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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가 허리 디스크 질환 위험 감소에 기여하는지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권지원 교수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 연구팀은 전자담배와 연소형 담배 사용이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에 얼마만큼 위험 요소가 되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326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시간 흐름에 따라 척추 디스크 발생과 어떠한 상관관계를 보이는지를 건강검진 이후 약 3.5년 동안 추적해 살펴본 것이다.연구팀은 대상군을 흡연 형태에 따라 비흡연군, 연소형 담배군, 궐련형 전자담배군, 액상형 전자담배군으로 세밀하게 분류했다. 또한, 연소형 담배군과 궐련형 전자담배군은 현재 흡연 지속과 과거 흡연 후 금연 여부로 구분하면서 흡연량, 흡연 기간, 금연 기간까지 상세히 분석에 포함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군은 사용 빈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했다.척추 디스크 환자 구분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부류 체계에 따라 척추 디스크 질환(M50 코드 등)으로 2회 이상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한 기록이 있는 경우만 환자군으로 삼았다.추적 연구 관찰 결과, 연구팀은 모든 종류 흡연군이 비흡연자군 보다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도가 의미 있게 높음을 확인했다. 여러 변수를 적용해 조정한 디스크 발생 위험비에서 비흡연군을 1.000으로 두었을 때, 연소형 담배군 1.174, 액상형 전자담배군 1.153, 궐련형 전자담배군 1.132,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군에서 1.174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소형 담배군과 병행 사용군이 가장 높은 디스크 발생 위험도를 보였으며, 전자담배 이용자가 비흡연자보다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연소형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11% 감소 (위험비 0.89)했으나, 여전히 비흡연자 대비 높은 위험도를 유지했다(위험비 1.092)는 흥미로운 사실도 확인됐다.반면, 일반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하면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지속적인 일반담배 흡연자와 유사하였으며 (위험비 1.01), 비흡연자와 비교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전환 집단보다 오히려 더 높은 위험도(1.339)를 보였다.액상형 전자담배로 변경한 집단은 사용 빈도가 증가할수록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용량 반응성 경향이 짙었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면 비흡연자보다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42% 증가(위험도 1.424)됨을 확인했다.위와 같은 연구 결과는 경추(목) 디스크와 흉·요추(허리) 디스크 질환 공통으로 관찰되었다. 또한, 과거 연소형 담배 흡연 이력이 있다면 전자담배로 전환했더라도 디스크 질환 위험성은 지속되는 경향을 보여 흡연에 따른 디스크 질환 발생 약영향이 장기간 누적됨을 보여주었다.연구를 주도한 권지원 교수는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로운 대안’이라는 통념을 척추 질환 분야에서 재평가한 전국 단위 최초 코호트 연구”라며 “이 연구가 향후 전자담배 규제 정책과 금연 전략 수립은 물론, 임상 현장에서 환자 교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고 말했다. 이어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근골격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논문은 미국척추학회 공식 학술지 ‘The Spine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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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같은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노년기 인지기능이 더 빠르게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식품의 가공 정도보다 전체적인 식단의 질이 뇌 건강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연구진은 네덜란드 장기 노화 연구에 참여한 55세 이상 성인 137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약 67세였다. 연구진은 먼저 2014~2015년에 진행된 식단 설문 자료를 이용해 참가자들의 식습관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4주 동안 238가지 음식 중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를 보고했다.이후 연구진은 노바 식품 분류법을 사용해 각 음식의 가공 정도를 평가했다. 이는 식품을 가공 수준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누는 기준으로, 신선 식품부터 초가공식품까지 구분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하루 식단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네 그룹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은 참가자들이 섭취한 음식 전체 무게의 평균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이어 참가자들의 인지기능 변화를 10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추적했다. 평가 항목에는 전반적인 인지능력, 정보 처리 속도, 기억력, 실행 기능 등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분석 과정에서 나이, 성별, 교육 수준, 신체 활동, 체질량지수(BMI), 음주·흡연 여부, 우울증, 만성질환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도 함께 고려했다.분석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과 인지기능 변화 사이에는 뚜렷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그룹과 가장 적게 먹는 그룹 사이에서 인지기능 저하 속도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연구진은 네덜란드에서 대량 생산된 빵을 많이 섭취한다는 점을 고려해 빵을 초가공식품 범주에서 제외한 추가 분석도 진행했지만, 결과는 같았다.연구를 이끈 네케 와인호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10년 동안 인지기능 저하 속도와 관련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뇌 건강에는 식품의 가공 정도보다 전체적인 식단의 질이 더 중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같은 연구 집단을 분석한 이전 연구에서는 건강한 식단을 따를수록 인지기능 저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앞으로 초가공식품의 영양 성분이나 가공 방식이 장기간에 걸쳐 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더 정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영양학 저널'에 지난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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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뇌졸중, 심방세동,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고 심장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양치질부터 철저히 하는 게 좋다. 치주 질환이 심장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발표된 성명서에 따르면, 잇몸 질환을 조기에 예방하고 치료하면 심혈관 질환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달라붙어 플라크가 만들어지면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인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 이 질환은 혈류를 제한하거나 혈전을 생성해 혈관 손상을 유발하며, 심장마비 및 뇌졸중과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된다.성명서에 따르면 치주 질환은 구강 위생 상태가 불량하거나 고혈압·과체중·당뇨병·흡연과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하게 발생한다.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얇은 막이 축적되면 잇몸에 염증이 생긴다. 이를 방치하면 세균이 서식하는 주머니가 형성돼 치아를 지탱하는 뼈까지 손상을 입힌다. 심한 경우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미국 오하이오주 네이션와이드 병원 소아 심장전문의 앤드류 H. 트란 박사는 “입과 심장은 연결돼 있다”며 “잇몸 질환이 있거나 구강 위생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혈류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고, 혈관을 손상시켜 심장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했다. 실제로 다수의 연구가 구강 위생 불량으로 인한 치주 질환이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경북대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건강영양조사 통합 데이터를 활용해 1만4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칫솔질을 하루에 2회, 3회 이상 실천할 경우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각각 19%, 2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유럽심장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하루에 칫솔질을 1회 더 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9%까지 낮아졌다.미국 뉴욕 노스웰 레녹스 힐 병원의 심장내과 의사인 호삼 흐무드 박사는 “잇몸 염증과 같은 만성적인 염증 자체가 심장 동맥에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는 “염증은 동맥에 플라크가 더 쉽게 쌓이고 파열될 수 있게 만든다”며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 어린이 병원 심장센터의 저스틴 자카리아 박사 역시 치실 사용 등을 통해 잇몸 질환을 관리하면 염증을 줄이고 구강 미생물을 변화시킬 수 있어,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치주 질환은 구강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주기적으로 치아 스케일링을 받아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면 치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구강 검진을 최소 1~2년에 한 번씩 받을 것을 권장한다. 이미 충치 등으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더 자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치과대학 교수인 훈량 찬 박사는 “이전에 잇몸 진단을 받은 경우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1년에 3~4회 병원을 찾아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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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건 피해자 나영이의 주치의,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 가해자의 황제 수감 실태를 폭로한 제보자,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의 전문 감정인, 담도폐쇄증 명의. 한석주(66) 전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력들이다. 이러한 이력이 증명하듯, 그의 메스는 수술실에만 머물지 않았다. 수많은 소아의 생명을 살리는 동시에 감춰진 진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 바로잡았다. 30여 년간 희귀·난치 질환 환아를 치료하다, 지난해 정년 퇴임 후 서울고등법원 상임전문심리위원으로 활동하는 그를 만나 이야기 나눴다.◇수술실과 법정 오가며 ‘의학 전문가’로 활약한석주 교수는 30년간 소아외과 의사로 일생에 한 번 경험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수술과 사건들을 경험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샴쌍둥이 분리 수술과 나영이 인공항문 수술이다.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 제보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국내에는 샴쌍둥이 분리 수술, 특히 흉복부결합형 융합쌍생아 분리수술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다. 가슴이 붙어 있는 흉부결합형은 머리가 붙어 있는 경우 다음으로 수술이 까다롭다. 세계적으로 13쌍의 쌍생아 중 9쌍만이 분리 수술을 받았으며 그중 5쌍만이 생존했다. 이에 한 교수는 수술 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관련 논문을 모두 검토하고, 아이들의 임상 데이터를 논문 저자들과 공유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나영이 인공항문 수술은 모두가 안 된다고 하던 일을 현실로 만든 수술이다. 당시 나영이는 2008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서 일어난 일명 ‘조두순 사건’에 의해 영구적으로 인공장루를 달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장루 없이도 충분히 새 항문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소장이 대장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게 하면서도 항문을 복원하는 수술을 진행했고, 나영이의 일상 회복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영남제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은 그가 처음 제보자로 나선 사건이다. 2002년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가 여대생을 청부살인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 가해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허위 진단서에 의해 교도소 대신 병원 특실에서 생활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한석주 교수는 언론 제보, 법정 증언 활동 등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내부고발자로 병원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끝까지 갔다. 그 결과, 해당 사건이 국민에 알려지고 법무부가 형집행정지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 여러 제도적 개편을 단행하는 계기가 됐다.그는 ‘담도폐쇄증’을 앓는 수많은 환아의 생명을 살린 명의이기도 하다. 한 아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환자 및 보호자와 소통했다. 함께 희망을 찾던 인연이 담도폐쇄증 환우회(담우회)의 활발한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달 21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 연합회관에서 담도폐쇄증에 대해 이해하는 행사와 한 교수의 신간 사인회가 개최되기도 했다.◇한석주 교수와의 대화-지난해 정년 퇴임했다. 소감이 어떤가? “시원섭섭하다. 아무래도 의사 생활을 할 때는 계속 긴장하고 살았다. 수술을 하고도 쉬이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전화기 옆에 붙어 있다가 밤에도 전화받고 나가는 게 일상이었다. 퇴임하고 나서야 조금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는데, 그래도 30년 동안 하던 일을 하지 않으니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퇴임 후 ‘내 생애 최고의 수술’을 출간했다? “한 번쯤 인생을 정리해 보려고 했다. 마침,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환자 보호자 중 한 분이 출판사를 운영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인생을 독특하게 산 편인데, 알려진 정보 중 왜곡돼 있거나 진실과 좀 떨어져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의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싶었다. 무엇보다 환자와 독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책 수익금 일부를 모아서 좋은 일에 쓰기로 했다. 독자 차원에서는 이 책이 의사에 대한 생각을 바꾸거나 정의감을 갖고, 좋은 의사들이 생겨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최근 외상 외과 의사를 꿈꾸는 본과 학생으로부터 책을 집필해 주어 고맙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 학생처럼 뜻을 가지고 정진하는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안전한 일보다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해 왔다. 지금까지의 선택을 관통하는 ‘기준’이 있다면?“호기심을 따랐다.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다. 무언가 이해가 안 되거나 억울한 일이 생기면 그냥 넘기지 못하고 스스로 공부해서 이유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한번 옳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도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소아외과를 선택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인가? “맞다. 이러한 성향 덕에 처음부터 외과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외과 치료는 말 그대로 ‘일도양단(一刀兩斷)’이다. 외과는 환자를 가장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반 외과를 보면 특정 질환을 반복적으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위암이면 위암, 대장암이면 대장암처럼 같은 수술을 계속하게 된다. 그런데 소아외과는 다르다.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심장외과를 제외하면 아이들에게 생기는 대부분의 외과 질환을 다룬다. 오늘은 방광 수술을 했다가 다음 날은 폐 종양을 떼어내는 식으로 수술 내용이 계속 달라진다. 수술이 끝나면 또 새로운 질환을 공부해야 한다. 다른 과에 비해 수술 건수가 많지는 않지만 매번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재미있어 소아외과를 선택했다.”-소아외과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건강하게 자란 환자와 다시 만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식도가 막힌 채 태어난 아이 세 명을 치료한 적이 있다. 상태가 위중해 두 달 가까이 병원에서 지내며 치료를 해야 했다. 건강하게 퇴원 후 시간이 지나 외래에서 한 아이를 다시 만난 적이 있다. 아이가 훌쩍 자라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아이의 어머니를 보고서야 그때 중환자실에 있던 아이 중 한 명이라는 걸 알게 됐다. 죽음의 문턱에 있던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또래들과 다르지 않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이 일을 할 가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소아외과는 단순히 재미있는 분야를 넘어, 의미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생겼다.”-수많은 희귀질환 환아를 수술로 살린 의사이자, 새로운 수술 기법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하는 등 소아 외과 수술의 지평을 넓힌 의사로 꼽힌다. 그동안 진행한 수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술은? “샴쌍둥이 분리 수술이다. 분리 수술에는 성공했지만, 입원 과정에서 한 아이는 잃고 다른 아이는 뇌성마비가 왔다. 수술 결과와 별개로 아이에게 어려운 삶을 남긴 게 마음에 걸려 지금까지도 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의사들은 보통 ‘이긴 게임’은 복기를 잘 하지 않는다. 결과가 좋으면 논문을 쓰거나 성과로 정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수술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스스로 계속 되짚어 보게 된다. 당시 공부를 하면서 수술 방법을 검토해보니 가슴과 복부가 넓게 붙어 있는 상태라 단순히 당겨 봉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하면 호흡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부를 확장시키거나 인공물질을 활용해 덮는 방법 등을 고민했지만, 현실적인 여건 등을 고려해 실제 수술은 예상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에도 ‘이 방법이 맞는가’ 하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아마 가장 젊었을 때 경험한 가장 안타까운 수술이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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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실 때는 기분이 좋았는데, 다음 날 숙취와 함께 불쾌하고 불안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을 때가 있다. 이를 ‘숙취(hangover)’와 ‘불안(anxiety)’를 합쳐 ‘행자이어티(Hangxiety)’라고 부른다. ‘임상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약 12%가 술을 마신 다음 날 불안감을 느낀다. 15%는 우울감을 경험한다. 이런 현상은 술을 마실 때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 때문이다. 알코올은 뇌의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 수용체에 작용한다. GABA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신경물질의 일종으로, 신경이 과하게 흥분하지 않도록 하고 불안·스트레스·공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알코올 및 약물 재단’에 따르면, 알코올 성분은 뇌의 GABA 방출을 유도하고, 흥분 호르몬의 일종인 글루타메이트를 억제한다. 하지만 알코올의 효과가 사라지면 우리 뇌는 정상적인 균형을 되찾기 위해 GABA 생성량을 줄이고, 글루타메이트 생성량을 늘린다. 즉 음주 시와는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이다.알코올로 인한 불안감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으로 돌아오는 다음 날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음주량이 많을수록 증상이 심해지며, 체격, 간 건강과 같은 신체적 요인에 따라 24시간 또는 그 이상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불안 증세를 겪고 있다면 두려움·불안·공황 등의 증상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행자이어티를 겪고 싶지 않다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술자리를 피할 수 없는 경우 음주량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술을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작은 잔을 사용해 한 모금씩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알코올의 흡수를 늦출 수 있도록 안주를 충분히 섭취하고, 술을 마시는 중간중간 물을 마셔야 한다.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약물의 효과를 감소시키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음주를 피해야 한다.숙취와 함께 불안감을 느낀다면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충분히 마셔 몸에 수분을 보충하고,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소화하기 편한 음식을 섭취해 뇌와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게 좋다. 커피 등 카페인 함유 식품은 불안감을 증가시킬 수 있어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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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과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두뇌 훈련법으로 ‘기억력 강화 훈련’보다 ‘정보 처리 속도 훈련’이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20년간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 ‘정보 처리 속도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대조군보다 알츠하이머병이나 관련 치매 질환 발병 위험이 약 25% 낮았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정보 처리 속도 훈련 ▲기억력 훈련 ▲추론 훈련 ▲훈련 없음 등 네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이어 5~6주간 각각 최대 10회의 두뇌 훈련을 진행했다. 이후 일부 참가자들은 10회의 두뇌 훈련 뒤 추가 훈련을 받았다. 정보 처리 속도 훈련의 경우 목표를 제시하면 컴퓨터 화면을 보고 이를 찾되, 제한 시간을 점점 짧게 둬서 찾는 속도를 높이는 훈련이다. 기억력 훈련의 경우 단어 묶기, 이야기로 기억하기 등 연상을 통해 기억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추론 훈련의 경우 숫자 패턴과 규칙을 찾는 방법이다. 2,4,6 숫자를 차례대로 보여주고 다음에 오는 단어를 유추하는 식이다.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정보 처리 속도 훈련을 받은 그룹에서만 장기적인 치매 진단율이 뚜렷하게 낮았다. 정보 처리 속도 훈련을 제외한 기억력과 추론력 훈련은 단어 기억과 논리적 패턴 찾기 능력을 강화했으나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 데에는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정보 처리 속도 훈련에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안상준 교수는 “훈련이 진행될수록 난이도가 자동으로 올라가 신경가소성(뇌를 사용할수록 새로운 신경이 생성되거나 신경 간 연결이 강화되는 현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화면을 보며 시각을 활용하고 여기에서 답을 찾으며, 두 가지 이상의 자극에 대응하는 연습이 인지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아울러 안상준 교수는 일상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정보 처리 속도 훈련도 제시했다. 신문이나 마트 전단지를 펼치고 3분 내에 정해 놓은 글자나 숫자를 동그라미 치는 훈련이다. 익숙해지면 제한 시간을 3분에서 2분, 1분으로 줄이거나 ‘명사만 찾기’, ‘동사만 찾기’ 식으로 조건을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과제 훈련도 좋다. 신체와 인지 활동을 동시에 수행해 뇌의 ‘집행 기능’을 자극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산책을 할 때 걸음마다 숫자를 세고 3, 6, 9가 들어가는 걸음에서는 손뼉을 치는 식이다. 일정한 걸음 속도를 유지하면서 숫자에 맞춰 정확히 손뼉을 치는 게 핵심이다. 가벼운 체조를 하면서 혼자 끝말잇기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스 앤드 디멘시아(Alzheimer’s&Dementia)’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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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물을 마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몸에 필요한 만큼의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물이 신체의 거의 모든 생리 작용에 관여하는 만큼 수분이 부족하면 다양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하루 약 1.5~2리터, 약 여덟 잔 정도의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한다. 일반적으로 하루 총 수분 섭취 권장량은 남성 약 3.7리터, 여성 약 2.7리터로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는 물뿐 아니라 차나 커피 등 음료를 통해 섭취하는 수분도 포함된다.하지만 실제 물 섭취량은 권장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수기 브랜드 브리타가 전국 성인 남녀 8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 건강 지능과 물 섭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6%는 하루 물 섭취량이 1.5리터 이하라고 답했다. 2024년 한국암웨이가 오픈서베이를 통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성인 남녀 1000명 중 52.2%가 하루 1리터 미만의 물을 마신다고 응답했다. 11.3%는 하루 500밀리리터도 마시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물은 인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인체의 약 70%는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물은 영양소와 산소를 세포로 운반하고 대사 과정 전반에 관여한다. 또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며, 장기를 보호하고 관절과 조직을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돕는다. 영국 티사이드대 존 영 교수는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혈액의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몸이 1~2%만 탈수돼도 혈압과 집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수분이 부족해지면 탈수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탈수는 몸이 섭취하는 수분보다 땀이나 소변, 호흡 등을 통해 잃는 수분이 더 많을 때 발생한다. 심한 탈수는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수분 부족은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대 연구에 따르면 하루 1.5리터 미만의 물을 마신 사람들은 권장량을 섭취한 사람들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반응이 5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다니엘 카시 박사는 "수분 섭취가 적은 사람들은 갈증을 더 많이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소변 색이 더 진하고 농도가 높은 등 탈수 징후가 나타났다"며 "수분 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스트레스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이러한 과도한 스트레스 반응은 심장 질환이나 신장 질환, 당뇨병, 기분 장애 등 장기적인 건강 문제와도 관련될 수 있다.탈수의 대표적인 증상은 갈증이지만 그 외에도 소변 횟수 감소, 진한 노란색 소변, 피로, 어지럼증, 입과 혀의 건조, 입술 갈라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때로는 갈증을 배고픔으로 착각해 간식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다만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과도한 양의 물을 섭취하면 혈액 속 염분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영국 영양사협회의 프랭키 필립스는 "과도한 수분 섭취로 혈액이 지나치게 희석되면 뇌세포가 부을 수 있다"며 "심한 경우 두통, 구토, 혼란,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물의 종류에 따른 수분 보충 효과는 크게 차이가 없다. 수돗물, 생수, 탄산수 모두 수분 공급에는 비슷한 역할을 한다. 다만 탄산수는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어 일부 사람에게 복부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생수는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함량이 조금씩 다르지만 영양학적 차이는 크지 않다. 영양사 제나 호프는 "대부분의 경우 수돗물도 안전하게 마실 수 있다"면서도 "지역에 따라 중금속이나 미세플라스틱, '영구 화학물질(PFAS)' 등이 미량 포함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해 정수 필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건강한 수분 섭취를 위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을 마시고 하루 동안 조금씩 나눠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날씨나 활동량에 따라 수분 섭취량을 조절하고 소변 색 등을 통해 자신의 수분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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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과 의사가 다이어트 중 피해야 하는 음식 세 가지를 꼽았다.지난 8일(현지시각) 외신 더 미러에 따르면, 비만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 외과 의사 앤드루 젠킨슨은 “살이 찌는 것은 먹는 양보다 무엇을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어떤 음식은 몸에 치료 효과처럼 작용하지만, 어떤 음식은 독처럼 작용해 비만과 질병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살을 빼기 위해 피해야 하는 음식을 소개했다.◇정제 탄수화물 첫 번째는 정제 탄수화물이다. 앤드루 젠킨슨은 “정제 탄수화물은 렙틴이라는 호르몬을 방해한다”며 “렙틴은 식욕을 줄이고 대사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케이크, 빵, 설탕이 많은 음식 등이 있다. 혈당지수가 높은 것도 문제다. 혈당지수는 음식에 포함된 탄수화물이 혈당치를 올리는 정도를 의미한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갑자기 증가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도 급격하게 분비된다. 이로 인해 혈당이 급속하게 감소하면서 우리 몸은 허기를 느끼고 다시 식욕이 생기며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내 분비된 인슐린은 높아진 혈당을 지방세포에 저장하면서 비만을 유발한다.◇탄산음료 두 번째는 탄산음료다. 앤드루 젝킨슨은 “탄산음료에는 과당이 많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산음료는 먹는 물에 탄산가스와 단맛을 내는 액상과당 등을 혼합해 만든 음료수다. 특히 탄산음료는 높은 당분 함유량에 비해 다른 영양소가 거의 함유돼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체내에 흡수될 때 탄산음료 속 당을 에너지화하기 위해 몸속에 존재하는 비타민 등 영양소를 소비해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탄산음료를 통해 당분을 과다 섭취하면 당분이 지방으로 축적돼 비만이 될 위험도 커진다.◇패스트푸드세 번째는 패스트푸드다. 앤드루 젝킨슨은 “패스트푸드를 먹을 때는 강한 쾌감을 느끼게 돼 중독을 유발하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아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2013~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20~39세 성인 172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다. 이들을 패스트푸드 월 1회 미만 섭취 그룹, 월 1~3회 섭취 그룹, 주 1회 이상 섭취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패스트푸드를 자주 섭취할수록 체중이 많이 나갔다. 특히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그룹과 월 1회 미만 섭취하는 그룹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을수록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하는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모두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