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만 혈압 '쑥'… 야행성 고혈압이 위험하다

입력 2020.11.03 17:12

심부전증 위험 2배

침대에 누워있는 여성
평소 혈압보다 수면 중 혈압이 높으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통 고혈압은 병원에서 2회 이상 혈압을 측정했을 때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진단한다. 이처럼 고혈압을 진단할 때는 일상 속에서 '주간 혈압'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고혈압은 몰래 숨어 있다가 수면 중에만 불쑥 혈압을 올려 조금씩 몸을 망가트리기도 한다. 실제 수면 중 고혈압이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여럿 보고되고 있다.

잘 때만 혈압 높은 사람, 심부전증 위험 2배
일본 지치의과대 카리오 카즈오미 교수 연구팀은 일본에 거주하는 635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최소 24시간 동안 이들의 혈압을 측정해 주간 혈압과 야간 혈압을 기록하고, 2~7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주간 평균 혈압이 야간 평균 혈압보다 20mmHg 이상 높은 사람은 심장질환과 뇌졸중 발병 위험이 18% 높았다. 또한 낮에는 혈압이 정상이지만, 수면 중에만 혈압이 올라가는 사람은 심부전증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은 보통 수면 중에는 혈압이 감소한다. 잠을 잘 때는 심신이 평온해져 혈압이 떨어지는 게 정상인데, 반대로 혈압이 오른다면 혈압 변화 패턴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그루 교수는 "야간 혈압 강하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심부전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반적인 혈압 패턴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혈관이 이미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증 예방하려면 원인 질환 찾아 교정해야
밤에 유독 혈압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두 가지 원인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첫째는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딱딱해진 탓이다. 혈관에 노폐물이 쌓이고 막혀 단단해지면 혈압이 오르거나 내릴 때 완충작용을 하지 못해 큰 폭으로 변화한다. 둘째는 편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숨을 쉬지 못해 수면 중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수면 중 혈압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24시간 생활혈압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24시간 이상 혈압측정기를 사용해 혈압 변화 패턴을 알아보는 검사다. 생활혈압검사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지만, 모든 고혈압 환자가 받을 필요는 없다. ▲평소 혈압을 잴 때마다 큰 차이가 있거나 ▲젊은 나이에 혈압이 과도하게 높거나 ▲병원에서만 혈압이 크게 높거나 ▲혈압약을 먹어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 받아볼 것을 권한다.

생활혈압검사를 통해 수면 중 혈압이 높은 것으로 진단되면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등 방법으로 교정해야 한다. 홍그루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원인이라면 양압기 치료 등으로 교정하고, 아니면 잠들기 전 혈압약을 한 번 더 먹는 등 방법으로 조치한다"며 "가급적 혈압 변동폭을 크지 않도록 조정해야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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