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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미국 뉴욕에서 최근 ‘버섯 커피’가 유행하고 있다. 버섯 커피는 영지버섯, 차가버섯, 사자갈기버섯 등 약용 버섯 추출물과 원두를 혼합해 만든 음료로,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낮다. 이러한 이유로 고카페인 커피가 주는 과한 긴장감과 떨림, 이른바 ‘지터(jitter)’라고 불리는 각성 상태를 피하려는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커피 대안으로 떠오른 버섯 커피, 건강에는 어떨까? 임상 영양사에게 물어봤다.버섯 커피는 스트레스 저항을 높이는 천연 물질인 어댑토젠을 함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섭취를 통해 면역력 강화, 피로 해소,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홍보된다. 그러나 이지혜 임상영양사에 따르면 이러한 효과를 단언하기 어렵다. 이 영양사는 “아직 이와 관련한 연구가 부족해 효과를 단언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현재 버섯 커피는 버섯 자체가 아닌 분말과 같은 추출의 형태로 커피와 함께 추출하는 것이므로 함량 자체가 아주 미미한 편”이라고 했다. 카페인과 버섯 추출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영양사는 “카페인과 버섯의 베타글루칸 같은 영양소들이 서로 성분을 파괴하지는 않지만, 크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부작용이나 안전성에 대한 임상 근거도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 영양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버섯 커피는 일반 커피에 비해 원두 함량이 절대적으로 적다. 이에 일반 커피 대신 버섯 커피를 섭취하면 카페인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버섯 커피가 유행한 배경에 카페인이 유발하는 지나친 각성 상태를 거부하는 ‘노 지터 열풍’이 자리한 이유다. 다만 이 영양사는 카페인이 유발하는 과도한 각성 상태가 커피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섭취 시기와 방법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영양사는 “지터와 같은 각성 효과는 카페인 함량보다는 공복에 마시는 커피, 혹은 너무 진하게 마시는 커피의 영향이 더 크다”며 “커피를 마실 때 공복에 마시지 말고, 다른 음식과 곁들여 마시거나 식후에 마시는 게 좋다”고 했다.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버섯 커피보다 녹차와 같은 잎차, 허브차 등을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잎차나 허브차는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낮을 뿐 아니라 카테킨, 테아플라빈 등 다양한 유효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카페인이 들지 않은 허브차도 있어 임산부나 카페인 민감자도 카페인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없이 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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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전공의들이 "의료 인력을 국가 통제 아래 두고 강제 동원하려는 발상"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의료계와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행위를 '필수유지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개정안은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분만, 수술, 투석, 마취, 영상 검사 등 필수유지 의료행위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정지하거나 폐지·방해하지 못 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이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0일 성명을 내고 "보건의료 현장의 본질적인 구조를 외면한 채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 인력을 국가의 통제 아래 두고 강제로 동원하겠다는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반발했다.대전협은 "이미 드러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의료인 개인에게 전가하려는 비겁한 시도"라며 "젊은 의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이른바 '강제노역법' 발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또 "현장의 전공의들이 왜 미래를 포기하고 사직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법으로 묶어두고 강제로 일하게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현대판 강제노역'"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제29호의 '강제노동 금지 협약'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이며, 국제적 기준마저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대전협은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 대신 법적 강제를 앞세운 겁박은 당장의 공백을 잠시 가릴 수는 있을지 모르나, 미래 의료의 공백은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만들 것"이라며 "젊은 의사들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이 대한민국 의료를 다시 일으키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의과대학 교수들도 법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개정안은 구조적 원인을 외면한 채 의료인 개인의 중단 행위만 형벌로 통제하려 하고 있다"며 "이 법안은 공개적 집단행동을 억누르는 대신 필수과 지원 기피, 당직·온콜 회피, 고위험 진료 축소, 지역의료 이탈을 심화시켜 필수의료 기반을 붕괴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어 "적정 인력도, 안전한 진료 환경도 없이 형식적 연속성만 강제하는 법은 '환자안전법'이 아니라 '환자위험법'"이라며 "국회는 처벌 입법을 멈추고 필수의료 붕괴를 초래한 구조적 실패에 대한 검증과 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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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걷기와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발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통증이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에 생기는 통증 중 걷거나 달릴 때마다 발바닥이 찌릿하게 아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을 지지하는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서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통증이 만성화돼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 ◇뒤꿈치 통증, 대부분 족저근막염족저근막은 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가지를 내어 발가락 기저 부위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체중이 실렸을 때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보행 시 발의 움직임을 지탱하는 중요한 구조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경민규 교수는 “이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가해지면 콜라겐 변성이 일어나고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족저근막염이라 한다”라며 “성인의 뒤꿈치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라고 말했다.족저근막염은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족저근막염(발바닥근막성 섬유종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24년 28만9338명으로 최근 5년간 약 15.4% 증가했다(2020년 25만829명). 연령별로는 50대 환자가 7만269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와 40대가 뒤를 이었다. 경민규 교수는 “최근 족저근막염 환자 증가는 러닝 등 운동 증가로 발 사용이 과도해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원인은 발의 ‘과도한 사용’족저근막염은 구조적으로 발바닥 아치가 낮은 편평족이거나, 반대로 아치가 높은 요족 변형이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제로는 구조적 요인보다는 발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러닝을 시작한 경우, 딱딱한 바닥에서 반복적인 충격 운동을 한 경우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과체중, 장시간 서 있는 생활, 쿠션이 부족한 신발 착용, 하이힐 사용 등도 족저근막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전형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느껴지는 뒤꿈치 통증이다. 밤사이 수축된 족저근막이 다시 늘어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데, 주로 뒤꿈치 안쪽에서 나타나며,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릴 때 심해진다.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지만 움직이면 아프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질환이 진행되면 서 있을 때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고, 하루 일과가 끝날수록 통증이 점차 심해질 수 있다. 장기간 방치하면 보행이 불안정해지면서 무릎, 고관절, 허리 등 다른 관절에도 부담이 누적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보존적 치료로 좋아져… 운동은 쉬어야족저근막염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좋아진다. 교정 가능한 원인을 바로잡는 것이 첫 단계다. 과도한 운동을 줄이고, 불편한 신발 착용을 피하는 등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통증이 있을 때는 며칠간 발을 쉬게 하고 냉찜질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은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필요에 따라 뒤꿈치 컵(Heel cup)이나 맞춤형 깔창을 사용해 발바닥에 집중되는 압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 경민규 교수는 “족저근막염은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회복은 서서히 진행된다”며 “통증이 있다고 무리하게 운동을 지속하면 오히려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족저근막염은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체중이 늘면 발바닥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운동은 갑자기 강도를 높이기보다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발 선택도 영향을 준다. 하이힐은 피하고, 충격 흡수가 가능한 쿠션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밑창이 얇고 딱딱한 신발은 장시간 보행 시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규칙적인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앉은 자세에서 엄지발가락을 잡아 발등 쪽으로 천천히 당겨 약 5~10분 유지하면 근막 이완에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갖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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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에서 특별히 넘어지거나 부딪힌 기억이 없는데도 허리 통증이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가 있다. 단순 요통으로 여기고 참고 지내다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통증의 원인이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가벼운 일상 동작에도 통증 생길 수 있어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은 뼈의 강도가 약해진 상태에서 척추뼈가 주저앉듯 골절되는 질환이다. 심한 외상이 없어도 기침, 가벼운 허리 숙임,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고령층에서는 넘어지지 않았더라도 허리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기면 압박골절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기존에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경우 위험이 더 높아진다. 또 누워있다 일어날 때, 앉았다가 일어날 때, 누워서 좌우로 돌아누울 때 허리통증이 심해진다면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허리 통증과 함께 키 감소, 등 굽음이 나타나기도압박골절이 발생하면 허리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누워 있으면 다소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골절이 반복되면 키가 줄어들거나 등이 점점 굽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X-ray·MRI로 정확한 진단 필요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은 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기본적인 X-ray 검사로 척추 변형을 확인할 수 있으며, 통증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최근 골절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경우 MRI 검사가 도움이 된다. 특히 MRI는 최근에 발생한 골절인지, 과거에 생긴 골절인지 구분하는 데 유용하므로 의료진과 상의 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통증 조절과 골다공증 관리 병행해야 치료는 통증 정도와 골절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 안정취하기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에는 시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다만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통증 완화뿐만 아니라 골다공증 자체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다. 만일 골다공증 치료를 병행하지 않으면 추가 골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령층 허리 통증, 조기 진단이 중요고령층에서 발생하는 허리 통증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압박골절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통증이 만성화되고 척추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넘어지지 않았는데도 허리가 아프다면 참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후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이 칼럼은 고한승 일산21세기병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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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반복적인 영상검사 없이도 혈액만으로 특정 뇌세포 신호를 선별해 질병 활성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개발 가능성을 발견했다.대부분의 뇌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손상된 신경세포는 쉽게 회복되지 않아 조기 진단과 질병 활성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그러나 뇌는 조직 검사가 어렵고 MRI 등 영상검사만으로는 질병의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최근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포외소포에 주목하고 있다. 세포외소포는 세포가 분비하는 미세한 소포로 단백질과 마이크로리보핵산(miRNAs) 등 다양한 생체 정보를 담고 있다. 다만 혈액에는 다양한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가 혼재되어 있어 특정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만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은재 교수, 의생명연구소 김진희 박사,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 이효주·노연정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의 구조를 모사해 표적 분자를 정밀하게 인식하는 펩타이드 각인 나노복합체(EPIN)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성상교세포 표면 단백질을 인식하도록 설계되어 혈액 속 수많은 세포외소포 중 성상교세포 유래 세포외소포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 분리 과정은 40분 이내에 완료된다.연구팀은 해당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장애는 성상교세포를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급성 재발이 반복되며 신경학적 장애가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질병 활성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치료 전략 수립에 매우 중요하다.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바이오뱅크에 보관된 혈청 시료 147개로 두 단계에 걸쳐 임상 검증을 진행했다. 먼저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서울아산병원에 내원한 환자군에서 확보한 혈청 108건을 분석했다. 최근 급성 재발이 발생한 환자 혈청 39건, 현재 급성 증상이 없는 안정기 환자 혈청 49건, 건강한 대조군 혈청 20건으로 구성됐다.이어 다른 뇌신경계 질환에서도 감별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내원한 환자 39건으로 검증 분석을 수행했다.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장애 환자뿐만 아니라 다발성경화증, 파킨슨병 환자, 건강한 대조군 혈청 등이 포함됐다.분석 결과, 성상교세포 손상을 반영하는 교세포섬유산성단백질(GFAP) 수치는 재발 환자가 안정기 환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장애 진단에 필수적인 지표인 수분통로 단백질 4 면역글로불린 G(Aquaporin-4 Immunoglobulin G, AQP4-IgG) 수치는 재발 환자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AQP4 수치는 환자 나이나 신경학적 장애 정도와 무관하게 나타나 재발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아울러 다발성경화증과 파킨슨병 등 다른 뇌신경계 질환 환자도 함께 분석한 결과, 시신경척수염 스펙트럼 장애와 다른 분자 패턴을 보이며 질환을 구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됐다. 또한 세포외소포 내부의 마이크로리보핵산에서도 재발기에 특징적으로 변하는 분자 신호가 관찰됐다.이은재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복적인 영상검사 없이도 뇌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향후 치료 반응 예측과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을 진행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신용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는 “펩타이드 각인 나노복합체 기술은 표적 단백질의 구조적 특성을 모사해 분자 수준의 선택성을 구현한 플랫폼 기술이다. 임상 환자 혈청을 통해 기술의 유효성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다양한 뇌 질환으로 확장 가능한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 희귀질환 진단기술개발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연구로, 나노과학기술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 학술지 ‘나노투데이(Nano Toda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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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병원이 최근 폐암 다학제 진료 1000례를 돌파하며, 진단과 동시에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으로 폐암 치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폐암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유전자 변이가 다양해 초기 치료 전략 수립이 환자의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한양대학교병원은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혈액종양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분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폐암 다학제 진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각 분야 전문의들이 진단 초기 단계부터 환자 상태를 함께 논의해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최적의 치료 전략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왔다.특히 2025년부터는 직업병안심센터가 다학제 진료에 정식 참여하면서 폐암 환자 관리 체계가 더욱 강화됐다.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환자의 직업력과 유해물질 노출 이력을 평가해 직업성 요인과 질병 간의 관련성을 분석하며, 필요 시 직업병안심센터와 연계해 직업병 의심 사례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또한, 다학제 협진 체계를 통해 환자 진단과 치료뿐 아니라 직업적 요인 평가와 산재 보상 지원까지 이어지는 통합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이경근 암센터장은 “폐암 치료는 단순히 종양을 제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삶 전반을 고려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다학제 협진과 직업환경의학과 연계를 통해 진단부터 치료, 사회 복귀까지 이어지는 통합 진료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한양대학교병원 폐암센터는 앞으로도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정밀의학 기반의 환자 맞춤형 치료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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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려 보이는 얼굴을 원한다. 하지만 이를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가 눈 밑 지방이다. 눈 밑이 어둡게 보이거나 지방이 돌출되면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일 뿐 아니라 피곤하거나 우울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눈 밑 지방 재배치 수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화장으로 가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인 전현무, 개그맨 박명수·김준호 등 여러 연예인이 눈 밑 지방 재배치 수술을 받은 뒤 얼굴이 밝아 보이고 어려 보이는 이미지로 변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반인 사이에서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비교적 많이 시행되는 수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눈 밑 지방 재배치 수술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알아본다.◇노화 영향 커, 유전·환경적 요인일 수도먼저 눈 밑 지방이 생기는 이유부터 살펴보자. 눈 밑 지방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눈의 위아래 눈꺼풀에는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지방 주머니가 있다. 이 지방은 얇은 막에 의해 지지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 막이 약해지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처지게 된다. 그러면 눈 속에 있던 지방이 아래 눈꺼풀을 밀어 올리면서 눈 밑이 불룩하게 돌출된다. 이 과정에서 눈 주변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 깊은 주름이 생기기도 하고, 심한 경우 다크서클처럼 어둡게 보이기도 한다. 다만 눈 밑 지방은 중장년층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젊은 층에서도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과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눈 밑 지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현대인은 야근과 수면 부족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놓여 있어 비교적 이른 나이에 눈 밑 지방이 도드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중안부 볼륨 채우기 위해 지방이식·필러 진행할 수도눈 밑 지방은 형태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코 쪽 가까이 지방이 돌출되는 내측 돌출형, 바깥쪽으로 돌출되는 외측 돌출형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반달 모양으로 튀어나오는 애교살 융합형, 사선 형태로 나타나는 눈물 고랑형 등이 있다. 수술 방법은 눈 밑 지방의 형태와 원인, 지방의 양, 돌출 정도, 눈 밑 뼈(상악골)의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정확한 진단과 충분한 상담을 거쳐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 밑 지방교정술은 크게 ▲눈 밑 지방제거 ▲눈 밑 지방재배치 ▲눈 밑 지방이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눈 밑 지방이 돌출돼있으면 다크서클처럼 푹 꺼져 고랑이 져 보인다. 이때 지방만 제거해도 고랑을 해결할 수 있는 경우에는 지방 주머니를 열어 불룩하게 튀어나온 지방을 제거하는 ‘눈 밑 지방제거’만 한다. 아래 눈썹을 살짝 잡아당긴 뒤 눈꺼풀 안쪽 결막을 통해 레이저를 쏘아 적당량의 지방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후 고랑을 채워야 자연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 같으면 ‘눈 밑 지방재배치’를 진행한다. 재배치는 눈 밑 고랑 속으로 지방을 골고루 펼쳐 고정해 고랑을 평평하게 채워주는 수술이다. 지방 제거 없이 재배치만 할 수도 있다. 만약 필요하다면 배나 허벅지에서 지방을 뽑아서 고랑을 채우는 ‘눈 밑 지방이식’도 고려할 수 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김태권 원장은 과거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고랑 밑까지 전체적으로 심하게 푹 꺼져있으면 재배치만으로는 모양이 예쁘게 안 나올 수 있다”며 “이때는 전체적인 중안면의 볼륨을 채우기 위해 지방이식이나 필러 시술을 병행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눈 밑 지방재배치만 하는 경우는 보통 20~40대 초반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김태권 원장은 “아무래도 연세가 드신 분들은 피부까지 처져있어 재배치만으론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피부 절개와 지방 제거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눈 밑 지방 재배치 수술은 보통 한 시간 이내에 끝나며, 지방 이식까지 함께 진행하면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재배치나 제거만 시행하는 경우 멍이나 부기가 약간 생길 수 있지만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비교적 빠르게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절개가 필요한 경우에는 회복에 약 2주 정도가 걸린다. 눈 밑 지방 재배치 수술이 특별히 금기되는 대상은 없다. 다만 혈액순환제 등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수술 전 의사와 상의해 1~2주 정도 중단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눈 밑 지방 재배치 수술을 했더라도 영구적이진 않고, 평균적으로 10년 이상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다만, 노화는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어쩔 수 없이 다시 불룩해지면 피부과에 내원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눈가 세게 비비지 말고 선크림 발라 예방해야눈 밑 지방은 결국 노화 과정의 하나다. 다만 생활습관을 관리하면 발생 시기를 늦추거나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눈 주변을 손으로 강하게 비비는 습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김태권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눈 아래쪽을 손으로 과도하게 비비는 경우가 많은데, 그럼 피부나 안쪽 격막이 느슨해질 수 있다”며 “비염 치료를 미리 하면 눈 밑 지방이 돌출돼 다크서클처럼 보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피부 노화를 줄이기 위해 사계절 내내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7~8시간 충분히 자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피부 상태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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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이 유익한 결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혈압과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만성질환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두 질환 모두 오랜 기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실제 의료 이용은 여러 의료기관을 오가며 단편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우리나라는 외래 진료 횟수와 입원 일수가 타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지만, 만성질환 조절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은 이유도 이러한 의료 이용 구조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심재용 교수 연구팀은 환자가 같은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에게 꾸준히 진료받는 정도를 의미하는 ‘진료 연속성’을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한 지표로 보고, 실제 건강 결과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확인했다.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60세 이상 고혈압 환자 1만 4246명과 당뇨병 환자 9382명을 평균 약 16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환자가 같은 의료기관에서 꾸준히 진료받는 횟수 등을 비교 분석했다.분석 결과, 고혈압 환자에서는 진료 연속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입원 횟수가 남녀 모두에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환자에서는 응급실 방문도 감소했다. 또한 고혈압 치료와 관련된 전체 의료비와 방문당 의료비, 연간 의료비 모두 진료 연속성이 높은 환자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다.특히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진료 연속성이 가장 높은 집단은 가장 낮은 집단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남성에서는 약 34%, 여성에서는 약 30% 낮았다.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 같은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당뇨병 환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진료 연속성이 높은 환자일수록 외래 방문 횟수와 입원 횟수, 연간 의료비가 모두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같은 의료기관에서 지속해서 진료받은 환자 그룹에서 전체 의료비와 연간 의료비가 가장 낮았다.건강 결과에서도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진료 연속성이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에 비해 사망 위험이 남성에서는 약 19%, 여성에서는 약 18% 낮았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감소했다.이러한 결과는 나이, 체질량지수,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과 음주 같은 생활습관, 소득 수준, 동반 질환 등을 함께 고려해 분석한 이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만성질환 환자에서 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꾸준히 진료를 받는 것이 단순히 의료 이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입원과 응급실 방문을 줄이고 의료비 부담을 낮추며 심뇌혈관질환과 사망 위험까지 줄일 수 있음을 장기간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이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예방·관리 중심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런 측면에서 환자와 의료진 간의 지속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관리를 제공하는 일차 의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결국 만성질환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어디를 얼마나 많이 이용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꾸준히 환자의 건강을 이해하고 관리하느냐‘ 이므로 환자와 의료진이 장기간 신뢰 관계를 형성하며 건강을 함께 관리해 나가는 주치의 제도는 만성질환 관리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강희택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단기간 치료보다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환자가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꾸준히 진료를 받을수록 질환 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합병증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심재용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질환 관리에서 일차 의료 중심의 지속적인 진료 체계를 강화하는 정책이 환자 건강뿐 아니라 사회 전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심혈관 및 대사질환 분야 국제학술지 ‘영양, 대사 및 심혈관 질환(Nutrition, Metabolism & Cardiometabolic Disease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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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은 가정전문간호사가 환자의 가정을 찾아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정간호를 본격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의정부을지대병원은 이에 따라 가정간호센터를 개소하고 센터장에 박재민 가정의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또, 2명의 가정전문간호사를 배치해 의정부 전역 및 경기 북부 의료취약지, 서울 북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가정간호에 나선다.가정간호는 입원 치료 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가 가정에서 간호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가정전문간호사가 전문 간호를 제공하며, 병원 치료와 연계된 의료서비스가 이뤄진다. 병원 소속 가정전문간호사의 간호를 가정에서도 받을 수 있어 치료 연속성을 높이고, 환자와 보호자의 이동 부담을 줄여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가정전문간호사는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교육기관에서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한 간호사로,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가정간호 대상은 수술 후 조기 퇴원이 가능한 환자와 암·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 뇌혈관질환 등으로 거동이 어려운 환자, 욕창이나 상처 관리가 필요한 환자, 지속적인 간호가 필요한 환자, 담당 의사가 필요성을 인정한 환자 등이다.가정간호 방문 시에는 환자의 상태 확인을 위한 혈압·맥박·체온 등 활력징후 측정을 비롯해 상처 및 욕창 간호, 유치도뇨관 및 비위관 관리 등이 제공된다. 필요에 따라 검체 채취와 투약, 주사, 영양 관리, 보호자 교육과 상담 등도 함께 진행되며 모든 처치와 간호는 주치의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안전하게 시행된다.박재민 가정간호센터장은 “병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가정에서도 대학병원의 수준 높은 간호와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정간호의 목표”라고 말했다.송현 병원장은 “가정간호 시행은 경기 북부 지역거점 대학병원의 의료 역량을 가정으로 확장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지역사회 공공의료 안전망을 강화하고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한편,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간호 신청 및 서비스 제공 절차 등 세부 사항은 병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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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가 허리 디스크 질환 위험 감소에 기여하는지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권지원 교수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신재원 교수 연구팀은 전자담배와 연소형 담배 사용이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에 얼마만큼 위험 요소가 되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326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시간 흐름에 따라 척추 디스크 발생과 어떠한 상관관계를 보이는지를 건강검진 이후 약 3.5년 동안 추적해 살펴본 것이다.연구팀은 대상군을 흡연 형태에 따라 비흡연군, 연소형 담배군, 궐련형 전자담배군, 액상형 전자담배군으로 세밀하게 분류했다. 또한, 연소형 담배군과 궐련형 전자담배군은 현재 흡연 지속과 과거 흡연 후 금연 여부로 구분하면서 흡연량, 흡연 기간, 금연 기간까지 상세히 분석에 포함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군은 사용 빈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했다.척추 디스크 환자 구분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부류 체계에 따라 척추 디스크 질환(M50 코드 등)으로 2회 이상 외래를 방문하거나 입원한 기록이 있는 경우만 환자군으로 삼았다.추적 연구 관찰 결과, 연구팀은 모든 종류 흡연군이 비흡연자군 보다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도가 의미 있게 높음을 확인했다. 여러 변수를 적용해 조정한 디스크 발생 위험비에서 비흡연군을 1.000으로 두었을 때, 연소형 담배군 1.174, 액상형 전자담배군 1.153, 궐련형 전자담배군 1.132,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군에서 1.174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소형 담배군과 병행 사용군이 가장 높은 디스크 발생 위험도를 보였으며, 전자담배 이용자가 비흡연자보다 척추 디스크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했다.연소형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경우,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11% 감소 (위험비 0.89)했으나, 여전히 비흡연자 대비 높은 위험도를 유지했다(위험비 1.092)는 흥미로운 사실도 확인됐다.반면, 일반담배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전환하면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지속적인 일반담배 흡연자와 유사하였으며 (위험비 1.01), 비흡연자와 비교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전환 집단보다 오히려 더 높은 위험도(1.339)를 보였다.액상형 전자담배로 변경한 집단은 사용 빈도가 증가할수록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용량 반응성 경향이 짙었다. 매일 액상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면 비흡연자보다 디스크 질환 발생 위험이 약 42% 증가(위험도 1.424)됨을 확인했다.위와 같은 연구 결과는 경추(목) 디스크와 흉·요추(허리) 디스크 질환 공통으로 관찰되었다. 또한, 과거 연소형 담배 흡연 이력이 있다면 전자담배로 전환했더라도 디스크 질환 위험성은 지속되는 경향을 보여 흡연에 따른 디스크 질환 발생 약영향이 장기간 누적됨을 보여주었다.연구를 주도한 권지원 교수는 “전자담배가 연소형 담배보다 인체에 ‘덜 해로운 대안’이라는 통념을 척추 질환 분야에서 재평가한 전국 단위 최초 코호트 연구”라며 “이 연구가 향후 전자담배 규제 정책과 금연 전략 수립은 물론, 임상 현장에서 환자 교육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한”고 말했다. 이어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근골격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논문은 미국척추학회 공식 학술지 ‘The Spine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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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같은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노년기 인지기능이 더 빠르게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식품의 가공 정도보다 전체적인 식단의 질이 뇌 건강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연구진은 네덜란드 장기 노화 연구에 참여한 55세 이상 성인 137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약 67세였다. 연구진은 먼저 2014~2015년에 진행된 식단 설문 자료를 이용해 참가자들의 식습관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4주 동안 238가지 음식 중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를 보고했다.이후 연구진은 노바 식품 분류법을 사용해 각 음식의 가공 정도를 평가했다. 이는 식품을 가공 수준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누는 기준으로, 신선 식품부터 초가공식품까지 구분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하루 식단에서 초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네 그룹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은 참가자들이 섭취한 음식 전체 무게의 평균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이어 참가자들의 인지기능 변화를 10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추적했다. 평가 항목에는 전반적인 인지능력, 정보 처리 속도, 기억력, 실행 기능 등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분석 과정에서 나이, 성별, 교육 수준, 신체 활동, 체질량지수(BMI), 음주·흡연 여부, 우울증, 만성질환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도 함께 고려했다.분석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과 인지기능 변화 사이에는 뚜렷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먹는 그룹과 가장 적게 먹는 그룹 사이에서 인지기능 저하 속도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연구진은 네덜란드에서 대량 생산된 빵을 많이 섭취한다는 점을 고려해 빵을 초가공식품 범주에서 제외한 추가 분석도 진행했지만, 결과는 같았다.연구를 이끈 네케 와인호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10년 동안 인지기능 저하 속도와 관련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뇌 건강에는 식품의 가공 정도보다 전체적인 식단의 질이 더 중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같은 연구 집단을 분석한 이전 연구에서는 건강한 식단을 따를수록 인지기능 저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앞으로 초가공식품의 영양 성분이나 가공 방식이 장기간에 걸쳐 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더 정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영양학 저널'에 지난달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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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뇌졸중, 심방세동,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고 심장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양치질부터 철저히 하는 게 좋다. 치주 질환이 심장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심장협회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발표된 성명서에 따르면, 잇몸 질환을 조기에 예방하고 치료하면 심혈관 질환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달라붙어 플라크가 만들어지면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인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 이 질환은 혈류를 제한하거나 혈전을 생성해 혈관 손상을 유발하며, 심장마비 및 뇌졸중과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된다.성명서에 따르면 치주 질환은 구강 위생 상태가 불량하거나 고혈압·과체중·당뇨병·흡연과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하게 발생한다.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얇은 막이 축적되면 잇몸에 염증이 생긴다. 이를 방치하면 세균이 서식하는 주머니가 형성돼 치아를 지탱하는 뼈까지 손상을 입힌다. 심한 경우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미국 오하이오주 네이션와이드 병원 소아 심장전문의 앤드류 H. 트란 박사는 “입과 심장은 연결돼 있다”며 “잇몸 질환이 있거나 구강 위생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혈류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고, 혈관을 손상시켜 심장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했다. 실제로 다수의 연구가 구강 위생 불량으로 인한 치주 질환이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경북대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건강영양조사 통합 데이터를 활용해 1만4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칫솔질을 하루에 2회, 3회 이상 실천할 경우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각각 19%, 2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유럽심장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하루에 칫솔질을 1회 더 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9%까지 낮아졌다.미국 뉴욕 노스웰 레녹스 힐 병원의 심장내과 의사인 호삼 흐무드 박사는 “잇몸 염증과 같은 만성적인 염증 자체가 심장 동맥에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는 “염증은 동맥에 플라크가 더 쉽게 쌓이고 파열될 수 있게 만든다”며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 어린이 병원 심장센터의 저스틴 자카리아 박사 역시 치실 사용 등을 통해 잇몸 질환을 관리하면 염증을 줄이고 구강 미생물을 변화시킬 수 있어,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치주 질환은 구강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주기적으로 치아 스케일링을 받아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면 치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구강 검진을 최소 1~2년에 한 번씩 받을 것을 권장한다. 이미 충치 등으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면 더 자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치과대학 교수인 훈량 찬 박사는 “이전에 잇몸 진단을 받은 경우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1년에 3~4회 병원을 찾아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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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건 피해자 나영이의 주치의,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 가해자의 황제 수감 실태를 폭로한 제보자,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의 전문 감정인, 담도폐쇄증 명의. 한석주(66) 전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력들이다. 이러한 이력이 증명하듯, 그의 메스는 수술실에만 머물지 않았다. 수많은 소아의 생명을 살리는 동시에 감춰진 진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 바로잡았다. 30여 년간 희귀·난치 질환 환아를 치료하다, 지난해 정년 퇴임 후 서울고등법원 상임전문심리위원으로 활동하는 그를 만나 이야기 나눴다.◇수술실과 법정 오가며 ‘의학 전문가’로 활약한석주 교수는 30년간 소아외과 의사로 일생에 한 번 경험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수술과 사건들을 경험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샴쌍둥이 분리 수술과 나영이 인공항문 수술이다.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 제보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국내에는 샴쌍둥이 분리 수술, 특히 흉복부결합형 융합쌍생아 분리수술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다. 가슴이 붙어 있는 흉부결합형은 머리가 붙어 있는 경우 다음으로 수술이 까다롭다. 세계적으로 13쌍의 쌍생아 중 9쌍만이 분리 수술을 받았으며 그중 5쌍만이 생존했다. 이에 한 교수는 수술 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관련 논문을 모두 검토하고, 아이들의 임상 데이터를 논문 저자들과 공유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나영이 인공항문 수술은 모두가 안 된다고 하던 일을 현실로 만든 수술이다. 당시 나영이는 2008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서 일어난 일명 ‘조두순 사건’에 의해 영구적으로 인공장루를 달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장루 없이도 충분히 새 항문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소장이 대장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게 하면서도 항문을 복원하는 수술을 진행했고, 나영이의 일상 회복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영남제분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은 그가 처음 제보자로 나선 사건이다. 2002년 영남제분 회장의 아내가 여대생을 청부살인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당시 가해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허위 진단서에 의해 교도소 대신 병원 특실에서 생활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한석주 교수는 언론 제보, 법정 증언 활동 등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내부고발자로 병원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끝까지 갔다. 그 결과, 해당 사건이 국민에 알려지고 법무부가 형집행정지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 여러 제도적 개편을 단행하는 계기가 됐다.그는 ‘담도폐쇄증’을 앓는 수많은 환아의 생명을 살린 명의이기도 하다. 한 아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환자 및 보호자와 소통했다. 함께 희망을 찾던 인연이 담도폐쇄증 환우회(담우회)의 활발한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달 21일 한국희귀난치성질환 연합회관에서 담도폐쇄증에 대해 이해하는 행사와 한 교수의 신간 사인회가 개최되기도 했다.◇한석주 교수와의 대화-지난해 정년 퇴임했다. 소감이 어떤가? “시원섭섭하다. 아무래도 의사 생활을 할 때는 계속 긴장하고 살았다. 수술을 하고도 쉬이 마음을 놓을 수 없어 전화기 옆에 붙어 있다가 밤에도 전화받고 나가는 게 일상이었다. 퇴임하고 나서야 조금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는데, 그래도 30년 동안 하던 일을 하지 않으니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퇴임 후 ‘내 생애 최고의 수술’을 출간했다? “한 번쯤 인생을 정리해 보려고 했다. 마침,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환자 보호자 중 한 분이 출판사를 운영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인생을 독특하게 산 편인데, 알려진 정보 중 왜곡돼 있거나 진실과 좀 떨어져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의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싶었다. 무엇보다 환자와 독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책 수익금 일부를 모아서 좋은 일에 쓰기로 했다. 독자 차원에서는 이 책이 의사에 대한 생각을 바꾸거나 정의감을 갖고, 좋은 의사들이 생겨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최근 외상 외과 의사를 꿈꾸는 본과 학생으로부터 책을 집필해 주어 고맙다는 메일을 받았다. 이 학생처럼 뜻을 가지고 정진하는 후배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안전한 일보다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해 왔다. 지금까지의 선택을 관통하는 ‘기준’이 있다면?“호기심을 따랐다.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다. 무언가 이해가 안 되거나 억울한 일이 생기면 그냥 넘기지 못하고 스스로 공부해서 이유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한번 옳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도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중간에 포기하지 않는다.”-소아외과를 선택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인가? “맞다. 이러한 성향 덕에 처음부터 외과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외과 치료는 말 그대로 ‘일도양단(一刀兩斷)’이다. 외과는 환자를 가장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반 외과를 보면 특정 질환을 반복적으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위암이면 위암, 대장암이면 대장암처럼 같은 수술을 계속하게 된다. 그런데 소아외과는 다르다.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심장외과를 제외하면 아이들에게 생기는 대부분의 외과 질환을 다룬다. 오늘은 방광 수술을 했다가 다음 날은 폐 종양을 떼어내는 식으로 수술 내용이 계속 달라진다. 수술이 끝나면 또 새로운 질환을 공부해야 한다. 다른 과에 비해 수술 건수가 많지는 않지만 매번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재미있어 소아외과를 선택했다.”-소아외과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건강하게 자란 환자와 다시 만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식도가 막힌 채 태어난 아이 세 명을 치료한 적이 있다. 상태가 위중해 두 달 가까이 병원에서 지내며 치료를 해야 했다. 건강하게 퇴원 후 시간이 지나 외래에서 한 아이를 다시 만난 적이 있다. 아이가 훌쩍 자라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아이의 어머니를 보고서야 그때 중환자실에 있던 아이 중 한 명이라는 걸 알게 됐다. 죽음의 문턱에 있던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 또래들과 다르지 않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이 일을 할 가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소아외과는 단순히 재미있는 분야를 넘어, 의미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생겼다.”-수많은 희귀질환 환아를 수술로 살린 의사이자, 새로운 수술 기법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하는 등 소아 외과 수술의 지평을 넓힌 의사로 꼽힌다. 그동안 진행한 수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술은? “샴쌍둥이 분리 수술이다. 분리 수술에는 성공했지만, 입원 과정에서 한 아이는 잃고 다른 아이는 뇌성마비가 왔다. 수술 결과와 별개로 아이에게 어려운 삶을 남긴 게 마음에 걸려 지금까지도 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의사들은 보통 ‘이긴 게임’은 복기를 잘 하지 않는다. 결과가 좋으면 논문을 쓰거나 성과로 정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수술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스스로 계속 되짚어 보게 된다. 당시 공부를 하면서 수술 방법을 검토해보니 가슴과 복부가 넓게 붙어 있는 상태라 단순히 당겨 봉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하면 호흡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부를 확장시키거나 인공물질을 활용해 덮는 방법 등을 고민했지만, 현실적인 여건 등을 고려해 실제 수술은 예상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에도 ‘이 방법이 맞는가’ 하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아마 가장 젊었을 때 경험한 가장 안타까운 수술이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