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한 쪽 눈이 안 보일때 의심해야 할 질환은"

입력 2020.01.20 09:26

‘명의톡톡’ 명의의 질환 이야기
‘다발성경화증 치료 명의’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

윤성상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 /경희대병원 제공

다발성경화증은 뇌졸중과 비슷해, ‘서양풍’이라고 불리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희귀난치질환이며, 인지도가 낮다. 유럽과 북미 등에서는 1천명에 1명꼴로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발생률이 낮은 탓(우리나라 기준 환자 수 약 1700명)이다. 간과하기에는 시각 장애나 하지 마비 등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나 평소 질환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게 좋다. 다발성경화증 명의로 알려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와 함께 해당 질환을 알아봤다.

Q. 다발성경화증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A. 간단히 말하자면 면역 체계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입니다. 여러 면역 질환처럼 우리 몸의 면역계가 정상 조직을 공격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을 둘러싼 ‘수초(신경섬유 주위를 둘러싼 막)’라는 조직이 공격받습니다. 면역 상태에 따라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지만 이와 별개로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이 축적돼, 장애가 남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병이 진행되면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Q. 몸에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A. 다발성이라는 말은 여러 군데, 여러 횟수를 의미합니다. 두 번 이상의 증상이 두 군데 이상 나타납니다. 중추신경계 중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증상은 다양합니다. 뇌를 침범하면 운동마비와 언어장애, 의식장애가 나타납니다. 척수를 침범하면 사지 운동마비나 감각이상, 배변장애, 시력장애나 감퇴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심하면 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감각이상입니다. 신체의 특정 부분에 마비가 오거나, 감각이 이상하게 느껴지죠. 환자는 흔히 ‘부분 마취 주사를 맞은 것 같다’ ‘이 부위만 저리고 느낌이 이상하다’고 표현합니다. 여기서 방치하면 시력장애 같은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납니다.

Q. 부위별로 자세히 알려주세요.

A.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눈에 나타나는 시신경염입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 약 25%에서 처음 발현하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성인에게 처음 시신경염이 나타났을 경우 50% 이상 환자에게 시간이 지난 뒤 다발성경화증의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양쪽 눈이 아니라 한쪽 눈부터 저하되는 편입니다. 드물게 양쪽 시력이 동시에 저하되기도 합니다.

뇌간 증상도 있습니다. 안구운동에 문제가 생기며, 이로 인해 한 개의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그림자가 생겨 보이는 복시가 나타납니다. 어지럼증 등도 해당합니다.

급성척수염 증상은 사지나 몸통 근육 마비, 대소변 장애, 성기능 장애입니다. 감각 저하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날카로운 통증이나 얼얼한 느낌, 화끈거림 같은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울증이나 피로도 주요 증상입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 약 50%는 우울증을 경험하며 90%가 피로를 호소합니다.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인지기능 저하도 흔합니다.

Q. 특히 주의해야 할 사람이 있나요?

A. 면역계 이상이라 정확히 알려진 발병 원인은 없습니다. 단, 20~40세 사이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여성의 발병률은 남성의 약 2배입니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 어느 날 한 쪽 눈이 갑자기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의심하길 권합니다.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경우이기 때문이죠. 유전은 아니지만, 가족 중에 환자가 있다면 더욱 의심해야 합니다.

윤선상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 /경희대병원 제공

Q.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A. 완치가 힘들어, 빨리 진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최초 발병시 바로 치료에 돌입하는 게 목표죠. 진단을 위해서는 병력 청취 및 신경학적 검진을 바탕으로 MRI, 뇌척수액 검사, 유발전위 검사, 혈액검사 등을 진행합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MRI를 찍어보면 하얗게 보이는 ‘백질’ 부분에서 병소가 잘 관찰되므로, 숙련된 의사라면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Q. 완치가 힘들다는데, 치료는 어떻게 합니까?

A. 다발성경화증은 크게 진행 양상이 4가지로 나뉩니다. ▲증상이 나타난 뒤 평생 재발하지 않는 유형 ▲호전-악화를 반복하는 유형 ▲증상이 나타난 뒤 계속 악화되는 유형 ▲첫 증상 이후 호전-악화를 반복하다 어느 순간부터 계속 악화되는 유형입니다. 첫 증상이 심각하다면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대량 투여해 면역을 조절합니다. 급성 염증과 증상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후에는 관리를 위해 면역조절제(인터페론 주사 등)을 2일마다 맞습니다. 또한 개인마다 나타나는 우울증, 성기능 장애 같은 증상을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Q.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주의할 점은 없나요?

A.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다발성경화증은 덥고 습할 때 심해지는 편입니다. 기온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다발성경화증이 있으면 뜨거운 물로 오래 샤워하거나, 사우나나 목욕탕에 가는 일을 피하라고 설명합니다. 과로나 스트레스는 금물입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대부분 피로를 심하게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운동은 꾸준히 하길 권합니다. 운동으로 체력과 근력을 기르면 피로감과 우울감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강도 운동이 아닌, 중․저강도 운동을 추천합니다.

윤성상 교수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박사를 지냈다. 대한신경과학회 대외협력이사이며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홍보이사, 대한신경과학회 권익증진위원이다. 현재 경희대병원 신경과 실장이다. 다발성경화증 외에도 뇌졸중, 두통, 말초신경병, 어지럼증, 운동성질환이 전문이다. 환자에게 자상하고 따뜻하다는 평을 듣는다. 예리한 진료와 꼼꼼한 처방으로 환자를 돌보는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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