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노안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아 시력검사를 받은 최모(57)씨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검사 시간과 그 종류에 적잖이 놀랐다. 게다가 지난달 건강검진 때 간단하게 측정한 시력과 안과에서의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와 한 달 후 다시 안과를 찾기로 했다.
이렇듯, 의료기술과 검사장비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시력이나 안과 관련 검사를 할 때 늘어난 검진 목록을 볼 수 있다. 안경 도수검사부터 안압 검사, 나안시력 검사, 사위/사시 검사, 각막내피 세포 검사, 각막 지형도 검사, 각막 굴곡도 검사, 원추각막 검사, 각막 두께 초음파 검사, 각막 탄력도 검사, 동공 크기 검사, 녹내장 검사, 시신경 CT 검사, 정밀 시야 검사, 눈물 분비량 검사, 각막혼탁 및 백내장 유무 검사, DNA 검사 등 모두 나열할 수 없을 정도다.
기본적인 검사에는 시력검사, 각막 검사, 망막 검사, 야간 빚 번짐 검사, 눈물양 검사 등이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황반변성, 백내장 등의 안질환 여부는 물론, 각막 두께 측정과 원추 각막 예측이 가능한 검사도 받을 수 있으며, 빈번하게 발생하는 각막이상증 5가지를 한 번에 검사하는 각막이상증 DNA 검사도 있다.
검진표만을 읽는 것이 아닌,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검사를 꾸준히 받아야 하는 이유는 시력이 우리 삶의 끼치는 영향이 크며, 시력 문제는 다른 질병의 합병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증상이 없더라도 망막병증 확인을 위해 '안저 검사(안저 촬영)'를(을) 정기적으로 받도록 권고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당뇨 망막병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심각한 시력 상실을 50~60% 줄일 수 있다고 말하며,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해 개정된 진료지침에서 1형 당뇨 환자는 진단 후 5년 이내, 2형 환자는 진단과 동시에 망막 및 주변부에 대한 안저 검사와 포괄적인 안과 검진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다양한 검사를 하루에 한꺼번에 받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시력과 눈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번거롭더라도 의사와 자신이 받아야 할 검사의 종류를 상담하고, 40대 중반부터는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전반적인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시력 저하가 나타나거나 눈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되면 이를 방치하지 말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건강한 눈은 앞으로의 중년, 노년의 삶을 결정하며 나이가 들면서 시력은 점점 나빠지고 안질환 발병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황반변성이나 백내장, 녹내장 등은 악화될수록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정기적으로 해당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검사할 병원을 선택할 때는 해당 병원이 최신 장비와 체계적인 검사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면밀하고 종합적인 결과 분석이 가능한지, 1:1 맞춤 진료가 가능한지, 의료진의 경험이 풍부한지 등을 골고루 따져야 한다.
(*이 칼럼은 BGN밝은눈안과 잠실 롯데월드타워점 이연호 원장의 기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