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운동법_전립선암 치료 중엔 고무밴드로 근력운동 해야

입력 2012.06.27 08:30

대장암, 정적인 필라테스를
유방암엔 가벼운 덤벨 운동
골프연습장은 가지 말아야

6개월 전 유방암으로 오른쪽 유방 전체를 떼낸 김모(45)씨는 최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오른팔이 퉁퉁 부어서 병원에 찾아갔다. 주치의는 "운동을 잘못 했기 때문"이라며 "암 환자는 어떤 암에 걸렸고 어떤 치료를 했느냐에 따라서 적절한 운동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암 치료 중인 사람은 암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운동을 꼭 해야 한다. 갑상선암 환자는 근력 강화 운동이 필수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암마다 적절한 운동법 달라

암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서관식 교수는 "운동은 암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과 면역력을 길러 주며, 암 치료를 받는 환자 과반 이상이 겪는 피로·통증·우울 등을 이겨내는 데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잘못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된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는 "암 치료를 받으면서 몸 상태가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몸의 하수도인 림프관을 떼어낸 암 환자가 근력운동을 해서 상수도인 혈관에 피가 몰리면 몸을 붓게 한다"고 말했다. 또 항암치료 과정에서 연골이 손상된 사람이 이를 과하게 쓰는 운동을 하면 관절염이나 힘줄파열이 생길 수 있다.

자궁암 수술 뒤 걷기 운동 금물

암의 치료 특성에 따른 운동법을 알아본다.

폐암·간암·위암=다른 암보다 항암·방사선 치료를 오래한다. 이 때문에 연골이 약해져 있으므로, 심하게 관절을 꺽거나 힘을 주는 운동은 자제한다. 하루 30분 평지 걷기 운동부터 시작한다. 스트레칭도 관절에 무리가 가는 동작은 뺀다. 근력운동은 0.5㎏짜리 아령을 드는 수준으로 한다. 1주일 단위로 운동 시간을 5~10분씩 늘린다.

대장암=장루(배변주머니)를 단 환자는 정적인 운동인 필라테스·요가를 한다. 땀이 가볍게 맺힐 정도까지만 운동해야 장루 관리에 좋고, 근육을 풀어주는 근력 운동이 장루로 인한 스트레스·우울감을 줄여 주기 때문이다. 장루가 없으면 위암 등과 운동법에 큰 차이가 없다.

갑상선암=수술 직후부터 목 운동을 한다. 이와 함께 전신 근력운동을 반드시 한다. 갑상선을 떼어내면 근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이 감소한다. 척추 주변 근육까지 절제한 사람은 목과 어깨 주위에 근육통이 잘 생기는데, 수영·아쿠아운동 같은 유산소·무산소 복합운동이 이런 통증을 예방한다. 어깨 주변 신경 손상이 있으면 근육이 마르기 때문에 어깨근육 강화운동을 한다.

유방암=어깨·팔의 림프절까지 광범위하게 절제한 사람은 팔을 심장 아래로 늘어뜨리는 자세의 운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무거운 물건도 들면 안 된다. 골프는 채를 한 번 휘두르고 오래 쉴 수 있는 필드 라운딩은 괜찮지만, 연습장에서 계속 채를 휘두르면 안 된다. 쉴새없이 공을 쳐야 하는 테니스도 나쁘다. 서 교수는 "그러나 가벼운 근력운동은 부종을 방지하므로, 요즘 0.5㎏ 미만의 덤벨을 드는 근력운동을 권한다"며 "무게는 올리지 말고 운동시간을 늘리라"고 말했다.

전립선암=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를 하면 근력이 크게 떨어지므로, 근력 운동을 반드시 한다. 전 교수는 "나이가 많은 환자는 고무밴드 등을 이용한 가벼운 근력운동부터 시작하라"고 말했다.

자궁암=자궁을 떼어낸 직후에는 걷기 운동을 하면 안 된다. 하지로 이어지는 림프절을 자궁과 함께 떼내서 다리가 붓기 쉽다. 누워서 자전거 타기나 물에서 하는 운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