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함·성욕 감퇴… 40세 이상 남성 4명 중 1명 갱년기 증상

입력 2015.08.26 04:00

[Hstory] 남성 갱년기 극복 전략
대부분 노화로 생각… 대처법 잘 몰라
방치하면 동맥경화·대사 질환 위험
스트레스·담배·술 줄여야 예방·극복 가능

40대 중반이 넘은 남성들은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남성성'이 예전 같지 않거나, 신체적·정신적 컨디션이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 이때 의심하는 것이 '남성 갱년기'이다. 대한남성과학회에서 2010년 전국의 40대 이상 남성 2000여 명을 대상으로 남성호르몬 검사를 한 결과, 28.4%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에 못미치는 남성 갱년기 상태였다.

40대 이상 남성은 4명 중 1명 꼴로 갱년기를 경험하지만, 적절하게 대처하는 사람은 드물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며 아예 신경을 끄거나, 남성으로서의 매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생각하며 마냥 우울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남성 갱년기 증상은 너무 무심하게 받아들여서도,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남성 갱년기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충민 기자
과한 남성 갱년기 증상을 무심히 받아들이면 앞으로 남은 삶의 질이 저하될 뿐 아니라,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남성 갱년기를 겪으면 노화가 촉진되고 성기능·기억력 저하, 우울증 등도 생긴다"며 "중장년층 남성 건강의 적(敵)"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대한남성과학회 회장)는 "남성 갱년기 증상을 방치해 혈중 남성호르몬 농도가 낮은 상태가 지속되면 동맥경화나 대사증후군 등 각종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남성 갱년기 증상〈그래픽〉이 심하고,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았을 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8nmol/ℓ 또는 231ng/㎗ 이하라면 의학적 치료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남성 갱년기를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 남성 갱년기는 폐경이 원인인 여성과 달리 모든 남성에게 다 오는 것이 아니고, 증상이 심한 정도도 제각각이다. 무엇보다 예방과 극복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세웅 교수는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는 정도는 스트레스나 음주·흡연·비만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나타나고, 그 차이에 의해 갱년기가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노화현상으로 남성호르몬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이미 생긴 남성 갱년기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남성 갱년기가 오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테스토스테론 합성이 잘 되지 않는다.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명순철 교수는 "갱년기가 많이 나타나는 50대의 경우 퇴직·자녀 문제·가정 불화 등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다수"라며 "중년 남성은 스트레스만 줄여도 갱년기 증상 완화나 예방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남성 갱년기와 여성 갱년기

남성은 남성호르몬이 30세부터 서서히 감소해, 40~50세가 되면 4명 중 1명이 성욕 감퇴·우울증·체지방량 증가 등 갱년기 증상을 경험한다. 반면 여성은 모두 폐경을 겪으면서 여성호르몬이 급감, 안면홍조·우울증 같은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은 월경이 끊기고 증상이 있을 때, 남성은 증상이 있으면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8nmol/L 또는 231ng/㎗ 이하면 갱년기로 진단한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