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관리의 첫번째는 식이요법… 저염 소금도 안 좋아요”

입력 2017.03.02 08:55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3.3%는 만성콩팥병이다(30세 이상 기준). 또한 2015년 미국 신장데이터시스템(USRDS) 조사 결과,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의 증가율은 세계 3위였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늘고 있지만, 만성콩팥병 환자가 지켜야 하는 까다로운 식이요법 때문에 병 관리가 쉽지 않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는 “식이요법은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한 수단으로 무척 중요하다”며 “무턱대고 식이요법을 잘못하다 만성콩팥병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영양 결핍 상태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교수가 알려주는 만성콩팥병 식이요법과 관리법을 알아보자.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
이태원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으로 경희의료원 인공신장센터·장기이식센터장,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 등을 거쳤다. 현재 경희대학교 신장내과 교수를 맡고 있다. 콩팥질환 명의로 명성이 높다. 1994년 심근경색으로 죽음의 고비를 맞이한 적이 있지만, 환자를 위해 진료에 계속 매진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

만성콩팥병 환자가 기본적으로 피해야 하는 음식이 있나요?
만성콩팥병 환자는 칼륨·인·단백질·나트륨 조절이 잘 안됩니다. 닭가슴살이나 단백질파우더, 대용식 등은 단백질이 많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채소나 과일은 먹을수록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데, 채소나 과일에는 다른 식품에 비해 칼륨 함량이 특히 많습니다. 그렇다고 채소나 과일을 아예 안 먹을 수 없겠죠. 그러면 건강에도 좋지 않고요. 채소 반찬은 매끼 1접시 이하로, 과일은 하루에 1~2종류만 적당히 먹어야 합니다. 흑미나 현미에도 칼륨이 많으니 피하는 게 좋습니다. 짠 음식도 나쁘죠. 콩팥 기능이 나쁜 사람은 몸에 부종이 있어서 싱겁게 먹어야 합니다. 떡볶이라거나 찌개 같이 짭짤한 음식은 조금만 먹어야합니다. 단, 이러한 음식 조절은 사구체여과율 수치 30mL/min/1.73㎡ 이하인 심한 만성콩팥병 환자라면 섣불리 하면 안 됩니다. 음식 조절은 만성콩팥병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만성콩팥병은 사구체여과율 수치에 따라 5단계로 나누는데, 수치가 30 이하인 4·5단계 환자는 의사와 상담해 음식 조절을 얼마나 할 건지 정해야 합니다. 환자가 독단적으로 음식 섭취를 제한하다 잘못하면 영양결핍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칼륨·인·단백질·나트륨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선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질문한 4가지 영양소 배출이 잘 안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그럼 몸에 많이 쌓이겠죠. 칼륨이 몸에 많이 쌓이면 심장을 흥분시킵니다. 병적으로 많이 쌓인 상태가 고칼륨혈증입니다. 혈액에 포함된 칼륨의 수치는3.5~5.5mmol/L인데 이보다 높은 데 해당하죠. 심장이 과하게 흥분하면 멋대로 뛸 뿐 아니라, 갑작스럽게 멎어 사망하기도 합니다. 목숨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만성콩팥병 환자라면 칼륨 섭취를 조심해야 합니다. 콩팥 기능이 저하된 사람이 인을 많이 섭취해 인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가려움증이나 관절통이 잘 생깁니다. 인 혈중 농도가 높으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병의 진행이 빨라집니다.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 자체가 콩팥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죠.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해 단백질은 조금만 먹어야 합니다. 콩팥 기능이 떨어져 나트륨 배출이 잘 안되면 나트륨이 수분을 잡아두어 부종을 일으키고, 혈압을 올립니다. 때문에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소금은 하루 5g 이하(나트륨으로는 2.4g 가량)로 먹어야 합니다.

나트륨을 조심하라고 하셨는데, 저염 소금은 괜찮나요?
안 됩니다. 저염 소금이 더 나쁩니다. 저염 소금은 나트륨 대신 칼륨이 들어가 있는 소금이라,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고 저염 소금을 먹었다가 오히려 칼륨 섭취가 과도해질 수 있습니다.

채소나 과일을 먹을 때 칼륨 섭취를 조금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조리 방법에 따라 칼륨 섭취를 20~30% 줄일 수 있습니다. 칼륨은 수용성 영양소라 물에 잘 녹기 때문입니다. 요리할 때 잘게 썰어 10배 정도 되는 물에 2시간 이상 담궜다가 조리하거나, 살짝 데친 후 물에 여러 번 헹궈 먹으면 됩니다. 껍질에 영양소가 많다고 드시는 분이 많은데 과일 껍질은 무조건 버려야 합니다. 껍질에 칼륨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줄기 부분에도 칼륨이 많아, 줄기 부분은 제거하고 잎만 먹는 것도 방법입니다.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이 같이 있는 경우 식이요법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이 같이 있으면 혈당도 조절해야 하고, 콩팥 기능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식이요법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당뇨병이 있으면 현미밥을 먹으라고 하는데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흰쌀밥을 먹으라고 하는거죠. 이 경우는 자신의 칼륨 수치 등을 참고해 의사와 상의해서 식이요법의 방향을 정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현미밥 섭취도 그렇죠. 저는 두 가지 병이 같이 있는 환자들에게 일단은 당뇨식을 기본으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라고 권합니다.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고 ▲지방은 먹되 포화지방은 피하고 ▲짜게 먹지 말고 ▲칼륨이 많은 과일과 야채는 조금만 먹고 ▲낙농제품이나 콜라는 인이 많으니 피해라입니다.

그 외에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이 드신 콩팥병 환자 중 관절이 아프다고 약국에서 아무렇지 않게 진통제를 사드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진통제는 금물입니다.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 계열 진통제는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때 콩팥 혈관도 수축됩니다. 콩팥이 나쁜 사람이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를 먹으면 콩팥이 확 나빠집니다. 무척 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진통제 복용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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