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회 탐방]
한국기면병환우협회 이한 대표 인터뷰
기면병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졸림으로 의지와 상관없이 발작적인 수면을 취하게 되는 신경학적 희귀질환이다. 뇌의 수면·각성 조절 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의학적 질환임에도 사회적 인식 부족과 제한적인 치료 등으로 일상생활 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기면병환우협회 이한(45) 대표를 만나 국내 기면병 환자들의 치료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진단 당시를 떠올린다면?
-진단 당시를 떠올린다면?
“어렸을 때부터 잠이 많았다. 학교에서 졸음을 참지 못해 혼나고 집에서는 나태하다고 지적받았다. 중학생 때 자전거를 타다 갑자기 온몸의 힘이 빠지는 탈력 발작이 나타나 크게 다치기도 했다. 하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질환 때문일 거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못했고, 26세가 돼서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처음 진단받았다.”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하다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하다고?
“기면병은 단순히 졸음이 많은 질환이 아니라 주간 졸림, 탈력 발작, 야간수면장애, 수면마비(가위 눌림)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는 신경계질환이다. 한국 사회에서 졸음은 여전히 질환의 증상보다는 나태함이나 의지 부족의 문제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은 수업 시간에 졸지 않아야 성실하다고 평가받고 성인은 피곤함을 드러내지 않고 업무를 수행해야 유능하다는 기대를 받는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기면병 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게으르거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오해와 편견에 직면한다. 실제로 기면병으로 인해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스스로 퇴직 혹은 이직하는 사례가 있으며, 가족들조차 정신력이나 생활습관 문제로 여기며 환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환경 또한 좋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기면병은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많지 않은데다,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문제도 있다.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물은 ADHD 치료제 오남용 문제의 영향으로 처방과 공급이 불안정한 경우가 있고, 암페타민 계열 약물이나 GHB 성분 치료제는 국내에서 마약류로 분류돼 사용이 불가능하다. 지난해에는 탈력 발작과 주간 졸림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와킥스’가 약가 문제로 국내 수입이 중단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값과 해외 배송비까지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환우회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진단 당시 자조모임은 있었으나 의료 환경이나 처우 개선 등을 위한 단체가 없어 2007년에 직접 만들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면병 환자는 약 8551명이며 그중 3000명 정도가 한국기면병환우협회에 소속돼 있다. 단체 출범 이후 기면병이 국내 수면질환 최초로 희귀난치성질환에 포함되도록 하는 데 힘썼고 징병신체검사 기준에도 기면병이 반영되도록 개선을 이끌었다.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8세 미만 기면병 환자의 모다피닐 처방을 제한했을 당시에는 수면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항의 의견을 전달해 해당 조치가 철회되도록 했다. 모다피닐이 처방 제한될 경우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만 사용 가능한데, 약효 지속시간이 3분의 1 가량으로 짧고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향후 환우회의 목표가 있다면?
“기면병은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많지 않은데다, 장기간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문제도 있다.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물은 ADHD 치료제 오남용 문제의 영향으로 처방과 공급이 불안정한 경우가 있고, 암페타민 계열 약물이나 GHB 성분 치료제는 국내에서 마약류로 분류돼 사용이 불가능하다. 지난해에는 탈력 발작과 주간 졸림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와킥스’가 약가 문제로 국내 수입이 중단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약값과 해외 배송비까지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환우회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진단 당시 자조모임은 있었으나 의료 환경이나 처우 개선 등을 위한 단체가 없어 2007년에 직접 만들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면병 환자는 약 8551명이며 그중 3000명 정도가 한국기면병환우협회에 소속돼 있다. 단체 출범 이후 기면병이 국내 수면질환 최초로 희귀난치성질환에 포함되도록 하는 데 힘썼고 징병신체검사 기준에도 기면병이 반영되도록 개선을 이끌었다.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8세 미만 기면병 환자의 모다피닐 처방을 제한했을 당시에는 수면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항의 의견을 전달해 해당 조치가 철회되도록 했다. 모다피닐이 처방 제한될 경우 메틸페니데이트 계열 약만 사용 가능한데, 약효 지속시간이 3분의 1 가량으로 짧고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향후 환우회의 목표가 있다면?
“환우들이 질환 때문에 학교나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기면병은 신경계 질환으로 분류돼 있지만 장애인복지법상 장애 판정 기준에서는 정신장애로 분류돼 정신과 진단과 2년 이상의 동반 질환 요건을 충족해야만 장애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질환 특성에 맞는 장애 인정 체계를 마련하고, 완치 치료법이 없는 만큼 필요한 약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미국은 근무시간 조정이나 휴직 등 합리적인 편의를 제공하고, 영국은 증상으로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운 환자에게 주거비를 지원하는 등 기면병 환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 사례처럼 환자들이 질환 때문에 학업이나 직장을 포기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