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드럽고 매콥, 짭짤한 맛에 게장을 즐겨먹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각종 게장 중 '민물 게장'을 자주 먹는다면 기생충 검사를 꼭 받아보는 게 좋다.
폐흡충(폐디스토마)이라는 기생충이 민물 게나 민물 가재에 잘 기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폐흡충 감염자는 대부분 게장을 먹다가 감염된다.
폐흡충은 사람의 폐에 주로 자리를 잡는다. 폐에 1.5~2.5cm 크기의 주머니를 형성해 그 안에 알을 낳는다. 보통 기생충에 감염돼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폐흡충은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단국대 의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폐흡충증으로 확진된 47개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62%가 호흡기 이상 증상을 보였다. 더 큰 문제는 폐흡충이 간혹 뇌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는 것이다. 폐흡충은 보통 감염되면 십이지장에서 복강으로 나와 간을 뚫고 폐로 이동한다. 그런데 폐까지 도달하지 못한 폐흡충들이 뇌, 척수, 복강, 피하조직 등에 자리 잡는다. 일부는 척추를 따라 뇌 쪽으로 올라간다. 뇌에 손상을 입혀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다행히 폐흡충은 프라지콴텔이라는 약을 쓰면 대부분 제거된다. 환자 90% 이상이 기생충 약을 한 번만 복용해도 증상이 낫는다. 따라서 민물 게장을 즐겨 먹는 사람은 기생충 검사를 해보거나, 기생충 약을 챙겨 먹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민물고기 회를 즐겨먹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도암 발생 원인 1위로 꼽은 간흡충이 민물에 많이 살기 때문. 간흡충이 민물고기를 통해 인간 체내로 들어오면 담도로 이동해 죽지 않고 살면서 염증을 일으킨다. 이 염증이 오래되면 암으로 악화된다. 따라서 담도암을 예방하려면 간흡충에 감염될 수 있는 민물생선을 절대 회로 먹지 않는 게 좋다. 미나리도 민물에서 자란 것은 간흡충 오염 가능성이 있어 익혀서 먹을 것을 권한다. 이미 민물 음식을 먹고 감염이 의심된다면 복부초음파를 찍어봐야 한다. 간흡충 감염으로 확인되면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루만 먹어도 효과가 나타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