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정부, 中 규제 강화… 韓 제약바이오에 기회”

입력 2025.01.04 09:07

제약 인사이드

남성이 말하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 사진 = 연합뉴스DB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對)중국 규제 강화 움직임이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약가 인하를 추진하는 정책 기조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 수요 또한 증가할 전망이다.

◇약가 인하 정책 추진… ​바이오시밀러·제네릭·CDMO 주목​​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지난 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 같이 내다봤다.

김 부연구위원은 “중국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의 미국 내 활동에 대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약가를 낮추기 위한 정책들이 강제성을 띠고 있어 실제 추진 가능성은 미지수지만, 전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강화돼 해당 분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욱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한국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의 역할도 중국 견제 정책 강화와 함께 미국 내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집 역할을 했던 ‘아젠다 47’의 전체 47개 의제 중 무려 3개 의제가 제약바이오산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인식을 두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한 가지 인식은 ‘미국 약가가 지나치게 높으며 이는 대형 제약회사가 미국으로부터 부당하게 이윤을 착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대형 제약회사가 다른 국가에는 약가를 낮게 책정해 미국이 부당하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제약바이오 정책은 1기 행정부 말의 주요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우리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삼바·셀트리온 등 美 진출… “현지 고객사 협력 강화해야”​
현재 미국 시장에는 여러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와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셀트리온도 미국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SK바이오팜은 미국법인을 통한 직판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LG화학은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아베오를 인수했다. 유한양행은 유한USA를 통해 글로벌 연구센터, 바이오텍 스사트업, 제약 기업과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고 미국 생산공장에 4800만달러(한화 약 705억원)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우리 제약바이오기업의 경우 아직 독립적으로 미국 연방 정부 조달시장에 참가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미국 내 고객사와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같은 맥락에서 미국 내 독자적 공급망 구축보다는 미국 내 토종 기업이나 미국 외 유수의 제약 기업과 합작을 통해 진출하거나 미국 내 기업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 등이 제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제약바이오산업의 거대한 지형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예고된 만큼 우리 기업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시각각 변하는 미국의 정책에 대한 정보 수집 기능도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기업은 미국 정부나 의회를 상대로 대관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미국 투자 시 최대한 미국 연방 정부나 주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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