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영양제로 숙면? "비타민으로 암 다스리는 편이…"

입력 2021.03.18 15:22

잠 관련 건강기능식품 쏟아져… "100명 중 2,3명 효과 있으면 다행"

불면증 환자
수면영양제 등은 숙면에 거의 효과가 없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스트레스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 등에게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면영양제, 수면보조제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수많은 수면건강 관련 건강기능식품들은 밤잠을 설치는 이들을 솔깃하게 만든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기 겁나는 이들에게 수면영양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숙면 돕는다는 녹차, 감태, 쌀겨… 효과는 '글쎄'
시중에 판매 중인 수면 관련 건강기능식품은 수십 가지가 넘는다. 원료도 테아닌, 시계꽃 추출물, 발레리안 추출물, 감태추출물, 쌀겨추출물, 락티움, 미강주정추출물 등 매우 다양하다. 일부 원료는 수면 질과 관련 기능성을 인정받았고, 의약품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설명서만 보면 수면영양제를 먹으면 수면장애는 금방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면영양제로 수면장애 개선, 숙면 효과를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숙면을 취하고 싶지만, 수면제와 수면유도제의 부작용이 너무 걱정될 때, 약간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건강기능식품이라는 것이다.

대한약사회 오인석 학술이사(약사)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면영양제, 수면보조제류의 주성분은 수면의 질을 높인다거나 불면을 개선하기보단 안정을 돕는 성분"이라고 밝혔다. 오 약사는 "테아닌은 녹차, 락티움은 우유추출물인데 따뜻한 녹차나 우유 한잔을 마셨다고 숙면하는 사람이 없다는 맥락에서 수면영양제류의 효과를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상시험을 거쳐 기능을 입증했다고는 하지만 연구기간과 규모가 충분하지 않아 실질적인 효능·효과가 입증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수면보조제, 영양제 등의 임상시험은 수면장애 환자가 아닌 건강한 일반인 중 단기적으로, 약간의 수면 관련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신원철 교수는 "실제 만성불면증 환자나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수면영양제, 보조제 등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암환자가 비타민으로 치료하려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수면영양제 의존하다 치료시기 놓쳐
전문가들은 수면장애가 있다면 수면영양제 등을 복용하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먼저 받을 것을 권고했다.

신원철 교수는 "이미 한 달 이상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았거나 약을 복용한 사람, 수면영양제 복용 경험이 있으나 효과가 없는 사람 등은 수면영양제로 문제를 해결하려다 치료시기를 놓치고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비용 측면에서도 수면 관련 건강기능식품들은 한 달에 3~10만원으로 상당히 고가라 환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면증 환자의 70~80%가 수면영양제 등을 복용하다가 병원을 찾고 있는데, 잘못된 정보나 광고 등에 현혹되기보다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인석 약사는 "사람에 따라 특정 성분이 아주 잘 맞아 수면영양제를 복용하고 숙면을 취할 수는 있겠으나, 복약상담을 해보면 100명 중 2~3명 정도만이 수면영양제를 복용하고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영양제를 복용하기보단 전문의 상담 후 전문의약품 처방을 받거나, 일반의약품 중 항히스타민 성분의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길 권유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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