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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조혈모세포이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간 합병증의 고위험군을 항암 치료가 시작되기 전부터 미리 선별해 내는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이 개발됐다. 기존에는 이식 당일이나 그 이후에야 위험 평가가 가능했으나, 이번 연구로 이식을 앞둔 소아 환자가 고독성 항암제를 견딜 수 있는지 사전에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서울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홍경택·강형진 교수 및 융합의학과 한도현 교수·유수완 전 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소아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의 ‘간정맥폐쇄성질환(VOD)’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는 핵심 표지자를 발굴하고 이를 적용한 머신러닝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백혈병 등 중증 질환 소아 환자의 조혈모세포이식에는 병든 골수를 비우는 고강도 항암 치료가 필수다. 이때 투여하는 고독성 부설판 항암제 등은 간 미세혈관을 손상시켜 ‘간정맥폐쇄성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간 비대, 복수, 혈소판 감소 및 간·신장 기능 저하 등을 초래하며, 이식을 받는 소아 환자의 15~30%에서 발생해 중증 진행 시 사망률이 최대 80%에 달하는 심각한 합병증이다.이에 연구팀은 고위험군 환자를 조기에 선별해 선제적인 예방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항암 치료 전 단계에서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새로운 혈액 표지자 발굴에 나섰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반일치 공여자를 이용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앞두고 부설판 기반의 고강도 전처치를 받은 소아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항암 전후 혈액 내 단백질 720개를 정밀 분석했다. 대상자는 중증 간정맥폐쇄성질환이 발생한 26명과 발생하지 않은 대조군 25명으로 구성됐다.그 결과,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대조군 환자들은 항암 전부터 간에서 독소를 해독하는 효소(GCLC) 수치가 높아 고독성 항암제를 씻어낼 ‘청소 도구’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동일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질환이 발생한 환자들은 항암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 해독 효소가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간의 ‘기초 체력’을 담당하는 특정 단백질(FBP1)의 발현도 유의미하게 낮아 초기부터 독성 자극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음을 확인했다.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질환 발생을 예측하고 고위험군을 선별해 내는 15개 초기 표지자를 찾아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임상 현장에서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예측력이 가장 뛰어난 5개 핵심 단백질(HRNR, FBP1, DCD, GCLC, LSAMP)로 패널을 압축해 적용한 결과, 이 지표들만으로도 고위험군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판별해 내는 우수한 예측 성능(AUC 0.922, 1에 가까울수록 우수)을 보였다.홍경택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이번 연구로 간정맥폐쇄성질환 발생 환자는 항암 전부터 이미 명확히 다른 혈액 단백체 패턴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새롭게 확인된 단백체 양상이 고위험군 환자의 효과적인 예방과 안전한 이식 치료를 이끄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조혈모세포이식학회(ASTCT)의 공식 학술지인 ‘이식과 세포치료(Transplantation and Cellular Therapy)’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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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약제로,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크게 낮춰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게 해주는 '현대의 불로초'라고 할 수 있다. 매우 효과적이면서 안전하게 널리 사용되는 약제지만, 세상의 모든 약은 바라는 효능과 함께 원하지 않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도 치료 효과보다 부작용을 먼저 걱정하는 환자들을 적지 않게 만나는데,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인해 혈관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걱정하는 부작용은 근육 관련 증상이다. 실제 스타틴 사용자의 10~25%가 근육관련 부작용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지만, 근육이 파괴되는 '횡문근융해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매우 드물다. 또한, 스타틴 복용 후 근육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위약(가짜 약)을 복용한 환자 중 30%가 근육통이 발생했다고 보고되기도 했다.혈당 상승과 당뇨병 유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약 13만명을 관찰한 메타 분석 연구 결과, 스타틴 복용자에서 새로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12% 높게 나타난 것은 사실이다. 약을 강하게 쓸수록 그 위험이 커졌는데, 고강도 스타틴 복용 환자는 중강도 복용 환자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12%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해당 분석에 따르면 스타틴 복용으로 새로운 당뇨병 환자가 2명 발생하는 동안, 치명적인 심혈관계 질환은 6.5명이나 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스타틴 사용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복용하는 것이 환자에게 유리하다.이외에도 치매나 간 기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7개 관찰연구를 통한 메타 분석에서 스타틴 사용은 인지기능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발생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스타틴이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소수 연구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연구 발표도 나오고 있다. 간 수치 상승 역시 치료 초기 3개월 이내에 가끔 나타날 수 있으나, 간부전 같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스타틴은 수면장애나 우울증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보다 큰 문제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거나 환자가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다. 15개 관련 연구를 분석한 결과, 처방된 스타틴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임의로 끊을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이 15% 증가하고 사망률은 무려 45%나 상승했다.약물 복용 중 피로감이나 근육통, 혈당 변화가 우려될 경우, 환자 스스로 판단해 약을 끊지 말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의료진은 증상의 원인을 평가해 필요 시 용량 조절이나 스타틴 변경 등 다양한 조정 전략을 통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스타틴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실제보다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으며, 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심혈관 보호 이득은 비교할 수 없이 크다. 따라서 아직 생기지도 않은 부작용을 미리 걱정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에 부작용이 전혀 없는 '완벽한 약'은 없다.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생명과 혈관을 든든하게 지켜내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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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피부에서 콜라겐 생성이 줄고 분해는 늘어나, 콜라겐 섬유 구조가 약해진다. 이에 따른 주름, 탄력 저하 등 피부 노화는 자연적으로 되돌리기 쉽지 않다.달리 생각해보면, 콜라겐이 잘 생성되도록 유지할 수만 있다면 피부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핵심은 세포 기능에 있다. 청담 차움 롱제비티센터 진석인 교수는 "콜라겐은 피부 진피층에서 섬유아세포가 만들어내는 단백질로, 세포 기능이 떨어지면 콜라겐 생성 능력도 함께 감소한다"며 "피부 노화를 늦추려면 자외선 차단과 같은 기본적인 관리와 함께, 피부 세포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미토콘드리아, 콜라겐·엘라스틴 생성 촉진피부 세포 기능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생활습관과 주변 환경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외선 차단은 기본이며,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습관도 필수다. 진석인 교수는 "채소와 과일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은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기본적인 관리만으로 피부 탄력 저하나 주름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는 경우 의료 시술을 고려하기도 한다.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한 세포부스터 시술도 시행되고 있다. 이 시술은 자가혈을 채취해 원심분리한 뒤,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성분이 포함된 혈장을 피부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PRP(혈소판 농축 혈장) 시술이 원심분리 후 중간층의 혈소판만 사용하고 상층 혈장은 대부분 폐기하는 반면, 미토콘드리아 기반 세포부스터 시술은 혈소판과 혈장에 포함된 미토콘드리아를 모두 활용한다.세포 에너지 대사를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는 피부 노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에콰도르 산프란시스코데키토대 연구팀이 2020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노화된 피부 세포에 젊은 미토콘드리아를 전달하는 방식이 세포의 에너지 생산(ATP)을 높이고 세포 생존력과 재생 능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22년 국내 바이오기업 공동 연구에서도 혈소판에서 분리한 미토콘드리아를 피부 섬유아세포에 전달하자 세포 내 ATP 함량이 유의하게 증가하고 상처 회복 속도와 세포 증식이 촉진되는 경향이 확인됐다.진석인 교수는 "시술을 통해 주입한 미토콘드리아가 피부 세포 안으로 흡수되면, 콜라겐과 엘라스틴 생성이 촉진돼 색소 질환 개선, 피부 염증 완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피부 세포의 기초 체력을 강화해, 리프팅이나 레이저 등 다른 피부 시술의 효과도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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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방식, 수분 섭취와 같은 일상 습관은 식습관, 운동만큼이나 폐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를 간과해 잘못된 습관이 장기간 반복·누적되면 심각한 호흡기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등 폐질환은 서서히 폐 기능을 저하시키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대표원장은 "기침이나 가벼운 호흡곤란을 단순 피로나 노화로 여기다 악화된 뒤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 "폐질환은 갑자기 발생하기보다, 생활 습관과 환경 요인이 오랜 기간 축적되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입 벌리고 자는 습관, 호흡기에 최악일상 속 폐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습관은 구강 호흡이다. 코는 단순한 공기 통로가 아닌 우리 몸의 '1차 방어 장치'로, 코 점막의 섬모와 점액이 공기 중 먼지와 알레르기 유발 물질, 바이러스 등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입으로 숨을 쉴 경우 이 같은 필터 기능을 거치지 않은 공기가 곧바로 폐로 유입된다.특히 코 막힘으로 인해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은 더욱 위험하다. 8시간 이상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직접 폐로 들어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고, 장기적으로는 만성 염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천식이 악화될 위험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 부비동염 등으로 코 호흡이 어렵다면 원인 질환 치료가 우선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구강 호흡 때문에 기도 염증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계속 구강 호흡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영동한의원 홍은빈 원장은 "주변 환경 청소·소독과 잘 때 입에 붙이는 의료용 테이프 등의 보조적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원인 질환 치료와 병행했을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얕은 흉식 호흡 아닌 '깊은 복식 호흡' 필요깊지 않은 흉식 호흡도 폐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폐의 하부는 산소 교환이 활발히 일어나는 부위로, 얕은 호흡으로는 공기가 충분히 도달하지 않는다. 지속되면 폐 하부 환기가 떨어지고 감염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 폐렴 환자의 상당수가 폐 하부에서 염증이 시작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전문가들은 깊은 호흡을 습관화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복식 호흡을 권한다. 한 손은 가슴, 다른 손은 배에 올린 뒤,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팽창하고 내쉴 때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호흡하는 방식이다. 하루 5분 정도만 꾸준히 실천해도 호흡 효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4-7-8 호흡법'도 효과적이다. 코로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7초간 멈춘 뒤, 8초 동안 천천히 내쉬는 방식이다. 자율신경계 균형을 맞추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호흡을 안정화할 수 있다.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또한 깊은 호흡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폐 기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홍은빈 원장은 "하루 30분 걷기만으로도 폐 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살짝 숨이 찰 정도로 뛰어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수분 부족, 점막 건조·세균 증식 원인폐와 기관지를 둘러싼 점막은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야 정상 기능한다. 수분이 부족하면 점액이 끈적끈적해져 가래 배출이 어려워지고, 세균증식이 쉬운 환경이 된다. 건조한 도로일수록 먼지가 많이 날리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충분한 수분 섭취는 우리 몸의 자연적인 해독 과정을 돕고, 폐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데 필수적이다. 물은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소량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침 기상 직후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면 밤사이 농축된 가래를 묽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차가 기도 자극을 줄이는 데 좋다.개인에 따라 물 섭취 자체가 어려워 단순히 물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개선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실내 습도 조절, 온욕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점막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김남선 원장은 "카페인은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커피 섭취는 피해야 한다"며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습관도 기도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한의학에서는 점막 기능 유지를 위해 공심단을 활용하기도 한다. 공심단은 점막이 수분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약재로, 환자의 면역 체계와 폐 항상성 유지를 위해 처방한다. 김 원장은 "폐질환 초기 단계부터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폐 건강을 관리하면 폐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관리에도 불구하고 기침이나 숨이 차는 증상이 반복될 때는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국내 환자 수 1~3위 폐질환]1위: 폐렴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폐렴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4년 기준 188만명에 달했다. 폐렴은 세균·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기침, 가래, 발열, 호흡곤란이 대표 증상이다. 고령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며, 중증으로 진행하면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독감이나 코로나19 이후 2차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기도 한다.2위: 천식천식 환자는 105만명 수준이다. 천식은 염증에 의해 기도가 일시적으로 좁아지는 질환으로, 쌕쌕거림(천명), 기침,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알레르기, 미세먼지, 감기 등이 악화 요인이며, 흡입제 치료로 조절한다. 소아기에 주로 시작되지만, 성인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3위: 만성폐쇄성폐질환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약 19만명 이상 확인됐다. 이 병은 기도가 점점 좁아지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만성 질환이다. 전세계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주 원인은 흡연이다.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이 대표 유형이며, 기침·가래·호흡곤란이 서서히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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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오래 사는 것과 건강하게 사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우리는 단순히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병원장은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움직이며 사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라며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준비 여부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근골격계 변화, 건강 수명에 영향나이가 들면 누구나 신체 기능이 서서히 감소한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다. 통증이나 기능 저하로 기본적인 동작이 어려워지는 순간, 건강수명은 줄어든다. 건강수명은 질병이나 장애 없이 일상생활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그런 점에서 근골격계는 일상 기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신규철 병원장은 "걷고 서고 앉는 기본적인 움직임은 관절과 근육, 뼈의 상태에 달려 있다"며 "관절 연골의 마모, 근육량 감소,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생명을 직접 위협하지는 않지만, 통증과 보행 장애를 유발한다"고 말했다.근골격계 변화는 중장년기부터 서서히 누적된다. 초기에는 통증이 뚜렷하지 않아 관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기능 저하는 가속화된다. 증상이 나타난 뒤 치료하는 게 아닌, 비교적 건강하다고 느끼는 시기부터 근골격계 상태를 점검·관리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검사 통한 맞춤형 치료·운동 필요근골격계 건강을 관리하려면 검사를 통해 자신의 척추와 관절, 근육 상태부터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 정형외과에서는 간단한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척추·관절의 정렬 상태, 퇴행성 변화 여부를 확인한다. 재활의학과에서는 3D 체형 분석, 표면 근전도 검사, 보행 시 발의 압력 분포도 검사를 통해 근육 약화와 신체 정렬, 보행 패턴 등을 정밀하게 파악한다.현재 상태를 확인했다면 필요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퇴행을 늦추고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항노화 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이는 노화를 되돌리기보다, 관절과 연골, 주변 조직의 환경을 개선해 수술 시점을 늦추는 데 목적이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재활의학센터 김승연 원장은 "자가 혈액을 이용한 혈소판 풍부 혈장 치료(PRP), 자가 골수를 활용한 골수 농축액 치료(BMAC), 자가 지방을 활용한 지방 유래 기질혈관분획 치료(SVF) 등이 대표적"이라며 "환자의 상태와 질환 진행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운동도 중요하다. 다만, 무작정 운동량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관절 상태와 근력 수준, 움직임 패턴을 고려하지 않은 운동은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키거나 퇴행을 앞당길 수 있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지도 아래 운동할 필요가 있다. 김 원장은 "중장년기부터 근력 유지와 관절 안정성 강화를 목표로 맞춤형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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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내 무릎 인공관절 수술 건수 또한 연간 8만건을 넘어섰다. 수술 기술 역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환자들이 체감하는 결과와 만족도는 병원마다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 여부가 수술실에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술 전 환자 평가와 수술 후 재활 관리까지 이어지는 연속적 돌봄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무릎 인공관절술(TKA) 환자 돌봄 지침'을 발표한 티케이정형외과의원 김태균 대표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기계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이 아닌, 환자의 몸을 다루는 치료"라며 "사실상 외래 단계에서 수술 결과가 상당 부분 결정된다"고 말했다.무릎 인공관절 수술 환자 수, 한 해 8만명국민건강보험이 발표한 '2024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슬관절 치환술) 건수는 2020년 7만2382건에서 2024년 8만6269건으로 약 19% 늘었다.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관절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우리나라 무릎 인공관절 수술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인공관절치환술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다수 의료기관이 감염 예방적 항생제 사용, 수술 후 관리, 입원 기간 관리 등 주요 지표에서 1등급을 받고 있다. 국내 다기관 연구들을 통해 보고되는 인공관절의 수명 역시 10년 이상 유지되는 비율이 90% 이상으로, 미국·유럽 학회에 보고되는 성적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여전히 수술이 두려운 환자들그러나 환자 경험은 병원마다 차이를 보인다. 같은 수술을 받았더라도 통증 관리, 재활 체계, 합병증 대응, 추적관리 방식에 따라 회복 속도와 만족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나 기능 저하로 고통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연구에 따르면, 수술 후 3분의 2 정도만 무릎이 '정상에 가깝다'고 느꼈다. 또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수술 후 무릎 강직, 지속 통증, 재수술 위험이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이러한 이유로 수술이 필요하지만 마다하는 환자들이 많다. 남은 삶의 보행과 자립이 달린 결정이라는 사실이 환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당뇨·고혈압·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들은 몸이 수술을 견딜 수 있을지 불안해한다.김태균 원장은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의 평균 연령은 약 70세로, 만성질환을 가진 상태에서 평소 3~4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술 만족도를 높이려면 항응고제나 당뇨약 조정, 전신 상태 평가 등 수술 전 준비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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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즐겨 먹던 음식 냄새가 잘 느껴지지 않거나 커피나 향수 향이 예전보다 덜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단순 컨디션 난조로 생각해 가벼이 넘기기 쉽지만 이러한 변화가 지속적이고 근육 경직, 손발 떨림 등의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 파키슨병 초기 증상일 수 있다. 10일 김소형 한의사는 유튜브 채널 ‘김소형채널H’를 통해 파킨슨병 초기 증상을 소개했다. 김 한의사는 “갑자기 라면 냄새를 못 맡고 커피나 향수 향이 예전보다 둔하게 느껴지는 등 후각 기능이 저하하거나 걷는 도중 회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파킨슨병 초기 증상일 수 있다”며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대표 증상으로 ‘후각 기능 저하’와 ‘보행 시 회전 속도 변화’를 꼽았다. 이어 그는 “물론 후각이나 걷는 습관에 변화가 생겼다고 해서 바로 파킨슨병을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변화가 지속적이고 다른 의심 증상과 함께 나타나면 반드시 신경과 가서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했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만성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손 떨림, 근육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노화, 유전적 요인, 환경 독소 노출, 비정상 단백질 축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치는 어렵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 등을 통해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초기 증상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실제로 파킨슨병 환자의 상당수가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증상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제 학술지 ‘Neurology’ 등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70~90%가 후각 기능 저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도 후각 기능 변화가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뇌의 퇴행성 변화 과정에서 이상 단백질이 뇌의 깊은 부위보다 후각 신경 영역에 먼저 축적되는 경향 때문이다. 다른 증상보다 후각 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또 다른 초기 신호는 걷는 도중 방향을 바꾸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독일 튀빙겐대 신경과 모라드 옐셰하비 교수팀이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큰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1000여명을 대상으로 보행 중 회전 능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8.8년 전부터 걷거나 회전할 때 이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파킨슨병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약 4만 8000명의 성인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운동 등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약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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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잘 용서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일수록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더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인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오래 품기보다 용서하는 태도가 정신적·사회적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잘 용서하는 사람, 웰빙 지표 개선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으면 분노나 원망, 억울함 같은 감정을 느끼기 쉽다. 이런 감정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상태는 '용서하지 못하는 상태(unforgiveness)'로 불리며, 시간이 지나면서 정서적 건강과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용서를 이러한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처리하는 적응적 대처 전략으로 보고, 타인을 용서하는 성향이 삶의 여러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특정 사건에서 한 번 용서하는 행동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타인을 용서하려는 '성향적 용서(dispositional forgivingness)'였다.연구진은 '글로벌 번영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23개국 20만7919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표본은 각 나라의 인구 구조를 반영해 구성돼 국가별 대표성을 갖도록 설계됐다. 참가자들은 첫 번째 조사에서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얼마나 자주 용서하는지에 대해 답했다. 약 1년 뒤 실시된 두 번째 조사에서는 삶의 여러 영역에서의 웰빙 수준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심리적 웰빙 ▲정신적 고통 ▲사회적 관계 ▲사회적 갈등 ▲사회 참여 ▲성격 및 친사회적 행동 ▲신체 건강 ▲사회경제적 상태 등 8개 영역, 총 56개 지표를 통해 참가자들의 삶의 상태를 분석했다. 또한 연령, 성별, 교육 수준, 어린 시절 경험 등 웰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통제해 용서 성향의 영향을 따로 살폈다.분석 결과, 타인을 잘 용서하는 성향이 있는 사람일수록 약 1년 뒤 전반적인 웰빙 지표가 소폭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심리적·사회적 영역에서 긍정적인 연관성이 뚜렷했다. 용서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낙관성이 높고 삶의 목적에 대한 인식이 분명했으며, 인간관계 만족도도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감사 표현이나 타인을 돕는 행동 등 친사회적 행동 수준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를 이끈 리처드 코우든 하버드대 인간 번영 프로그램 연구원은 "타인을 용서하는 성향은 약 1년 뒤 다양한 웰빙 지표에서 작은 폭이지만 일관된 긍정적 변화와 관련이 있었다"며 "용서는 웰빙을 높이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미국·일본서는 용서의 효과 컸지만, 남아공은 미미다만 모든 영역에서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연구에서는 신체 건강이나 경제적 안정과의 연관성은 상대적으로 약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운동 빈도나 물질적 안정 수준과의 관계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국가별로도 결과 차이가 있었다. 미국·일본·영국에서는 용서 성향과 웰빙 사이의 연관성이 비교적 넓은 영역에서 나타났지만, 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이집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정치적 불안정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적 스트레스가 큰 환경에서는 용서의 긍정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대인 관계에서 상처를 경험하는 일이 흔한 만큼, 용서를 건강하게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우든 연구원은 "용서가 웰빙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인간관계 갈등을 경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은 효과라도 인구 전체 차원에서는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정신건강 연구'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