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기술력을 위해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것이 필수가 된 시대.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만큼은 한국이 타 선진국보다 뒤처지고 있다. 현재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미국, 중국, 유럽, 일본, 영국, 독일, 인도, 호주, 캐나다의 뒤를 이어 한국은 세계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건의료데이터 관련 특별법이 없어, 수많은 일반법이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탓에 정보 관리와 활용도 비효율적이다.
이에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은 기업들의 보건의료정보 활용도를 높일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3월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후 계류 중인 가운데, 법안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견해를 청취하는 공청회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전 세계는 양질의 보건의료정보를 축적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올 오브 어스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데이터를 제공할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미국인 58만 명을 모집 완료했으며, 총 100만 명 모집을 목표하고 있다. 일본 바이오뱅크는 2002년에 데이터 수집을 시작해 30만 명분을 확보했으며, 여전히 모집을 진행 중이다. 핀란드의 핀젠에는 인구의 10%인 50만 명이 참여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제공했다. 중국은 정밀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인 정준의료계획을 통해 100만 명의 유전체 정보 수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뱅크를 보유한 영국은 일반인 50만 명, 희귀질환자 10만 명에 대해 데이터 수집을 완료했다. 총 500만 명의 게놈(한 개체가 지닌 모든 유전자와 비유전자 영역을 포함한 유전 정보 총합)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사업을 확대한 상태다.
한국 역시 2024년부터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을 통해 데이터 수집에 나섰다. 사업 1단계 기간인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 77.2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2단계인 2029~2032년까지 총 100만 명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보건의료 통합 빅데이터의 본격적 구축에 있어 첫발을 늦게 뗐다는 점에서 정부와 산업계는 조바심을 내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구축과 활용의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안은 디지털헬스케어를 ‘지능정보기술이나 보건의료정보를 활용해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건강관리, 연구 개발, 사후 관리 등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일련의 활동과 수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 지원 기본 계획 시행 방안 ▲보건의료정책 수립과 보건의료서비스 질 향상 그리고 공공·정밀 의료 활성화를 위한 보건의료정보 활용 방안 ▲보건의료정보의 가명처리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골자다.
보건의료정보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법안은 개인의 의료정보를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의 목적이라면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처리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정보 주체(국민)가 자신의 보건의료정보를 본인이나 정보 활용을 원하는 기관에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의료정보를 관리·분석해 서비스 개발 등에 활용하려는 기업은 개인보건의료정보관리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야 한다는 안전장치를 뒀다. 보건의료정보의 흐름을 원활히 함으로써,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은 기업이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여러 곳에 분산된 건강 관련 데이터를 한데 모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로써 일명 ‘건강정보 고속도로’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전국 총 1363개소 의료기관 ▲3개 공공기관(질병관리청,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삼성 헬스, 아이폰 건강 어플리케이션 등이 생성한 데이터를 이용자 동의하에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에 제공, 데이터 기반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용자 역시 곳곳에 분산된 자신의 건강 정보를 직접 확인·활용할 수 있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 공청회에서는 의사·간호사 등 여러 보건의료인이 임상 현장에서 생성한 보건의료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개인보건의료정보관리 전문기관에 전송해야 하는지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약사회 이윤표 정보통신이사는 “각종 검사 결과 등 건강 상태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만 공유 대상인지, 의사나 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린 임상적 판단도 공유 대상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회 김형갑 정보통신이사 역시 “현재의 법안에는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면서 생성한 의무기록에 대한 공유 요청이 있을 때, 어디까지 공유해줘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제공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업이 ‘정보 이용료’를 지불해야 함을 법안에 포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보건의료정책연대 박시은 대변인은 “의료데이터는 의사·간호사·약사·구급대원 등 수많은 보건의료인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므로 주인이 누구인지, 사기업이 활용 시 누구에게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참여 주체마다 다르다”며 “사기업이 의료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발생한 가치를 정보 생성 과정에 참여한 주체들에게 어떻게 보상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 양문술 제2정책위원장은 “핀란드는 데이터 제공 기관에 비용 보상을 하고 있다”며 “데이터 활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치가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어떻게 돌아오는지 보상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정보 이용료 관련 규정이 필요함에 대해서는 산업계도 동의했다. 네이버 차동철 의료혁신센터장은 “기업은 양질의 건강 관리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보건의료정보가 필요하지만, 정작 의료기관으로서는 법적으로 제공하게 되어 있다는 것 이외에는 산업계에 보건의료데이터를 적극 제공할만한 동력이 없다”며 “데이터에 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보건의료정보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한곳에 모일 경우 해킹 피해에 지나치게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등 일부 사기업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조건 환자들의 보험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험료를 높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봤다. 이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서준범 교수는 “산업계의 정보 유출과 오용에 대한 의견이 많지만, 보건의료정보를 활용했을 때에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이 분명 있다”며 “일부 기업이 악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건의료정보 데이터가 모여도 안 되고 활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하기에는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은 기업들의 보건의료정보 활용도를 높일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3월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후 계류 중인 가운데, 법안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견해를 청취하는 공청회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전 세계는 양질의 보건의료정보를 축적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올 오브 어스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데이터를 제공할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미국인 58만 명을 모집 완료했으며, 총 100만 명 모집을 목표하고 있다. 일본 바이오뱅크는 2002년에 데이터 수집을 시작해 30만 명분을 확보했으며, 여전히 모집을 진행 중이다. 핀란드의 핀젠에는 인구의 10%인 50만 명이 참여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제공했다. 중국은 정밀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사업인 정준의료계획을 통해 100만 명의 유전체 정보 수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뱅크를 보유한 영국은 일반인 50만 명, 희귀질환자 10만 명에 대해 데이터 수집을 완료했다. 총 500만 명의 게놈(한 개체가 지닌 모든 유전자와 비유전자 영역을 포함한 유전 정보 총합)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사업을 확대한 상태다.
한국 역시 2024년부터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을 통해 데이터 수집에 나섰다. 사업 1단계 기간인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 77.2만 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2단계인 2029~2032년까지 총 100만 명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보건의료 통합 빅데이터의 본격적 구축에 있어 첫발을 늦게 뗐다는 점에서 정부와 산업계는 조바심을 내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및 보건의료정보 활용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구축과 활용의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안은 디지털헬스케어를 ‘지능정보기술이나 보건의료정보를 활용해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건강관리, 연구 개발, 사후 관리 등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일련의 활동과 수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 지원 기본 계획 시행 방안 ▲보건의료정책 수립과 보건의료서비스 질 향상 그리고 공공·정밀 의료 활성화를 위한 보건의료정보 활용 방안 ▲보건의료정보의 가명처리 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골자다.
보건의료정보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법안은 개인의 의료정보를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의 목적이라면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처리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정보 주체(국민)가 자신의 보건의료정보를 본인이나 정보 활용을 원하는 기관에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의료정보를 관리·분석해 서비스 개발 등에 활용하려는 기업은 개인보건의료정보관리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야 한다는 안전장치를 뒀다. 보건의료정보의 흐름을 원활히 함으로써,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은 기업이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여러 곳에 분산된 건강 관련 데이터를 한데 모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로써 일명 ‘건강정보 고속도로’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전국 총 1363개소 의료기관 ▲3개 공공기관(질병관리청,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삼성 헬스, 아이폰 건강 어플리케이션 등이 생성한 데이터를 이용자 동의하에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에 제공, 데이터 기반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용자 역시 곳곳에 분산된 자신의 건강 정보를 직접 확인·활용할 수 있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 공청회에서는 의사·간호사 등 여러 보건의료인이 임상 현장에서 생성한 보건의료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개인보건의료정보관리 전문기관에 전송해야 하는지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약사회 이윤표 정보통신이사는 “각종 검사 결과 등 건강 상태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만 공유 대상인지, 의사나 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린 임상적 판단도 공유 대상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회 김형갑 정보통신이사 역시 “현재의 법안에는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면서 생성한 의무기록에 대한 공유 요청이 있을 때, 어디까지 공유해줘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제공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업이 ‘정보 이용료’를 지불해야 함을 법안에 포함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보건의료정책연대 박시은 대변인은 “의료데이터는 의사·간호사·약사·구급대원 등 수많은 보건의료인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므로 주인이 누구인지, 사기업이 활용 시 누구에게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참여 주체마다 다르다”며 “사기업이 의료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발생한 가치를 정보 생성 과정에 참여한 주체들에게 어떻게 보상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병원협회 양문술 제2정책위원장은 “핀란드는 데이터 제공 기관에 비용 보상을 하고 있다”며 “데이터 활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치가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어떻게 돌아오는지 보상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정보 이용료 관련 규정이 필요함에 대해서는 산업계도 동의했다. 네이버 차동철 의료혁신센터장은 “기업은 양질의 건강 관리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보건의료정보가 필요하지만, 정작 의료기관으로서는 법적으로 제공하게 되어 있다는 것 이외에는 산업계에 보건의료데이터를 적극 제공할만한 동력이 없다”며 “데이터에 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보건의료정보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한곳에 모일 경우 해킹 피해에 지나치게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등 일부 사기업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조건 환자들의 보험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험료를 높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봤다. 이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서준범 교수는 “산업계의 정보 유출과 오용에 대한 의견이 많지만, 보건의료정보를 활용했을 때에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이 분명 있다”며 “일부 기업이 악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건의료정보 데이터가 모여도 안 되고 활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하기에는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