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 170번”… 전 세계 의학계 놀라게 한 남성, 무슨 사연?

입력 2026.06.02 02:20

[해외토픽]

션 브라이닝거
희귀 유전 질환인 판코니 빈혈을 앓고 있는 션 브라이닝거는 지금까지 170차례 암 진단을 받았다./사진=더 선
희귀 유전 질환으로 인해 170번이나 암에 걸린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1일(현지시각) 외신 더 선(The Sun)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션 브라이닝거(47)는 지금까지 인후암 2회, 혀암, 방광암, 식도암, 구강암 15회, 피부암 150회 등을 겪었다. 최근에는 턱뼈암 진단을 받아 추가 수술을 앞두고 있다.

브라이닝거는 앞선 2011년, ‘판코니 빈혈’이라는 희귀 유전 질환 진단을 받았다. 판코니 빈혈은 DNA 손상을 복구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골수 기능 저하와 암 발생 위험 증가를 초래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정상적인 세포는 DNA가 손상되면 이를 복구하거나 제거하지만, 판코니 빈혈 환자는 이러한 유전자에 결함이 있어 손상된 DNA와 변이가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백혈병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뿐 아니라 구강암, 혀암, 인후암, 식도암, 피부암 등 다양한 암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브라이닝거 역시 일반인보다 암 발생 위험이 약 750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코니 암 재단의 CEO이자 암 생물학자 이시스 스로카 박사는 “판코니 빈혈 환자는 평생 동안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암에 걸릴 수 있다”며 “브라이닝거처럼 이토록 많은 암 진단과 치료를 경험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브라이닝거는 진단 후 1년 만에 골수 이식을 받았지만, 암은 계속 재발했다. 그는 “암 진단을 한 번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암이 계속 생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고통은 몇 배로 커진다”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또 영혼까지 지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이닝거 부부는 2021년 간병인 전문 지원 비영리 단체 ‘The Negative Space’를 설립해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놓인 환자 가족들을 돕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판코니 빈혈의 원인으로는 현재까지 20개 이상의 관련 유전자 변이가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FANCA’ 유전자 이상이다. 판코니 빈혈 환자는 골수 기능이 저하되면서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창백해지고, 멍이 잘 들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엄지손가락 기형, 저신장, 청력 이상, 카페오레 반점(갈색 반점) 등 선천적 신체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는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식에 성공하면 골수 기능을 회복시켜 혈액세포 생성 능력을 개선하고, 추후 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피부·구강·식도 등 전신에 존재하는 DNA 복구 결함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이식 후에도 암 발생 위험은 계속 남아 있다.

판코니 빈혈 환자는 백혈병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아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골수 검사가 권고된다. 구강·혀·인후두·식도 등에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 정기적인 두경부암 검진이 필요하며, 여성의 경우 생식기암 발생의 위험이 매우 높아 16세 또는 초경 이후부터는 매년 자궁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DNA 복구 기능 이상으로 인해 항암치료에 대한 부작용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