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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순 입병이 실명 위기로”… 한국인도 잘 걸리는 ‘실크로드병’ 뭐길래

    “단순 입병이 실명 위기로”… 한국인도 잘 걸리는 ‘실크로드병’ 뭐길래

    온몸에 반복적으로 궤양이 생기고 심한 통증에 시달리며, 실명 위험까지 안고 25년째 살아가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7일(현지시각) 외신 미러(Mirror)에 따르면 영국 도싯주에 거주하는 엘리샤 우드필드(36)는 여덟 살 때부터 지난 25년간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베체트병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온몸에 반복적으로 생기는 궤양, 피부 병변, 잦은 감염 등에 시달리고 있다. 엘리샤는 “궤양이 생긴 부위가 썩어가는 살처럼 변해 옷조차 입기 힘들다”고 말했다. 베체트병은 우드필드의 구강 건강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치아는 6개만 남았으며, 부러진 치아 주변으로 농양과 감염이 반복되고 있다. 그는 “부러진 치아 사이에 농양이 계속 생기고, 음식물이 끼어 너무 고통스럽다”며 “음식을 먹는 것조차 힘들다”고 했다.우드필드의 가족에게도 같은 질환이 있었다. 이란계 혈통인 외할아버지와 어머니, 이모도 베체트병을 앓았다. 이모는 3년 전 베체트병 합병증으로 60세에 숨졌다. 현재 그의 두 자녀 역시 반복적인 구강궤양 증상을 보여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실크로드병’이라 불리는 희귀질환베체트병은 전신 혈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과거 실크로드를 따라 위치한 터키, 이란,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발병률이 높아 ‘실크로드병’으로도 불린다. 특히 터키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80~370명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될 만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다만 베체트병이 특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병원체나 환경적 요인이 작용해 림프구, 백혈구 등 면역세포에 이상 반응을 일으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환자의 50~60%에서는 ‘HLA-B51’ 유전자가 발견돼 이 유전자가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구강궤양·포도막염이 특징베체트병은 입안과 성기에 반복적으로 궤양이 생기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구강궤양은 환자의 98~100%에서 나타나며, 보통 1~2주 동안 지속됐다가 호전되지만 1년에 세 번 이상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성기 궤양도 환자의 73~77%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밖에도 피부에는 여드름처럼 보이는 발진이나 모낭염, 다리에 통증을 동반한 결절홍반이 생길 수 있으며, 관절통이나 관절염도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눈에 생기는 포도막염은 베체트병의 대표적인 중증 합병증이다.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반복되면서 시력이 저하되고 심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드물게는 뇌와 혈관, 장 등을 침범해 뇌졸중이나 혈전, 장 천공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완치는 어려워도 관리 가능아직 베체트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여러 치료법이 시도돼 왔지만 질환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병을 완치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을 조절하고 재발과 합병증을 예방해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침범 부위와 중증도에 따라 맞춤형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구강·생식기 궤양에는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나 가글 등을 사용한다. 관절염이 동반되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나 항류마티스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포도막염이나 신경계·혈관 등 주요 장기를 침범한 경우에는 시력 보존과 장기 손상을 막기 위해 전신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사용한다. 치료 후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끊으면 재발하거나 실명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정기적인 진료와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7/12 19:00
  • “기면병, 단순히 ‘졸음 많은 병’ 아냐… 편견 사라지길”

    “기면병, 단순히 ‘졸음 많은 병’ 아냐… 편견 사라지길”

    기면병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졸림으로 의지와 상관없이 발작적인 수면을 취하게 되는 신경학적 희귀질환이다. 뇌의 수면·각성 조절 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의학적 질환임에도 사회적 인식 부족과 제한적인 치료 등으로 일상생활 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기면병환우협회 이한(45) 대표를 만나 국내 기면병 환자들의 치료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진단 당시를 떠올린다면?“어렸을 때부터 잠이 많았다. 학교에서 졸음을 참지 못해 혼나고 집에서는 나태하다고 지적받았다. 중학생 때 자전거를 타다 갑자기 온몸의 힘이 빠지는 탈력 발작이 나타나 크게 다치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질환 때문일 거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못했고, 26세가 돼서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처음 진단받았다.”-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하다고?“기면병은 단순히 졸음이 많은 질환이 아니라 주간 졸림, 탈력 발작, 야간수면장애, 수면마비(가위 눌림)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신경계질환이다. 한국 사회에서 졸음은 여전히 질환의 증상보다는 나태함이나 의지 부족의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은 수업 시간에 졸지 않아야 성실하다고 평가받고 성인은 피곤함을 드러내지 않고 업무를 수행해야 유능하다는 기대를 받는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기면병 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게으르거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오해와 편견에 직면한다. 실제로 기면병으로 인해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스스로 퇴직 혹은 이직하는 사례가 있으며, 가족들조차 정신력이나 생활습관 문제로 여기며 환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희귀질환최지우 기자 2026/07/07 22:00
  • 건강하던 30대 남성, 다리 저리더니 1년 만에 휠체어 생활… 무슨 일?

    건강하던 30대 남성, 다리 저리더니 1년 만에 휠체어 생활… 무슨 일?

    다리 저림과 발끝 걸림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30대 남성이 희귀 난치성 질환인 운동신경원질환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2일(현지시간) '더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에 사는 리암 제프리스(34)는 지난해 5월 처음 발에 저릿한 느낌과 가벼운 힘 빠짐을 느꼈다. 평소 건강하고 활동적이었던 그는 처음에는 심각한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증상은 빠르게 악화됐다. 발이 자주 걸려 넘어질 뻔했고, 왼쪽 다리를 쓰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리암은 "처음에는 다리 아래쪽이 저리고 발이 자꾸 걸리는 정도였다"며 "그런데 비교적 빠른 속도로 왼쪽 다리를 쓰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리암의 증상은 곧 팔과 손으로도 번졌다. 이동 능력도 빠르게 떨어졌다. 그는 몇 달 사이 지팡이를 사용하게 됐고, 이후 보행 보조기를 거쳐 결국 휠체어를 타야 했다. 일상도 크게 달라졌다. 그는 런던의 사무실에서 일했지만, 기차를 타고 출근하는 일조차 위험하고 힘든 일이 됐다. 리암은 증상이 나타난 직후 병원을 찾았지만,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약 10개월이 걸렸다. 최종 진단명은 '운동신경원질환(MND)'이었다. 운동신경원질환은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돼 근육이 약해지는 질환이다. 병이 진행되면 걷기, 말하기, 삼키기, 호흡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유형이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이다.운동신경원질환은 하나의 검사만으로 바로 진단하기 어렵다. 초기 증상이 다른 신경·근육 질환과 비슷할 수 있어, 근전도 검사와 신경전도 검사 등을 시행하고 다른 질환 가능성을 배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리암도 처음에는 운동신경원질환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치료가 가능한 다초점운동신경병증(MMN)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는 관련 치료를 두 차례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고, 결국 지난 3월 34세의 나이로 운동신경원질환 진단을 받았다. 리암은 "진단은 충격적이었지만, 오랜 불확실성이 끝났다는 점에서는 복잡한 감정도 있었다"며 "안도라는 말을 쓰기는 조심스럽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마침표가 찍힌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인지 알게 됐으니 이제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리암의 신경과 전문의는 병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리루졸을 처방했다. 리루졸은 운동신경원질환 환자에게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로, 손상된 신경을 회복시키는 약은 아니지만 일부 환자에서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리암은 약을 복용한 뒤 극심한 피로감과 근력 저하 등 부작용을 겪었다. 그는 "당시에는 아직 설 수 있는 상태였는데, 이미 약해진 몸에 약 부작용까지 더해지면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용량 조절을 권했지만, 동시에 이 약이 기적적인 치료제는 아니라고 했다. 리암은 잠시 약 복용을 중단해 체력을 회복한 뒤, 천천히 다시 복용을 시작하기로 했다.진단 3개월이 지난 현재 리암은 일을 계속하고 있다. 회사는 그가 전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는 일을 "지금 겪고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좋은 집중거리"라고 표현했다. 운동신경원질환 환자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다. 같은 질환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비슷한 어려움을 나누기 위해서다. 다만 그는 모임에서 가장 어린 편에 속한다. 리암은 "다른 환자들과 모임에 가면 내가 상당히 어린 편"이라며 "내 병은 다른 사람들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운동신경원질환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 글루타메이트 흥분독성, 산화 스트레스, 면역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가족력과 관련이 있지만, 대부분은 뚜렷한 가족력 없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중년 이후에 더 많이 나타나지만, 리암처럼 젊은 나이에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초기에는 손이나 발의 힘이 빠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발이 걸려 넘어지는 증상으로 시작될 수 있다. 근육이 떨리거나 경련이 생기고, 팔다리 근육이 점차 가늘어지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 발음이 어눌해지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지며, 사레가 자주 들 수 있다. 호흡근이 약해지면 숨이 차거나 누웠을 때 호흡이 더 불편해질 수 있다.운동신경원질환은 아직 완치가 어렵다. 치료는 약물치료, 재활치료, 호흡 관리, 영양 관리 등을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근력 저하나 근육 떨림, 발끝 걸림, 발음 변화, 삼킴 곤란이 일시적이지 않고 점점 진행된다면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희귀질환장가린 기자2026/07/03 19:00
  • “신혼 첫날, 담 걸린 줄 알았는데”… 1년 만에 루게릭병 진단

    “신혼 첫날, 담 걸린 줄 알았는데”… 1년 만에 루게릭병 진단

    어깨 통증이나 손 떨림은 피로나 근육통으로 넘기기 쉬운 증상이다. 하지만 드물게는 루게릭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신혼여행 첫날 어깨 통증을 단순 담이 든 것 정도로 여겼던 20대 남성이 불과 2년 만에 휠체어를 타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27일(현지시각) 외신 미러(Mirror)에 따르면 영국 노퍽주에 거주하는 조니 버처(29)는  2024년 결혼식을 올린 뒤 떠난 신혼여행 첫날 밤 왼쪽 어깨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꼈다. 그는 당시 단순히 담이 들었거나 신경이 눌린 것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몇 달 뒤, 왼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피곤할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이후 왼쪽 몸에 힘이 빠지고 몸의 균형 감각도 떨어졌다. 그는 “떨림 증상이 점점 더 잦아졌고 왼쪽 몸에 힘이 빠졌다”며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내 발에 걸려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병원을 찾은 그는 척추 MRI(자기공명영상)와 뇌 MRI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정상 소견이었다. 삼촌이 운동신경원 질환을 앓았던 가족력을 걱정한 그는 결국 사설 검사를 받았고, 올해 2월 운동신경원 질환의 일종인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진단을 받았다.진단 한 달 만에 그는 지팡이를 사용해도 걷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현재는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최근 검사에서는 폐활량 감소가 확인돼 호흡 기능 저하에 대비해 매일 일정 시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다. 버처는 “진단 전에는 다시 예전처럼 회복될 수 있다고 믿었다”며 “하지만 진단을 받은 뒤에는 앞으로 어떤 신체 기능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초기에는 다른 질환으로 오인 쉬워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은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운동신경원 질환(MND)의 대표적인 형태다. 야구선수 루 게릭이 앓았던 병으로 알려져 ‘루게릭병’이라고도 불린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환자의 약 10%에서 유전적 원인이 확인된다. 나머지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초기에는 다른 신경계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쉽지 않다. 손발에 힘이 빠지거나 근육이 위축되고, 손 떨림이나 근육 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혀와 목 근육이 먼저 약해져 말이 어눌해지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 전신 근육이 점차 마비되고 결국 호흡근까지 침범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호흡을 돕기 위해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하다.◇완치 어렵지만 진행 늦추는 치료 가능현재까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완치하거나 진행을 멈추는 치료법은 없다. 현재 치료는 질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해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재 국내에서는 ‘릴루졸’과 ‘에다라본’ 두 가지 약제가 치료제로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 릴루졸은 운동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물질의 분비를 억제해 기대수명을 연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다라본은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해 질환으로 인한 기능 저하와 장애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이와 함께 물리치료와 작업치료를 통한 근력 유지, 호흡 재활과 연하 재활을 통한 합병증 예방 등 다학제적 치료를 병행하면 삶의 질을 높이고 질환 진행에 따른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7/03 17:56
  • “희귀병 환아 보호자들, 죄책감 내려놓고 공존법 찾아야”

    “희귀병 환아 보호자들, 죄책감 내려놓고 공존법 찾아야”

    당원병은 몸속 에너지를 저장하고 사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희귀유전대사질환이다. 우리 몸은 포도당을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 근육, 신장 등에 축적하고 필요할 때 다시 에너지로 사용하는데, 당원병 환자들은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글리코겐을 정상적으로 저장·분해·사용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당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간과 신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저혈당, 성장 지연, 근육 약화, 고지혈증 등이 발생한다.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어 특수 저항성 전분을 먹어 혈당을 유지하고 조금씩 자주 식사하는 방식으로 당 수치를 관리한다. 당원병 환우회 배준호 대표를 만나 국내 치료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아들이 생후 2년 차에 당원병을 진단받았다.-처음 당원병 진단 당시를 떠올려본다면?“2년 차 영유아 검진 때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서 피검사를 했는데, 간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다. 이후 대형 병원 진료에서 ‘당원병이 의심된다’는 말을 듣고 정밀 검사를 받았는데, 당원병 진단을 받았다.”-이후 어떤 치료를 받았나?“당원병 환자들은 일반인처럼 밥을 먹으면 간에 여분의 당이 쌓여 장기에 문제가 생긴다. 치료제도 없어 당이 축적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밥을 한 숟갈 먹고 1~2시간 후에 또 먹는 방식의 식사법으로 관리해야 한다. 먹은 것만 바로 에너지로 쓰도록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다. 소화가 느려 비교적 오랫동안 혈당을 유지할 수 있는 저항성 전분을 활용한다. 밤에도 2~3시간마다 일어나 저항성 전분을 먹고 혈당을 유지해야 하는데, 잘 때 깨워서 먹이는 게 쉽지 않았다. 아이도 힘들어해서 어쩔 수 없이 케톤 수치가 좀 높아지더라도 밤에는 먹이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일과 중 식사량과 식사 주기만 관리를 했더니 간 수치가 꽤 떨어졌다. 그러다 4살 정도 되니까 밤에 깨워서 먹여도 잘 먹었다. 점점 크면서 ‘내가 이걸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밤에도 전분을 섭취하며 관리를 3~4개월 하니까 간 수치를 포함한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3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서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환우회 대표는 어떻게 맡게 됐는지?“2년 전 당원병환우회 운영진들이 조금 더 조직적으로 환우회가 움직이길 바랐다. 임원진을 구하는데, 그중 홍보라는 직무가 있길래 내가 가진 경력으로 ‘당원병을 알리자’고 생각해 지원했다. 그 후 2기 운영진을 구성할 때 대표를 맡게 됐다.”-환우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경제적 부담이 크다. 당원병에 걸린 아이가 있으면 무조건 부모 중 한 명이 붙어서 돌봐야 하다 보니, 들어가는 비용은 늘었는데 수입은 줄어든다. 당원병 환자들이 혈당 유지를 위해 먹는 전분은 일반 식품이기 때문에 치료제로 인정받고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되기가 쉽지 않다. 당원병 환자가 섭취할 수 있는 옥수수 전분은 코스트코에 파는 일반적인 전분과 운동선수가 혈당을 오래 유지할 때 먹기 위해 개발된 특수 옥수수 전분이 있다. 특수 옥수수 전분은 혈당 지속 시간이 일반 옥수수 전분에 비해 더 길어서 야간에 옥수수 전분을 섭취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지만, 가격이 일반 전분보다 7~8배 비싸다. 다행히도 작년 9월부터 당원병 환자 대상 특수식 지원 품목에 특수 옥수수 전분이 포함돼서 많은 환우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지만, 성인 환우는 이런 특수식 지원에서도 제외된다.”-현재 환우회는 어떤 활동에 집중하고 있나?“그동안 당원병 관련 선행 연구가 부족해서 음식 종류나 섭취 기간에 대해 참조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과거에는 환우들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메신저로 아이가 몇 시에 뭘 먹었는지 일일이 담당 의사와 이야기하고, 엑셀 파일에 정리했다.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바꿔 향후 환우들의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환자들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2024년부터 업무협약(MOU)을 맺어 환우들에게 연속 혈당기를 부착해서 섭취한 음식 종류에 따른 혈당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AI·모바일 기술 등을 활용해 수집한 데이터로 환우들의 질환 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질환 관리 솔루션을 만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음식을 찍으면 혈당이 얼마나 오르니 적정 섭취량은 얼마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최근 사람들이 비만이나 혈당 관리에 대해 관심이 큰데, 당원병 환우에게 혈당은 생존을 위해 필수로 조절하고 추적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환우들이 먹는 음식 레시피를 대중에게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더본코리아 같은 기업과 협업해서 환우 부모님이 만든 쿠키 레시피로 제품을 출시하는 등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당원병을 알리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향후 목표가 있다면?“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지, 저장된 당을 꺼내는 효소가 부족한지 등에 따라 당원병의 유형이 나뉜다. 우리 아들은 9형인데, 9형은 치료제 개발을 위한 첫 삽도 떠지지 않은 상태다. ‘아들이 살아있는 동안 치료제가 안 나올 가능성이 높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치료제만 바라보기보다, 당원병이라는 질환을 안은 채로 자기 꿈을 이루며 잘 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관점을 ‘치료제 사용’에서 ‘질환 관리’로 확장해, 희귀질환복지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 음식 종류, 섭취 빈도 등을 조절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꾸준히 관리해 삶을 잘 살아가는 것도 치료의 하나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치료제를 기다리는 환우들의 일상이 행복하도록 질환을 안고서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에 집중해, 희귀질환 치료에 대한 보편적인 개념을 질환 관리까지 넓히는 게 환우회 대표로서 목표다.”-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환우회에서 환아 보호자 분들을 만나면 모두 죄책감을 갖고 있다. 이제는 죄책감을 내려놓고, 환우들이 희귀질환을 안고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같이 잘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질환이 있어도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환우들에게 치료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희귀질환전종보 기자2026/07/02 10:15
  • “냄새만 맡아도 쇼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25가지뿐인 20대 여성의 비극

    “냄새만 맡아도 쇼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25가지뿐인 20대 여성의 비극

    음식뿐 아니라 냄새와 온도 변화, 심지어 자신의 호르몬에도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과민반응을 보이는 20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영국 서머싯에 사는 케이트 헤건(22)은 어린 시절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건강 이상을 겪었다. 청력이 정상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방광 조절이 어려웠으며 온몸에 쉽게 멍이 들었다. 이후 심장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반사성 저산소성 발작까지 나타나 하루에 20차례 넘게 쓰러진 적도 있었다.여러 검사를 받은 끝에 헤건은 2022년 희귀질환인 비만세포 활성화 증후군(MCAS) 진단을 받았다. 진단을 받을 무렵부터 과민반응을 보이는 물질이 점차 늘어나 현재 헤건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약 25가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음식뿐 아니라 냄새, 온도 변화, 자신의 호르몬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과민반응을 보여 이를 조절하기 위해 하루 15가지 약을 복용하고 있다.헤건은 특히 의료 탐지견 ‘케니’의 도움으로 생명을 여러 차례 구했다고 밝혔다. 케니는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기 약 10분 전 불안한 행동과 짖음으로 위험을 알려준다. 헤건은 “케니가 없었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라며 “최대한 평범하게 살아가려 노력하지만 매 끼니, 매 순간이 두렵다”고 말했다.◇비만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희귀질환비만세포 활성화 증후군은 면역세포인 비만세포가 정상적인 자극 없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히스타민과 트립타제, 프로스타글란딘 등 염증 매개물질을 과다 분비하는 질환이다. 비만세포는 피부와 혈관, 소화기, 호흡기 등 전신의 결합조직과 혈관 주변에 분포하기 때문에 증상도 여러 장기에 걸쳐 나타난다.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원인 없이 반복되는 두드러기와 안면홍조, 가려움증, 복통·설사, 메스꺼움, 저혈압,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이 있다. 심한 경우에는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음식뿐 아니라 냄새, 스트레스, 온도 변화, 운동 등 다양한 자극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정확한 환자 수조차 불명미국 미시간대 내과 연구팀이 제안한 뒤 후속 국제 합의를 거쳐 정립된 진단 기준에 따르면 비만세포 활성화 증후군은 ▲두 개 이상 장기에서 전형적이고 간헐적인 비만세포 활성화 증상이 나타남 ▲증상 발생 시 비만세포 매개물질이 증가함 ▲항히스타민제나 비만세포 안정제 치료에 반응함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진단할 수 있다.다만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비슷해 진단이 쉽지 않다. 현재까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정확한 유병률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질환 특성상 원인 미상의 알레르기나 과민성 질환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완치법은 없다. 치료는 항히스타민제와 비만세포 안정제 등을 우선 사용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생물학적 제제를 고려한다. 아나필락시스 위험이 높은 환자는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를 항상 휴대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이나 냄새, 온도 변화 등 개인별 유발 요인을 찾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리에 가장 중요하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6/29 23:30
  • “두 살 때부터 감자만 먹었다” 42세 여성, 알고 보니 ‘병’ 있었다

    “두 살 때부터 감자만 먹었다” 42세 여성, 알고 보니 ‘병’ 있었다

    두 살 때부터 40년 동안 감자만 먹고 살아온 한 여성이 치료를 통해 처음으로 과일과 채소를 먹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영국 워릭셔주 너니턴에 사는 레이첼 홀(42)은 어린 시절부터 감자 외의 음식은 거의 먹지 못했다. 감자튀김과 구운 감자, 껍질째 구운 감자, 으깬 감자 등 형태만 다를 뿐 식단 대부분이 감자로 이뤄졌다.레이첼은 "감자를 특별히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맛이 거의 없어 지루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대부분의 다른 음식에 대한 공포감이었다"며 "채소나 과일을 먹으려 하면 헛구역질이 나고, 새로운 음식을 삼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했다. 그는 "감자는 자극적인 맛이나 향이 없지만, 강한 맛이 나는 음식은 무서웠다"고 말했다.이 같은 증상은 유아기부터 시작됐다. 레이첼은 "어릴 때 이유식을 입에 넣어주면 뱉어내고 입을 꼭 다문 채 고개를 흔들었다고 부모님께 들었다"며 "부모님은 크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국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수십 년 동안 감자 위주의 식사를 이어오던 레이첼은 올해 건강검진에서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뒤 변화를 결심했다. 감자와 감자튀김 중심의 식습관이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을 들은 것이다.레이첼은 인지행동치료 기반 최면 치료를 진행하는 전문가 데이비드 킬머리를 찾았고, 그 과정에서 ‘회피·제한적 음식 섭취장애(ARFID)’ 진단을 받았다. 그는 "고지혈증 진단을 받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매일 감자만 먹는 삶도 지겨웠고 다양한 맛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과일을 먹고도 헛구역질을 하지 않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총 8차례 치료를 받은 뒤 레이첼은 처음으로 과일과 채소, 닭고기 등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정말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고 있다"며 "바나나와 딸기를 특히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생애 처음으로 달걀과 새싹 채소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했다.치료를 담당한 데이비드 킬머리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ARFID로 고통받지만 원인을 알지 못한 채 혼자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고 말했다.레이첼이 진단받은 회피·제한적 음식 섭취장애는 특정 음식의 맛, 냄새, 색깔, 질감 등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거나 음식 섭취 후 구토·질식 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불안 때문에 음식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섭식장애다. 2013년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기준(DSM-5)에 독립적인 진단명으로 포함됐다. 단순한 편식과 달리 영양 부족이나 체중 감소, 성장 지연, 빈혈 등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부 환자는 특정 음식 근처에만 가도 불안감이나 메스꺼움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거식증이나 폭식증과 달리 체중 증가나 체형에 대한 집착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ARFID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특정 음식에 대한 감각적 민감성, 과거 구토나 질식 경험으로 인한 공포, 불안장애나 강박적 성향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치료는 주로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이뤄진다. 음식에 대한 왜곡된 생각과 불안을 줄이고 새로운 음식을 단계적으로 경험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환자에 따라 영양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희귀질환장가린 기자2026/06/26 12:30
  • 수개월 걸리던 희귀질환 진단, 5일 만에… 신생아 유전체 검사 효과 입증

    수개월 걸리던 희귀질환 진단, 5일 만에… 신생아 유전체 검사 효과 입증

    “낳자마자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고통인데 원인 질환까지 파악되지 않는다면 가족들은 정말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장윤실 교수의 말이다. 중증 신생아의 생명을 좌우하는 ‘신속 전장유전체 분석(Rapid Whole Genome Sequencing)’ 기술이 국내에서도 임상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평균 5일 만에 희귀 유전질환 여부를 확인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고 불필요한 검사와 입원을 줄일 수 있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일부 연구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준비는 이미 끝난 만큼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수개월 걸리던 희귀질환 진단, 5일로 단축지난 24일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국립보건연구원 공동 심포지엄에서는 ‘중증 신생아 신속 유전진단’ 연구 성과가 공개됐다.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신생아 중환자실(NICU)에 입원하는 중증 신생아 가운데 상당수는 희귀 유전질환이 원인이다. 하지만 기존 유전자 검사는 결과 확인까지 4~6주 이상이 소요돼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신생아에게는 사실상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장윤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원인을 모른 채 상태가 나빠지는 신생아를 보며 의료진과 보호자 모두 큰 고통을 겪는다”며 “희귀질환 환자는 평균 5년 이상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진단 방랑’을 겪는데, 신생아에게는 그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신속 전장유전체 분석은 환아와 부모의 유전체를 동시에 분석해 유전질환 여부를 일주일 이내에 확인하는 기술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평균 5.5일 만에 진단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연구팀이 지금까지 중증 신생아 13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진단율은 약 40%에 달했다. 원인을 알 수 없던 중증 신생아 10명 가운데 4명은 유전적 원인을 확인한 셈이다. 진단 결과는 단순한 질병 확인에 그치지 않고 치료 방향 변경, 불필요한 검사 및 시술 감소, 전문 진료 연계 등 실제 임상 의사결정으로 이어졌다.보호자들의 심리적 부담 감소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팀 설문조사 결과 보호자 만족도는 90% 이상이었으며, 진단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치료 방향과 예후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서 불안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불필요한 검사와 시술을 줄이고 입원 기간을 단축하면서 연구 대상자들에서만 약 434일의 입원 기간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2억원 규모다. 장 교수는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될 경우 수십억 원 이상의 의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진단 방랑’ 끝내고 가족 치료 방향까지 결정현장에서 신속 유전진단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례도 소개됐다. 양미선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후 6일 만에 갑작스러운 경련과 호흡곤란, 치명적인 부정맥 증상을 보인 남아 사례를 소개했다. 의료진은 선천성 대사질환인 ‘오르니틴 트랜스카바밀레이스(OTC) 결핍증’을 의심했지만 기존 유전자 패널 검사에서는 원인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하지만 신속 전장유전체 분석 결과 5일 만에 OTC 결핍증을 확진할 수 있었다. 기존 검사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유전자 비암호화 영역(인트론)의 변이가 발견된 것이다. 양 교수는 “진단에 대한 확신을 갖고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고, 희귀질환 산정특례 등록과 향후 임신 계획을 위한 가족 유전상담까지 연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또 다른 사례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 명 정도만 보고된 초희귀질환이 생후 10일 만에 진단됐다. 출생 직후 근긴장 저하와 구개열, 안면 기형 등을 보인 미숙아였지만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기존 방식으로는 수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진단 방랑’을 겪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신속 유전진단을 통해 원인을 조기에 확인하면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녹내장, 경련 등 합병증에 대한 예방 계획까지 세울 수 있었다.양 교수는 “이외에 폐포 모세혈관이 생성되지 않는 치명적 희귀질환으로 확인된 한 신생아는 신속 진단을 통해 예후를 정확히 설명받고 가족이 연명치료 대신 완화의료를 선택했던 사례도 있었다”라며 “신속 유전진단은 단순히 병명을 찾는 것을 넘어 치료와 관리 계획을 앞당기고 가족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유전자 패널 검사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으며 전장유전체 분석은 대부분 연구사업이나 비급여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이날 소개된 사례들 역시 연구비 지원을 통해 검사가 이뤄졌다. 반면, 미국과 영국, 호주 등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 신속 유전체 분석에 보험 적용 또는 국가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이에 대해 장윤실 교수는 “검사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검사 결과를 해석하고 상담하며 치료로 연결하는 시스템”이라며 “국내에서도 다기관 연구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 효과성이 확인된 만큼 건강보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어 “중증 신생아에게는 하루하루가 골든타임”이라며 “원인을 알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국가 차원의 정밀의료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희귀질환오상훈 기자 2026/06/25 12:00
  •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남자”… 온몸 돌처럼 굳는 ‘돌 인간 증후군’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남자”… 온몸 돌처럼 굳는 ‘돌 인간 증후군’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온몸의 근육과 힘줄 등 연부조직이 점차 뼈로 변하는 희귀 유전 질환이 있다. 바로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 (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e, FOP)이다.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방송사 TLC의 다큐멘터리 ‘Most Extreme Humans’에는 우간다 출신 남성 고드프리 바구마(63)의 사연이 소개됐다. 바구마는 2002년 우간다에서 열린 ‘가장 못생긴 사람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바구마는 외모로 인한 수많은 조롱과 차별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당당히 이어가고 있다. 10세 무렵 뺨이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병을 처음 인지한 그는 성인이 되어서야 정확한 진단을 받았으며, 현재는 자신의 병을 숨기지 않고 음악가이자 코미디언, 동기부여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바구마가 앓고 있는 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몸이 돌처럼 굳어간다는 의미에서 ‘돌 인간 증후군(Stone Man Syndrome)’으로도 불린다. 미국 희귀질환기구(NORD)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확진된 환자가 900여 명에 불과하며, 환자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28.7세로 알려져 있다.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은 뼈와 근육의 성장을 담당하는 골형성 단백질(BMP) 신호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ACVR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 유전 질환이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자녀를 갖기 힘들 정도로 장애가 심하기 때문에 발생 과정에서 새롭게 생긴 돌연변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특징적인 초기 소견은 출생 시부터 나타나는 손가락, 발가락 기형이다. 특히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 있거나 길이가 짧은 경우가 많다. 출생 직후에는 다른 이상이 없다가 유아기부터 머리와 목 부위에 멍울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후 아동기에 접어들면 특별한 외상 없이도 턱, 목, 등, 팔다리 등이 붓고 아프기 시작한다. 급성 악화가 지나가고 부종이 가라앉으면 해당 부위에 새로운 뼈가 형성되면서 운동 기능이 점차 제한된다.대개 목과 등에서 시작된 골화는 어깨와 엉덩이 같은 큰 관절로 퍼진 뒤 손과 발 등 작은 관절까지 진행된다. 턱 주변 근육이 뼈로 변하면 입을 벌리기 어려워 음식 섭취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흉곽이나 척추 주변에 발생하면 척추측만증과 호흡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질환이 광범위하게 진행되면 보행이 어려워져 휠체어가 필요할 수 있으며, 만성 호흡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환자들은 일상적인 자극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벼운 낙상이나 타박상 같은 외상은 물론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도 새로운 골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 치과 치료를 위한 국소마취나 예방접종, 심지어 관절 운동 범위를 늘리기 위한 수술조차 신체에는 외상으로 작용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현재까지 이미 굳어버린 신체를 되돌리는 완치법은 없다. 치료는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급성 악화 시에는 스테로이드 등을 사용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며, 최근에는 새로운 뼈 형성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인 팔로바로텐 성분의 소호노스가 도입돼 질환의 진행과 이소성 골화를 늦추는 데 활용되고 있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6/21 21:00
  • “흔히 겪는 아침 증상인데”… 희귀질환 진단받은 30대 여성

    “흔히 겪는 아침 증상인데”… 희귀질환 진단받은 30대 여성

    자고 일어나서 느낀 뻐근함이 심해져 병원 진료를 받았더니 ‘사르코이드종’이라는 희귀질환 진단을 받은 사례가 전해졌다.지난 16일(현지 시각) 외신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마요르카에 거주하는 38세 찰리 윌슨은 지난 2025년 3월 자고 일어난 후 뻐근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찰리는 이 뻐근함이 마치 운동하면 나타나는 근육통 같았다고 표현하며 실제로 운동하지 않았는데도 이런 통증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통증은 지속됐고, 며칠이 지나자 찰리는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친구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이후 그녀는 혼자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다리와 목 근육의 마비 증상이 나타났고, 휠체어를 타고 더 큰 병원으로 옮겨져 약 33개의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희귀 질환인 사르코이드증의 일종인 ‘폐 외부 사르코이드증’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항암치료와 ‘아달리무맙’이라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해 병을 치료하고 있고, 현재 휠체어 없이 조금 걸을 수 있는 상태라고 알려졌다.사르코이드증은 변형된 다양한 백혈구가 뭉쳐 생긴 염증세포 덩어리인 육아종이 폐·피부·림프절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해 기능 부전을 유발하는 희귀 염증성 질환이다. 20~40대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0~29세 사이 젊은 연력에서 사르코이드증의 발병이 특히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전적·면역학적 요소 등이 다양하게 적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서구에서는 1만 명당 1~4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비교적 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0만 명당 1명 미만에게 발생하는 수준으로 흔하지 않은 질환이다. 사르코이드증이 가장 많이 침범하는 장기는 폐지만, 림프나 피부를 포함해 신체 다른 부위에서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간, 골수, 심장, 중추신경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르코이드증이 발생하면 ▲피로감 ▲미열 ▲식욕부진 등 전신 증상을 포함해 호흡기, 피부, 기타 장기에 광범위하게 증상이 나타난다. ▲근육통 ▲결절 ▲붉거나 보라색을 띠는 반점 ▲안구 통증 ▲림프절 부기 ▲실신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환자의 약 90%가 폐에 이상이 나타날 정도로 사르코이드증의 증상은 폐에 흔하게 나타난다. 드물게 신경계 증상이 발생하면 다리나 얼굴 등이 마비되거나 목 근육의 경직이 나타날 수 있다.사르코이드증은 다른 질환과 비슷한 증상이나 검사 소견을 보일 수 있어 하나의 검사로 진단하기 어렵다. 과거 질병 이력 문진과 CT, 혈액 검사 등 철저한 신체 검진을 통해 증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한다.사르코이드증을 앓는 모든 환자가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질환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치료 없이 자연스레 호전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질환이 전신을 침범해 장기에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면, 증상에 맞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등 약물을 주로 사용한다.
    희귀질환이아라 기자 2026/06/19 08:00
  • “귀지 때문인 줄 알았는데”… 5년 뒤 골프공 크기 뇌종양 발견

    “귀지 때문인 줄 알았는데”… 5년 뒤 골프공 크기 뇌종양 발견

    20대 초반부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고 이명이 계속됐지만 단순한 귀 문제로 여겼던 여성이 5년 만에 희귀 뇌종양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에 사는 멜로니 아폰테(26)는 2020년부터 왼쪽 귀의 청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하루 종일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평소 큰 소리로 음악을 들은 탓이라고 생각했고, 병원에서도 귀지가 원인일 수 있다며 귀 약만 처방받았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다른 의사 역시 귀지가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추가 검사는 권하지 않았다. 아폰테는 "의사들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고 나 역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은 ▲한쪽 귀의 경미한 난청 ▲멈추지 않는 이명 ▲불안감과 공황발작 ▲지속되는 편두통 ▲식욕 저하 등이었다.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2022년에는 극심한 불안감과 공황발작이 나타났고 범불안장애(일상적인 상황에서도 과도한 걱정과 불안을 느끼는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아폰테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고 회상했다.음식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 특정 음식이 자신을 해칠 것이라고 생각해 파스타와 닭고기, 쌀처럼 안전하다고 느끼는 음식만 먹었고, 결국 약 18㎏이 빠졌다. 이후에는 신체 증상도 더욱 뚜렷해졌다. 걸을 때 균형을 잡기 어려워 마치 "왼발이 두 개인 것처럼" 비틀거렸고 얼굴 감각이 둔해졌다. 몸이 떨리는 증상과 공황발작도 점점 심해졌다.2024년 말에도 청력 문제가 계속되자 아폰테는 다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담당 의사는 코로나19 후유증이나 독감 때문일 수도 있지만 드물게는 뇌종양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청력 검사에서는 양쪽 귀의 청력이 다른 '비대칭성 난청'이 확인됐고, 2025년 3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끝에 '청신경초종' 진단을 받았다. 아폰테는 "세상이 뒤집힌 것 같았고, 삶이 끝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청신경초종은 청각과 균형을 담당하는 제8 뇌신경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미국 희귀질환기구(NORD)에 따르면 약 1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당시 종양은 약 4.5㎝로 골프공 크기에 가까웠으며 청각과 균형을 담당하는 신경을 압박하고 있었다.아폰테는 2025년 4월 약 13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종양이 안면신경을 감싸고 있어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조직은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현재 왼쪽 귀의 청력을 일부 잃었지만 재활치료를 이어가고 있으며, 2주간 입원한 뒤 걷기와 식사 등 일상생활을 다시 배우는 과정을 거쳤다. 아폰테는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했다"며 "그 경험이 나를 더욱 겸손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청신경초종은 암으로 발전하는 악성 종양은 아니지만 크기가 커지면 청력과 균형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얼굴 감각 이상이나 안면신경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미각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한쪽 귀의 난청과 이명이며, 병이 진행되면 어지럼증, 균형 장애, 얼굴 저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청력 저하를 노화나 일시적인 귀 질환으로 오해해 종양이 상당히 커진 뒤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청신경초종은 청력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진단한다. 종양이 1㎝ 미만으로 작고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정기적으로 크기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종양이 자라거나 두통, 안면마비, 청력 저하 등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고려한다. 최근에는 감마나이프나 선형가속기 같은 정위 방사선수술로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치료도 널리 시행되고 있다.국내에서는 청신경초종 환자가 연간 500~600명 정도 새롭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희귀질환장가린 기자2026/06/15 14:50
  • 25세인데 키 66cm… 中 남성, 여동생이 “평생 돌본다”는데?

    25세인데 키 66cm… 中 남성, 여동생이 “평생 돌본다”는데?

    25세가 됐지만 희귀질환 탓에 키가 66cm에 불과한 중국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특히 그를 평생 돌보겠다는 여동생의 이야기가 화제다.1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 후난성에 거주하는 왕쥔밍(25)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왕씨는 성인이지만 키가 66cm에 불과하고 지능 역시 어린아이 수준이다. 그는 취업이나 학업에 대한 고민 없이 가족의 보살핌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연은 여동생 샤오링(21)이 자신의 SNS에 오빠를 돌보는 일상을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계정에는 수많은 응원 댓글이 이어졌고, 누리꾼과 의료진의 도움으로 왕씨는 지난 2월 정밀 검사를 받게 됐다.검사 결과, 왕씨는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을 진단받았다. 창사 중남대 제2샹야병원 내분비내과 덩차오 박사는 “왕씨에게 성장 관련 유전자인 POU1F1 유전자 이상이 확인됐다”며 “같은 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 중 적절한 치료를 받은 상당수는 정상적인 키와 지능 수준에 도달했다”고 했다. 현재 왕씨는 정기적인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치료 효과를 지켜보고 있다.
    희귀질환이아라 기자2026/06/11 22:30
  • “멀쩡한 음식에서 썩은 냄새 나” 5년간 고생한 女, 원인 뭐였나?

    “멀쩡한 음식에서 썩은 냄새 나” 5년간 고생한 女, 원인 뭐였나?

    임신 이후 모든 음식이 썩은 것처럼 느껴지는 기이한 후각·미각 장애를 겪다 수년 만에 극적으로 회복한 미국 2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임신 후 모든 음식이 ‘썩은 냄새’로지난 3일(현지시각) 외신 매체 ‘니드 투 노우(Need to Know)’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에 거주하는 벨라 데이비스(21)는 17세에 첫 임신을 한 직후, 전혀 예상치 못한 신체 이상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후각과 미각이 심하게 왜곡돼 대부분의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진 것이다. 데이비스는 “담배 냄새는 썩은 땅콩버터 같았고, 양파·마늘·고기류는 썩는 냄새가 나 전혀 먹을 수 없었다”며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가 극심한 고통이었다”고 말했다.데이비스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됐다. 임신 초기에는 물조차 마실 수 없어 3개월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정맥주사에 의존해야 했다. 이로 인해 심각한 저혈당과 빈혈까지 찾아왔다. 첫 출산 후 증상이 잠시 완화되는 듯했으나, 이후 두 번의 임신을 추가로 거치며 증상이 또다시 재발했다. 세 번째 임신 때는 향초, 비누, 향수 같은 일상적인 향조차 견딜 수 없어 가족들이 요리할 때면 방 안에 숨어 지내야 했다.데이비스를 괴롭힌 질환은 ‘이상후각증(parosmia)’으로, 증상이 시작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이는 후각 정보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해 익숙한 냄새가 전혀 다르게, 혹은 극도로 불쾌하게 느껴지는 질환이다. 치료를 위해 신경계 조절 치료 등이 진행됐지만 효과는 없었다. 5년간 이어진 지옥 같은 고통은 최근에서야 갑작스럽게 끝났다. 데이비스는 “모든 걸 내려놓고 받아들이자 거의 하룻밤 사이에 증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햄버거와 타코벨 등 다양한 음식을 정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코로나19 환자 47%도 겪어이상후각증은 후각 수용체가 냄새 신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이를 뇌로 정확히 전달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후각은 미각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상후각이 생기면 음식의 맛 자체가 변형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가장 흔한 발병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이다. 글로벌 화학감각 연구 컨소시엄(GCCR)의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급성 후각 상실 유병률은 약 40~75%에 달하며, 이 중 약 47%가 이상후각증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나 독감 같은 일반 호흡기 바이러스 역시 신경을 손상시켜 이 같은 후각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특정 화학물질이나 대기 오염 노출 같은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상후각증은 대다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일부 환자들은 데이비스처럼 장기적인 만성 장애로 남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의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상후각증 치료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흡연이나 특정 약물 복용, 화학물질 노출이 원인일 경우 이를 즉시 차단해야 한다.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페니토인, 클로나제팜 등의 신경계 조절 약물이 처방되기도 하지만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후각 훈련 치료가 있다. 이는 여러 가지 물질의 냄새를 일정 시간 맡는 과정을 하루 두 차례 반복하는 방식이다. 비강 종양 등 구조적 원인이 있을 때는 코의 감각 수용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하지만 위험 부담이 커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6/10 00:01
  • 출생 후 며칠 지나도 눈 안 뜬 아기… ‘두 눈 없이’ 태어난 희귀병

    출생 후 며칠 지나도 눈 안 뜬 아기… ‘두 눈 없이’ 태어난 희귀병

    신생아는 보통 생후 수 시간 안에 눈을 뜨기 시작하며, 대부분 24~48시간 이내 자연스럽게 눈을 뜬다. 드물게는 눈꺼풀 근육이 미성숙하거나 자궁 환경에 적응해 있어 생후 2주 정도까지 눈을 뜨는 모습을 보호자가 뚜렷하게 관찰하지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 태어난 한 아기의 경우는 달랐다. 조산사들은 ‘흔히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지만, 정밀 검사 결과 두 눈이 형성되지 않은 초희귀 선천성 질환이 확인됐다.◇두 눈 없이 태어난 아이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 선(The Sun)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베스 페어-로턴은 지난해 1월 아들 루디를 출산했다. 출생 직후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기가 눈을 뜨지 않자 이상함을 느꼈다. 페어-로턴은 “조산사에게 여러 차례 진찰을 요청했지만 괜찮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아기가 며칠 동안 눈을 뜨지 않는 것은 정상이라고 했다”고 말했다.이미 첫째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던 페어-로턴은 설명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다. 결국 추가 검사를 요구했고, 의료진이 루디의 눈꺼풀을 직접 열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후 다른 조산사와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 전문의가 차례로 진료한 끝에 루디는 양측 무안구증 진단을 받았다. 무안구증은 안구와 시신경이 형성되지 않은 채 태어나는 희귀 질환이다.추가 유전자 검사에서는 ‘SOX2’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됐다. SOX2는 현재 무안구증과 소안구증의 주요 원인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루디는 무안구증 외에도 중등도 청력 손실과 삼킴 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튜브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으며, 안면 구조의 정상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안와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치료를 받고 있다. 페어-로턴은 “삶이 병원 진료와 치료 일정의 연속이 됐다”며 “그럼에도 루디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최근에는 어린이집에도 다니기 시작했다”고 했다.◇태아 시기 눈 형성 멈춰무안구증은 한쪽 또는 양쪽 눈이 선천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태아 발달 초기 단계에서 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중단되면서 발생한다. 영국 MRC 인간유전학연구소에 따르면 무안구증과 소안구증의 출생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3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양측성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된다. 임신 중 초음파 검사나 태아 MRI(자기공명영상), 기형아 검사 과정에서 발견되기도 하지만 모든 사례가 산전 검사에서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태아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SOX2 유전자 돌연변이나 염색체 이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약물, 화학물질, 바이러스 노출 등 환경적 요인이 위험을 높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사례가 적어 관련 연구는 아직 제한적이다.현재 의료 기술로는 무안구증 환자에게 새로운 눈을 만들어 시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는 불가능하다. 대신 안와의 정상적인 성장과 얼굴 비대칭 예방을 위해 보형물 삽입이나 의안 착용 치료를 시행한다. 이러한 치료는 외형적인 개선뿐 아니라 안면골의 성장 발달을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2026/06/08 15:00
  • 시험 스트레스 받다가 ‘피눈물’ 흘린 11세 소년… 무슨 일?

    시험 스트레스 받다가 ‘피눈물’ 흘린 11세 소년… 무슨 일?

    극심한 스트레스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 질환 때문에 눈과 코, 귀에서 반복적으로 출혈이 발생한 11세 소년의 사례가 보고됐다. 해당 질환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50건 미만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인도 정부 의과대학, 안드라 의과대학 등 의료진에 따르면 11세 남아가 한 달 동안 눈, 코, 귀에서 반복적으로 출혈이 발생하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출혈은 특별한 외상이나 질환 없이 갑자기 나타났으며 통증도 없었다. 증상은 수 분 내 저절로 멈추는 양상을 보였다.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실제 출혈 장면을 직접 확인했고, 분비물을 분석한 결과 실제 혈액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피부와 점막에는 상처나 병변이 발견되지 않았다. 혈액검사와 응고검사, 간·신장 기능 검사 등을 시행했으나 모두 정상 범위였다. 출혈성 질환이나 국소 병변, 자해 가능성 등도 배제됐다.문진 과정에서 의료진은 증상이 시험 준비, 또래 관계 스트레스, 학업 성적에 대한 부모의 기대 등 심리적 부담이 큰 시기에 주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실시된 정신건강 평가에서도 학업과 관련된 불안이 확인됐다. 광범위한 검사 끝에 의료진은 환자를 혈한증으로 진단했다. 혈한증은 피부나 점막에 상처가 없음에도 혈액이 섞인 분비물이 나오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의료진은 소년에게 베타차단제인 프로프라놀롤을 처방하고 인지행동치료(CBT)를 병행했다. 치료 시작 2주 만에 출혈 빈도가 크게 감소했고, 4주 후에는 경미한 증상만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이후 3개월 추적 관찰에서는 일상생활 중 출혈 증상이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혈한증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50건 미만만 보고된 희귀 질환이다.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나타나며 특히 아시아 지역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얼굴 부위에서 발생하며 눈 주위나 코, 귀 등에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시각적으로 매우 충격적이어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불안감을 주고, 출혈성 질환으로 오인돼 과도한 검사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극심한 정서적 스트레스나 공포, 심리적 외상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가설은 강한 스트레스로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땀샘 주변의 미세혈관이 손상되고, 이 과정에서 혈액이 땀샘관이나 점막으로 스며 나와 혈액이 섞인 분비물이 나타난다는 것이다.다만 연구진은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 수가 매우 적고 발병 기전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례만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혈한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이 사례는 ‘SAGE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6/07 20:00
  • 밥 먹을 때마다 실신하던 여성, ‘심장 신경’ 제거해 병 고쳤다

    밥 먹을 때마다 실신하던 여성, ‘심장 신경’ 제거해 병 고쳤다

    음식을 삼킬 때마다 심장 박동이 느려지거나 일시적으로 멈추면서 실신하는 희귀 질환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150건도 채 되지 않는 ‘심장 억제성 연하실신’이다. 수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실신에 시달리던 영국의 한 여성이 새로운 치료법을 통해 일상을 되찾은 사연이 전해졌다.◇음식 먹을 때마다 실신지난 3일(현지시각) 외신 미러(Mirror)에 따르면 영국 하트퍼드셔주에 거주하는 사라 홀(50)은 39세 때 처음으로 실신과 구토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이후 몇 년이 지나면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어지럼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는 정기적으로 의식을 잃을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다. 홀은 증상을 갱년기 변화나 저혈당, 탈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조산사로 일하면서 식사와 수분 섭취를 제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밤에 나타나는 증상도 단순한 호르몬 변화 때문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상태는 점점 심각해져 홀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의식을 잃을 정도가 됐고, 사람들 앞에서 식사하는 것조차 두려워졌다. 결국 가족과 함께 식사하던 중 어린 자녀들 앞에서 실신한 뒤 병원을 찾았다. 전문의 진료와 심장 모니터 검사 결과 의료진은 그의 심장이 24시간 동안 12차례나 멈춘 사실을 확인했다. 홀은 음식을 삼킬 때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해 심장 박동이 급격히 느려지거나 일시적으로 멈추는 ‘심장억제성 연하실신’ 진단을 받았다.연하실신은 음식을 삼키는 행위 자체가 실신을 유발하는 매우 드문 형태의 상황성 실신이다. 원광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의 증례 보고에 따르면 식도와 미주신경 사이의 반사 작용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심박출량이 감소해 발생한다. 이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어지럼증이나 실신이 나타난다. 심장 질환이나 식도 질환과 관련된 경우가 많으며, 드물게는 위·식도 내시경 검사 도중 발생하기도 한다. 음식의 종류나 온도, 식도의 기계적 자극 등이 유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심장 신경 제거하자 실신 사라져기존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의료진은 심장신경절제술(Cardioneural Ablation·CNA)을 시행했다. 이 시술은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심장에 카테터를 삽입한 뒤, 심장 박동을 과도하게 억제하는 신경세포를 찾아 열로 제거하는 방식이다.영국 심장재단(BHF)과 국립보건연구원(NIHR) 임페리얼 생의학연구센터 지원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이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평균 실신 횟수가 연간 19회에서 약 1회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하메드 주하르 박사는 “일부 환자는 1년에 100번 가까이 실신하며 다음 실신이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간다”며 “CNA는 질환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홀은 2024년 시술을 받은 뒤 단 한 차례도 실신하지 않았다. 그는 “예전에는 식사할 때마다 극심한 어지럼증이 몰려왔고 언제 의식을 잃을지 몰라 두려웠다”며 “이제는 다시 외식을 하고, 운전을 하고, 일도 할 수 있게 됐다. 삶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6/05 21:00
  • 구토 반복하던 아기, 알고 보니 희귀질환… “3세 못 넘기는 병”

    구토 반복하던 아기, 알고 보니 희귀질환… “3세 못 넘기는 병”

    희귀 유전질환을 앓는 남매를 키우고 있는 부부의 사례가 전해졌다.지난 5월 31일(현지시각) 외신 매체 피플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에 거주하는 질리안 아널드·도널드 아널드 부부의 첫째 아들 로만은 신생아 때 구토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단순히 음식이 역류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생후 6개월 차 정기 검진에서 로만의 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사실이 확인돼 추가 검사를 받았고, 희귀 유전질환인 ‘산성 스핑고미엘린 분해효소 결핍증(ASMD)’을 진단받았다. 이 병은 ‘니만-픽 병’이라고도 알려진 아주 희귀한 유전질환이다. 질리안은 “로만이 이 질환을 진단받고 며칠 후 내가 둘째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매우 힘들었다”며 “둘째 스텔라도 출생 직후 받은 검사에서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마음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질리안은 로만이 구토를 자주 하고 체구가 조금 작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전했다. 유전 변이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부부 모두 변이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임신 전 유전자 검사에서도 변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로만과 스텔라는 각각 7세, 6세로 모두 A형 ASMD을 진단 받았고,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를 주로 받는 상황이다.‘산성 스핑고미엘린 분해효소 결핍증’은 체내 지방 물질을 분해하는 스핑고미엘린 효소가 유전적 결함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한다. A·B형은 지질이 분해되지 못하고 체내 세포에 쌓여 세포를 파괴하고 주요 기관의 기능 부전이 일어나 발생한다. C·D형은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지질의 대사 이상으로 간, 비장, 뇌에 콜레스테롤과 지질이 다량 축적되며 발생한다. 영아형이라고 불리는 A형은 출생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생후 수개월 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빠르게 진행돼 2~3세 이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 초기에 ▲반복되는 구토 ▲변비 ▲근 긴장도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3~6개월 사이 간비종대(간과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상태)로 인해 배 둘레가 커지고, 6개월이 지나면 정신 운동의 발달 지연이 나타난다.B형은 보통 학령기에 많이 생기고 A형처럼 간비종대가 나타나지만, 운동 능력 소실과 같은 신경성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유형과 달리 성인기까지 생명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C·D형은 보통 학령기에 많이 생기고, ▲간비종대 ▲안구 수직 운동 마비 ▲조정 장애 ▲보행 장애 ▲발작 등이 나타난다. 1세 이전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학령기 이전 사망하는 경우가 많고, 성인기에 이 유형이 나타나는 환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생존하기도 한다.임상 증상을 기본으로 효소 검사와 돌연변이 검사 등을 시행해 유형을 정확히 진단한다. 현재까지 이 질환에 대한 명확한 치료법이 없고 부족한 스핑고미엘린 세포 수치를 올리는 방법이 연구 중이다. ▲저콜레스테롤 식이 ▲콜레스테롤 저하 약물 ▲조혈모세포이식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지질 침착을 일부 막을 수 있고 질병 경과에 효과를 봤다는 보고는 있다. 다만, 중추신경계 질환의 진행을 늦추거나, 세포 내 콜레스테롤 대사에 변화를 주는 방법은 아직 없다.
    희귀질환이아라 기자2026/06/02 16:20
  • “癌 170번”… 전 세계 의학계 놀라게 한 남성, 무슨 사연?

    “癌 170번”… 전 세계 의학계 놀라게 한 남성, 무슨 사연?

    희귀 유전 질환으로 인해 170번이나 암에 걸린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31일(현지시각) 외신 더 선(The Sun)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션 브라이닝거(47)는 지금까지 인후암 2회, 혀암, 방광암, 식도암, 구강암 15회, 피부암 150회 등을 겪었다. 최근에는 턱뼈암 진단을 받아 추가 수술을 앞두고 있다.브라이닝거는 앞선 2011년, ‘판코니 빈혈’이라는 희귀 유전 질환 진단을 받았다. 판코니 빈혈은 DNA 손상을 복구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골수 기능 저하와 암 발생 위험 증가를 초래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정상적인 세포는 DNA가 손상되면 이를 복구하거나 제거하지만, 판코니 빈혈 환자는 이러한 유전자에 결함이 있어 손상된 DNA와 변이가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백혈병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뿐 아니라 구강암, 혀암, 인후암, 식도암, 피부암 등 다양한 암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브라이닝거 역시 일반인보다 암 발생 위험이 약 750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코니 암 재단의 CEO이자 암 생물학자 이시스 스로카 박사는 “판코니 빈혈 환자는 평생 동안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암에 걸릴 수 있다”며 “브라이닝거처럼 이토록 많은 암 진단과 치료를 경험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브라이닝거는 진단 후 1년 만에 골수 이식을 받았지만, 암은 계속 재발했다. 그는 “암 진단을 한 번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암이 계속 생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고통은 몇 배로 커진다”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또 영혼까지 지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이닝거 부부는 2021년 간병인 전문 지원 비영리 단체 ‘The Negative Space’를 설립해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놓인 환자 가족들을 돕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판코니 빈혈의 원인으로는 현재까지 20개 이상의 관련 유전자 변이가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FANCA’ 유전자 이상이다. 판코니 빈혈 환자는 골수 기능이 저하되면서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창백해지고, 멍이 잘 들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엄지손가락 기형, 저신장, 청력 이상, 카페오레 반점(갈색 반점) 등 선천적 신체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치료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식에 성공하면 골수 기능을 회복시켜 혈액세포 생성 능력을 개선하고, 추후 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피부·구강·식도 등 전신에 존재하는 DNA 복구 결함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이식 후에도 암 발생 위험은 계속 남아 있다.판코니 빈혈 환자는 백혈병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아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골수 검사가 권고된다. 구강·혀·인후두·식도 등에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 정기적인 두경부암 검진이 필요하며, 여성의 경우 생식기암 발생의 위험이 매우 높아 16세 또는 초경 이후부터는 매년 자궁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DNA 복구 기능 이상으로 인해 항암치료에 대한 부작용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희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6/02 02:20
  • “질병 코드 없는 극희귀질환, 치료·돌봄 공백 심각… 지원 체계 마련해야”

    “질병 코드 없는 극희귀질환, 치료·돌봄 공백 심각… 지원 체계 마련해야”

    발달성·뇌전증성 뇌병증-31은 뇌 신호 전달 체계에 관여하는 ‘DNM1 유전자’의 변이로 발생하는 희귀병이다. 뇌전증, 자폐증, 지적장애, 운동·발달 지연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지만, 아직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조절하는 데 그치고 있다. 국내 유병인구가 200명도 안 되는 극희귀질환으로, 별도의 질병코드마저 없다. 이로 인해 여러 지원 제도나 혜택 등에서도 배제되는 실정이다. DNM1 유전자 환우회 김양지 대표를 만나 치료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진단 당시를 떠올린다면?“아이가 태어난 지 8~9개월 됐을 때 처음 사시 증상이 나타났다. 10개월이 되자 거북이가 목을 움츠리는 듯한 행동을 하면서 반복적인 경련을 보였다. 동네 소아과 진료 후 대형병원으로 의뢰됐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환을 진단 받았다.”-현재는 어떤 상태인가?“진단 후에도 난치성 경련을 겪으며 이전에 습득했던 발달 기능이 퇴행하는 과정을 겪었다. 경련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여러 약물 치료를 이어오다 현재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만 5세인 지금도 독립보행이나 의미 있는 언어 표현은 어려운 상태며 뇌전증, 뇌병변, 지적·언어 장애를 진단받은 상황이다.”-환우회는 어떻게 시작했나?“2024년 아이가 뇌전증 재발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DNM1 관련 논문 발표를 앞둔 해외 의료진을 만났다. 질환에 대한 설명, 연구 흐름, 환우회가 질환 개선 측면에서 맡는 역할 등을 들었다. 당시는 국내외 모두 DNM1 유전자 변이 환우회가 없어 질환에 대한 정보가 절실했고, ‘우리가 먼저 주도해보자’고 결심하게 됐다. 수소문 끝에 다른 환아와 부모 여섯 명을 모아 출범했다. 환자 간 경험을 공유하며 질환 정보를 모으고, 국내외 연구나 치료 동향을 파악해 정보 공백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2025년 극희귀질환 지정, 산정특례 적용이라는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냈다.”-현재 환우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과 심각한 발달 지연이 가장 큰 문제다. 목을 가누지 못해 누워서 생활하는 환아, 자폐·지적장애를 보이는 환아 등 증상 스펙트럼이 넓다. 척추측만증, 골반 틀어짐 등 합병증도 따라와 신경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에 내원하느라 병원 방문 횟수를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다. 자립적인 생활이 어려워 삶 전반에서 치료와 부모 돌봄이 큰 상황인데도 장기적인 삶에 대한 지원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질병코드가 증상 기준으로 적용돼, 동일 질환인데도 뇌전증 증상이 없으면 다른 질환으로 분류돼 산정특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환우회의 목표는?“연구 협력과 가족의 삶 지원을 중심으로 환우와 가족이 장기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한다. 현재는 의료·복지·교육 체계가 자동으로 연계되지 않아 보호자가 각각의 제도를 개별적으로 찾아야 한다. 특히 학령기, 성인 전환기 등에는 아이의 상태를 반복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희귀질환 특성과 중증도, 높은 돌봄 부담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이고 연계된 맞춤형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비영시리민단체로 전환하는 것과 더불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질환 인식 개선 활동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보호자들은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큰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환우회가 환우와 가족들이 평생 서로를 지지하고 돌볼 수 있는 관계망이 되어주길 바란다. 환우 단체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공동체’다. 치료제 도입, 급여, 접근성 등 다양한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희귀질환최지우 기자2026/05/29 08:20
  • 신체 비대칭으로 자라는 아이, 양측 팔다리 뼈 나이도 달랐다

    신체 비대칭으로 자라는 아이, 양측 팔다리 뼈 나이도 달랐다

    신체의 한쪽이 다른 쪽보다 비대하게 성장하는 ‘선천성 편측 비대증’ 환아는 양쪽 팔다리의 길이뿐만 아니라 ‘뼈가 성숙하는 속도’도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선천성 편측 비대증 및 편측 저형성증은 신체의 한쪽이 반대쪽보다 눈에 띄게 크거나 작게 자라는 희귀질환이다. 양쪽 팔다리의 길이나 굵기가 비대칭적으로 자라며, 길이 차이가 심해지면 몸의 균형이 무너져 보행 장애, 척추 측만, 관절의 퇴행성 변화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로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Beckwith-Wiedemann syndrome)이나 실버-러셀 증후군(Silver-Russell syndrome) 같은 유전적 이상이 대표적인 원인이다.팔다리 길이 차이를 교정할 때는 흔히 성장판 수술을 시행하며, 정확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뼈 나이 측정이 필수적이다. 진료 현장에서는 환아의 양쪽 뼈 나이가 다를 수 있다는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어 기존에는 한쪽 뼈 나이만을 기준으로 남은 성장량을 예측해왔다.이에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 이원익 임상강사 연구팀은 질환 특성상 양측 뼈의 성숙 속도 자체에 차이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해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검사를 마친 총 118명의 환아(▲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 34명 ▲실버-러셀 증후군 14명 ▲PIK3CA 연관 과성장 증후군 14명 ▲특발성군 56명)를 대상으로 한국 표준 골연령 차트와 수정된 Fels 체계를 이용해 뼈 나이를 비교 분석했다.특히 뼈의 성숙도를 정량화하는 ‘수정된 Fels 체계’를 적용해, 기존 방식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수개월 단위의 미세한 뼈 나이 차이까지 정밀하게 계산해냈다. 또한, 다리 성장의 약 65%가 무릎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실제 성장판 수술도 이 부위에서 시행되는 점을 고려해, 기존처럼 손 뼈 나이 측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수술 부위인 무릎 뼈 나이까지 추가로 분석해 예측의 정확도를 높였다.연구 결과, 단순히 환아들의 좌우 뼈 나이를 비교했을 때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 ‘길이가 긴 쪽’과 ‘짧은 쪽’으로 나누어 비교하자 명확한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 환아군에서 길이가 긴 팔의 뼈 나이가 짧은 쪽보다 평균 1.2개월 더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에서 이러한 뼈 성장의 비대칭성이 가장 두드러졌다. 해당 환아군의 경우, 길이가 긴 다리의 뼈 나이가 평균 7.1개월 더 많았으며, 길이가 긴 팔의 뼈 나이 역시 3.2개월 더 앞서 있었다. 이는 뼈의 성장 속도 차이가 단순한 해부학적 방향(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질환으로 인한 신체의 ‘과성장’ 자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실버-러셀 증후군 등 다른 질환군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사지 길이 교정 수술의 정밀도를 크게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처럼 한쪽 뼈 나이만 기준으로 남은 성장량을 예측하면 최종 다리 길이 차이를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긴 쪽 다리의 뼈가 더 빨리 자라는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수술 시기를 계획하면, 불필요한 과교정이나 재수술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신창호 교수는 “선천성 편측 비대증·저형성증 환자에서 팔다리 길이 차이를 치료할 때는 단순히 길이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 뼈가 더 빨리 자라고 있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가 환아들의 성장 예측과 수술 계획 수립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hildren’s Orthopaedics’ 최근호에 게재됐다.
    희귀질환오상훈 기자 2026/05/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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