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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인생은 셀프야…. 농반진반(弄半眞半)하던 동생이 있다.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어색해 기묘한 이 문장은 여러 색(色)의 뉘앙스를 품는다. 그래서인지 사랑하는 나의 동생이 이 문장을 내뱉는 순간, 무미한 공간 속으로 자조(自嘲)와 경고(警告)와 탄식(歎息)과 지조(志操)가 한꺼번에 스몄다. 말 한마디가 만들어내는 생소한 풍경에 반한 나도 언제부터인가 그를 따르기 시작했는데, 예컨대…. 누군가 괜한 도움을 바라거나, 누구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때 툭, 한 마디 던지는 거다. 인생은 셀프야. 그렇게 셀프인 인생을 중년에 접어들며 절감하는 중인데, 그 절감의 절정이 새벽의 홀로 산행에 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고군분투와 같은 산행의 이유를 스스로 성찰하고 싶었다. 나는 왜 동트기 전 새벽에 외롭게, 혼자서, 쓸쓸히 산을 헤매는 걸까. ◇적막한 계곡에서의 묵언, 그 묘미북한산에서 새벽 산행의 진수를 맛보게 해주는 루트 중 하나가 강북구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2㎞ 정도만 걸으면 대동문에 이르는 효율적 루트인데, 희한할 정도로 한적하다. 대동문으로 직접 통하는 또 하나의 루트, 진달래능선이 주말이면 시장으로 복작거리는 것과 비교된다. 산행 내내 북한산, 도봉산의 주요 봉우리들을 보여주는 진달래능선에 대한 탐닉일까. 4.19 민주묘지 쪽에서 산행을 시작해도, 대부분 백련사를 지나 진달래능선에 합류하는 식이 많다. 암튼, 안 그래도 사람 없는 아카데미하우스 길에 동트기 전 도착하면 정말, 아무도 없다. 그리고 초반 몇 분을 걷고 나면 대동문까지 이어지는 상당한 경사의 계곡 길. 사방이 막혀 적막(寂寞)한 계곡을 외롭고 쓸쓸히 걸으면서 나는 묵언(默言)한다. 적막과 묵언―. 듣지 않고 말하지 않는 게 새벽 홀로 산행의 이유다. 몇 시간 동안 누구의 얘기도 듣지 않을 권리, 입도 뻥긋하지 않을 자유는 요즘 세상에서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언어와의 단절, 격리를 통해서만 우리는 자신만의 심연(深淵)에 든다. 누군가 ‘심연이라는 초호화 호텔’을 얘기한 적이 있다. 온갖 비난과 비판, 칭찬과 격려에서도 해방된 나만의 북한산 계곡, 그 심연은 정말 6성급의 초호화 호텔이다. ◇산행은 셀프야, 따라오지마!단절(斷絶)과 고립(孤立)을 통해 정화(淨化)를 꿈꾼다. 한 시간 남짓 말 없이, 기척 없이, 사람의 흔적 없이 계곡을 거닐면, 일주일 내내 마음을 채우고 있던 흙탕물이 맑아진다. 서서히, 부유하던 흙이 가라앉는다. 그렇게 투명해진 마음속으로 찬바람이라도 훅 불어오면 가슴이 펑 뚫린다. 그런 즐거움을 포기하기 싫어, 나는 내 산행에 동참하겠다는 몇몇 지인들의 요청을 완곡하게 물리곤 한다. 눈 감은 채 정좌한 정색의 참선(參禪) 아니어도, 새벽 홀로 산행이면 선(禪)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 천 년 전 중국의 선사 운문이 그랬다. 좋은 일도 일 없는 것만 못하다고. 한 시간 남짓의 묵언과 자발적 대인 기피면, 그렇게 아무 일 없는 나만의 심연, 그 초호화호텔에 들 수 있다. 그 정도면 선(善)이고 선(禪)이다. 아마도 인생은 셀프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셀프여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산행은 정말 셀프라는 생각을 북한산에 오를 때마다 한다. 사랑하는 동생 ○○아, 산에 함께 가자고 했지. 산행은 셀프야. 따라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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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민정씨(41)는 다이어트로 10㎏ 감량 후부터 자신의 숨소리나 목소리가 울리면서 들리기 시작했다. 너무 괴로워서 일상생활이 어려웠다.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최근 '이관 개방증'이라는 생소한 질병을 진단 받았다. ◇이관 개방증이란이관(耳管)이란 귀의 고막 뒤 ‘중이(中耳)’라는 공간과 코를 이어주는 관으로, 귓속 압력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평소 닫혀있다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면 열리고, 공기가 순환돼 압력을 조절한다. 이관은 상황에 맞게 닫힘과 열림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 기능이 망가져 계속 열려있는 상태를 ‘이관 개방증’이라고 한다. 이관 개방증이 있으면 숨 쉴 때 호흡음이나, 말할 때 자기 목소리가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맥박 뛰는 소리가 들리는 ‘박동성 이명’이나 귀 먹먹함이 심한 ‘이충만감’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유병률은 성인 기준 0.9%로 알려져 있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이호윤 교수는 “워낙 생소한 병이라 증상이 발현돼도 돌발성 난청 등과 혼동하거나, 아예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숨소리가 들리는 등 불편함이 심해 불안·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급격한 다이어트 등이 원인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병원에서 이관 개방증 환자 190명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흔하게 동반된 이상은 알레르기였고, 체중 감소, 인후두역류질환, 스트레스 및 불안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환자 나이는 38세였고, 여성이 54%로 남성보다 약간 더 많았다. 이호윤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사춘기 소녀들이 과도한 다이어트로 갑자기 살이 빠질 때, 이관 개방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관은 점막에 싸여 있는데 급격히 살이 빠지면 점막을 포함해 이관의 볼륨이 줄어들고, 막혀있던 관이 열리면서 이관 개방증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암, 신경퇴행성 질환, 임신 등으로 인한 에스트로겐 증가, 피임약 복용 등과 관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2~3개월 지나도 자연 회복 안되면 치료를이관 개방증은 자연 회복하는 경우도 많지만, 2~3개월이 지나도 회복이 안된다면 자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관 개방증은 경험있는 이과(耳科) 의사가 내시경을 통해 귀 안의 고막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교수는 “박동성 이명이나 이충만감 증상이 있으면 감별해야 할 질환이 많기 때문에, 혈관을 보는 MRA 등의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 개방증에 가장 흔히 하는 치료는 고막에 관을 박는 '고막 환기관 삽입술'이다. 이호윤 교수는 “귀에 고막 환기관을 삽입하면 고막의 움직임이 줄어 숨쉴 때 들리는 소리가 사그라들 수 있다”며 “그러나 이충만감이 있으면 해결이 안될 수 있다"고 말했다.2~3년 전부터는 인조고막 패치술이 시도되고 있다. 손상된 고막에 인조고막을 덧대 고막 손상 부위가 정상화 되도록 돕는 수술이다. 이호윤 교수는 “인조고막을 붙여서 고막의 무게 증가시켜 고막의 움직임을 떨어뜨리면 숨소리 등이 안 들린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2019년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외래에서 시행하는 인공 고막 패치술만으로도 대부분 환자가 즉각적 증상 호전을 보였다. 이 경우 한 달 째 경과 관찰에서도 83%, 3개월 경과 관찰시 65%에서 완전 호전된 상태가 유지됐다. 이 교수는 “‘이관 개방증은 치료할 수 없다’는 좌절감을 느끼는 환자가 많은데, 실제로 처치를 시행하면 즉각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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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벌릴 때 턱 주변이 자주 아프면 턱관절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턱관절장애는 턱관절에 염증이 생기거나 턱관절을 움직이는 저작근이 뭉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턱관절 사이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기도 한다. 이때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는데, 이는 턱관절 사이 디스크가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소리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입을 오래 벌리고 있거나 턱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턱관절장애를 방치할 경우 두통이나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 서울대치과병원 조사에 따르면 턱관절장애 환자의 67%가 두통, 50%가 불면증을 겪는다. 턱관절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뇌신경계가 흥분돼, 신호전달에 이상이 생기면서 실제로는 문제가 없는 머리 근육이나 치아가 아플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불면증이 생기고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소화불량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턱관절장애는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을 통해 치료한다. 근육이 뭉치는 게 원인이면 보톡스나 초음파 등을 이용해 근육을 이완한다. 또 관절 염증이 원인이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제와 함께, 관절에 가하는 힘을 줄이는 구강 내 장치(마우스피스)를 활용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턱관절의 구조적 장애가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다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전체 5% 미만이며, 대부분은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턱관절장애 예방‧완화에는 ‘6‧6‧6 운동’이 도움이 된다. 하루 6회 혀를 위 앞니 안쪽에 가볍게 대고, 혀가 이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최대한 입을 벌려 6초 동안 유지하는 것을 6회 반복한다. 이 같은 운동은 턱에 힘이 들어가고 턱 근육이 경직되는 것을 막는다. 이외에도 평소 턱에 부담이 되는 행동을 피하고, 이갈이, 이 악물기, 손톱 물어뜯기, 편측저작, 질긴 음식 씹기, 턱 괴기, 턱을 앞으로 내밀거나 계속 움직이는 습관 등을 고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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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은 폐렴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생제 ‘테이코플라닌’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고 18일 밝혔다.앞서 동국제약은 지난 1월 고려대학교 세종산학협력단, 약학대학과 ‘테이코플라닌의 항코로나바이러스 효능 검증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동국제약 측은 “연구결과 테이코플라닌이 100μM 이하 농도에서도 세포변병효과를 차단하고, 세포 독성 또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효능농도와 세포독성농도 차이가 큰 만큼, 치료 용량 선택의 폭을 넓혀 저용량 투여로 경증증상 환자의 증상완화와 치료, 고용량 중증환자 치료까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테이코플라닌은 글라이코펩티드 계열 슈퍼 항생제로,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는 메치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과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항생제다. 아직 내성이 생기지 않아, 폐렴을 비롯한 피부질환·골관절 감염증·요로감염 등에 사용되고 있다. 동국제약은 테이코플라닌이 기존 코로나19 치료제와도 병행 사용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테이코플라닌이 기존 치료제 작용 기전과 달리 세포감염에 필수적인 카뎁신L 활성을 특이적으로 저해하기 때문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테이코플라닌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사스,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항바이러스 효능을 갖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와 2차 감염까지 방지할 수 있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개발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동국제약은 오는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는 등 비임상, 임상 단계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테이코플라닌은 투여 경로와 용량 범위가 기존 허가 내용과 같고 안전성도 확보된 만큼, 임상시험 기간 또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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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트레스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 등에게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면영양제, 수면보조제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수많은 수면건강 관련 건강기능식품들은 밤잠을 설치는 이들을 솔깃하게 만든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기 겁나는 이들에게 수면영양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숙면 돕는다는 녹차, 감태, 쌀겨… 효과는 '글쎄'시중에 판매 중인 수면 관련 건강기능식품은 수십 가지가 넘는다. 원료도 테아닌, 시계꽃 추출물, 발레리안 추출물, 감태추출물, 쌀겨추출물, 락티움, 미강주정추출물 등 매우 다양하다. 일부 원료는 수면 질과 관련 기능성을 인정받았고, 의약품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설명서만 보면 수면영양제를 먹으면 수면장애는 금방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면영양제로 수면장애 개선, 숙면 효과를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숙면을 취하고 싶지만, 수면제와 수면유도제의 부작용이 너무 걱정될 때, 약간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건강기능식품이라는 것이다.대한약사회 오인석 학술이사(약사)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면영양제, 수면보조제류의 주성분은 수면의 질을 높인다거나 불면을 개선하기보단 안정을 돕는 성분"이라고 밝혔다. 오 약사는 "테아닌은 녹차, 락티움은 우유추출물인데 따뜻한 녹차나 우유 한잔을 마셨다고 숙면하는 사람이 없다는 맥락에서 수면영양제류의 효과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임상시험을 거쳐 기능을 입증했다고는 하지만 연구기간과 규모가 충분하지 않아 실질적인 효능·효과가 입증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수면보조제, 영양제 등의 임상시험은 수면장애 환자가 아닌 건강한 일반인 중 단기적으로, 약간의 수면 관련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신원철 교수는 "실제 만성불면증 환자나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수면영양제, 보조제 등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암환자가 비타민으로 치료하려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수면영양제 의존하다 치료시기 놓쳐전문가들은 수면장애가 있다면 수면영양제 등을 복용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먼저 받을 것을 권고했다.신원철 교수는 "이미 한 달 이상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았거나 약을 복용한 사람, 수면영양제 복용 경험이 있으나 효과가 없는 사람 등은 수면영양제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치료시기를 놓치고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비용 측면에서도 수면 관련 건강기능식품들은 한 달에 3~10만원으로 상당히 고가라 환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불면증 환자의 70~80%가 수면영양제 등을 복용하다가 병원을 찾고 있는데, 잘못된 정보나 광고 등에 현혹되기보다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오인석 약사는 "사람에 따라 특정 성분이 아주 잘 맞아 수면영양제를 복용하고 숙면을 취할 수는 있겠으나, 복약상담을 해보면 100명 중 2~3명 정도만이 수면영양제를 복용하고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영양제를 복용하기보단 전문의 상담 후 전문의약품 처방을 받거나, 일반의약품 중 항히스타민 성분의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길 권유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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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으로 의식이 소실되는 실신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뇌로 가는 혈액순환이 갑작스럽게 감소하면서 발생하는데 부정맥, 판막질환, 뇌혈관 협착, 기립성저혈압 등 원인이 다양하다. 그중 가장 흔한 원인은 자율신경계의 이상 반응으로 인한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실신 환자의 40% 이상이며, 실신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66%는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이 원인이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와 함께 미주신경성 실신의 원인 및 한방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빨라진 심장 박동을 진정시키다 되려 실신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극도로 긴장하거나 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하는 것이 유발요인이다. 지나친 긴장으로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말초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 박동이 강해지면서 빨라진다. 이런 변화가 혈관 운동을 조절하는 뇌 중추인 연수 부위를 자극하게 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반대로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말초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장 박동을 느리게 만드는 반응이 일어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절반응이 과도해지면 혈압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뇌 혈류가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실신하게 된다.◇실신 직전 어지럼증, 식은땀, 두근거림 등 전조증상 발생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이처럼 자율신경계의 변동이 원인이기 때문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 전에 대부분 전조증상이 있다. 전신 무력감, 하품, 식은땀, 상복부 불쾌감, 메슥거림, 어지럼증, 시야 흐려짐, 두근거림, 두통 등을 호소한다. 대개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 수 초~수 분 전에 발생하는데, 이때 환자 스스로 곧바로 앉거나 눕지 않으면 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실신 이후에는 뇌 혈류가 회복되면서 대부분 수 초 내에 의식이 저절로 돌아온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는 “실신으로 넘어지는 과정에서 머리를 부딪치는 등 외상을 입을 수 있으며, 실신이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그런 까닭에 재발 방지를 위해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전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한의학적으로 기 순환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실신한의학에서는 실신을 궐증(厥證)이라 부른다. 전신에 발생한 여러 가지 변화 때문에 기혈(氣血)의 운행이 혼란되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혼궐(昏厥)의 증상을 가리킨다. 실신의 원인에 따라 기궐(氣厥), 혈궐(血厥), 담궐(痰厥), 식궐(食厥), 서궐(暑厥), 주궐(酒厥), 색궐(色厥)의 7가지로 나누어 치료가 이루어진다.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대부분 기궐(氣厥)의 범주에 포함되고, 주로 기(氣)의 순조로운 순환에 장애가 생긴 문제이다. 기궐(氣厥)은 과도한 긴장이나 스트레스로 기(氣)의 순환이 펼쳐지지 못하고 울결(鬱結)되어 발생하는 경우와 심한 피로나 수면 부족, 다이어트, 오랜 질병 등으로 기(氣)가 지나치게 약해져서 발생하는 경우로 구별된다.◇탕약·뜸·침 치료로 기 순환 조절해 자율신경계 기능 정상화기의 순환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울결’이 원인이 된 경우에는 엉키고 울체된 기운을 흩어주고 풀어주는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이나 시호소간산(柴胡疎肝散) 등이 활용된다. 특히 시호소간산은 베타차단제를 사용한 대조군과의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서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의 재발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기운이 지나치게 약해져서 실신이 발생했다면, 기운을 보충하고 상승하도록 도와주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과 승양익기탕(升陽益氣湯)이 대표적으로 처방된다. 침 치료와 뜸치료도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회복하고 기의 순환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족삼리(足三里)혈과 내관(內關)혈은 기초연구와 임상시험을 통해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정상화하고 혈관의 운동성을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는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은 외상의 위험과 재발로 인해 그 고통이 매우 크다.”라면서 “다양한 임상을 통해 한의학적 치료가 혈관미주신경성 실신을 포함한 실신 관련 치료에 매우 효과적임이 증명되고 있으니 한의학 치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생활 속 미주신경성 실신 대처법생활 속에서는 이러한 전구증상이 나타나면 즉각적으로 무릎을 세우고 쪼그려 앉거나, 다리를 올리고 누워서 의식을 잃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앉거나 누워서 전구증상이 호전되더라도 바로 일어나면 실신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10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일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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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는 것이 아까워 끝까지 먹고, 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며 많이 먹고, 사회생활을 하면 먹을 수밖에 없다며 음주와 폭식을 하게 되는 현대인. 어쩌면 살이 찌는 것이 당연한 생활을 하고 있다. 흔히 우리는 많이 먹으면서 게으르고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즉 자기 관리의 실패로 살이 찐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30년경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만 남자의 61.5%, 여자의 37%가 비만할 것이라 예측할 정도다. 또한 비만은 여러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이자 사회 경제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는 질병이다. 왜 비만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을까? 이 책은 생물학적, 진화적, 문화적, 사회적, 기술적인 요인 등 다양한 각도에서 오늘날 현대인이 처한 비만의 원인과 그로 인한 문제를 진단하고,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해야 할지 고찰한다. 분석을 통해 우리는 비만의 책임이 게으르고 의지가 약한 개인에게 있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처한 사회와 환경, 생활 습관 등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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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에 혈압·혈당 등을 관리하지 않으면, 수십년 후 사고력·기억력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은 18~95세 1만5000명을 10~30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체질량(BMI)지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측정했으며, 사고력·기억력을 1~2년에 한 번씩 테스트했다. 그 결과, 20~30대에 BMI 수치, 혈압, 혈당 수치가 높았던 사람은 10년 후 사고력·기억력이 떨어지는 정도가 그렇지 않았던 사람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콜레스테롤 수치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연구는 대상자의 교육 수준, 연령, 성별을 모두 보정한 후 진행됐다. 연구팀은 명확한 인과 관계를 밝히진 않았지만, 비만하거나 혈압·혈당 수치가 높으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기 쉽고, 이는 뇌 신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졌다.연구를 진행한 캘리포니아대학교 크리스틴 야프 교수는 "젊은 시절 건강 관리에 힘써야 먼 미래 인지기능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7일 '신경학'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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