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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학칼럼] 스마트노바라식, 정밀 보정과 회복 부담 함께 살펴야

    [의학칼럼] 스마트노바라식, 정밀 보정과 회복 부담 함께 살펴야

    시력교정술을 고민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살펴보는 부분은 수술의 정밀도와 회복 과정이다. 수술 후 야간 빛 번짐, 안구건조증, 통증, 일상 복귀 시점 등에 대한 걱정도 수술 결정을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각막 절개 범위를 줄이고, 수술 중 눈의 움직임을 보정하는 방식의 시력교정술이 주목받고 있다.그중 스마트노바라식은 미세 절개 방식과 정밀 보정 기술을 함께 활용하는 시력교정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각막을 크게 절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작은 절개창을 통해 교정을 진행하며, 수술 전 검사 데이터와 수술 장비의 연동을 바탕으로 개인별 눈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모든 시력교정술은 개인의 각막 두께, 눈물막 상태, 난시 정도, 생활 환경에 따라 적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정밀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스마트노바라식에서 중요한 안구 회선 보정스마트노바라식에서 주목되는 요소 중 하나는 수술 중 눈의 미세한 움직임을 고려하는 보정 기능이다. 환자가 수술대에 누우면 눈동자가 미세하게 회전하는 안구 회선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 회선은 눈이 누운 자세에서 조금씩 돌아가는 현상을 말하며, 레이저 조사 위치나 난시 교정 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난시가 있는 경우에는 교정 축이 조금만 달라져도 수술 계획과 실제 결과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스마트노바라식에 적용되는 Centrax 기능은 이러한 눈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레이저 조사 위치를 보정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통해 수술 전 계획한 교정 방향과 실제 수술 과정의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결과는 개인의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저에너지 조사 방식이 고려되는 이유스마트노바라식은 바코딩 스캔 방식을 기반으로 저에너지 조사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수술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각막 조직에 전달되는 열 영향과 절단면 형성에 관계될 수 있다. 낮은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은 각막 실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되며, 절단면을 보다 균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각막 절단면이 고르지 않으면 빛이 통과하는 과정에서 산란이 생길 수 있다.이 경우 야간 빛 번짐이나 눈부심 같은 시각적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어, 절단면의 균일성은 시력교정술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다만 빛 번짐이나 안구건조증의 발생 여부는 수술 방식뿐 아니라 동공 크기, 눈물막 상태,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술 전 평가가 필요하다.◇스마트노바라식의 미세 절개 방식과 각막 보존일반적인 절편 방식의 라식은 각막 표면에 절편을 만든 뒤 레이저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면 스마트노바라식은 약 2mm 내외의 미세 절개창을 통해 시력교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절개 범위가 줄어들면 각막 표면 신경과 상층부 구조에 가해지는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각막 상층부 조직은 눈의 구조적 안정성과 관련이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는 방식은 수술 계획을 세울 때 고려할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다. 다만 회복 속도와 일상 복귀 시점은 개인의 각막 상태, 수술 범위, 회복 경과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세안, 업무, 운동 등은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검사 데이터와 수술 장비 연동의 중요성스마트노바라식의 정밀도를 높이는 또 다른 요소는 안구 계측 장비와 수술 장비인 ATOS의 연동 시스템이다. 수술 전 정밀 검사에서 확인한 각막 형태, 굴절 이상, 난시 축, 눈의 구조적 정보는 수술 계획을 세우는 기초 자료가 된다. 이러한 검사 데이터가 수술 장비와 연동되면 입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가능성을 줄이고, 수술 계획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시력교정술은 단순히 레이저 장비만으로 결정되는 수술이 아니다. 검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환자의 눈 상태에 맞게 교정량과 수술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스마트노바라식을 고려할 때도 장비의 기능뿐 아니라 정밀 검사 체계와 의료진의 판단 과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스마트노바라식 선택 전 확인해야 할 점스마트노바라식은 미세 절개 방식, 안구 회선 보정, 저에너지 조사, 검사 데이터 연동 등을 통해 정밀한 수술 계획을 돕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합한 것은 아니며, 각막 두께가 충분하지 않거나 눈물막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다른 시력교정 방법을 함께 검토해야 할 수 있다. 라섹, 렌즈삽입술 등 다른 수술 방법이 더 적절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술명만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개인별 눈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시력교정술 후에는 안구건조, 빛 번짐, 눈부심, 염증, 감염, 과교정 또는 저교정 등 부작용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회복 양상과 시력 안정 시점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노바라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충분한 정밀 검사와 상담을 통해 수술의 장점과 한계, 회복 과정, 주의사항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이 칼럼은 이창건 하늘안과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이창건 하늘안과 대표원장2026/05/27 14:27
  • 남들 앞에 서면 머리가 새하얘지는 당신에게

    남들 앞에 서면 머리가 새하얘지는 당신에게

    누구나 마음의 병을 겪을 수 있지만 쉽게 털어놓기 힘들고 때론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다. 헬스조선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칼럼을 연재해 ‘읽으면서 치유되는 마음의 의학’을 독자와 나누려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풀어내고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편집자주)
    칼럼기고자=이강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 2026/05/27 08:20
  • “비오틴 먹었더니 머리가 자라나요” 후기 믿어도 될까?

    “비오틴 먹었더니 머리가 자라나요” 후기 믿어도 될까?

    진료하다 보면 기본적인 치료보다 영양제에 더 열광하는 경우를 자주 맞닥뜨린다. 탈모 치료 분야에서 특히 비오틴은 마치 탈모인의 필수품처럼 추앙받는다. 포털에서 검색해보거나 SNS를 조금만 훑어봐도 “비오틴 먹고 머리가 났어요”라는 후기가 넘쳐나지만, 최신 연구들과 논문들을 살펴본 의학적 결과는 이런 마케팅 내용과 많이 다르다.비오틴이라고 불리우는 비타민 B7은 지방산 합성이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필수적인 조효소다.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 돌아가는 데 꼭 필요한 윤활유 같은 존재다. 분명 비오틴이 심각하게 결핍되면 피부염이나 신경계 증상과 함께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하면 빠진다는 것이지 ‘많이 먹으면 더 난다’는 뜻은 아니다. 논리적 비약이자 오류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서라면 생길 수 있지만, 일반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현대인에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비오틴 결핍은 매우 드물다.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의학적 근거는 빈약하다. 최근 발표된 10개의 주요 인간 대상 연구를 분석한 결과, 비오틴 단독 요법이 객관적인 모발 성장 지표를 개선했다는 일관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효과를 봤다’는 사례들은 대개 미녹시딜이나 아연, 덱스판테놀 등이 섞인 복합 처방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즉, 좋아진 것이 비오틴 덕분인지, 아니면 함께 처방된 다른 치료제 덕분인지 알 길이 없다는 뜻이다.심지어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교차 시험에서 매일 고용량 비오틴을 복용하게 했음에도, 모발 성장 속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미녹시딜은 확실한 개선을 보여주었다. 비오틴을 미녹시딜과 같이 먹어도 단독 사용 시보다 더 나은 가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머리카락 비타민’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진다. 탈모로 고민하는 환자들을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혈중 비오틴 농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휴지기 탈모 환자들을 정밀 분석해도 비오틴 수치는 정상 범위에 머물렀다. 휴지기 탈모는 모발의 성장 주기가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 어떠한 자극에 의해 흐트러져 하루 100가닥 이상의 머리카락이 비정상적으로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우리가 비오틴 맹신을 조심해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안전성’이다. 정확히 말하면 검사 오류의 위험성 때문이다. 고용량 비오틴은 병원 검사실에서 사용하는 면역 분석 장비의 반응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심근경색을 진단하는 트로포닌 수치나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실제와 다르게 측정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여러 기관이 비오틴 섭취와 관련해 반복적으로 안전 경고를 내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물론 비오틴이 아예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유전적인 비오틴 흡수 장애가 있거나,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 같은 특정 약물을 복용한 후 모발 변화가 생긴 경우, 혹은 위 절제술 등으로 영양 흡수가 원활하지 않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보조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결론적으로, 근거 없는 영양제 쇼핑에 돈을 쓰기 전에 전문가를 찾아가 내 탈모가 유전성(안드로겐성)인지, 휴지기성인지, 아니면 다른 영양 결핍에 의한 것인지부터 진단받아야 한다. 비오틴은 결핍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에게 루틴하게 권장될 치료제가 아니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원인은 수만 가지인데, 비오틴이라는 단 하나의 퍼즐 조각으로 그 복잡한 그림을 완성하려 드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비오틴을 챙겨 먹고 있다면, 그리고 만약 곧 중요한 건강검진이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최소 수일 전에는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소중한 모발과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화려한 광고 속 영양제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근거 중심의 치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김진오 뉴헤어 성형외과 원장(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수석탈모분과위원장) 2026/05/25 21:31
  • 화장품 테스터 사용? 립스틱에 모낭충 특히 잘 살아

    화장품 테스터 사용? 립스틱에 모낭충 특히 잘 살아

    최근 SNS에서 모낭충 감염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며 여드름, 주사 피부염, 피부 뒤집어짐 등을 경험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모낭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모낭충 화장품’, ‘데모덱스 제거 화장품’이라는 문구를 내세운 제품들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모낭충은 정확히 무엇일까.◇정상적인 피부에도 존재하는 진드기… 모두 없애야 하는 것 아니야모낭충은 사람 피부의 모낭과 피지선에 서식하는 미세한 진드기로, 0.1~0.4mm 크기로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확인해야 한다. 피지 분비가 많은 ▲코 주변 ▲이마 ▲턱 등에 많다. 정상적인 피부에도 있는 진드기로 발견된다고 무조건 피부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낭충이 과도하게 증식했을 때 피부에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 피부 장벽이 약해지거나 피지 분비가 증가하면 모낭충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해 여드름처럼 붉은 구진이나 농포 등이 생기면서 피부가 뒤집어지는 것이다.모낭충은 모낭 입구 주변에 무리 지어 존재하는 ‘데모덱스 폴리쿠로룸(D. folliculorum)’과 피지선과 마이봄샘에 단독으로 서식하는 ‘데모덱스 브레비스(D. brevis)’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암컷 모낭충이 모낭 내부에 알을 낳으면 이 알이 부화하고 성장하며 번식한다. 수명은 대략 2~3주 정도이며, 주로 밤에 활동성이 증가한다.모낭충은 모낭 피지선을 둘러싸는 각질세포에 침투해 세포 내용물을 먹는다. 모낭충이 먹이를 먹을 때, 타액에 있는 ‘프로테아제 효소’를 사용해 피지와 세포 단백질을 분해해 섭취한다. 이 외에도 모낭충의 ‘리파아제 효소’가 세균이나 다른 미생물을 분해하는 작용에 쓰이기도 한다. 모낭충의 효소 작용으로 분해된 세포 단백질은 모낭 상피에 영향을 줘 모낭 입구를 막거나 주변에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모낭 외부에 서식하는 모낭충의 키틴질 외골격으로 인해 육아종성 이물 반응(외부 이물질을 몸이 격리하기 위해 면역세포를 모아 단단한 결절을 만드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죽어가는 모낭충이 키틴질 외골격을 방출하며 나타나는 피부 면역 반응·염증성 변화는 피부에 오돌토돌한 여드름 같은 발진 등을 유발한다.모낭충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면역억제 ▲피지 분비 증가 ▲피지선 증식 ▲피부 장벽 손상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만성 염증 피부질환 ▲혈관 과형성 관련 요인 등이 있다.◇완전히 없애기보단 과도한 분비 막아야모낭충은 정상 피부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없애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일부 업체는 제품을 홍보할 때 ‘얼굴 속 벌레 제거’, ‘피부 속 진드기 박멸’ 등의 표현을 사용해 ‘모낭충은 제거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건강한 피부에도 모낭충은 존재하므로 전혀 완전히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모낭충은 피지 속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진드기로 적절한 ‘균형 유지’가 중요하다. 피지 분비가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피지 분비를 막는 화장품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거나 염증 환경이 조성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지나친 세안이나 강한 항균 제품 사용은 피해야 한다. 피부 장벽을 손상하고 피부 건조를 유발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샘플·테스터 등 나눠쓰는 화장품, 모낭충 감염 원인될 수도화장품 샘플이나 테스터처럼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는 화장품도 모낭충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공유화장품을 통한 모낭충의 감염을 우려한 한 최근 연구에서 파운데이션·마스카라·립스틱 등의 화장품이 모낭충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모낭충을 화장품 샘플에 넣어 현미경으로 모낭충의 운동성을 관찰했다. 그 결과, 립스틱 속 모낭충은 148시간, 마스카라 속에선 21시간, 파운데이션은 2시간 동안 생존했다. 연구진은 립스틱에 사용되는 왁스 등 유분 성분과 수분 증발을 방지하는 다양한 연화제가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화장품 가게 테스터, 샘플 등 타인의 입술에 닿은 립스틱을 통해 모낭충이 전파되고, 심하면 입 주위 모낭충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낭충은 속눈썹에도 존재하는데, 마스카라의 일부 성분도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늘려 감염 경로가 될 수 있어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등 눈 화장품도 타인과 함께 쓰지 않는 게 좋다. 파운데이션 속 모낭충 생존시간은 비교적 짧았는데 파운데이션의 디메티콘 성분이 모낭충의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수분 배설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운데이션은 모낭충의 생존시간은 짧지만, 얼굴에 넓게 펴서 바르기 때문에 노출 면적이 넓고 피지가 많아 짧은 시간에 여러 사람이 사용하면 모낭충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짧은 간격으로 공유하는 화장품은 모낭충 전파가 빠를 수 있다. 여러 사람이 공유해서 써야 한다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소분해 사용하자. 공유한 화장품을 썼다면 세안을 꼼꼼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피부 뒤집어졌다면 화장품 구매보단 전문의 진료를현재 시중 모낭충 화장품에서 자주 언급되는 성분 중 하나는 티트리 오일(Tea Tree Oil)이다. 티트리 오일의 주요 성분인 터피넨-4-올(Terpinen-4-ol)은 모낭충 활동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황(Sulfur)·살리실산·징크·병풀 추출물 등도 모낭염 관리를 위해 사용되는데, 이러한 성분은 모낭충 제거보단 피지 환경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화해 모낭충이 과도하게 증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따라서 피부가 뒤집어졌다면, 임의로 모낭충 감염을 의심해 화장품을 구매하기보단 피부과 전문의에게 피부 상태를 먼저 확인받는 게 좋다. 현미경 검사 등을 통해 모낭충 밀도를 확인하고, 필요시 약물 치료를 비롯한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적절한 성분의 화장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모낭충 밀도가 높아져 피부에 염증반응이 나타난다면 우선 적절한 약제를 사용하여 모낭충 밀도를 균형 있게 만들어야 한다. 주로 바르는 이버멕틴 성분을 활용해 치료한다. 이버멕틴 연고를 사용할 때는 완두콩 크기 이상 충분히 짜서 발라주고, 2주 이상 사용해 피부 균형을 맞춰야 한다. ▲충분한 수면 ▲피부 장벽 회복 ▲피지 늘리는 화장품 사용 중단 ▲과한 항균 성분 화장품 사용 중단 등 피지와 모낭충 증가를 유발하는 생활 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칼럼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2026/05/22 18:00
  • [의학칼럼] 노안인 줄 알았던 ‘이 증상’, 황반변성 신호일 수도

    [의학칼럼] 노안인 줄 알았던 ‘이 증상’, 황반변성 신호일 수도

    나이가 들면서 글자가 흐릿해지면 흔히 노안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글자 일부가 비어 보이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 시야 중심부가 흐려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작은 부위다. 글씨를 읽고, 사물의 세부 형태를 구분하며,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주변부 시야는 비교적 유지되더라도 중심부가 흐리거나 일그러져 보일 수 있다. 창틀이나 타일의 선이 휘어 보이고, 책을 읽을 때 글자가 끊겨 보이는 증상이 대표적이다.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망막 아래에 노폐물이 쌓이거나 황반 조직이 위축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면서 출혈이나 부종을 일으킬 수 있어 시력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황반변성은 주로 50대 이후부터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노화에 따른 망막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흡연, 가족력,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자외선 노출 등이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진행 속도는 환자마다 다르지만, 방치할 경우 중심 시야가 흐려지거나 왜곡되는 증상이 심해져 독서, 운전, 얼굴 인식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문제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쪽 눈에 변화가 생겨도 반대쪽 눈이 시야를 보완해 환자 스스로 이상을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양쪽 눈을 뜨고 있을 때는 큰 불편이 없다가 한쪽 눈을 가리고 보았을 때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중심부가 흐린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진단은 안저검사와 빛간섭단층촬영 등을 통해 이뤄진다. 안저검사는 망막과 황반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빛간섭단층촬영은 황반의 단면 구조를 세밀하게 살펴 병변의 위치와 형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등을 시행해 신생혈관 여부와 병변 범위를 평가하기도 한다.치료와 관리는 황반변성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건성 황반변성은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 관찰이 중심이 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항산화 성분 보충이 고려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신생혈관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 치료가 사용될 수 있다.황반변성은 단순히 시력검사 수치만으로 상태를 판단하기보다 중심 시야가 얼마나 흐려지거나 왜곡되는지, 망막 구조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하는 질환이다. 건성과 습성 여부, 병변의 위치와 진행 속도에 따라 경과 관찰 주기와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글자 가운데가 비어 보이는 증상이 있다면 노안으로만 여기지 말고 망막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황반변성은 한 번의 검사나 치료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진행 양상에 따라 장기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글자 가운데가 비어 보이는 증상, 시야 중심부가 어둡게 느껴지는 변화가 있다면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보다 조기에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이 칼럼은 허장원 더원서울안과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허장원 더원서울안과 원장2026/05/22 13:59
  • 잠은 정말 '돈 들여 관리해야 할' 영역일까?

    잠은 정말 '돈 들여 관리해야 할' 영역일까?

    진료실에서 요즘 이런 말을 듣는다. “선생님, 잠은 잤는데 수면 점수가 낮게 나왔습니다.” 잠은 잤다. 그러나 숫자가 마음을 흔든다. 잠을 잘 자려는 노력이 오히려 잠을 불안하게 만든다.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슬립 맥싱(Sleep Maxxing)’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수면’과 ‘극대화’가 결합된 표현으로, 잠을 더 잘 자기 위해 생활 조건을 조정하려는 흐름이다. 침실 온도와 블루라이트를 조절하고, 수면 앱과 스마트워치로 잠을 측정한다. 안대, 귀마개, 백색소음, 암막 블라인드, 기능성 잠옷도 일상으로 들어왔다.이제 잠은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휴식이라기보다, 돈을 들여 관리해야 할 영역처럼 여겨진다. 숙면을 위한 소비가 확산되면서, 잠을 향한 갈망은 이미 하나의 시장이 되었다.물론 이 흐름을 무조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잠을 소홀히 여기던 사회가 잠의 가치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은 반가운 변화다. 잠은 뇌가 자신을 회복하고, 기억과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수면의학에서는 성인에게 하루 7시간 안팎의 충분한 수면을 권고한다.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생존을 지탱하는 리듬이다.문제는 방향이다. 잠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통제하려 드는 것은 다르다. 슬립 맥싱의 출발은 건강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잠은 회복이 아니라 성과가 된다. “오늘 수면 점수가 몇 점이지?” “깊은 잠은 왜 이렇게 짧지?” “어제보다 수면 효율이 떨어졌네.” 침대는 안식처가 아니라 평가장이 되고, 잠은 쉬는 일이 아니라 해내야 할 일이 된다.잠에는 하나의 역설이 있다. 붙잡으려 할수록 더 멀어진다. 불면증 환자들이 자주 말한다. “오늘은 꼭 자야 하는데요.” 그 말이 시작되는 순간, 뇌는 잠잘 준비가 아니라 경계 태세로 들어간다. 자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잠을 깨운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를 수면 수행 불안, 곧 불면에 대한 예기 불안으로 설명한다.좋은 수면 루틴은 필요하다. 일정한 기상 시간, 낮 동안의 햇빛 노출, 규칙적인 활동, 오후 이후의 카페인 제한, 조용하고 어두운 침실 환경은 실제로 도움이 된다.그러나 수면 위생은 잠을 돕는 울타리이지, 잠을 감시하는 CCTV가 아니다. 규칙은 필요하지만, 집착은 해롭다. 잠을 위한 준비가 하루 중 가장 긴장되는 시간이 된다면, 그것은 수면 관리가 아니라 수면 불안이다.잠은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8시간을 자도 피곤한 날이 있고, 6시간을 자도 개운한 날이 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리듬이다. 완벽한 하루보다 안정된 일주일이 수면 리듬을 회복시킨다.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잠을 돕는 환경이지, 잠 그 자체는 아니다. 좋은 도구는 몸을 편하게 할 수 있지만, 마음의 긴장까지 대신 내려놓아 주지는 못한다. 잠은 생활의 리듬과 마음의 속도 속에서 온다.슬립 맥싱 열풍의 이면에는 현대인의 불안이 있다. 낮에는 성과를 내야 하고, 밤에는 회복까지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현대인은 쉬는 시간마저 최적화하려 한다.그러나 회복은 더 애쓰는 데서 오지 않는다. 쉬어도 된다는 허락에서 시작된다. 정신의학적으로 볼 때, 잠은 감정 조절과 깊이 연결된다. 잠이 부족하면 불안과 우울감은 커지고, 충동 조절은 약해진다. 잠이 회복되면 작은 일에 덜 흔들리고, 감정의 파도도 낮아진다. 잠은 마음의 면역이다.그렇다면 슬립 맥싱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무조건 비판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기준은 바꾸어야 한다. ‘완벽하게 자야 한다’보다 ‘편안하게 잠들 조건을 만든다’가 먼저다. ‘수면 점수를 올린다’보다 ‘내 몸의 리듬을 회복한다’가 우선이다.잠을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도구가 아니라 하루의 속도를 조율하는 일이다. 침대에서는 걱정보다 쉼을 먼저 허락해야 한다. 잠은 밤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의 리듬이다. 아침의 햇빛, 낮의 움직임, 저녁의 여유, 밤의 내려놓음이 모여 잠이 된다. 밤만 보아서는 잠을 회복할 수 없다. 삶의 속도와 마음의 긴장을 함께 보아야 한다.
    칼럼사공정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 (포항채움의원 원장·사공정규 마음치유아카데미 원장) 2026/05/22 08:22
  • [의학칼럼] 자고 일어나니 목이 안 돌아간다, 어떡하지?

    [의학칼럼] 자고 일어나니 목이 안 돌아간다, 어떡하지?

    전날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잠을 자고 난 뒤 목이 뻣뻣하고 고개를 돌리기 어려워지면 흔히 “담이 걸렸다”고 표현한다. 대부분은 잘못된 수면 자세나 근육 긴장으로 생기는 급성 경추 염좌인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목디스크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증상 양상을 잘 구분해야 한다.급성 경추 염좌는 목 주변 근육과 인대가 갑자기 긴장하거나 미세하게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높은 베개를 사용했거나, 한쪽으로 목을 돌린 채 오래 잠을 잔 경우, 전날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한 경우에 잘 생긴다. 이때 통증은 주로 목과 어깨 주변에 머무르며,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돌릴 때 뻣뻣하고 당기는 느낌이 강하다. 목이 뻐근하고 움직임이 제한되지만 팔 저림이나 손 감각 이상은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목의 뻣뻣함은 수면 자세나 과사용으로 생기는 일시적 증상인 경우가 많으며, 며칠 내 호전되는 경우도 흔하다.반면 목디스크, 정확히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은 경추 사이의 디스크가 밀려나 신경을 자극하면서 발생한다. 단순히 목만 아픈 것이 아니라 어깨, 팔, 손끝으로 통증이나 저림이 뻗치는 것이 특징이다. 목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까지 내려가거나, 손이 저리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보다 신경 압박을 의심해야 한다. 경추 신경근병증은 목의 신경뿌리가 압박·염증을 받으며 팔로 뻗는 통증, 감각 저하, 근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두 질환을 구분하는 핵심은 통증의 범위와 신경 증상 여부다. 급성 경추 염좌는 목 주변에 통증이 국한되고,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목디스크는 목을 뒤로 젖히거나 한쪽으로 돌릴 때 팔까지 찌릿한 통증이 내려가고, 손가락 감각이 둔해지거나 물건을 잡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목 통증과 함께 팔이나 손의 저림, 근력 저하, 어깨 아래로 뻗치는 통증이 있다면 진료가 필요하다는 점도 일반적인 의학 권고와 일치한다.초기 급성 경추 염좌라면 무리한 마사지나 강한 스트레칭보다는 목을 편안하게 유지하고, 온찜질로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갑자기 목을 꺾거나 강하게 돌리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다만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팔 저림과 감각 저하가 함께 나타나거나, 고개를 움직일 때 전기 오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엑스레이로 경추 정렬을 확인하고, 신경 압박이 의심되면 MRI 검사를 통해 디스크 탈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목디스크라고 해도 대부분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자세 교정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근력 저하가 진행되거나 신경 압박이 심한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자고 일어난 뒤 목이 안 돌아가는 증상은 흔하지만, 모두 같은 원인은 아니다. 단순한 담 결림인지, 목디스크의 초기 신호인지는 통증의 방향과 동반 증상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 목 통증이 반복되거나 팔 저림까지 이어진다면 참고 넘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작은 목 통증도 신경 증상이 동반된다면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일 수 있다.(*이 칼럼은 김현우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김현우 안양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2026/05/20 11:19
  • 인공눈물 살 때 ‘꼭’ 확인해야 할 것

    인공눈물 살 때 ‘꼭’ 확인해야 할 것

    통계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7명이 ‘안구건조 증상을 겪어본 적이 있다’고 답할 만큼, 안구건조증은 이제 현대인의 고질병이 됐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이 뻑뻑하거나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며, 눈물이 눈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이유 없이 쏟아지기도 한다.이런 증상이 있을 때 가장 흔히 찾는 해결책이 바로 ‘인공눈물’이다. 다만, 약국에서 판매하는 인공눈물은 종류가 다양하고 저마다 특성과 효과가 달라, 일반 소비자가 제품을 정확히 구분해 선택하기 쉽지 않다. 올바른 인공눈물 선택·구매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첫 번째, 인공눈물은 다회용 병 포장과 1회용 낱개 포장으로 된 제품이 있다. 다회용 병 포장은 인공눈물을 자주 넣어야 하는 경우에 1병당 60~90회 투약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고 저렴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면 안약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유효기간은 개봉 후 1개월이 된다. 안약을 다 소비하지 못했더라도 남은 건 버려야 한다.그에 반해 1회용 포장은 30개가 들어가 있는 제품의 경우 30번만 사용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양이 적다고 볼 수 있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그러나 1회용이기 때문에 보존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회용 병 포장의 경우에는 뚜껑을 열고 여러 번 써야하기 때문에 방부제 역할을 하는 벤잘코늄이나 클로르헥시딘글루콘산염 같은 보존제가 들어가 있다. 보존제가 없는 제품을 찾는 경우에는 가격이 약간 더 비싸더라도 1회용 안약으로 구입해야 한다.두 번째, 자극이 없는 순한 안약이 있고 시원한 느낌의 청량감을 주는 안약이 있다. 점안 시 시원한 느낌을 주는 안약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멘톨 성분의 양에 따라 0~5단계로 나뉜다. 강한 청량감을 원하는 경우 4~5단계 ‘쿨하이’, ‘아이스’ 제품을 선택하면 되고, 중간 정도의 산뜻한 청량감을 원하는 경우엔 2~3단계 ‘라이트’, ‘쿨’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점안 시 자극적인 게 싫으면 아무 자극이 없는 0단계의 ‘순’ 제품으로 구입하면 된다.세 번째, 인공눈물은 제품에 따라 지속시간이 다르다. 점안 했을 때 부작용이나 이물감 등도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에 구성 성분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보통은 지속시간이 짧은 인공눈물이 ‘점도가 없는 물’에 가깝기 때문에 점안 시 이물감이 없고 편안하다. 안구건조가 심하지 않고 자주 넣지 않는 경우에는 염화칼륨·염화나트륨이 들어간 안약을 선택하면 된다. 안구건조가 심해서 안약을 자주 넣어야 하는 경우에는 작용 지속시간이 더 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눈에 눈물이 더 오랫동안 머물 수 있게 하는 점증제가 추가된 제품을 선택하면 좋다. 점증제도 지속시간에 따라 단계별로 나뉜다.일반의약품 안약 중에서 작용시간이 가장 긴 성분은 ‘트레할로스’고, 그 다음은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 1%’다. 그 보다 짧게 유지되는 성분은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 0.6%’고, 그 다음은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 0.5%’다. 이보다 더 짧게 유지되는 점증제는 ‘히프로멜로오스’다. 그러나 작용 지속시간이 길수록 점도가 진해 점안 시 시야 흐림, 끈적임 같은 부작용을 더 느낄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적합한 안약을 선택하면 된다.네 번째, 인공눈물에 영양제 성분이 추가된 안약이 있고 영양제가 없는 제품이 있다. 흔한 영양제 성분은 ▲포도당 ▲타우린 ▲콘드로이친 ▲아스파르트산 ▲비타민A·B6·E ▲PDRN 등이 있다. 포도당은 각막에 에너지를 공급해 눈의 신진대사를 돕고, 타우린은 항산화 작용과 삼투보호 작용을 통해 각막을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다. 콘드로이친은 눈꺼풀과 각막 사이에 윤활작용을 해 각막 손상으로부터 보호해주고 각막이 재생되는데도 도움을 준다. 아스파르트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서 눈의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A는 점막 보호작용으로 마이봄샘에서 눈물이 잘 분비되도록 돕는다. 비타민B6는 세포의 신진대사를 잘 돌려주고, 비타민E는 항산화작용을 통해 각막의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끝으로 PDRN 성분은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혼합물로, 미세하게 손상된 각막·결막의 회복·재생에 필요한 원료를 제공한다.이처럼 인공눈물은 각 제품마다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제품 정보를 알아두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순한 안약인지 ▲청량감이 강한 안약인지 ▲지속시간이 짧고 이물감이 없는 안약인지 ▲지속시간이 긴 안약인지 등을 확인하고 선택하면 된다.인공눈물을 넣을 때는 우선 손을 씻고, 안약의 유통기한과 탁도를 확인한다. 일회용 안약의 경우, 뚜껑을 딸 때 발생하는 미세한 플라스틱 파편이 섞일 수 있으므로 첫 한 방울은 버리도록 한다. 이후 고개를 뒤로 젖히고 검지로 아래 눈꺼풀을 살짝 당겨 붉은 살이 보이는 ‘결막낭’ 공간을 만들어 준 뒤, 용기 끝이 눈이나 속눈썹에 닿지 않게 주의하며 결막낭 위로 1방울만 떨어뜨린다. 인공눈물은 많이 넣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어차피 눈이 수용할 수 있는 양은 한정돼 있다. 점안 후에는 눈을 깜빡이지 말고 지그시 감고, 그대로 약 1~2분간 가만히 있어야 한다. 인공눈물을 넣은 뒤 눈을 세게 감으면 비루관을 통해 눈물이 빠져나갈 수 있다.인공눈물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다회용 안약의 사용기한은 ‘개봉 후 1개월’이며, 1회용 제품은 ‘개봉 후 24시간’이다. 점안 시 통증, 충혈, 가려움 등이 증상이 있으면 정확한 진단과 안약의 부작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을 중단하고 의사·약사와 상담하도록 한다.
    칼럼엄준철 약사 (성균관대학교 약대 겸임교수)2026/05/18 15:00
  • 사랑은 정말 멸종할 것인가?

    사랑은 정말 멸종할 것인가?

    지난 2월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악뮤 이찬혁의 ‘멸종위기사랑’이 올해의 노래로 선정됐다. 요즘 청년 세대들이 사랑을 하지 않는 현상을 반영한 것 같은 이 노래엔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다. “Back in the day, 한 사람당 하나의 사랑이 있었대. 내일이면 인류가 잃어버릴 멸종위기사랑.”사랑의 역사는 의외로 짧다고 한다. 낭만적 사랑의 시작을 근대시대로 보는 주장들이 꽤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심지어 성경의 창세기에도 아담과 이브의 사랑이 나오는 것을.실제로 고대 역사에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고대 이집트의 람세스 시대 무렵에는 사랑을 노골적으로 다룬 시도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사랑은 빼 놓을 수 없는 셈이다. 단, 그때의 사랑은 결혼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다. 중세 시대에만 해도 사랑은 결혼 밖에서 노래됐다. 결혼이 가문과 권력의 질서였다면, 사랑은 그 질서 바깥에서 인간의 욕망과 상상력을 흔드는 문학적 사건이었다. 근대에 들어서서야 결혼이라는 제도와 사랑이 결합됐다.어쨌건 적어도 우리에겐 서로를 사랑해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다음, 출산을 해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 전형적인 사랑의 모델이었다. 그런데 그 모델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2025년에 진행된 한 연구를 보면 20~49세 미혼 남녀 중 71.7%가 현재 연애를 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20대 응답자 중 29.8%는 연애 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2024년 통계청의 자료를 봐도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미혼 남성은 41.6%, 미혼 여성은 26%에 지나지 않았다. 사랑도 결혼도 모두 관심이 없는 셈이다. 정말 사랑은 끝나는 것일까?사랑의 종말을 말하기에 앞서, ‘우리는 왜 사랑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 질문은 조금 기괴하게 들릴 수도 있다. 마치 한 드라마에서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라고 대답했었던 것처럼 ‘마음이 끌리고 설레니까 사랑을 하지, 뭔 쓸데없는 질문을’이라고 생각할 만하다.하지만 조금은 더 근본적인 ‘왜’를 생각해보자. 인간의 모든 마음과 행동에는 근원적인 원인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는 단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진다. 1차적인 원인을 이야기하자면 당분이 들어오면 뇌에서 도파민이 폭발하고 즐거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왜 당분이 들어오면 뇌에서 도파민이 폭발하는가? 진화론적 심리학의 관점을 빌리자면, 단맛이 우리의 생존에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은 생존에 유리하도록 설정돼 있다. 어떤 행동이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는 이득 행동이 되면, 이 행동의 재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긍정적인 마음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은 인류의 생존에 매우 필요한 것이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현생 인류의 장점은 뛰어난 지능이었다. 장점을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진화되면서 인류의 뇌는 더 커져갔고, 산도(분만통로)로 감당하지 못할 수준에 이른다. 그리해 인류가 선택한 방식은 ‘작게 낳아 크게 기르자’였다. 다 좋았으나, 너무 작게 낳아서, 그래서 너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지나치게 오랜 양육 기간을 갖게 된다. 이러니 어떠하겠는가? 배우자와의 장기적인 유대와 협력이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즉, 사랑으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것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 것이다. 실제로 뇌과학의 연구 결과들은 사랑이 뇌의 보상 회로와 연관이 깊다고 보고하고 있다.또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사랑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다시 정의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 누군가를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관계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다시 묻게 된다. 취향이 바뀌고, 미래가 확장되고, 약점이 드러나고, 정체성이 재구성된다. 사랑은 현재의 감정이 아니라 공동의 미래를 상상하게 만들고, 개인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다. 그래서 사랑은 인간이 자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 강력한 방식 중 하나다. 사랑은 타인을 만나는 경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시 구성하는 사건이다.그래서 사랑은 멸종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연애를 하지 않고, 가정을 꾸리지 않는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자신을 확인하고, 타인과 연결되고,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 방식 자체를 포기하는 일에 가깝다.청년들이 사랑을 안 한다고 하지만, 사랑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는 뜨겁고, 로맨스 웹툰, 웹소설도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AI에서도 연애 상담이 인기라고 한다. 지난해 데이팅 앱 및 소셜 디스커버리 앱의 수익이 확대됐다는 기사도 읽은 적이 있다. 사랑을 하지 않는 세대의 사랑에 대한 여전한 관심. 결국 사랑을 하고 싶지만, 사랑을 할 수 없는 여건 속에서 청년들이 택한 그들의 생존 전략이 아닐까 싶다.사라지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라지고 있는 것은 사랑이 자연스럽게 시작될 수 있었던 삶의 구조다. 그렇다면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답은 ‘우리는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사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가 돼야 할 것이다.
    칼럼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2026/05/15 20:00
  • [의학칼럼] "손떨림은 잡고 시야는 넓히고"… 고위험 담낭 수술의 진화

    [의학칼럼] "손떨림은 잡고 시야는 넓히고"… 고위험 담낭 수술의 진화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담낭 수술은 출혈과 합병증 위험이 높아 더욱 정교한 술기가 요구된다. 최근 이러한 고위험 담낭 수술에서 ‘단일공 로봇수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단일공 로봇수술은 기존 복강경 수술의 한계를 보완하면서도 환자 안전성과 회복 속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진보된 수술법이다.담낭은 간 아래 위치해 담즙을 저장·농축하는 장기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 담석증과 담낭염이다. 담낭질환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 증가, 담즙 정체, 비만, 고지방 식습관, 급격한 체중 감소, 임신, 당뇨병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과 여성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주요 증상으로는 오른쪽 윗배 통증(우상복부 통증), 명치 통증, 소화불량, 메스꺼움, 구토 등이 있으며, 식사 후 특히 기름진 음식을 섭취한 뒤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염증이 진행되면 발열이나 오한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담관 폐쇄로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초기에는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지속될 경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실제로 과거 복부 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60대 환자는 심한 복강 내 유착으로 인해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이 어려운 상태였다. 유착이 심한 경우 장기 손상이나 출혈 위험이 높아 개복수술로 전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해당 환자는 단일공 로봇수술을 통해 담낭절제술과 유착박리술을 동시에 시행 받았고,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했다.고위험 유착 환자에서도 단일공 로봇수술이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정밀한 기구 조작과 확대된 시야 확보가 수술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담낭은 간 아래 위치해 있으며 혈관과 담관이 밀집돼 있어 수술 시 정밀도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염증이 심하거나 유착이 있는 경우 해부학적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수술 성패를 좌우한다.단일공 로봇수술은 배꼽 부위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로봇 기구를 삽입해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로봇 시스템은 의료진의 손 떨림을 보정하고 3차원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해 좁고 복잡한 담낭 주변 구조를 더욱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특히 미세한 조직 박리가 가능해 출혈을 줄이고, 주변 장기 손상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고위험 환자군에서 유용성이 크다.고령, 비만, 반복 수술로 유착이 심한 환자일수록 수술 난도가 높아지는데, 로봇수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단일공 로봇수술은 단순히 흉터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수술의 안전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앞으로도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수술법을 선택해 치료 결과를 향상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다.(*이 칼럼은 이철승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부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이철승 부원장2026/05/15 14:03
  • 호불호 심하게 갈리는 ‘하와이안 피자’의 비밀

    호불호 심하게 갈리는 ‘하와이안 피자’의 비밀

    하와이안 피자는 전세계적으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하와이안’ 피자라고 불리지만, 캐나다에서 그리스인이 고안했다는 점 또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 1962년, 온타리오주의 그리스계 캐나다인인 샘 파노폴로스가 자국의 음식 가운데 단맛과 신맛이 공존하는 게 많다는 점에서 착안해 처음 만들었다. 토마토소스와 치즈 위에 햄과 베이컨, 그리고 파인애플을 얹어 구워낸 하와이안 피자는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2014년 ‘타임’지는 파인애플 피자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피자’ 13위에 선정했다. 한편 2017년, 아이슬란드의 6대 대통령인 그뷔드니 요하네손은 ‘피자에 파인애플 얹는 것을 반대한다’며 21세 이하 유권자의 표를 30퍼센트 이상 얻으면 파인애플 피자를 법으로 금지하겠노라고 농담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이 피자의 ‘하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와 전혀 상관이 없고 파노폴로스가 쓴 ‘하와이안 파인애플 컴퍼니’의 통조림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나저나 하와이안 피자는 왜 그렇게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까? ‘과일, 단맛의 고명이 피자에 올라가는 게 싫다’는 이유가 가장 큰데, 무생채를 소금 아닌 설탕에 절여 만들 정도로 음식이 달아진 한국에서는 그렇게 논리적이지 않다. 단맛 나는 무생채가 일상의 반찬이라면 파인애플 피자 정도가 그렇게 부담스러울리 없다. 더군다나 하와이안 피자의 파인애플은 함께 먹는 동물성 고명인 햄과 베이컨, 치즈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단맛도 단맛이지만 신맛이 따라오므로 이들 재료의 느끼함을 잘 덜어내준다. 한편 파인애플은 소화를 돕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브로멜린을 함유하고 있으니 피자의 소화 또한 도와줄 수 있다. 브로멜린은 매우 강력한 연육제로 육류의 펩타이드 결합을 끊어 소화기관의 부담을 덜어준다. 브로멜린은 무화과에서 추출한 효소 피신이나 파파야에서 추출한 파파인과 더불어 시중에서 판매하는 연육제의 주요 성분이다. 명칭부터 ‘연육제’라니 질긴 고기를 매우 부드럽게 만들어 줄 것 같은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가정 조리에서는 크게 필요가 없다. 위력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고기가 부드러워지는 정도를 넘어 누더기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파인애플을 비롯해 배(인버타제, 옥시다아제), 키위(액티니딘) 등을 갈아 넣는 ‘비법’이 가정에서 전해내려오는데 요즘은 그다지 권하지 않는다. 특히 갈비찜처럼 푹 익히는 요리에 빈번하게 쓰여왔지만 요즘의 소들은 고기를 먹기 위해 애지중지 키워온 것들이라 어머니나 할머니 시대의 소, 특히 육우들처럼 육질이 질기지 않다. 차라리 효율이 좋은 압력솥을 써 짧은 시간에 더 부드럽게 조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열렬하게 싫어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하와이안 피자는 오늘도 제 갈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2019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 가운데 12%가 파인애플을 가장 좋아하는 고명 세 가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같은 설문에서 24%가 파인애플을 가장 싫어하는 고명 가운데 하나로 꼽기는 했지만 안초비나 가지에 이어 고작 3위였다. 음식평론가로서 변호를 하자면 앞서 언급했듯 파인애플은 단맛과 신맛 덕분에 동물성 식재료, 특히 돼지고기와 좋은 짝이다. 멜론과 이탈리아의 염장 햄 프로슈토를 같이 먹는 조합이 고전처럼 통하는데 사실 멜론을 파인애플로 대체하면 한결 더 맛있다. 많은 경우 제대로 숙성시키지 않아 무처럼 아삭거리는 멜론을 먹는데 그보다 잘익은 파인애플을 찾기가 훨씬 더 쉽다. 밑둥을 코에 가져다 댔을때 향이 나는 것을 고르면 된다. 
    칼럼이용재 음식평론가 ​ 2026/05/13 19:40
  • 어쩌면 ‘쉼’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일지도

    어쩌면 ‘쉼’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일지도

    누구나 마음의 병을 겪을 수 있지만 쉽게 털어놓기 힘들고 때론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다. 헬스조선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칼럼을 연재해 ‘읽으면서 치유되는 마음의 의학’을 독자와 나누려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풀어내고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편집자주) 
    칼럼기고자=이강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2026/05/13 07:40
  • 비염은 놔둬도 되는 병? 방치하면 탈모 온다

    비염은 놔둬도 되는 병? 방치하면 탈모 온다

    봄기운이 완연해지며 대기 중의 꽃가루와 먼지가 늘어나는 이 시기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유독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진료실에서 탈모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알레르기 비염이나 아토피를 동반한 사례를 빈번하게 목격한다.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몸의 면역 시스템이 공유하는 일종의 공통된 경로 때문이다. 모발을 생성하는 모낭은 단순히 독립적인 기관이 아니라 전신 면역 체계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기관이기에, 비염으로 인한 전신적 면역 불균형은 모발의 성장주기까지 흔드는 시스템의 문제로 확장된다.최근 연구들은 비염이 초래하는 전신적인 면역 불균형이 모발 건강, 특히 안드로겐성 탈모의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역학 조사는 비염과 탈모라는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질환 사이의 긴밀한 병태생리학적 연결고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이러한 연결고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물질이 바로 프로스타글란딘D2(PGD2)이다. 알레르기 반응 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D2는 비염의 전형적인 증상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모낭에 도달했을 때 모발 성장을 억제하고 모발이 탈락하는 시기인 휴지기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결정적인 인자로 작용한다. 실제로 탈모가 진행 중인 두피에서는 이 물질의 수치가 정상 두피보다 현저히 높게 측정된다. 비염으로 인해 증가한 전신적 염증 물질들이 혈관을 타고 두피까지 도달하여 모낭 주위에 미세 염증을 유발하고, 결국 안드로겐성 탈모의 발생 위험을 1.81배나 높이게 되는 것이다.그렇다면 비염 치료가 탈모 예방에 실질적인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최근 연구는 매우 고무적인 답을 제시한다. 흔히 처방되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꾸준히 복용한 그룹에서 탈모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항히스타민제는 비염 증상 완화를 넘어, 탈모를 촉진하는 프로스타글란딘D2의 방출은 억제하고 모발 성장에 이로운 프로스타글란딘E2(PGE2)의 농도는 높여주는 일종의 모낭 보호막 역할을 수행한다.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보면, 항히스타민제 복용 군은 비복용 군에 비해 탈모 위험이 약 77%나 낮게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예방 효과는 약물의 누적 복용량이 많을수록 더욱 강력해지는 ‘용량 의존적’ 양상을 보였다. 누적 복용량이 많은 그룹에서는 탈모 위험 지수가 평소의 약 10분의 1 수준인 0.12까지 급격히 감소했다. 증상이 발현될 때만 간헐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꾸준히 비염을 관리하는 것이 모발 건강을 지키는 데 훨씬 효과적임을 보여준다.임상적으로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연령대에 따른 반응의 차이다. 30세 미만의 젊은 비염 환자군에서 항히스타민제의 탈모 예방 효과가 가장 강력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젊은 시절의 모낭 구조가 약물에 의한 면역 조절에 더욱 기민하게 반응하고 회복 탄력성이 높기 때문이다.아직 젊으니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비염을 방치하는 행위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탈모를 가속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비염으로 인한 전신적 염증 부하는 모낭의 안드로겐 수용체 민감도를 높여 탈모의 진행 속도를 가속한다. 만성 비염을 앓고 있으면서 모발이 가늘어지는 초기 징후를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신체가 보내는 긴급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비염이라는 전신 면역 질환을 체계적으로 다스리는 것이, 호흡기 건강은 물론 소중한 모발의 임상적 궤적을 지키는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김진오 뉴헤어 성형외과 원장(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수석탈모분과위원장) 2026/05/11 21:42
  • 월요일, 왜 유독 우울할까

    월요일, 왜 유독 우울할까

    휴가에서 돌아온 다음 날 아침, 출근하는, 혹은 학교에 가는 발걸음이 평소보다 무거우셨던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분명 행복했는데, 일상으로 돌아오자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비어 있는 듯한 느낌. 어떤 이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까닭 모를 한숨이 새어 나왔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휴가 직전보다 오히려 더 피로하고 무기력해졌다고 한다. 이 마음, 그저 휴가가 끝나서 아쉬운 정도의 일이 아니다.휴가 후 증후군,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정신의학에서는 이 현상에 이름을 붙여두었다. ‘휴가 후 증후군(post-vacation syndrome)’ 또는 ‘재진입 우울(re-entry depression)’이라고 부른다. 휴가가 끝난 직후 며칠에서 길게는 2주 정도, 의욕 저하와 집중력 감소, 수면 리듬의 교란, 잔잔한 우울감이 함께 찾아오는 일군의 증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진료실에서도 이 호소를 자주 듣는다. 길었던 황금연휴가 끝난 직후, 8월 중순 여름휴가가 마무리된 후에 외래 예약이 평소보다 늘어나는 일이 매년 반복된다.중요한 점은 이것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력이 부족해서,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 우리 마음이 환경의 큰 변화에 반응하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신호일 뿐이다.여행이 진짜로 주는 선물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풍경도, 음식도, 사진도 아니다. 그것은 ‘잠깐 다른 자기로 살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의 의무, 역할, 평가, 누군가의 기대, 이 모든 것에서 잠시 풀려난 자기. 평소에는 ‘○○○ 부장’이고 ‘누군가의 부모’였던 사람이, 낯선 도시의 카페에서는 그저 한 명의 여행자가 된다.그러한 자기가 좋았기 때문에 우리는 휴가 동안 진심으로 행복했던 것이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그 자기는 사라지고 다시 원래의 자기로 돌아가야 한다. 마치 잠시 벗어두었던 무거운 갑옷을,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입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갑옷의 무게는 휴가 전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잠시 벗어본 가벼움을 기억하는 우리에게는, 그 무게가 이전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다.우리가 여행에 늘 데려가는 한 사람영국의 작가 알랭 드 보통이 그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흥미로운 일화를 들려준 적이 있다. 어느 겨울, 그는 일상의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카리브해의 한 휴양지로 떠난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서 야자수 앞에 섰을 때, 눈앞에 펼쳐진 것은 새파란 바다와 흰 모래뿐이 아니었다. 평소 그를 짓누르던 짜증과 걱정과 작은 두통도 함께였다. 풍경은 분명 바뀌었지만, 그 풍경을 바라보는 자기 자신은 한 발자국도 옮겨지지 않은 채 거기 있었던 것이다.그가 짚어낸 핵심은 이것이다. 어디로 떠나든 우리는 한 사람을 늘 함께 데려간다.  바로 자기 자신을. 그리고 그 자기를 어떻게 다룰지 모르는 한, 풍경만 바꾼다고 마음이 따라 바뀌지는 않는다.이 통찰은 휴가 후 우울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많은 분들이 휴가 후의 무거움을 ‘여행이 너무 좋아서’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오래 관찰해온 결과는 정반대에 가깝다. 여행 후 우울은 여행이 좋아서가 아니라, 일상이 충분히 회복적이지 않다는 신호다. 평소의 일상 속에 작은 회복의 시간들, 예컨대 편안한 저녁, 가까운 사람과의 따뜻한 대화, 잠깐의 산책이 자리 잡고 있다면, 휴가 후의 무게가 그렇게까지 압도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휴가가 일상의 부족함을 잠시 덮어주었던 것뿐이고, 그 덮개가 사라진 자리에서 비로소 일상의 빈틈이 더 또렷이 드러나는 것이다.더 자주 떠나는 것이 답일까그래서 환자분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그러면 휴가를 더 자주 가면 되지 않을까요?” 마음의 메커니즘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행복 연구에서 잘 알려진 개념 중에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 뇌는 어떤 새로운 자극에도 빠르게 익숙해지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같은 종류의 즐거움을 반복적으로 경험할수록 그 강도는 점점 줄어든다. 휴가의 횟수를 늘려간다고 해서 그만큼 행복이 비례해 쌓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답은 휴가의 양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일상이 회복의 기능을 되찾도록 만드는 데 있다. 거창한 변화일 필요는 없다. 평일 저녁 10분의 산책, 주말 한 끼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 자기 전 가까운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한마디. 이런 작은 회복 의식들이 일상에 자리 잡으면, 휴가는 더 이상 도피처가 아니라 이미 충분히 좋은 삶에 더해지는 보너스가 된다.지난 글에서 ‘집은 회복되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의 무거움이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면, 그 무게를 그저 견뎌내려 하지 말고 한번 가만히 들여다보시길 바란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일상이 보내고 있는 가장 정직한 신호일지 모른다.
    칼럼한승민 선릉숲 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2026/05/11 07:03
  • ‘우리 아이 영재인가?’ 싶을 때… ‘발달 균형’ 챙기세요

    ‘우리 아이 영재인가?’ 싶을 때… ‘발달 균형’ 챙기세요

    최근 어린 시기부터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음악이나 수학, 언어 등 특정 분야에서 또래보다 빠른 성취를 보이는 아동이 늘어나면서 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리 아이도 영재가 아닐까”라는 기대와 함께 조기 교육이나 조기 진급에 대한 고민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이의 발달을 바라볼 때는 단순히 성취의 속도만이 아니라, 발달의 본질과 균형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일반적으로 영재(prodigy)는 특정 영역에서 또래보다 현저히 뛰어난 수행 능력을 보이며 어린 나이에 성과를 나타내는 경우를 의미한다. 반면 천재(genius)는 단순한 조기 성취를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거나 기존 틀을 뛰어넘는 창의적 사고를 보이는 경우를 뜻한다. 또 수재는 타고난 재능보다는 꾸준한 노력과 성실성을 통해 높은 성취를 이루는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임상과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명확히 구분되기보다 서로 혼재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최근에는 매우 어린 시기부터 또래를 앞서는 학습 능력과 예술적 재능을 보이는 사례들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 초고도 영재 아동은 유아기부터 수학적 사고나 언어 능력, 음악적 표현 등 특정 영역에서 빠른 발달을 보이기도 한다. 이 가운데는 표준화된 지능검사에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거나 학교 교육 과정에서 조기 진급이 논의되는 경우도 있다.하지만 중요한 점은 아동의 발달이 하나의 축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발달은 인지와 언어뿐 아니라 정서, 사회성, 운동 기능 등 다양한 영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루어진다. 특정 영역의 발달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모든 영역이 같은 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특히 영재 아동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특징 중 하나가 ‘비동시적 발달(asynchronous development)’이다. 이는 인지 능력은 또래보다 앞서 있지만 정서 발달이나 사회성은 반드시 같은 수준으로 따라가지 않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학습 능력에서는 높은 성취를 보이더라도 또래 관계 형성이나 학교 적응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예를 들어 사고 수준은 높지만 감정 조절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좌절 상황에서 과도한 반응을 보이거나, 또래와 관심사가 달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조기 진급 이후 학업 성취 자체보다 정서적 부담이나 또래 관계 문제, 자기 조절의 어려움으로 상담을 받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된다. 따라서 학습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만으로 교육 과정을 앞당기는 결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으며,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장기적인 성취는 단순한 속도가 아니라 성장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예술이나 전문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루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초기 재능 자체보다 장기적인 발달 과정과 환경의 영향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재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확장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훈련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적절한 교육 환경, 자기 조절 능력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특히 자기 조절 능력은 장기적인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는 단순한 집중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힘, 실패를 경험했을 때 이를 견디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빠른 학습 환경에 노출될 경우 단기적인 성취는 가능할 수 있지만, 오히려 장기적인 성장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영재 아동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속도’보다 ‘균형’이다. 인지 발달이 빠르다는 점은 분명 중요한 강점이지만, 정서와 사회성 발달이 함께 이루어지지 않으면 장기적인 적응과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부모는 자녀의 뛰어난 능력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아이가 현재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지, 또래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는지, 실패와 좌절 상황에서도 회복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영유아기와 학령 초기에는 이러한 전반적인 발달 상태가 이후 성장 경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영재 아동의 조기 성취는 분명 의미 있는 특징이다. 그러나 빠른 발달이 곧바로 건강한 성장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발달은 단순한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영역이 조화를 이루며 진행되는 과정이다. 아이의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빠른가”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부모와 교육자의 역할 역시 아이의 능력을 무조건 앞당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이 지속 가능하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 결국 그것이 아이의 잠재력을 가장 건강하게 실현하는 길이다.(*이 칼럼은 임신영 임신영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임신영 임신영재활의학과의원 원장2026/05/09 18:30
  • [의학칼럼] ‘복통’ 24시간 넘으면 위험… 왜?

    [의학칼럼] ‘복통’ 24시간 넘으면 위험… 왜?

    복통을 소화불량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통증이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충수염(맹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염증이 복강 전체로 퍼지는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서다.충수염은 대장 시작 부위에 붙어 있는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충수 입구가 막히면서 발생한다. 분변석이나 림프조직 비대, 이물질 등에 의해 막히면 내부에 세균이 증식하고 염증이 악화된다. 시간이 지나면 내부 압력이 증가해 혈류가 차단되고, 심할 경우 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충수염 통증은 시간 경과에 따라 특징적으로 변화한다. 초기에는 명확한 위치를 짚기 어려운 배꼽 주변 또는 상복부 통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내장 신경이 자극을 받으며 나타나는 통증으로, 단순 체기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 쉽다.하지만 염증이 진행되면서 통증은 점차 오른쪽 아랫배로 이동하게 된다. 이 시점부터는 통증 부위가 비교적 명확해지고, 움직이거나 기침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손으로 눌렀다가 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반발통’이 나타난다면 복막 자극이 시작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 경우 이미 염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시간이 더 지연되면 통증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증상이 호전된 것이 아니라 충수가 터지면서 압력이 감소한 경우일 수 있다. 이후 복강 내로 염증이 퍼지면서 복부 전체에 심한 통증과 발열이 나타나는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충수염은 통증 양상이 ‘이동하고, 점점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복통은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실제 30대 직장인 A씨는 복통을 단순 소화불량으로 생각하고 하루 이상 진통제로 버티다가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충수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천공 직전까지 악화돼 있었다. 결국 응급수술을 받았으며, 초기 치료에 비해 입원 기간도 길어졌다. 충수염은 보통 24~48시간 사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 질환이다. 초기에 치료하면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지연될 경우 복막염 등 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치료는 대부분 수술로 진행되며, 최근에는 최소 침습 수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배꼽 부위에 약 1~2cm 정도의 절개를 한 뒤, 하나의 통로로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해 충수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절개 부위가 적어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고, 수술 후 통증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회복이 빠르고 일상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미용적 만족도가 높아 젊은 환자층에서 선호도가 높다.다빈치 SP 로봇수술은 단일 포트(Single Port)를 이용하는 로봇수술로, 하나의 절개창을 통해 여러 개의 로봇 팔이 동시에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고해상도 3D 시야와 정교한 관절 움직임이 가능해 좁은 공간에서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출혈과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염증이 진행된 경우나 해부학적 구조가 까다로운 환자에서 보다 안정적인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충수염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단일공 복강경이나 로봇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 적용이 용이하다. 통증을 참거나 방치하기보다, 증상이 의심되면 빠르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이 칼럼은 이관철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진료부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이관철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진료부장2026/05/08 15:50
  •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약초… ‘감초’는 어떤 역할할까?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약초… ‘감초’는 어떤 역할할까?

    한약재라고 하면 선뜻 생각나는 것이 아마도 녹용과 감초가 아닐까 싶다. 녹용은 가장 익숙한 보약 재료로서의 한약재이고, 감초는 ‘약방의 감초’라는 속담에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속담에 쓰일 정도로 유명한 감초는 정말로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어울릴까?실제로 그러하다. 실제 조사 결과 한약 처방의 60%에 감초가 포함된다고 하니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한의학적으로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감초는 어떠한 역할을 하기에 이렇게 어지간한 한약 처방에 빠지지 않는 걸까?감초의 재미있는 점은 생(生)감초와 자(炙)감초의 효능이 다르다는 점이며, 약방의 감초처럼 일반적인 처방에서는 대부분 자감초를 사용한다. 자감초는 한약 처방 속 약재 각각의 부작용을 억제하고 약효를 조화롭게 만든다. 즉 처방의 주요 성분 약재로 작용하기보다는 각기 다른 약재들의 효능을 더욱 균형을 잡게 만들어준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감초가 다른 한약의 성분 추출을 증가시키거나 새로운 화합물을 형성한다는 근거도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데, 일례로 계지와 감초를 함께 끓이면 계지의 일차성분이 증가하며, 시호소간산이라는 한약의 경우 감초가 핵심 약재인 시호의 성분 추출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존재한다.스포츠로 치면 스타플레이어나 최전방 공격수라기보다는 그 밑에서 온갖 궂은 일을 맡아 팀을 유기적으로 조율하며 스타 플레이어들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존재라고 할 수 있으니, 어지간한 처방에는 감초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생감초는 효능이 약간 다르다. 생감초는 조금 더 대량으로 쓰여 강한 해독 및 항염증 효과를 낸다. 얼마 전 언급한 적이 있는 부자의 아코니틴 성분은 상당히 강력한 심장독성을 가지는데, 예전부터 한의학에서는 부자의 독성을 제어하기 위하여 감초와 배합하여 사용해 왔다. 실제 감초와 부자를 함께 끓이면 부자의 아코니틴 함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감초의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너무나도 익숙한 약재이지만 국산 한약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감초는 건조한 곳에서 주로 재배되어 다습한 우리나라 기후와는 잘 맞지 않는 것.세종대왕 시절부터 감초를 국내에서 재배하기 위해 노력해 봤지만 21세기가 된 아직까지도 완벽한 국산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최근에는 조금씩 국산 감초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언젠가 약방의 감초가 전부 국산으로 바뀌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이런 감초가 최근 누명을 쓴 일도 있다. 요새는 덜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약 먹는다고 하면 한약에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다고 떠들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는 감초에 천연스테로이드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발생한 오해, 또는 음해였는데, 감초의 천연 스테로이드 성분인 무기질 코르티코이드와 양약에서 사용하는 합성스테로이드(당질코르티코이드)는 전혀 다르다.가장 직접적인 비교로 양약에서 사용하는 합성 스테로이드는 도핑 금지 성분이지만 감초는 도핑 금지 한약재가 아니다. 또한 감초만 아니라 마, 콩에도 감초와 같은 천연 스테로이드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니 충분히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잘 먹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감초 사탕이 상당히 많이 섭취되고 있으며, 특히 네델란드의 경우 1인당 연평균 2kg의 감초를 섭취한다고 하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초를 너무 많이 복용하면 가성 알도스테론혈증이 나타나 고혈압, 저칼륨혈증, 부종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병태가 발생하려면 감초를 하루 100g 이내로 수십 일간만 복용하여 과다 복용, 장기간 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감초의 경우 감초 자체만을 집에서 연하게 끓여 차처럼 마셔도 좋지만, 목이 아픈 경우에 도라지 30g, 감초 10g를 물 2리터에 넣고 끓여 차처럼 마시면 좋은 식으로 다른 한약재와 함께 배합하여 차처럼 마시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칼럼최윤용 한의사(으뜸생약 대표)2026/05/04 07:30
  • ‘부기차’ 마시면, 아침 얼굴 부기 정말 빠질까?

    ‘부기차’ 마시면, 아침 얼굴 부기 정말 빠질까?

    퉁퉁 부은 아침 얼굴을 보고 호박즙 한 포를 마시거나 부기 전용으로 칼륨 영양제를 사놓고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홈쇼핑, 각종 SNS에서는 ‘아침 부기= 칼륨 부족’이라는 인식이 있고, 부기를 제거하기 위해 각종 붓기차, 호박즙, 팥물을 판매합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칼륨이 나트륨을 배출해 준다’는 단편적인 생리학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 입장에서 보면, 이 의학적 기전의 '효과 크기'와 '용량의 한계'를 교묘하게 지운 채, "나트륨을 배출하니 호박즙, 팥물, 칼륨 영양제면 얼굴 부기도 싹 빠지겠지"라는 과장된 기대를 심어주고 있습니다.오늘은 ‘칼륨 영양제가 아침 붓기를 뺀다’는 상식을 근거를 바탕으로 깊이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오늘의 퀴즈: 부기차, 호박즙, 팥물, 칼륨 영양제를 먹으면 아침 얼굴 부기가 확 빠질까?정답은 X입니다.“원인이 무엇이든, 호박즙이나 팥물에 풍부한 칼륨이 나트륨과 수분을 빼주는 것은 맞으니 먹으면 좋은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일부는 맞습니다. 칼륨이 신장에서 나트륨 배출하는 기전은 명확히 입증돼 있습니다. 하지만 얼굴 부기를 눈에 띄게 뺄 만한 수준이 아닙니다.고려사항아침 얼굴 부기의 주된 원인은 '칼륨 결핍'이 아니라, 체액의 재분포 입니다.우선, 칼륨의 효과를 논하기 전에, 먼저 아침에 얼굴이 왜 붓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밤에 평평하게 누워 수면을 취하게 되면, 낮 동안 중력에 의해 다리 쪽으로 내려가 있던 체액이 수평 상태를 유지하며 얼굴, 특히 눈꺼풀과 뺨의 느슨한 조직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아침의 얼굴 부기는 체내 칼륨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수면 자세로 인한 자연스러운 변화에 가깝습니다.여기에 전날 밤 섭취한 과도한 나트륨(야식)과 알코올이 삼투압 작용으로 체액을 더 강하게 붙잡아두면서 부기가 심해지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저칼륨 식단이 부종을 악화시킬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아침 부기의 주된 원인은 칼륨 결핍이 아닙니다.핵심 근거1.일반인에게는 전신 수준의 체액 변화 효과가 매우 미미합니다.칼륨이 신장을 통해 나트륨을 배출하는 것은 맞지만, 이것이 일반인의 안면 부종을 없애준다는 직접적인 임상 연구는 없습니다. 이를 간접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체액량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된 혈압 데이터를 참고해 볼 수 있습니다. 2013년 WHO가 위촉한 BMJ 메타분석, 그리고 2020년과 2025년의 대규모 메타분석 결과들을 종합하면, 고혈압 환자와 달리 건강한 정상 혈압인이 칼륨 섭취를 늘렸을 때 얻는 혈압 강하 효과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없을 만큼 매우 작거나 사실상 0에 수렴했습니다.
    칼럼김연휘 의사·유튜브 ‘근알의’ (근거를 알려주는 의사) 운영2026/05/01 08:30
  • 스마트폰이 藥이 되는 경우

    스마트폰이 藥이 되는 경우

    누구나 마음의 병을 겪을 수 있지만 쉽게 털어놓기 힘들고 때론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다. 헬스조선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칼럼을 연재해 ‘읽으면서 치유되는 마음의 의학’을 독자와 나누려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풀어내고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편집자주) 
    칼럼기고자=이강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 2026/04/29 07:40
  • 생우유, 돌 이전에는 피해야 하는 이유

    생우유, 돌 이전에는 피해야 하는 이유

    생후 1년이 되기 전, 아이에게 생우유를 먹여도 되는지 묻는 보호자들이 적지 않다. 단순히 ‘먹여도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영아의 소화기와 신장 기능, 그리고 성장 단계에 맞는 영양 요구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생우유는 생후 12개월 이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전 시기에는 모유나 조제분유가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보다 적합한 영양 구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돌 이전에 생우유를 권장하지 않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선 생우유는 단백질과 전해질 함량이 높아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영아의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일부 아이에서는 생우유 섭취 후 장 점막에 미세한 출혈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철 결핍성 빈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생우유 자체의 철분 함량이 낮고 흡수율도 제한적이어서,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철분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산양유의 경우 엽산 함량이 부족해 드물게 거대적혈모구성 빈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그렇다면 돌 이전 시기에는 무엇을 먹이는 것이 적절할까. 기본 원칙은 명확하다. 모유 또는 조제분유를 중심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적절하다. 알레르기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가수분해 분유와 같은 저알레르기 분유를 고려할 수 있으며, 유당불내증이 의심될 때는 유당 제거 분유가 대안이 된다. 두유 제품 역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철분과 칼슘이 충분히 강화된 제품인지 확인하고 전문가 상담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생후 12개월 이후 생우유를 도입할 때에도 몇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섭취량은 약 500~700mL, 즉 2~3컵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며, 과도한 섭취는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생우유는 어디까지나 보조 식품이므로 다양한 고형식과 함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도입 초기에는 피부 발진이나 구토, 설사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며, 새로운 음식은 한 번에 한 가지씩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정리하면, 돌 이전에는 생우유 대신 모유나 조제분유를 기본으로 하고, 이유식은 철분이 풍부한 식단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돌 이후에도 생우유는 적정량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활용해야 한다.생우유는 아이에게 유익한 식품이 될 수 있지만, 그 가치는 ‘언제, 어떻게’ 먹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작은 식이 선택 하나가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연령에 맞는 영양 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이 칼럼은 임신영 임신영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임신영 임신영재활의학과의원원장2026/04/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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