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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심박동기는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 체계에 문제가 생겨 맥박이 정상보다 느려지는 서맥성 부정맥 환자에게 사용되는 필수 의료기기다. 심장이 제때 뛰지 못해 뇌나 전신으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을 때 이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전기 자극을 줘 심박수를 정상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방실 차단이나 동부전 증후군으로 인해 실신, 어지럼증, 숨가쁨을 겪는 환자들에게는 급사 예방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생명줄과 같다.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쇄골 아래 피부를 절개해 본체를 넣을 포켓을 만들고 혈관을 통해 심장까지 유선 전극선을 삽입하는 방식이 표준 시술로 통용됐다. 그러나 전극선이 심장 판막(삼천판막)을 관통하며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장기간 사용 시 선이 파손되고 포켓 부위가 감염되는 등 물리적 구조에서 기인한 합병증 위험이 상존해 기술적 한계로 지적돼 왔다.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무전극선 심박동기'가 주목받고 있다. 별도의 전극선 없이 기기 자체를 심장 내부에 직접 이식하는 이 방식은 시술이 까다롭거나 감염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는 일반 환자들에게도 획기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유희태 교수는 2일 열린 메드트로닉 ‘마이크라 2’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무전극선 심박동기가 지닌 임상적 가치와 향후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유 교수는 무전극선 심박동기를 “기존 유선 심박동기로 치료가 불가능했던 환자들에게 치료 가능성을 열어준 옵션”이라고 정의했다.유 교수는 피부 밑에 기기를 매립하고 혈관을 통해 전극선을 잇는 기존 유선 방식의 고질적인 문제로 ‘물리적 충돌’을 지목했다. 유선 방식은 전극선이 심방과 심실 사이의 판막(삼천판막)을 관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선이 판막 사이에 끼어 여닫이 기능을 방해하거나 판막에 눌러붙으면서 심각한 역류를 일으키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로 인해 심한 부종과 호흡곤란을 겪는 환자들은 결국 판막 성형 수술과 기기 제거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실제 유 교수가 소개한 54세 여성 사례는 10년간 유선 심박동기를 사용하다 전극선에 의한 판막 손상으로 수술까지 받은 케이스였다. 유 교수는 “해당 환자는 재시술 시 ‘다시는 선이 있는 기기를 넣고 싶지 않다’며 유선 방식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며 “무전극선 마이크라 이식 후 환자의 증상이 즉각 개선됐고 현재까지 매우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메드트로닉의 무전극선 심박동기 마이크라는 기존 심박동기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인 2.6cm 크기의 기기 안에 배터리와 회로, 센서가 모두 집약돼 있다. 별도의 피하 주머니를 만들거나 전극선을 연결하지 않고 대퇴 정맥을 통해 카테터로 심장 우심실 벽에 바로 삽입된다. 흉곽 절개나 흉터가 남지 않아 시술 후 회복이 빠르고 일상생활의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유 교수는 마이크라 1에서 2로의 업그레이드를 강해진 배터리 성능, 똑똑해진 알고리즘, 높아진 안정성 등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했다. 분석 결과 마이크라 VR2는 중간값 약 16.7년, 마이크라 AV2는 약 15.6년의 수명이 예상된다. 전체 환자의 80% 이상이 재시술 없이 평생 단일 기기만으로 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 교수는 “고령 환자의 경우 한 번의 시술로 여생 동안 재시술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단일 기기 치료가 가능해졌다”며 “젊은 환자라도 기기 크기가 작아 평생 2~3개까지 추가 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메리트”라고 설명했다.실제 임상적 근거도 충분하다. 전 세계 1809명을 대상으로 한 5년 추적 관찰 연구 결과, 마이크라 VR은 3년 시점 주요 합병증 발생률 4.1%, 5년 시점 4.5%를 기록했으며 감염으로 인한 기기 제거 사례는 없었다. 국내 8개 기관 100명 대상 코호트 데이터에서도 1년 추적 결과 99%의 이식 성공률과 1%의 낮은 합병증 발생률을 보여 글로벌 데이터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그동안 비용 부담으로 망설였던 환자들에게 ‘필수 급여’ 확대는 큰 전환점이 됐다. 지난해 12월부터 혈액 투석 환자, 혈관 접근이 어려운 환자, 감염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등을 대상으로 본인 부담률이 5%로 낮아지면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유 교수는 “제도적 뒷받침 덕분에 고위험군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배터리 수명 연장과 시술 안정성 강화는 의료진에게는 정교한 치료를, 환자에게는 평생 안정적인 관리를 제공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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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키메스(KIMES) 2026'이 19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1980년 첫발을 뗀 이후 한국 의료산업 현대화를 견인해온 키메스는 올해 디지털 혁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단순 장비 전시를 넘어 미래 의료 패러다임을 선언하는 전략적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를 알렸다.이번 전시회는 코엑스 1층과 3층 전관을 아우르는 4만5000㎡ 규모로 조성됐다. 세계 40여 개국, 1400여 개사가 참여한다. 전시 공간은 관람객 효율적인 참관을 위해 전문 분야별로 구성했다. 1층 Hall A와 B, 로비에는 치료 및 의료정보시스템관을 비롯해 피부미용 종합관, 재활 및 치료용 소모품관이 자리했다. Hall B와 그랜드볼룸에 마련된 디지털 헬스케어 종합관은 ICT 융복합 의료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핵심 거점으로 운영된다. 3층 Hall C는 검사 및 진단기기 중심의 전시가 이뤄지며 Hall D와 E에서는 진단 영상기기, 병원설비 및 피부미용 전문관이 열린다.올해 전시회 관람 포인트 중 하나는 46년 역사상 최초로 시도하는 공식 키노트 프로그램 'First Pulse: AI in Healthcare'다. 대한민국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맥박을 깨운다는 의미를 담은 이번 키노트에는 구글 딥마인드, 네이버, 카카오헬스케어,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대거 참여한다. 이들은 AI와 데이터가 이끄는 의료 시스템 구조적 변화와 자사 미래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비즈니스 행사도 역대급 규모로 열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글로벌 의료기기 수출상담회'는 국내 400개사와 해외 55개국 바이어 180개사가 참가해 전방위적 수출 지원에 나선다. 이외에도 글로벌 헬스케어 컨퍼런스인 '메디컬코리아 2026', 유럽 혁신기업 50개사와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EU 비즈니스 허브',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돕는 '메드텍 스포트라이트' 등이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전시회 주관사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정밀 질병 예측과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일상에서 관리하는 ICT 융복합 의료기술, 자택과 병원을 잇는 초연결 의료 환경은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며 "키메스 2026은 대한민국이 가진 우수한 IT 인프라와 의료 기술이 결합해 어떤 혁신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키메스는 한국이앤엑스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관련 기관 및 단체가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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