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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도 난청 유일한 해결책인데… 인공와우 보급률 17.6%에 그쳐

    고도 난청 유일한 해결책인데… 인공와우 보급률 17.6%에 그쳐

    국내 난청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 환자는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안전성이 높아지고 적용 연령도 확대됐지만 인식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다는 지적이다.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27일 코클리어 코리아가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보청기를 착용해도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고도 난청 환자에게는 인공와우가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국내 인공와우 수술 보급률은 17.6%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난청은 말소리를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소리를 전달하는 중이 구조 이상으로 발생하는 전음성 난청,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손상으로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난청 등으로 나뉜다.이 가운데 고령화와 소음 노출 증가로 달팽이관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가장 흔하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심해질 경우 보청기로 소리를 키워도 말소리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고도 난청 환자에게는 인공와우 수술이 치료 대안으로 고려된다.인공와우는 손상된 달팽이관 기능을 대신해 청신경에 전기 자극을 전달함으로써 소리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청각 재활 장치다. 하지만 최 교수에 따르면 인공와우 수술 보급률은 17.6%라는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조차 소아 환자를 포함한 결과로, 성인 환자만 놓고 보면 실제 인공와우 보급률은 한 자릿수 수준으로 더 낮다는 설명이다.수술 보급률이 저조한 배경으로는 낮은 인지도가 꼽힌다. 최 교수는 “최근 인공와우 수술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수술 부담은 상당 부분 줄었지만 인공와우라는 치료법 자체를 모르는 환자가 여전히 많다”며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데도 정보 부족으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현재 성인 인공와우 수술에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양측 고도 난청 이상(70데시벨 이상)이면서 보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어음변별력 또는 문장언어평가 결과가 50% 이하인 성인 환자는 한쪽 귀에 대해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기 비용과 검사비, 수술비, 입원비 등을 포함해 기존 약 2200만원 수준이던 비용 가운데 실제 환자 부담금은 약 600만원 수준이다.최 교수는 “현재 인공와우 수술은 생후 7~8개월 영아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해졌다”며 “전신마취가 부담스러운 고령 환자도 국소마취 기반으로 수술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병원가에서는 80~90대 초고령 환자가 국소마취를 통해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심폐기능 저하나 인지장애 등으로 전신마취 부담이 컸던 환자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이날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인공와우 시스템 ‘뉴클리어스 넥사 시스템’도 공개됐다.코클리어가 선보인 넥사 시스템은 내부에 업그레이드 가능한 펌웨어와 메모리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새로운 청각 기술이 개발될 경우 외부 어음처리기를 교체해야 했지만 넥사 시스템은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최 교수는 “의학 기술 발전으로 수술 안전성은 크게 높아졌고 사실상 연령 제한도 사라졌다”며 “이제는 인공와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넓히고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27 15:16
  • 비만 치료, 수술은 34% 줄고 약물 처방은 140% 폭증

    비만 치료, 수술은 34% 줄고 약물 처방은 140% 폭증

    비만 치료 패러다임이 수술에서 약물 치료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내 대규모 보험 가입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비만 대사 수술율은 30% 이상 급감한 반면 GLP-1 약물 처방은 140%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및 연구진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비만, 과체중, 당뇨병을 진단받은 18세 이상(2004년 이전 출생) 익명 보험 가입자 1170만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분기별 비만 대사 수술 건수와 GLP-1 약물 처방률을 통계적 모델로 비교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자마 서저리(JAMA Surgery)'에 게재됐다.분석 결과,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비만 대사 수술 이용률은 전체적으로 34.1% 감소했다. 수술 감소세는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돼 2023년에 전년 대비 약 14% 감소한 데 이어, 2024년에는 23% 더 가파른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동기간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티드, 티르제파티드 등 GLP-1 계열 약물 사용량은 140.4% 급증했다. 특히 치료 대상 환자 중 약 10%가 GLP-1 약물을 선택한 반면 비만 대사 수술을 선택한 비율은 0.4%에 그쳤다.GLP-1 수용체 작용제는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는 천연 GLP-1 호르몬을 모방해 작용한다. 이 약물은 소화기계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해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더 빨리 느끼고 오래 유지하도록 만든다. 또 혈당이 상승할 때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기전을 통해 체중 감량과 당뇨병 관리에 높은 효과를 보인다. 이로 인해 과거 비만과 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대사 질환의 표준 치료법으로 시행되던 위 절제 등 비만 대사 수술의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다만 연구팀은 이러한 의약품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만 치료 사각지대가 크다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비만 및 당뇨병 환자 90% 이상은 수술과 약물 치료를 모두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비용과 건강보험 적용 한계다.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등 최신 GLP-1 계열 약물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한 달 투약 비용이 1000달러(약 130만 원)를 상회한다. 비만 대사 수술 역시 높은 자가 부담금과 까다로운 사전 승인 절차로 인해 환자가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 결국 고액의 비용을 전액 자부담할 수 있는 일부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혁신 신약의 혜택을 보기 어려운 구조다.이러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최근 고가의 비만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오는 7월 1일부터 시범 사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체중 감량 목적의 비만치료제 보장을 법적으로 금지해 온 미국이 시니어 계층의 건강 지원과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전향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이에 따라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메디케어 GLP-1 브릿지’ 프로그램을 통해 메디케어 파트 D(외래환자 처방약) 수혜자 중 선별된 대상자에게 특정 GLP-1 계열 의약품을 월 50달러(약 7만5000원)에 제공한다. 보건복지부 장관 권한 하에 운영되는 이번 사업은 2026년 7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진행되며 향후 정식 보장 모델인 ‘밸런스’로 전환을 위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22 17:09
  • 한국 이어 미국도… 외과의사 10%, 8년 내 임상 현장 떠난다

    한국 이어 미국도… 외과의사 10%, 8년 내 임상 현장 떠난다

    미국 외과 의사 10명 중 1명은 8년 이내에 임상 현장을 떠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령화 사회에서 중증·응급 의료의 핵심축을 담당하는 외과 인력의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및 오하이오주립대 벡스너 의료원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9개 전문 과목에 종사하는 외과 의사 22만4629명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 분석 결과를 미국외과학회 학술지(JACS)에 게재됐다. 해당 기간 임상 현장에서 활동한 미국 외과 의사는 매년 15만4000명에서 15만7000명 선을 유지했다.분석 결과, 미국 외과 의사의 8년간 누적 이탈률은 9.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이탈률 추이를 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으나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연구팀은 팬데믹 기간 의사들의 은퇴 비율이 높아진 것이 전체 이탈률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경력별 세부 분석에서는 임상 현장에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할 5~9년 차 사이 중견 외과 의사들이 현장을 떠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전문 과목별 진료 공백 편차도 매우 극심했다. 5년 누적 이탈률을 분석한 결과 구강안면외과가 25.1%로 가장 높았으며 산부인과(23.2%)와 성형외과(19.3%)가 그 뒤를 이어 높은 이탈률을 기록했다. 반면 연간 이탈률이 가장 낮은 과목은 족부외과(0.4%), 이비인후과(0.5%), 정형외과(0.7%), 혈관외과(0.8%) 순으로 나타나 과목별 근무 환경과 인력 유지 수준에 큰 차이가 있었다.의사 인구 통계학적 측면에서는 구조적 변화와 지역 격차가 동시에 관찰됐다. 전체 미국 외과 의사 중 여성 의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21.2%에서 2023년 28.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농촌 및 비대도시 지역에서 활동하는 외과 의사 비율은 동일 기간 10.5%에서 8.5%로 감소해 미국 내에서도 지방 외과 의료 공백과 격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티모시 파블릭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서 외과 의사가 담당하는 중증 의료 비중을 고려할 때 이들의 이탈은 치명적"이라며 "이탈 위험이 높은 특정 과목과 중견 의사층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유지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중앙대병원 외과 이승은 교수팀이 2024년 5~6월 대한외과학회 소속 외과 의사 4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70.5%가 심각한 번아웃 상태인 것으로 분류됐다. 감정적 탈진(EE) 고위험군은 55.6%, 비인격화(DP) 고위험군은 58.6%에 달했다. 이는 2019년 동일 집단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확인된 번아웃 비율인 34.9%와 이후 집계된 50.8%와 비교해 대폭 상승한 수치다.국내 외과 의사들의 번아웃을 유발하는 주된 위험 요인은 장시간 근무로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62.7시간에 달했으며 대학병원 소속 의사들은 70시간에 육박했다. 직군별로는 의대 소속 임상직·연구직 등 학계 기타 직군의 번아웃 비율이 79.2%로 가장 높았고 성별로는 남성(46.8%)보다 가사와 육아 부담을 동시에 지는 여성 외과 의사(64.2%)의 소진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최근 미국외과학회는 의사 웰빙 향상과 인력 지속성 확보를 위해 국가 작업 환경 기준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외과 의사 번아웃이 의료 안전 및 의료 공공성과 직결되는 만큼 근무시간 완화와 고강도 진료에 대한 보상체계 개편 등 국가적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22 13:57
  • 美, 비만약 건강보험 적용… 7월부터 월 50달러 시범사업

    美, 비만약 건강보험 적용… 7월부터 월 50달러 시범사업

    미국 정부가 고가의 비만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본격적인 시범 사업을 개시한다. 체중 감량 목적의 비만치료제 보장을 법적으로 금지해 온 미국이 시니어 계층의 건강 지원과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전향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건강보험국은 오는 7월 1일부터 메디케어 파트 D(외래환자 처방약) 수혜자를 대상으로 특정 GLP-1 계열 의약품을 월 50달러(약 7만5000원)에 제공하는 단기 시범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GLP-1 브리지'를 시작한다. 보건복지부 장관 권한 하에 운영되는 이번 사업은 2026년 7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적격 GLP-1 의약품에는 과체중 감량 및 감량 유지를 위해 사용되는 파운다요, 위고비 주사제 및 정제, 제프바운드 퀵펜 제형이 포함됐다. 미국 건강보험국​은 기존 메디케어 파트 D 혜택과 별개로 단일 중앙 처리 시스템을 구축해 사전 승인, 청구 심사, 약국 지급 등을 집중 관리해 환자 접근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의료 제공자가 환자 처방 시작 시점 기준 만 18세 이상이면서 특정 세부 임상 기준을 충족했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원 대상은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인 경우다. 30 이상인 경우에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만성신장질환 3a단계 이상 중 하나 이상을 동반해야 한다. 27 이상인 경우에는 당뇨병 전단계, 심근경색, 뇌졸중, 증상이 있는 말초동맥질환 중 하나 이상 진단을 받은 환자로 제한된다.미국 정부는 이번 시범 사업이 종료되는 2027년 이후, 2028년부터 해당 정책을 정식 메디케어 제도인 'BALANCE 모델' 내로 편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이번 사업은 향후 비만치료 목적 GLP-1 의약품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현재 법제화 가장 큰 쟁점은 정부 의료재정 부담이다. 이에 따라 시범 사업 기간 비만 환자들이 GLP-1 약물을 복용해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다른 만성질환 합병증 치료비를 어느 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가 향후 미국 의회 표결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21 09:31
  • '여성 백신' 편견 깬다… 남자 청소년 HPV 접종 본격화

    '여성 백신' 편견 깬다… 남자 청소년 HPV 접종 본격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을 위해 정부가 올해부터 남성 청소년까지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 10년간 여성에게 한정됐던 HPV 무료 접종이 남성에게도 적용되면서 우리나라도 남녀 모두 접종이라는 전 세계 흐름에 동참하게 됐다.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6일부터 만 12세(2014년생) 남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HPV 백신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 그간 HPV는 자궁경부암 주원인으로 알려져 여성 위주 방역 체계가 구축돼 왔다. 그러나 HPV는 항문암, 외음부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하며 최근 남성에게서도 구인두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HPV 예방에 있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백신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고 보건 행정 당국 또한 남성 청소년 접종 도입에 신중했다. 하지만 영국, 호주, 미국 등 선진국들은 10여 년 전부터 남녀 모두에게 접종하는 젠더 뉴트럴 예방 전략을 채택해 암 박멸을 목표로 경쟁하고 있다. 남성은 HPV를 무증상으로 장기간 보유하며 타인에게 전파할 확률이 높아, 이번 남아 대상 접종 도입은 국내 암 예방 정책의 큰 전환점이다.한국MSD가 20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마련한 미디어 세션에서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는 HPV 예방을 '사회의 중추가 될 청년 세대를 위한 대의'로 정의했다.실제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HPV 신고 건수는 2020년 1만945건에서 2024년 1만4534건으로 약 32.8% 증가했다. 특히 남성 신고 건수는 같은 기간 117건에서 214건으로 82.9% 급증했다. 또 국내 남성 4만40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전체의 59%에서 HPV DNA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HPV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생식기 사마귀의 경우 지난해 국내 남성 환자 수는 4만8017명으로 여성 환자(9600명)의 약 5배 수준이었다.김 교수는 "과거 선진국과 달리 백신 보급이 늦었던 우리나라에서 자궁경부암은 가정을 파괴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인식됐다"며 "이제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초의 항암 백신을 통해 젊은 세대의 건강을 능동적으로 보호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남성은 HPV를 무증상 상태로 장기간 보유하며 타인에게 전파할 위험이 높다"며 "남성이 무슨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느냐는 인식은 과거 안전띠를 거부하던 시절의 논리와 같다. 본인의 항문암, 구인두암을 방어하는 것은 물론, 파트너와 가정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로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김동현 교수 일문일답Q. 만 12세가 아닌 남자 청소년이나 성인도 예방접종이 필요한가."남성 청소년에게 있어 12세를 넘긴 연령대라도 조기 접종의 이득은 유효하다. 국가 지원 대상은 아니지만 보호자 의지가 있다면 의학적으로 접종은 지극히 정당하다. 성인 남성 역시 첫 성 경험 이전에 접종하는 것보다 효과가 낮을 수는 있지만, 여성과 달리 자연 면역 획득이 어렵다는 점에서 접종을 통한 이득은 분명히 존재한다."Q. 아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단순히 배우자를 위한 희생이라는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본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항문암, 음경암 등을 방어하는 본인 보호 측면의 이득이 명확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12세 아동에게 의학적 기전을 설명하기 어렵다면, 부모가 접종의 필요성을 확실히 이해한 후 담당 의사와 상의해 자연스럽게 접종으로 이끄는 과정이 필요하다."Q. 중학교 입학 전, HPV 외에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접종이 있는가."만 12세 연령대에는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과 일본뇌염 사백신 5차 접종이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다.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연령 특성을 고려할 때, 접종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권장되는 다른 백신을 HPV 백신과 동시 접종하는 것도 효율적인 전략이다. 12세는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마무리하는 시기인 만큼, 병원 방문 시 미접종 항목이 없는지 확인하고 함께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20 16:55
  • 의사단체 "환자 안전 흔드는 의료기사법 개정안 즉각 폐기해야"

    의사단체 "환자 안전 흔드는 의료기사법 개정안 즉각 폐기해야"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들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의료기사법)' 심의를 하루 앞두고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현행 의료기사법은 의료기사를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진료나 의화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의료기사가 의사·치과의사의 '지도'뿐 아니라 '처방·의뢰'에 따라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등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안을 졸속 심의하기보다 의료 전문가 단체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환자 안전이 담보되는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의협 김택우 회장은 "현행법상 의료기사 업무는 의사의 지도 아래 수행되며, 이는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해 의사가 즉각 개입할 수 있다는 전제를 포함한다"며 "이를 단순한 처방·의뢰 관계로 바꾸는 순간 의사의 실질적 관여가 어려워지고,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개정안 찬성 측이 주장하는 통합돌봄 추진과 방문 재활 확대를 위한 업무 기준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택우 회장은 "현행 의료법과 관계 법령 체계 안에서도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현 단계에서 굳이 의료기사법 개정을 서두를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이어 "통합돌봄 현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의사들의 의견은 배제된 채 일방적으로 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현행 의료체계 질서를 훼손하면서까지 새로운 개념을 억지로 도입하는 것은 의료 현장의 혼란만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의사의 지도와 감독이 배제된 의료행위는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없고, 결국 국민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면허 체계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입법"이라고 했다.부산광역시의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의료 전 직역에서 법안의 심각한 문제점을 우려하고 있는데도 국회가 이를 외면한 채 졸속 상정을 강행하려 한다면, 이는 국민 건강을 정치적 편의의 수단으로 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경상남도의사회 역시 "지난 4월부터 의료계 전반이 문제를 제기해 온 사안을 충분한 숙의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입법 폭거"라며 "의료기사 업무 수행 기준을 '의사의 지도'에서 '처방 또는 의뢰'로 바꾸는 것은 변칙적 무면허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의사단체들은 19일 예정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법안을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의료계 의견이 반영된 대안을 중심으로 재논의할 것을 요구하며, 개정안이 폐기될 때까지 전국 의료계가 연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의료계소식장가린 기자2026/05/18 16:48
  • “COPD·독감 방치 시 고령사회 위기”… 전문가들 ‘정책 개선’ 한목소리

    “COPD·독감 방치 시 고령사회 위기”… 전문가들 ‘정책 개선’ 한목소리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고령층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인플루엔자 등 대표적 호흡기 질환 관리 정책을 새롭게 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13일 오후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보건의료 정책 세미나에서 호흡기 질환 전문가들은 국내 고령층 호흡기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날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COPD 질병 부담 문제와 고령층 호흡권 보장을 위한 국가적 과제를 짚었다. 이 교수는 "COPD는 국내 65세 이상 인구 중 28.1%가 앓고 있으나 실제 진단율은 2.4%, 치료율은 2.1%에 불과해 심각한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COPD 관리 핵심 과제로 급성 악화 예방을 꼽았다.이 교수는 "급성 악화는 환자의 장기 예후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단 한 번의 악화만으로도 폐 기능이 약 2배 손상된다"며 "특히 급성 악화를 3회 이상 경험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4.23배까지 치솟는다"고 경고했다.이진국 교수는 급성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혁신 신약 접근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COPD 표준 치료법은 흡입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염증 기전을 조절하는 생물학적제제 '두필루맙'이 허가됐다.이 교수는 "두필루맙은 임상시험을 통해 중등도 이상 연간 급성 악화 위험을 최대 34%까지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면서도 "여전히 비급여 상태로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미 미국, 독일, 일본 등 13개국 이상에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며 "국내 환자들이 비용 부담으로 신약에 접근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지는 자리에서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창오 교수는 고령층 인플루엔자 관리 현황과 과제를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인플루엔자 사망자 3명 중 2명은 60세 이상이다. 2020년 기준 전체 사망자의 83.1%가 65세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5~2026 절기 인플루엔자는 15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고령자 입원과 사망이 급증하고 있다.김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고령층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감염병으로 재인식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65세 이상 예방접종률은 82.5%에 달하지만 실제 예방 효과는 약 13.5%에 머물고 있다. 고령층은 면역 노화로 인해 감염에 취약하고 백신 반응도 저하되는 이중적 취약성을 지니기 때문이다.김창오 교수는 "인플루엔자 감염 시 뇌졸중 위험은 8배, 심근경색 위험은 10배까지 높아진다"며 "정책 목표를 접종률 관리에서 예방 효과 극대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미국과 영국 등은 고면역원성 백신 도입으로 예방 효과를 42~55%까지 개선했다. 김 교수는 고용량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 도입과 함께 56세·66세 국가건강검진을 COPD 진단 플랫폼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13 17:45
  • AI 챗봇, 가짜 면허로 의사 행세… 美 정부 법적 대응

    AI 챗봇, 가짜 면허로 의사 행세… 美 정부 법적 대응

    펜실베이니아주 정부가 인공지능(AI) 챗봇 운영사인 ‘캐릭터 에이아이(Character.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플랫폼 내 AI 캐릭터가 면허를 보유한 의료 전문가를 사칭하며 의학적 조언을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행정부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캐릭터 에이아이가 주 의료법을 위반하고 무면허 의료 행위를 방조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서 주지사가 AI 플랫폼 의료 사칭에 대해 직접 집행 조치를 취한 첫 사례다.소송장에 따르면 캐릭터 에이아이 챗봇 캐릭터인 ‘에밀리’는 자신을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의과대학을 졸업한 정신과 전문의로 소개했다. 해당 챗봇은 영국과 펜실베이니아주 의료 면허를 보유했다고 주장하며 가짜 면허 번호까지 사용자에게 제시했다. 조사 결과 이 챗봇은 지난 4월 17일 기준 약 4만5500건의 사용자 상호작용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샤피로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기업이 AI 도구를 이용해 사용자가 실제 의료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얻고 있다고 믿게끔 속이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국내에서도 AI 기반 채팅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전을 발급한 사례가 적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2024년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30대 남성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의료계와 무관한 업체에서 근무하던 A 씨는 AI에게 처방 관련 내용을 반복 학습시킨 뒤 비대면 방식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처방전 양식을 갖추기 위해 타 병원 관계자 명의를 무단 도용했다. 해당 사이트는 건당 300~6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약 140여 건의 처방전을 발행했으며 대한의사협회 고발로 수사가 진행됐다.현행법상 의사가 아닌 사람이 영리 목적으로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하면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정부는 법원에 캐릭터 에이아이 불법 의료 행위 중단 명령을 요청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5/08 14:23
  • 강아지 엑스레이보다 싼 아기 진료비… 검사할수록 적자, 무너지는 소아의료

    강아지 엑스레이보다 싼 아기 진료비… 검사할수록 적자, 무너지는 소아의료

    “대한민국 소아의료는 세계적 성과를 이뤘지만, 그 이면은 붕괴 중이다. 어른 기준으로 설계된 제도가 아이 진료를 옥죄고 있다.”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최용재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협회는 104회 어린이날을 맞아 소아의료 인력 이탈, 필수의료 기반 붕괴, 제도적 모순 등 복합적인 위기를 지적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성과는 쌓였지만 제도는 후퇴… 치료 지연 불러한국 소아의료의 성과는 분명하다. 영아 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2명대로 OECD 최상위 수준이며, 500g 미만 초미숙아도 살려내는 신생아중환자실 역량을 갖췄다. 소아암 5년 생존율 역시 85%를 넘어 주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그러나 현장은 정반대의 모습이다. 지난 5년간 소아청소년과 의원 662곳이 문을 닫았고, 전공의 지원율은 한 자릿수에 머문다. 소아혈액종양 세부전문의 양성 체계도 사실상 끊겼다. 최 회장은 “야간에 열이 39도까지 오른 아이가 갈 곳이 없어 응급실을 전전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의 성과는 의료진의 희생으로 버텨온 결과일 뿐, 지속 가능한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다.대표적인 문제로는 면역글로불린(IVIG) 급여 기준이 꼽힌다. 자가면역성 뇌염은 조기 치료가 필수지만, 국내 기준은 확진 이후 투여만 인정한다. 항체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2~4주 동안 치료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은 “국제 가이드라인은 ‘의심되면 즉시 치료’인데 국내 기준은 ‘확진 후 치료’”라며 “교과서대로 치료하면 삭감되고, 기준을 따르면 아이 뇌가 손상되는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초신경 자가면역 질환에는 IVIG가 인정되면서 뇌염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성인 기준 그대로 적용… 검사할수록 적자문제의 핵심은 ‘어른의 잣대’다. 성장 과정에 있는 아이는 증상 표현이 어렵고, 검사·치료 방식도 성인과 다르다. 그러나 건강보험 기준은 사실상 성인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최 회장은 “아이에게 맞는 진료를 하면 부당청구로 몰리고, 기준을 따르면 적절한 치료를 못 한다”며 “문제는 현장이 아니라 제도”라고 했다.이 같은 구조는 수가에서도 드러난다. 2025년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 X-ray는 평균 4만~9만 원 수준에서 제한 없이 청구된다. CT는 약 60만 원, MRI는 70만 원대다. 반면 사람 아기의 전신 X-ray는 낮은 건강보험 수가에 묶여 있을 뿐 아니라, 심사 과정에서 삭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 회장은 “말도 못 하는 아기를 달래가며 최소한의 방사선으로 촬영하는 의료진의 노력 가치가 반려동물 검사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아이 의료의 가치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문제”라고 했다.기본 진료에서도 적자 구조는 반복된다. 영유아 소변검사에 필수적인 ‘소변주머니’는 건강보험에서 ‘산정불가’로 분류돼 비용을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그는 “패치가 잘 떨어져 한 아이에 여러 개를 써야 하는데, 최근에는 검사비보다 재료비가 더 비싼 상황”이라며 “검사를 제대로 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라고 말했다.정부의 어린이병원 신설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새 병원을 지어도 채울 의사가 없다”며 “기존 소아병원이 무너지면 지역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축보다 현재 버티고 있는 병원을 살리는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설명이다.◇해법은 ‘소아 기준’… 독립 급여·전담 조직 필요협회는 해결책으로 ▲소아 독립 건강보험 기준 신설 ▲아동 건강권의 법적 보장 및 재정 지원 근거 마련 ▲보건복지부 내 전담 조직 신설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소아 진료는 불가항력적 변수가 큰데도 결과만으로 형사 책임을 묻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어떤 정책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아이를 위한 제도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최 회장은 어린이날의 의미는 하루의 축하가 아니라, 365일 아이를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아이들이 응급실을 전전하지 않고, 아플 때 바로 소아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의료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며 “소아의료를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를 점검하고, 이를 개선할 정책을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의료계소식신소영 기자 2026/05/05 09:30
  • [단독]필라테스 강사가 시신 절개… 민간 업체 ‘카데바 해외 원정’ 논란

    [단독]필라테스 강사가 시신 절개… 민간 업체 ‘카데바 해외 원정’ 논란

    최근 국내 민간 업체가 필라테스 강사나 헬스 트레이너 등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카데바(해부용 시신) 해부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국내에서는 카데바 해부 실습이 의사나 치과의사 등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해당 업체는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로 우회해 수익 사업을 벌여왔다. 업체 측은 “비의료인에게도 교육 문호가 개방된 해외 의과대학에서 진행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리당국은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운동 강사 교육 업체 A사는 지난 4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상해 중의약대학교 시설을 빌려 카데바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업체는 앞서 광고를 통해 “의사를 비롯해 물리치료사, 운동지도자, 마사지 테라피스트 등 비의료인도 현장에서 직접 피부를 박리하고 메스를 들어 시신을 절개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수강생을 모집했다.커리큘럼은 근막의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 근막을 제거하는 과정 자체를 실습으로 구성했다. 근육 계통은 물론 근막 시스템 사이로 지나가는 신경 포착 지점까지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업체는 수강생들에게 1인당 220만 원의 비용을 받고 SNS 팔로워 100명 이상 계정에 홍보물을 올리면 수강료를 깎아주는 할인이나 후기 작성 시 10만 원을 돌려주는 페이백 등 마케팅 기법도 동원했다.하지만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법상 비의료인 시체 해부 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시체해부법에 따르면 카데바 실습 자격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비롯해 의과대학 교수와 그의 지도를 받는 의대생 등 특정 자격을 갖춘 자로 제한된다. 특히 2026년 1월 개정된 법은 자격이 없는 사람의 '참관'조차 의대 학장 승인을 받도록 규제가 강화됐다. 이 또한 참관만 가능할 뿐 직접 실습은 안 된다. 시신의 영리적 이용 또한 엄격히 금지되기에 민간 업체가 수익을 목적으로 무자격자를 모아 실습을 주도하는 행위는 국내에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2년 전인 2024년에도 한 민간 업체가 국내 대학 해부실을 빌려 헬스 트레이너 등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유료 실습을 진행해 거센 비난을 산 바 있다. 일부 업체들이 규제권 밖인 해외로 장소만 옮겨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30 17:21
  • ‘백신 음모론’ 확산하는데… 의사들은 권고 백신 다 맞았을까? [의사들 생각은…]

    ‘백신 음모론’ 확산하는데… 의사들은 권고 백신 다 맞았을까? [의사들 생각은…]

    헬스조선은 인터엠디(InterMD)와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의사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인터엠디는 5만여 명의 의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의사만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Web, App)'입니다. (편집자주)
    의료계소식김서희 기자2026/04/30 17:00
  • 美 의사협회 "정신건강 AI 챗봇, 규제 장벽 세워야"

    美 의사협회 "정신건강 AI 챗봇, 규제 장벽 세워야"

    미국의사협회(AMA)가 정신건강 관리 분야 인공지능(AI) 챗봇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연방 의회에 강력한 법적 규제를 촉구했다.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의사협회는 지난 23일 의회 내 인공지능 관련 의원 모임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협회는 AI 챗봇이 사용자에게 자해를 권유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등 실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경고했다.협회는 의회에 다섯 가지 대책을 요구했다. 우선 AI가 면허 있는 의사인 것처럼 속이는 행위를 금지하고 대화 상대가 기계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히도록 했다. 또 ▲AI의 독단적 진단 금지 ▲자해 위험 감지 시 전문가 즉시 연결 ▲부작용 보고 의무화 ▲미성년자 대상 광고 및 후원 금지 ▲개인정보 수집 제한 등을 구체적 대안으로 제시했다.실제 미국 내에서는 AI 챗봇에 대한 젊은 층의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브라운대 조사 결과 미국 청소년 8명 중 1명이 AI 상담을 이용하며 이 중 22%는 매일 챗봇을 찾는다. 상담 과정에서 AI 잘못된 조언을 듣고 청소년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까지 보고되면서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기술적 한계도 여전하다. 매스 제너럴 브리검 연구진이 거대언어모델을 분석한 결과 최종 진단 정확도는 90%를 넘었으나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는 감별 진단 단계에서는 80% 이상 실패율을 기록했다. 현재 미국의사협회는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인공지능 대신 '증강 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존 화이트 미국의사협회 최고경영자는 "AI가 접근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잘못된 정보 등 위험 요소가 여전하다"며 "기술이 진료를 대체하지 않고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28 17:53
  • 반복되는 재난 속 트라우마 관리… AI 기반 대응 체계로 바뀐다

    반복되는 재난 속 트라우마 관리… AI 기반 대응 체계로 바뀐다

    반복되는 재난과 트라우마 속에서 정신건강 대응 체계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난 이후 단절되기 쉬운 정신건강 관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지속적이고 정밀한 대응을 위해 기술 기반 관리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24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열린강당에서는 ‘2026 트라우마 치유주간’의 일환으로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KSTSS)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전 세계 40여 개국의 트라우마·스트레스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최신 연구 성과와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재난 정신건강 관리’ 심포지엄에서는 AI 시대에 맞는 대응 체계 변화와 기술 기반 관리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먼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승훈 책임연구원은 재난 이후 정신건강 관리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AI 기반 통합 플랫폼을 제시했다. 그는 “재난 이후 트라우마는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지만, 현재 재난 심리지원은 평가 도구 부족과 인력·부처 간 연계 미흡으로 지속 관리가 어렵다”며 현장이 여전히 수기와 비공식 채널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재난 경험자 발굴부터 평가·상담·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AI를 활용해 상태를 분석해 적합한 전문가를 자동 매칭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음성·텍스트 기반으로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수준을 정량화하고, 변화 추적 기능도 포함돼 회복 과정 장기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오 연구원은 “재난 정신건강 관리의 핵심은 결국 '지속성'”이라며 “AI와 플랫폼이 인력 한계를 보완해 맞춤형 개입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회장)는 바이오마커와 디지털 기술을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재난 대응 인력과 피해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평가·개입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석 교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타액 검사)과 심박변이도(HRV) 등 생체지표와 우울·불안·PTSD 설문을 결합해 정신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개입을 적용하는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특히 급성 스트레스군과 번아웃 중심의 만성 스트레스군을 구분해 차별화된 중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또한 VR 기반 심리 안정 콘텐츠와 교육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비대면 개입 가능성을 제시하며, “재난 전후 대응 인력의 소진 관리와 경험자 지원 모두에서 디지털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비대면(원격) 재난 심리지원이 확산되는 가운데, 기술 활용 못지않게 윤리적 기준 확립의 중요성도 제기됐다. 한국트라우마교육연구원 이나빈 연구원은 “비대면 상담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이뤄지는 특성상 개인정보 유출, 보안 취약성, 위기 상황 대응 지연 등 고유의 위험을 동반한다”며 상담자의 전문성뿐 아니라 플랫폼 이해와 보안 관리 등 ‘기술적 역량’이 필수라고 했다. 또한 사전 동의를 통해 데이터 보호 방식과 위기 대응 절차를 충분히 안내하고, 상담 환경 역시 독립된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비대면 상담은 대면 치료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제한적 상황에서 활용해야 하며, 고위험군이나 위기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적합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전환해야 한다. 특히 응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 연락체계 구축 등 체계적인 위기 대응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외에도 학술대회에서는 ‘국제갈등 관련 트라우마 관리에서의 정신건강전문가의 역할’, ‘집단트라우마의 사회적 영향과 정신건강전문가 역할’ 등 여러 주제의 심포지움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재난과 트라우마는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인 만큼 국가와 지역사회, 민간 전문가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정호 교수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재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심리적 지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이 존중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학회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의료계소식신소영 기자2026/04/24 18:03
  • 서울대 의대, ‘예과’ 없앤다… ‘통합 6년제’ 도입

    서울대 의대, ‘예과’ 없앤다… ‘통합 6년제’ 도입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기존 의예과 2년과 의학과 4년으로 분리된 학제를 폐지하고 6년 통합 교육과정을 도입한다. 예과와 본과 벽을 허물어 교육 연속성을 확보하고 역량 중심 교육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24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2월 학칙 개정을 마치고 오는 2027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신입생을 의예과가 아닌 의학과로 모집한다. 이에 따라 신입생들은 1924년부터 이어온 ‘예과(2년)+본과(4년)’ 체제에서 벗어나 입학과 동시에 6년 통합 교육과정을 밟게 된다.이번 개편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의대 교육과정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졌다. 기존 학제에서 학생들은 의예과 2년 동안 교양과 기초 과학을 배운 뒤 의학과에 진학해 전공 지식을 익히고 임상 실습을 시작했다.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예과 2년을 전공 진입 전 쉬어가는 시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학업 단절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본과 진입 후 급격히 늘어나는 학습량에 학생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교육부는 이러한 현장 의견을 반영해 2024년 2월 시행령을 개정했고 각 대학은 6년 범위 내에서 ▲1년(예과)+5년(본과) ▲​3년(예과)+3년(본과) ▲​6년 통합 등으로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서울대 의대는 정책 변화에 발맞춰 2022년부터 학제 개편 연구를 선제적으로 진행했다. 새 교육과정에는 의학과 공학을 결합한 과학 및 의학 기술 과정을 신설해 학생들이 인공지능과 데이터사이언스 등 첨단 분야를 배우도록 구성했다. 또 저학년에 치중됐던 인문학 소양 교육을 전 학년으로 확대해 의료인 사회적 책무를 강화한다.현재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등 주요 의과대학도 학제 개편 검토에 착수했거나 통합 교육과정 도입을 구체화하고 있다.의료계 전문가들은 6년 통합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의 전인적 소양과 연구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한국의학교육학회가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제 개편 최우선 과제로 기초·임상·인문사회의학 통합을 꼽았다. 이어 바이오·헬스 산업을 이끌 의사과학자 양성과 저학년 시기부터 환자를 대면하는 조기 임상 경험 확대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또 단순히 지식을 외우는 수준을 넘어 환자와 소통 능력이나 전문직업성 교육이 전 과정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의대 졸업생 대부분이 특정 진료 현장으로만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학부 시절부터 연구 중심 교육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다만 급격한 학제 개편에 따른 우려도 공존한다. 인문사회 교육이 자칫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거나 본과 교육이 저학년으로 내려오면서 학생들의 공부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수 인력 충원과 실습 인프라 확보가 실질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24 14:36
  • 법제화 문턱 넘었지만 ‘규제 장벽’ 여전… 비대면 진료 잡음 무성

    법제화 문턱 넘었지만 ‘규제 장벽’ 여전… 비대면 진료 잡음 무성

    지난해 12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5년간 시범사업 단계에 머물렀던 비대면 진료가 마침내 제도권에 진입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 제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세부 하위법령 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정부 규제 수위를 둘러싼 각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비대면 진료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제2차 비대면 진료 규제합리화 라운드테이블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약사회, 대한약학회 등 4개 단체와 비대면 진료 가이드라인 구상안을 논의했다.이번 회의는 지난 2월 개최된 킥오프 회의 후속 자리로 작년 12월 개정된 의료법 하위법령 위임사항을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서는 ▲비대면 진료 의약품 처방 일수 및 종류 제한 ▲비대면 진료 비율 제한 ▲동일지역 밖에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환자 범위 등 핵심 쟁점이 다뤄졌다. 해당 논의를 바탕으로 한 하위법령 윤곽은 6월 중순경 드러날 전망이다.◇90일 처방에서 7일로… 여드름·탈모 약도 금지현재 시행령 최대 쟁점은 ‘초진 처방 7일 제한’과 ‘비대면 처방 불가 의약품 확대’다.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안전성 강화를 목적으로 초진 시 질환이나 이력과 관계없이 처방 일수를 최대 7일로 제한하고 탈모 및 여드름 치료제 등 오남용 우려 의약품을 제한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그러나 산업계는 이러한 규제안이 비대면 진료 효용성을 마비시키는 과잉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관계자는 “현행 90일 처방에서도 안전성 문제가 없었는데 7일로 제한하는 것은 비대면 진료 실효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원산협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이용 환자 약 80%가 행정적으로 초진에 해당한다. 이 중 60%는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나 탈모 등 지속 관리가 필요한 환자다. 특히 고혈압 환자 73.0%, 탈모 환자 95.1%가 1회당 30~90일치 장기 처방을 받고 있어 이를 7일로 제한할 경우 이용자 다수가 진료를 포기할 우려가 크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21 14:30
  •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 빨간불… 병원 17% 보안 예산 ‘0원’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 빨간불… 병원 17% 보안 예산 ‘0원’

    환자의 민감한 진료 기록과 의료 데이터가 사이버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되고 있으나 국내 의료기관 방어 체계는 예산과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보안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병원이 전체 약 17%에 달해 보안 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 개선을 위한 정책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41곳)과 종합병원(222곳) 등 263개 기관 중 16.7%(44곳)가 지난해 정보보안 관련 예산을 전혀 책정하지 않았다. 정보보안 예산은 데이터 기밀성, 무결성, 가용성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유지보수에 투입되는 재원을 의미한다. 예산 규모를 살펴보면 병원 규모에 따른 양극화가 뚜렷했다. 상급종합병원 평균 정보보안 예산은 8억2260만 원이었으나 종합병원은 그 14분의 1 수준인 5870만 원에 그쳐 투자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인력 부족 현상 역시 심각했다. 조사 대상 병원 정보보안 담당 인력은 기관당 평균 0.9명으로 1명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응답 기관 79.1%가 전문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보안 인프라 부재는 실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 내 사이버 사고를 겪은 병원은 전체 6.5%(17곳)로 확인됐다. 주요 사고 원인(복수 선택)은 외부 사이버 공격(16건), 시스템 노후화 등 기술적 취약점(13건), 관리적 취약점(10건) 순이었다. 특히 한 종합병원은 랜섬웨어 공격으로 20테라바이트(TB) 규모 환자 영상 데이터가 암호화돼 일부가 영구 손실됐고 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해커에게 가상화폐를 지불한 뒤 기록을 복구했다. 사고 발생 시 관계 기관에 신고하는 비율이 낮은 점도 문제다. 병원들은 신고에 따른 법적 부담(43.4%)과 평판 손상으로 인한 환자 감소 등 경제적 타격(40.2%)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킹 시도를 24시간 감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은 전체 57.0%에 불과했다. 의료기관들은 보안 업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 ‘예산 확대를 통한 인력 고용과 재정 지원’을 꼽았다. 보고서는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이 병원 내부 기술적 문제를 넘어 국민 생명과 직결된 국가적 과제임을 강조하며 중소 규모 병원을 위한 보안 시스템 지원과 신고율 제고를 위한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을 제언했다. 이러한 가운데 제도적 보완을 위한 입법도 추진 중이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병원급 의료기관 인증 신청을 의무화하고 인증 기준에 ‘진료정보 보호 및 정보보안 관리체계 적정성’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자율에 맡겨졌던 보안 관리를 제도화해 의료 질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 기반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소병훈 의원은 “의료기관 진료정보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민감정보임에도 인증제도가 자율에 맡겨져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며 “개정안을 통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개인정보 보호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13 14:34
  • 보건의료노조, 기본급 6.36% 인상 요구… 7월 파업 예고

    보건의료노조, 기본급 6.36% 인상 요구… 7월 파업 예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기본급 6.36% 인상과 최저임금 시급 1만3303원 등 노동권 쟁취를 위해 5월 중순부터 산별중앙교섭에 돌입한다. 노조는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7월 23일 시기 집중 공동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보건의료노조는 지난 8일 스카이아트홀에서 제1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2026년 요구안 및 교섭 방침, 산별 투쟁 계획안을 확정했다.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는 대의원 219명과 간부 등 330여 명이 참석했다.최희선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2021년, 2025년 노정협의를 통해 보건의료 인력 기준 마련을 약속했지만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현장은 여전히 인력 부족 및 장시간 노동 등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는 반드시 보건의료 인력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최 위원장은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보건의료노조 후보 4명을 당선시킬 수 있도록 그리고 진보 정당에게 투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며 “7월 7일 전 조직적인 동시 쟁의조정 신청으로 우리의 위력을 보여주고 함께 결의하고 투쟁하며 책임지는 산별노조 기풍으로 2026년 임단협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보건의료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대정부 요구안과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을 확정했다. 대정부 요구안 주요 내용으로는 ▲보건의료인력 국가책임제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에 대한 노동기본권 보장 ▲공공의료·지역의료·필수의료 강화와 의료 혁신 ▲지역의료돌봄 통합체계 구축 및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료 공공성 강화 및 AI 도입에 따른 환경 평가제도 마련 등이다.산별중앙교섭 요구안으로는 ▲적정인력의 보장 ▲진료지원업무 제도화에 따른 불법의료 근절 ▲안전보건 공시제 도입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산별교섭 제도화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간접고용 노동자 표준협약 도입 ▲표준생계비 확보와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임금 인상(총액 대비 6.36% 인상) 등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2026년 보건의료산업 최저임금은 시급 1만3303원을 요구하기로 했다.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요구를 중심으로 5월 13일 산별중앙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별현장교섭은 5월 18일 주부터 상견례에 일제히 돌입한다. 이어 노조는 6월 17일 ‘2026년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7월 6일까지 교섭을 진행했음에도 타결되지 않으면 7월 7일 동시 쟁의조정 신청을 거쳐 7월 23일 시기 집중 공동파업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보건의료노조는 다가오는 6.3 지방선거 공약화 의제로도 ▲지방정부의 지역의료 책무 강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의료·돌봄 통합 원스톱센터 구축 ▲보건의료 인력 확보 정착 패키지 및 공공병원 주 4일제 도입 ▲지역 교섭 및 사회적 대화 마련 등 5대 과제·10대 공약을 요구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10 17:47
  • 산모 대신 노인 택했다… 산부인과의 ‘産科 포기’ 가속화

    산모 대신 노인 택했다… 산부인과의 ‘産科 포기’ 가속화

    대한민국 분만 의료 체계 허리를 지탱하던 지역 거점 산부인과들이 생존을 위해 산과 진료를 포기하고 있다. 1963년 국내 최초 여성 전문병원으로 개원해 상징적 존재였던 서울 제일병원이 문을 닫은 지 5년이 지난 현재, 병원들의 연쇄 이탈 현상은 전국적으로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분만 수가 인상과 의료사고 배상 지원 등 인프라 복구를 위한 대책안을 내놓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만 제기된다.9일 본지 취재 결과, 인천 계양구 엠앤비여성병원이 최근 관할 보건소에 휴업 신고를 하고 요양병원 전환을 위한 내부 시설 공사에 착수했다. 2003년 개원한 이 병원은 분만은 물론 부인암과 유방외과 등 여성 생애주기 전반의 질환을 다뤄왔다. 특히 질식자궁적출술 분야에서 인천 지역 최다 수준 임상 경험을 보유해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았던 곳이다. 병원은 누적되는 경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2024년 2월 분만 진료를 공식 종료했다. 이후 부인과 진료만을 이어오다 지난 2월 휴업 신고를 마치고 노인성 질환 특화 요양병원으로 재개원을 앞두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오는 6월을 목표로 요양병원으로 전환해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벼랑 끝 지역 분만 랜드마크… 수익성 높은 진료로산부인과 본연 기능을 내려놓고 타 과목으로 전환하는 사례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울산 지역에서 한때 최다 분만 기록을 세운 프라우메디병원은 2024년 더프라우병원으로 간판을 바꾸고 정형외과 진료 중심 종합병원으로 변모했다. 같은 해 부산 지역 분만 축이었던 정관일신기독병원과 화명일신기독병원 역시 분만 진료를 중단하고 척추·관절 및 인공신장 센터를 확충하며 생존 전략을 수정했다. 경남 창원 예인여성병원 또한 예인병원으로 재개원해 암 재활 및 검진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들 병원 모두 수익성이 낮고 리스크가 큰 분만실과 신생아실을 폐쇄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인 과목으로 병원 정체성을 전면 개편했다.진료과 전환을 넘어 아예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성남 곽여성병원, 서울 성북구 루시나산부인과, 광주 북구 문화여성병원 등 각 지역에서 분만 인프라를 지탱하던 대형 산부인과 병원들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연쇄적으로 문을 닫았다.◇전문의 42%는 산과 외 진료… 분만 수행은 10곳 중 1곳뿐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국 산부인과 의원은 1304개소다. 2018년(1320개소) 대비 소폭 감소에 그쳐 수치상으로는 인프라가 유지되는 듯 보이나 속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 실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살펴보면 2024년 기준 전국 산부인과 의원 1320개소 중 분만 건강보험 수가를 단 1건이라도 청구한 곳은 153개소(11.6%)에 불과했다. 산부인과 간판을 달고도 실제 분만을 수행하는 곳은 10곳 중 1곳뿐인 셈이다.전문 인력 이탈도 심각하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개설한 전체 의료기관 2291개소 중 42.4%인 1195개소는 산부인과가 아닌 타 과목이나 일반 의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분만실 유지에 따른 고정비와 사고 위험을 감당하기보다 리스크가 적은 진료과로 돌아선 전문의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의원급 분만 의료기관 수는 2014년 376개에서 2023년 178개로 10년 동안 52.7% 급감했으며, 2024년에는 160개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프라 붕괴는 지역별 의료 격차로 이어진다.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분만 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지역은 77곳(30.8%)이며, 1곳뿐인 위험 지역도 60곳(24.0%)에 달한다. 전체 시·군·구 절반 이상(54.8%)이 분만 의료 공백 지대가 됐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10 07:40
  • 부산시 달빛어린이병원 돌연 폐업… 지역 소아 의료 공백 우려

    부산시 달빛어린이병원 돌연 폐업… 지역 소아 의료 공백 우려

    부산 연제구에서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돼 밤이나 휴일에도 아픈 아이를 진료해온 아동병원이 개원 5년 만에 문을 닫는다. 42병상 규모의 지역 대표 소아 전문 병원이 갑작스럽게 폐업하면서 소아 진료 공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6일 본지 취재 결과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아이사랑병원은 오는 4월 15일부로 모든 진료를 종료하고 폐업 절차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14일까지 평일 주간 외래 진료만 제한적으로 시행한다.2021년 4월 개원한 이 병원은 건물 6개 층을 사용하는 소아 전문 의료시설이다. 아동발달센터를 비롯해 소아성장·성조숙증·비만클리닉 등 특화 진료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전체 42병상 중 36병상을 소아 전용 일반입원실로 운용하고 수술실과 물리치료실을 보유해 지역 거점 아동병원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개원 5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병원 폐업에 따라 달빛어린이병원 지정도 해제됐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늦은 밤이나 휴일에도 만 18세 이하 소아 환자가 응급실 대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기관이다. 아이사랑병원은 그간 지역 내 핵심 달빛어린이병원으로서 한 축을 담당해 왔다.병원 폐업으로 부산시 내 달빛어린이병원도 기존 9곳에서 8곳으로 축소됐다. 그간 부산시는 병원의 사명감에만 의존하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운영 경비 지원과 인센티브 강화를 골자로 한 '달빛어린이병원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도 보완에 힘써왔다. 하지만 이러한 행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의료 인력 수급난과 운영 여건 악화를 완전히 해소하진 못했다는 분석이다.아이사랑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늦은 시간과 공휴일에도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함께할 수 있어 큰 보람이었다"며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고 아이들 모두가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전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06 11:46
  • 환자안전사고 2건 중 1건은 '약물'… 매년 15%씩 급증

    환자안전사고 2건 중 1건은 '약물'… 매년 15%씩 급증

    국내 병원에서 발생하는 약물 관련 환자안전사고가 최근 5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안전사고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실과 중환자실, 의료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녁과 야간 시간대에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위해 사고 발생 위험이 집중됐다.약물 사고 비중 5년 새 31.1% → 50.9%로 확대건양대학교 의과대학 정보의학교실 신지은 교수, 건양대병원 흉부외과 황완진 교수,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김남이 교수 연구팀은 최근 환자안전보고학습시스템에 5년간(2020~2024년) 보고된 약물 관련 사고 3만6281건 중 주요 변수가 확인된 9495건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Healthcare'에 게재됐다.연구에 따르면 전체 환자안전사고 중 약물 관련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1.1%에서 2024년 50.9%로 크게 늘었다. 약물 사고 비중은 매년 평균 15.38%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전체 사고 1만3919건 중 4325건(31.1%)이었던 약물 사고는 2021년 31.9%(4198건), 2022년 43.3%(6412건)로 올라섰다. 이어 2023년에는 49.8%(1만 89건)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1만1257건(50.9%)에 달해 전체 사고의 절반을 넘어섰다.응급실·중환자실 사고 발생 위험도 2.14배로 최고전체 사고 중 환자에게 실질적인 해를 입힌 위해 사고는 21.2%(2011건)에 달했다. 특히 일반 내과계 부서와 비교했을 때 응급 및 중환자실에서 위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2.14배로 가장 높았다. 검사 및 지원 서비스 부서 또한 1.54배 높은 위험도를 기록했다.시간대별로는 통상적인 주간 근무 시간(07:00~14:59) 대비 저녁 시간(15:00~22:59)은 1.44배, 야간 시간(23:00~06:59)은 1.43배 위해 사고 위험이 높았다. 연구진은 야간의 적은 인력 수준과 업무 부하, 그리고 의료진의 피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자발적 보고 시스템에 기반한 만큼 실제 사고 발생률이 수치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과 사고 발생 시간 등 주요 변수가 누락된 점을 한계로 짚었다. 교신 저자인 김남이 교수는 “약물 사고는 병원 규모와 진료 환경, 발생 시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위해 사고 위험이 높은 응급·중환자실과 야간 시간대에 대해 스마트 펌프와 바코드 투약 관리 등 기술적 지원과 함께 다학제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등 맞춤형 환자 안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계소식구교윤 기자2026/04/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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