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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이 병(病)으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고대부터 여성은 '히스테리(Hysteria)'라는 병을 갖고 있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여겨졌다. 히스테리는 정신적·심리적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증을 의미한다. '히스테리'라는 명칭 또한 자궁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히스테라(Hystera)에서 유래됐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히스테리를 자궁의 병이라고 불렀으며, 플라톤도 자궁을 방치하면 온갖 질환을 일으킨다고 했다.현대에선 어떨까. 19세기 프랑스의 신경병리학자 마틴 샤르코가 히스테리는 남성에게도 나타난다고 주장하면서 신경증은 여성만의 것이 아니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은 '노처녀 히스테리'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여성에게 특유의 신경질적인 특성이 있다고 말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정신질환에 취약한 것으로 보고되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생물학적 원인보다도 사회학적 원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여성의 심리를 치료하기 위한 '여성주의 치료'도 대두된다.◇여성이 더 우울한 이유… '사회적 구조'가 원인?'여성 심리학'은 들어 봤어도, '남성 심리학'은 들어본 적 없을 것이다. 왜 여성의 심리만을 따로 분류해 연구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여성 심리학은 먼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져 온 여성에 대한 사회적 억압을 탈피하고 보다 평등한 사회를 실현하고자 여성의 심리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다. 1960년대 서구에서는 여성주의 운동이 시작됐고, 현대에 이르며 여성의 억압과 불평등은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겨우 50년 만에 여성이 억압으로부터 완전히 탈피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여성심리학자들의 중론이다. 최근 성별 구도 심화로 남녀 간 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여성 심리학이 다루는 중요한 의제 중 하나다.실제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우울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여성은 51만5175명, 남성은 25만6421명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반유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사회학적으로 여성이 반복적으로 겪어온 구조적 억압이 여성의 정신질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생물학적, 사회학적 원인이 한 가지만 작용했다기보다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중앙대 심리학과 이민아 교수 또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가 여성을 우울하게 만든다"며 "여성에게 더 많이 지워진 가사노동과 양육부담, 직장과 가정에서 완벽하기를 요구받는 상황 등이 대표적 원인"이라고 했다.◇심리학계·의학계, 환자 치료에 '여성주의' 고려해야여성이 더 우울한 원인이 '사회적 구조' 때문이라면, 여성의 정신질환 치료에도 사회 구조를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의학계에 앞서 심리학계에서는 '여성주의 상담' 개념을 먼저 도입했다. 이는 여성의 정서적인 문제들이 많은 부분 우리 사회의 성차별주의로 인해 야기된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억압된 성 역할을 벗어던지며 자신에 대한 건강한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돕는 상담적 접근 방법이다. 여성주의 상담에서는 여성이 겪고 있는 정신적 증상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사회에서 저항하고 생존하기 위한 표현 방법이라고 여긴다.의학계에서도 일부 전문의들은 여성주의적 치료 관점을 도입하고 있다. 여성 환자들의 심리패턴을 더욱 잘 파악하고자 하는 의지로 여성학을 함께 전공한 반유화 전문의는 "환자가 단순히 화가 많아서가 아닌, 사회 구조나 반복적인 억압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을 자기 탓으로 돌리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환자를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문의는 "여성주의적 관점은 여성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오해하면 안 될 것은, 여성주의 치료가 환자에게 여성주의를 강요하거나 '어떻게 행동하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의사는 절대로 환자에게 "당신이 힘든 건 전부 사회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환자가 과도하게 스스로를 책망하며 고통받지 않도록 격려한다. 당연한 말 같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때가 많다. 반유화 전문의는 "구조나 억압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자기 자신에게 화살을 돌릴 수 있다"며 "여성주의 치료는 그런 환자들에게 자신에 대한 의심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전통적 성 역할로 고통받는 '남성'에게도 도움여성주의 치료는 '여성'에게만 필요하다고 착각하기 쉽다. 전문가들은 여성주의 치료가 여성의 정신건강뿐 아니라 남성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남성들은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유화 전문의는 "여성주의는 여성에 대한 이슈를 넘어, 인간 보편에 대한 이슈이기도 하다"며 "여성주의적 관점은 전통적인 성 역할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남성 환자를 볼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유화 전문의에 따르면 남성들은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을 고립시키고 도움 요청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한편 최근 성별 갈등이 심화되며 '여성주의' '페미니즘' 등 단어 자체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반 전문의는 "여성주의를 아주 멀리 있는 것, 무조건 받아들이거나 배제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것으로 생각했으면 한다"며 "일상에서 겪는 내적 갈등의 근본적 원인을 깨닫는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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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백신 접종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른바 ‘백신 인센티브’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국 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각양각색의 인센티브를 활용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접종자에 한해 방역수칙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일각에서는 인센티브로 접종을 유도하기 전에 백신 안전성 우려를 해소시키는 게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정부 “방안 논의 중… 방역수칙 예외 적용 검토”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0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주 접종률 증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음 주부터 어떻게 개선안을 마련할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며 “백신 접종 인센티브를 비롯해 적극적으로 예약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예약률 증가 속도가 둔화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여러 유인책을 마련·시행함으로써 접종률을 현 수준에서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구체적인 인센티브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관계부처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앞서 정부는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자에 한해 요양병원·시설 면회를 허용했으며, 다른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의·과학적으로 세부방안을 검토·정리하는 대로 관련 내용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을 통해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경우 상당한 면역력을 확보하기 때문에, 방역수칙에 따른 금지 조치를 예외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1차 접종 대상자들이 좀 더 참여할 수 있는 방안들도 함께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해외에서는 이미 시행… 복권부터 식음료까지 ‘각양각색’‘백신 인센티브’란 말 그대로 백신 접종자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혜택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접종자에 한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거나 입·출국을 허용하는 등 크고 작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는 최근 ‘백신 복권’을 도입했다. 백신 복권은 백신 접종자(1회 이상)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현금 100만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오하이오주는 오는 26일부터 5주 간 매주 복권 추첨을 실시할 예정이다. 추첨에 참여하지 못하는 17세 이하 접종자에게는 장학금 혜택이 주어진다.또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16~35세 이하 백신 접종자에게 추후 이자와 함께 찾을 수 있는 100달러 규모 예금증서를 제공하며,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는 백신 접종자를 데려온 주민에게 50달러(약 5만6000원) 상당의 현금카드를 지급한다.금전적인 보상·혜택이 아닌 ‘이색 인센티브’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인도의 한 지역에서는 세공업자들이 여성에게 황금 코걸이, 남성에게는 요리도구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며, 중국 또한 지역 별로 계란 두 판, 상품권, 휴지, 음식, 밀가루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러시아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이스라엘에서는 탄산음료, 맥주, 빵 등을 주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 “백신 접종률 높이는 데 효과… 현금성 보상은 NO”전문가들 또한 백신 인센티브 도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인센티브를 제공해 접종을 독려하고 접종률을 높임으로써,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센티브 방식에 대해서는 해외 사례를 무조건 참고하고 받아들이기보다, 국내 상황에 맞는 실질적·현실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다. 특히 앞서 소개된 미국 일부 주(州)의 현금성 혜택은 적절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인센티브를)줄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정확히 어떤 방안이 효과적일지는 모르겠으나, 현금성 보상은 마치 접종을 금전적으로 거래하는 것처럼 보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접종 연령이나 지역, 성향에 따라 필요한 인센티브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여러 종류를 준비해 선택권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김신우 교수 또한 “혜택은 당연히 줘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현금성 인센티브는 과하다고 생각되며, 격리 면제 등 여러 제한을 해제하고 독려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제안한 백신 접종 인센티브는 ▲주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 요양보호사, 교직원 등에 대한 검사 제외 ▲해외 방문 후 격리 면제 ▲5인 이상 집합허용 등이다. 마스크를 벗는 것에 대해서는 미접종자에 의한 감염, 돌파감염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접종 후에도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었다.◇“인센티브도 좋지만… 안전성 확보·설득이 우선”일각에서는 백신 인센티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국민들이 안전성을 우려하는 등 여전히 백신을 신뢰하지 못함에도, 인센티브를 얻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백신을 맞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백신 미접종자가 겪게 될 역차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센티브 자체가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소극적인 백신 접종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전환하려는 의도인 만큼, 목적성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게 맞다고 설명한다. 김신우 교수는 “인센티브는 역차별이 아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검토를 거쳐 내린 결정을 따를 수 있도록 설득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인센티브 도입 논의를 떠나 백신 안전성을 명확히 설명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백신 부족과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들의 접종 의지가 떨어진 상황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고 접종률이 40%가 넘는 미국과는 백신 인센티브가 갖는 의미가 다르다”며 “국민들이 우려를 씻을 수 있도록 확실하고 투명한 대안·보상책과 부작용 위험에 대한 설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주요 접종 대상자인 고령자들이 ‘해외 입출국 시 격리 해제’ ‘음식점·카페 5인 이상 집합금지 해제’ 등 예상되는 혜택을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 또한 “인센티브 도입 전 백신 안전성에 대해 설득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인센티브로 거론되는 거리두기 완화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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