지 말고, 적절히 해소해야 ​

공황장애는 초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는 비교적 치료에 반응이 좋은 질환이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자주 재발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만성화될 수 있다. 공황장애를 방치하면 처음에는 공황증상을 경험했던 장소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외출을 줄이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면서 생활 반경이 좁아진다. 이런 회피를 통해 공황발작의 횟수를 줄일 수도 있겠지만 점차 피하는 장소와 상황이 많아지면서 생활이 점점 더 제약된다. 더 심해지면 일상 생활이나 사회생활, 직업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질병 초기에는 '인지행동치료'나 최근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가상현실 노출치료' 등 비약물치료로도 치료가 가능해 방치하지 않고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

아직 공황장애를 100%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적인 건강 생활 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 휴식 등을 통해 스트레스나 신체적 긴장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친 음주나 카페인 섭취 또한 자율신경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율신경계는 감정과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아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해소하기 위해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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