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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휴 보내도 쉰 것 같지 않다”는 여성, 번아웃 의심을

    “연휴 보내도 쉰 것 같지 않다”는 여성, 번아웃 의심을

    연휴를 보냈는데도 피로가 전혀 개선되지 않을 때가 많다. 단순 무기력이 아닌 ‘번아웃’ 상태일 수 있다. 번아웃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심리적·정서적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를 말한다. 극심한 피로감과 정서적 고갈, 업무에 대한 냉소, 성취감 저하가 주요 특징이다.리서치·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PMI)는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 만 30~49세 직장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일·가정 양립 실태와 직장 생활 인식 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일하는 여성 10명 중 7명 이상이 최근 6개월 내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6개월간 번아웃을 경험한 적 있는지 묻자, 응답자의 75.1%가 경험했다고 답했다. ‘1~2회 경험’이 42.6%로 가장 많았고, ‘3회 이상 반복 경험’(17.2%), ‘현재도 소진 상태 지속’(15.3%)이 뒤를 이었다. ‘경험해 본 적 없다’는 응답은 24.9%에 그쳤다.현재 업무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서 가장 많은 응답은 ‘다소 피로감을 느끼는 상태’(46.5%)였다. 이어 ‘보통 수준’(28.1%), ‘상당히 소진’(19.0%), ‘한계에 다다른 상태’(3.6%) 순으로 나타나 10명 중 7명(69.1%)이 소진 상태인 것으로 확인했다. ‘매우 활기차고 의욕적’이라는 응답은 2.8%에 불과했으며, 삶과 커리어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역시 ‘보통 이하’ 응답이 62.1%로, 만족한다는 응답(37.9%)을 크게 앞섰다.이 같은 소진의 배경에는 직장과 가정, 개인 생활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직장을 다니는 30·40대 여성 2명 중 1명은 일과 삶의 무게를 동시에 짊어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직장·가정·개인 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다’(32.4%), ‘매우 부담스럽다’(18.7%)는 응답이 총 51.1%로 절반을 넘었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34.2%였으며,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14.7%에 그쳤다.번아웃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과중한 업무량과 시간적 압박’(22.4%)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노력에 비해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14.9%) ▲성장 정체와 커리어 발전 기회 부족(14.4%) ▲조직 내 대인관계(11.3%) ▲일과 사생활 간 경계 붕괴(11.3%) ▲본인에 대한 높은 기준과 기대(10.4%) ▲육아 또는 가족 돌봄과의 병행 부담(9.2%) ▲역할의 불명확성(6.1%)이 뒤를 이었다.번아웃 회복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질문에서는 ‘충분한 수면과 휴식’(33.5%)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21.0%) ▲운동·산책 등 신체 활동(14.0%)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대화(8.5%)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당한 신체 활동이 오히려 번아웃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 결과, 신체 활동량이 많은 집단일수록 번아웃 유병률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하루 평균 25분 이상의 중강도 이상의 운동과 30~60분의 가벼운 활동을 병행할 때 번아웃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았다.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번아웃 발생 위험이 62% 감소한 것이다. 가벼운 활동이 하루 60분에 미치지 않더라도, 중강도 이상 활동을 25분 이상 꾸준히 하면 번아웃 위험이 역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정신질환이해림 기자 2026/05/24 17:04
  • 직장서 ‘이런 사람’ 조심… “사이코패스 의외로 많아”

    직장서 ‘이런 사람’ 조심… “사이코패스 의외로 많아”

    처음에는 일 잘하고 매력적인 사람처럼 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분위기를 흐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 중 일부가 ‘직장형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지난 17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인 김지은 교수가 유튜브 채널 ‘김지은의 뇌와 마음’을 통해 “최근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 유병률은 약 1.2% 정도”라며 “100명 중 1명 정도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충분히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1995년 발표된 ‘사이코패스들이 출근할 때’ 논문을 바탕으로 직장에서 만날 수 있는 사이코패스 유형을 설명했다.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는 미디어에서 비치는 일반적인 사이코패스 이미지와 달리, 사회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카리스마 있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조직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변 사람들을 ‘장기말’처럼 활용하고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하며 조직을 조종하는 특징을 보인다. 거짓말이나 과장에도 죄책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이러한 유형의 사람에게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공감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려 하면 안 된다”며 “그 과정에서 오히려 나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일반적인 사람처럼 죄책감이나 공감 능력을 크게 느끼지 않기 때문에 눈물을 보이거나 감정적으로 호소해도 관계가 개선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관계를 끊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회색 바위 전략’을 활용한다. 회색 바위처럼 최대한 단조롭고 무미건조하게 반응하는 방식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나 감정 표현을 최소화하고 “예” “아니요” 정도의 답변만 하는 식이다. 상대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 대치 상황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대화를 기록으로 남길 필요도 있다. 김 교수는 “둘만 있는 상황에서 한 말은 왜곡돼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며 메신저나 이메일 등 객관적인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사람과의 관계를 이겨야 하는 게임이 아니라 탈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며 “상대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수심을 내비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김 교수는 “받은 만큼 돌려주려면 내가 지불해야 하는 감정적 비용이 너무 크다”며 “복수보다는 오히려 객관적인 업무 성과를 쌓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게 더 좋은 전략”이라고 했다. 이어 “사이코패스는 타인과의 온기를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자기 특성 때문에 무너지게 된다”며 “타인과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회복하는 데 온 힘을 쏟는 게 진정한 승리”라고 말했다. 
    정신질환최소라 기자 2026/05/23 00:01
  • “퇴원하고 갈 곳이 없다”… 정신질환자 ‘병원 밖 삶’, 이번엔 가능할까

    “퇴원하고 갈 곳이 없다”… 정신질환자 ‘병원 밖 삶’, 이번엔 가능할까

    "퇴원하고 나서는 정말 갈 곳이 없었어요. 집에만 있으면서 게임만 했죠.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야 하나 싶었습니다."서울 관악구에 사는 장원준(31)씨는 2019년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낮병동 치료를 한 달 더 이어갔지만, 퇴원 후 일상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급성기 증상은 안정됐지만 사회로 복귀할 발판이 없었다. 주간 재활시설 등록을 알아봤지만 자리가 없어 6개월 넘게 기다려야 했다. 그 시간 동안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방 안에서 홀로 보냈다. 사회와 단절된 채 고립이 깊어지면서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는 날도 많았다.전환점은 우연히 서울의 한 ‘동료 지원센터(정신질환자들이 모여 서로 상담 등을 해주는 센터)’를 알게 되면서 찾아왔다. 그곳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다시 일상을 배웠다. 지금 그는 그곳에서 활동가로 일하며 다른 정신장애인의 회복을 돕고 있다. 장 씨는 "병원에서는 치료를 받았지만, 여기서는 삶을 배웠다"고 말했다.정부가 최근 발표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 역시 이런 '병원 밖 삶'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입원·치료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주거, 일자리, 지역사회 회복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도 나온다. 정책 방향 자체는 의미 있지만, 이를 실제 삶의 변화로 연결할 실행 구조가 충분히 마련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내 집·내 일" 약속한 정부… 관건은 실질적 실행력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차 기본계획의 회복 분야 핵심은 지역사회 정착 기반 확대다. 정부는 정신질환자 대상 맞춤형 주거 지원을 2025년 7호에서 2030년 100호까지 늘리고, 정신적 위기 상황에서 단기 휴식을 제공하는 동료지원 쉼터를 7곳에서 17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료지원인 인건비 지원은 88명에서 300명으로 확대하고, 진로 컨설팅과 직무훈련, 인턴십으로 이어지는 일 경험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2027년부터는 맞춤형 통합돌봄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최근 국회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하경희 교수는 "이번 계획은 '내 집'과 '내 일'이라는 실질적 권리 보장과 당사자·가족 주도라는 핵심 가치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맹점을 짚었다. 하 교수는 "지역사회 자립 및 회복 파트는 정책적 이견이 없음에도 역대 계획에서 늘 가장 실행력이 낮고 최하위 평가를 받는 영역"이라며, 정부의 실질적인 예산 뒷받침과 의지가 없다면 장치 없는 선언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실제로 현장에서는 재정의 불안정성이 반복적인 문제로 제기된다. 일부 당사자 중심 단체와 지역 재활시설은 최근 예산 조정 과정에서 운영 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한다. 현장 활동가들은 예산 축소가 인력 이탈과 프로그램 축소로 이어질 경우, 어렵게 다져온 지역사회 회복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신건강 정책의 방향성과 별개로, 중앙정부의 계획이 지방정부의 집행 및 재원 구조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효과 입증된 '전환 인프라'… 문제는 절대적 공급 부족지역사회 전환시설의 효과성은 이미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됐다. 하경희 교수팀이 서울·경기 지역 전환시설 7곳의 이용자 487명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의 89%는 퇴소 후 재입원 없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했고, 94%는 외래 치료를 성실히 유지했다. 입소 후 정신질환 증상은 유의하게 감소한 반면 삶의 질과 일상생활 기능, 대인관계 능력은 크게 향상됐다.지역사회 인프라의 효과가 없는 게 아니다. 문제는 당사자들이 갈 수 있는 시설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장원준씨 역시 "주간 재활시설에 들어가기까지 반년 넘게 기다려야 했다"며 "그 대기 시간 동안 집에 혼자 고립돼 있으면서 정신적으로 더 무너졌다"고 했다.지역별 서비스 접근성의 편차도 크다.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정신재활시설 운영 실태와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정신재활시설이 운영되는 지역이지만, 5개 자치구에는 주간재활시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으로 갈수록 인프라 부족은 더욱 두드러진다. 시설 확충 과정에서는 주민 수용성 문제와 부지 확보의 어려움도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정신재활시설이 지역사회에 들어서는 것을 두고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설치 논의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제약이 지역 간 서비스 접근성 격차를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민 전문의는 "재입원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퇴원 이후 치료와 돌봄의 단절"이라며 "주거와 사례 관리, 위기 대응 서비스가 부족하면 외래 치료가 끊기고 결국 재발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질환의 회복은 단순히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상태까지 포함한다"며 "병원 밖 삶을 지탱하는 사회적 구조가 함께 갖춰져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세계는 '동료지원' 확대 추세… 한국은 여전히 걸음마동료지원은 정신질환을 경험한 당사자가 자신의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당사자의 회복을 돕는 서비스다. 국제적으로는 회복 지향 정신건강 서비스의 중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다수 주에서 메디케이드(의료급여 체계) 안에 동료지원 서비스를 포함해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제도권 안에서 관련 지원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동료지원이 입원과 응급실 이용 감소, 치료 지속성 향상, 사회참여 확대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하지만 국내 인식과 이용률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2023년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료지원 서비스를 알고 있다고 답한 정신장애인은 33.2%였으며, 실제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비율은 21.7%에 그쳤다.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재은 국장은 "동료지원은 단순한 정서적 위로를 넘어선 하나의 전문 서비스"라며 "다른 영역에서는 자신의 어려움을 이해받기 위해 현재의 정신적 상태를 일일이 설명해야 하지만, 같은 경험을 가진 당사자끼리는 설명 이전에 서로의 맥락을 즉각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했다.◇쉼터 늘린다지만… "위기는 낮에만 오지 않는다"정신적 위기 상황에서 병동 입원 대신 머물며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동료지원 쉼터는 지역사회 중심 회복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정부는 이번 기본계획을 통해 동료지원 쉼터를 17곳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세부 운영 방식을 둘러싼 현장의 우려는 적지 않다.현재 운영 중인 전국 7곳의 쉼터 가운데 3곳은 주간형, 4곳은 24시간형(종일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0월 동료지원 쉼터를 종일형(24시간)과 주간형으로 구분하는 개정안을 추진하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위기 대응 기능 축소'를 우려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권재은 국장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사람의 곁을 지키는 쉼터 본연의 역할을 하려면 야간 위기 대응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정신적 위기는 밤과 새벽, 휴일에도 찾아오는데 야간 공백 조율 없이 숫자만 늘리면 실질적인 위기 대응 기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열악한 재정 구조로 인한 실무자들의 번아웃 문제도 심각하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24시간 운영되는 종일형 쉼터의 연간 예산은 약 1억5000만 원 수준이다. 임차료와 필수 운영비, 이용자 식사비 등을 제외하면 인건비 예산이 턱없이 빠듯한 실정이다. 결국 극소수의 실무 활동가들이 높은 강도의 교대 돌봄 노동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현장에서는 소진된 활동가들이 현장을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정성민 전문의 역시 "정신적 위기는 밤이나 새벽에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낮 시간 중심의 주간형 서비스 숫자만 늘리는 방식은 실제 위기 순간에 환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회복의 조건은 결국 '사람과의 연결'그렇다면 당사자들이 말하는 진짜 '회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비공개 거주형 공간으로 운영되는 관악 동료지원 쉼터는 위기 상태의 당사자가 최대 2주간 머물며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마련된 대안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강제적 통제보다 대화와 일상적 관계 맺기를 중심으로 한 회복 지원이 이뤄진다.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산책을 하며 고통의 시간을 함께 견디는 과정 자체가 회복의 기반이 된다는 설명이다.조현병으로 총 8년간의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현재 동료지원인으로 일하고 있는 정종현(43)씨는 지역사회 회복의 힘을 몸소 경험했다. 정씨는 "혼자 고립돼 있으면 약물 관리가 느슨해질 수 있지만, 센터에서 다른 당사자들이 일상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삶의 균형을 되찾아야겠다고 느끼게 됐다"며 "지금은 내가 누군가를 돕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권재은 국장은 "회복은 결국 다시 사람과 연결되는 일이며, 신뢰할 수 있는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정신질환 당사자를 의료서비스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는 시민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전문가와 현장 활동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해법은 분명하다. 정책이 선언에 머물지 않으려면 단기적인 시설 확충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실행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평가·환류 체계와 지방정부의 이행 점검 장치, 안정적인 재정 지원, 표준화된 운영 모델, 그리고 정책 설계 전 과정에서의 당사자 참여가 유기적으로 뒷받침돼야 지역사회 회복 체계가 비로소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신질환장가린 기자2026/05/22 17:35
  • “‘무한 스크롤’ 법적으로 금지해야”… 청소년 SNS 문제 심각

    “‘무한 스크롤’ 법적으로 금지해야”… 청소년 SNS 문제 심각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소통 수단인 소셜미디어(SNS)가 아동과 청소년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아동과 청소년은 발달학적으로 취약해 소셜미디어 중독에 쉽게 노출되며 이는 심리적·의학적 부작용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핀란드 헬싱키대 의과대학 실야 코솔라 교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소셜미디어 중독성 알고리즘이 청소년 뇌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했다.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 뇌는 감정과 보상 예측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먼저 성숙하는 반면, 충동 조절과 미래 계획을 담당하는 전두엽 피질은 가장 늦게 발달한다. 이러한 발달학적 불균형으로 인해 청소년은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숏폼 동영상이나 즉각적인 알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소셜미디어 이용 시간이 증가할수록 청소년 불안 증세와 신체 불만족, 집중력 저하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5~6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은 수면과 신체 활동 등 정신건강에 필수적인 시간을 빼앗겨 만성적인 정서 결핍을 겪게 된다.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콘텐츠는 특정 가치관을 왜곡하는 인동향실 효과를 유발하고 타인과 끊임없는 상향 비교를 통해 자존감을 저하시킨다.논문은 소셜미디어가 아동에게 미치는 위해성을 콘텐츠, 접촉, 행위, 계약 4대 요소로 분류해 제시했다.첫째, 콘텐츠 측면에서 소셜미디어는 영화나 게임과 달리 연령별 등급 심의 제도가 없어 유해 영상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둘째, 접촉 측면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아동일수록 온라인에서 쉽게 표적이 되며 신뢰를 악용한 성적·경제적 착취와 협박에 취약하다. 셋째, 행위 측면에서는 화면이라는 물리적 거리감으로 인해 사이버 불링이 모든 플랫폼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계약 측면에서는 아동과 청소년 개인 데이터가 상업적으로 착취당하고 부적절한 광고 마케팅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연구팀은 특정 플랫폼을 지정해 규제하기보다 무한 스크롤이나 개인화 알고리즘 등 중독성을 유발하는 기능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야 코솔라 교수는 "소셜미디어는 애초에 아동을 위해 설계된 매체가 아니"라며 "연령 제한 조치와 더불어 학교에서 교육이 병행돼야 청소년을 디지털 속박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구교윤 기자2026/05/22 15:20
  • “건강하려 채식했는데”… 우울·망상으로 숨진 20대, 왜?

    “건강하려 채식했는데”… 우울·망상으로 숨진 20대, 왜?

    3년간 비건 식단을 유지해 온 20대 대학생이 비타민B12 결핍으로 인한 정신 이상 증상을 겪다 숨진 사실이 알려지며, 비건 식단의 영양 관리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 출신 조지나 오웬(21)은 환경 보호를 이유로 약 3년 동안 육류와 생선, 유제품, 달걀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을 끊고 엄격한 비건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검시 결과, 그는 비타민B12 결핍으로 인한 불안과 망상 등 정신과적 증상을 겪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영국 케임브리지셔·피터버러 지역 검시관 엘리자베스 그레이는 "비타민B12 결핍이 불안과 정신과적 증상을 유발했고, 이것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조지나는 사망 전 최소 6개월 동안 권장량에 못 미치는 저용량 B12 스프레이만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비타민B12는 적혈구 생성과 신경세포 유지, DNA 합성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특히 뇌와 신경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부족하면 피로감, 어지럼증, 집중력 저하, 손발 저림 같은 초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핍이 오래 지속되면 기억력 저하, 우울감, 불안, 환각, 망상 등 신경·정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하면 일부 신경 손상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문제는 비타민B12가 육류, 생선,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에 주로 들어 있다는 점이다. 채소와 과일, 곡물 등 일반적인 식물성 식품에는 거의 없어, 비건 식단을 따르는 사람은 별도의 보충제를 섭취하거나 B12 강화식품을 챙겨야 한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역시 비건에게 매일 B12 보충제를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다만 전문가들은 비건 식단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계획적으로 식단을 구성하면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 일부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유럽 영양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비건 식단은 비타민B12 외에도 철분, 칼슘, 아연, 오메가3 지방산, 양질의 단백질이 부족해질 위험이 있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과 임산부는 영양 요구량이 높아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실제 런던대 연구진은 어린이가 영양 관리 없이 엄격한 비건 식단을 지속할 경우 성장 지연이나 신경 발달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유럽 국가가 어린이 대상 엄격한 비건 식단에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는 이유다.전문가들은 "비건 식단을 선택했다면 환경적 가치만큼 영양 관리에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통해 비타민B12, 철분, 비타민D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신질환장가린 기자2026/05/22 01:00
  • 50대 이상 남성에 몰린 알코올 중독… 은퇴 후 더 위험

    50대 이상 남성에 몰린 알코올 중독… 은퇴 후 더 위험

    50대 이후 중장년 남성에서 알코올 중독 환자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시절부터 이어진 음주 습관이 은퇴 전후 시기와 겹치면서 통제력을 잃고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알코올 사용 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총 6만4604명이었다. 이 가운데 남성 환자는 4만8031명으로 전체의 74.3%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남성 50대 환자가 1만2338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도 1만1269명에 달했다.인천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혁 원장은 “현재 50~60대 남성들은 회식, 군대, 대학 문화 등을 통해 술을 자주 접했던 세대”라며 “젊은 시절부터 이어진 반복적인 음주가 수십 년간 누적되면서 중장년 이후 알코올 의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출근과 업무 중심의 생활 리듬이 무너지면서 낮술이나 혼술이 잦아지고, 퇴직 이후 느끼는 공허감이나 외로움을 술로 해소하려다 의존이 심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알코올 중독은 단순히 술을 자주 마시는 상태와는 다르다. 의학적으로는 알코올 사용 장애로 분류되며, 내성·금단 증상·통제력 저하 등을 동반한다.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기준에서는 11개 항목 가운데 2개 이상 해당할 경우 알코올 사용 장애로 진단한다. 또한 술 때문에 일상 기능이 무너지는 단계에 이르렀는지가 중요하다. 단순 다량 음주자는 상황에 따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지만, 알코올 의존 환자는 건강이나 가족관계에 문제가 생겨도 술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조기 발견을 위해선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블랙아웃(필름 끊김), 혼자 숨어서 술 마시기, 음주량 증가, 금단 증상 등이 있다. 술 때문에 대인관계 갈등이나 업무 문제가 반복되는 경우도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젊을 때의 폭음 습관은 중년 이후까지 영향을 남길 수 있다. 알코올이 충동 조절과 판단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을 손상시키고, 반복적인 폭음이 뇌 보상회로를 변화시키면서 술 의존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술을 끊겠다고 여러 번 다짐했지만 실패를 반복하다가, 간 손상이나 금단 증상이 심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스스로를 환자로 인식하지 못한 채 치료를 미루는 사례도 흔하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끊을 수 있다는 생각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병원 방문을 늦추는 원인이다.치료는 금단 증상을 조절하는 과정부터 약물·심리 치료, 재활 관리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는 환자 스스로 술을 끊어야겠다는 동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역할도 필요하다. 치료 과정에 함께 참여하거나 단주 모임 등을 통해 지지 체계를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이나 취미 활동처럼 술을 대신할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권혁 원장은 “알코올 중독은 단순 의지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황달, 식은땀, 수면 문제, 불안·우울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컨디션 문제로 넘기지 말고 음주 습관과 연관된 신호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조재윤 기자 2026/05/19 23:40
  • “암으로 오인 쉬워… ‘IgG4 관련 질환’, 조기 진단 중요”

    “암으로 오인 쉬워… ‘IgG4 관련 질환’, 조기 진단 중요”

    IgG4 관련 질환(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은 이름조차 낯선 희귀질환이다. 눈물샘·침샘이 붓는 증상부터 췌장, 담도, 신장, 대동맥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하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놓치기 쉽다. 특히 영상검사에서 암처럼 보이는 덩어리를 형성해 종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조기 진단이 늦어지면 장기 기능이 손상될 수 있는 IgG4 관련 질환에 대해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민홍기 교수에게 물었다.-IgG4 관련 질환은 아직 생소한데, 어떤 병인가?"IgG4 관련 질환은 여러 장기를 침범해 만성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키는 면역 질환이다. 10만 명당 1명 수준으로 매우 드물게 발병한다. 장기간 지속되면 조직이 딱딱해지거나 덩어리(결절)를 형성하는데, 영상검사상 암이나 종양처럼 보일 수 있어 과거에는 ‘거짓 종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질환에서는 T세포·B세포·형질세포 등 면역세포 침윤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침범한 장기의 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될 수 있어 조기에 감별하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최근 들어 IgG4 관련 질환이 주목받는 이유는?"과거에는 침범 장기에 따라 각각 다른 질환명으로 불렀다. 예를 들어 눈물샘·침샘을 침범한 경우와 췌장·담도를 침범한 경우를 별개의 질환처럼 인식했다. 하지만 조직검사를 해보면 공통점이 있었다. IgG4 면역글로불린을 발현하는 형질세포 침윤이 많고, 특징적인 섬유화와 폐쇄성 정맥염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이런 병리적 특징이 정리되면서 하나의 질환군인 ‘IgG4 관련 질환’으로 개념이 통합됐다. 특히 암과 감별이 중요한 질환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원인은 밝혀졌나?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나?"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중년 이후, 특히 50~60대 남성에서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또 산업 분진, 유기용제, 페인트, 농약, 흡연 등에 노출된 사람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는 역학 연구들이 있다. 다만 이런 노출이 직접적으로 질환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현재로서는 특정 환경 노출이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주로 어떤 장기를 침범하고, 대표 증상은 무엇인가?"눈물샘과 침샘이 대표적이다. 얼굴 주변이 붓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다가 안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대동맥, 후복막, 신장 같은 내부 장기를 침범하면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 CT·MRI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문제는 늦게 발견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후복막 섬유화가 진행되면 요관이 막혀 요로 폐쇄가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검진에서 ‘IgG4 관련 질환 가능성’이 언급됐다면 류마티스내과 진료와 조직검사를 고려해야 한다."-진단할 때는 어떻게 암이나 다른 질환과 감별하나?"영상검사, 혈액검사, 조직검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먼저 눈물샘·침샘·췌장·담도·대동맥·후복막·갑상선 등 흔히 침범하는 장기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후 CT·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질환 가능성을 평가하고, 혈액검사에서 IgG4 수치 상승 여부를 확인한다.다만 IgG4 수치가 높다고 모두 이 질환은 아니다. 감염 등 다른 질환에서도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최종 감별은 조직검사가 핵심이다. 조직에서 IgG4를 발현하는 형질세포 침윤과 특징적인 섬유화 소견을 확인해야 한다. PET-CT는 여러 장기를 평가하고 조직검사에 적합한 부위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치료의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IgG4 관련 질환은 ‘완치’보다는 ‘관해’를 목표로 치료한다. 관해란 질환은 존재하지만 활성도가 매우 낮아져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치료 목표는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해 장기 손상을 막고, 질환 활성도를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것이다."-1차 치료제로 스테로이드를 쓰는 이유는?"스테로이드는 염증과 섬유화를 가장 빠르게 억제하는 약물이다. 치료 반응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고, 스테로이드만으로 질환 조절이 가능한 환자도 있어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다만 장기간 고용량 사용 시 당뇨병, 골밀도 감소, 녹내장·백내장, 부신 기능 저하, 얼굴이 둥글어지는 쿠싱 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되, 이후 약 6개월에 걸쳐 서서히 감량하면서 면역억제제를 병행한다."-많은 환자가 부담스러워하는 '면역억제제'는 왜 필요한가?"면역억제제는 과활성화된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스테로이드 장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3개월 정도 걸리고 골수 기능 저하 등 부작용 가능성도 있어 환자 상태에 맞는 약제, 용량 선택이 중요하다. ‘면역억제제’라는 이름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도 있지만, 실제로는 면역을 무조건 낮추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된 면역을 정상 수준으로 조절하는 데 가깝다."-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고려한다. 대표적으로 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리툭시맙, 이네빌리주맙 등이 있다. 다만 아직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급여 치료라는 한계가 있다."-치료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치료 반응이 좋은 환자는 3~6개월 내 관해에 도달하기도 한다. 이후 저용량 약물 유지 치료만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사례도 많다. 다만 환자마다 효과적인 면역억제제 종류와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약제를 조정하는 과정이 길어질 경우 1~2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던데."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특히 안구 주변 침범 환자는 스테로이드를 중단하면 50~60% 정도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관해 상태에 도달해도 장기적으로 면역억제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활성화된 면역 반응이 쉽게 정상화되지 않아 치료 중단 후 다시 활성화되는 것으로 본다."-장기 손상이 진행되면 회복이 어려운가?"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가역적인 변화라면 치료 후 회복 가능성이 있지만, 섬유화가 오래 진행된 비가역적 손상은 정상 회복이 어렵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치료다. 아직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만한 특이 표지자가 없어 영상검사, 혈액검사, 조직검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환자들이 일상에서 관리해야 할 부분이 있나?"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은 염증과 섬유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산업 먼지, 유기용제, 농약 등에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보호장비 착용이 필요하다. 과음 역시 장내 환경과 염증 반응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앞으로 기대되는 치료 변화나 연구 방향은?"생물학적 제제 개발이 활발하다. 현재 B세포뿐 아니라 T세포, 염증성 사이토카인(인터루킨-6) 등을 표적으로 하는 약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치료 선택지가 더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진단 측면에서는 PET-CT 활용 확대가 기대된다. 현재는 대부분 비급여여서 환자 부담이 크지만, 여러 장기 평가와 조직검사 부위 선정에 유용성이 입증되면 향후 급여 적용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IgG4 관련 질환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가장 중요한 것은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약을 사용하더라도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치료 목표다. 일부 환자는 면역억제제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임의로 약을 끊거나 진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인 만큼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약물 조절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질환신소영 기자2026/05/18 08:00
  • ADHD, ‘이 분야’에서 두각 나타낸다… 잘 맞는 직업은?

    ADHD, ‘이 분야’에서 두각 나타낸다… 잘 맞는 직업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환자는 집중력이 부족하고 충동성이 강해 학업이나 직장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정 환경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의성과 순발력, 높은 몰입도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ADHD 환자의 남다른 사고방식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지난 6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성우 원장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ADHD 환자에게 잘 맞는 직업을 소개했다. 조 원장은 “ADHD 특성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사회생활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환경과 직업 특성에 따라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ADHD의 특징과 직업적 강점에 대해 알아본다.◇몰입과 순발력 필요한 일에 두각ADHD는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활동이나 충동성을 보이는 질환이다. 주로 아동기에 많이 나타난다. 감정 조절이 어렵고 실수가 잦지만, 창의력과 순간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예술·창작 분야 직업과 잘 맞는 경우가 많다. 음악, 미술, 영상 제작, 글쓰기처럼 새로운 아이디어와 감각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방식이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관습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성향이 창의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기업가나 프리랜서처럼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움직이는 직업도 잘 맞는다. ADHD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반복적이고 통제된 환경보다 자율성이 높은 환경에서 몰입도가 높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 중 리처드 브랜슨, 일론 머스크 등이 ADHD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 역시 ADHD 특성과 잘 맞는 직업 중 하나로 꼽힌다. 다양한 현장을 빠르게 오가고 새로운 이슈를 추적해야 하는 업무 환경이 강점을 발휘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 원장은 “다양한 사람에게 겁 없이 연락해 취재하고, 관점을 달리하는 질문을 던지는기자의 특성이 ADHD 환자와 잘 맞을 수 있다”고 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응급의학과 의사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직업도 ADHD 성향과 잘 맞는 직업으로 꼽힌다. ◇디테일한 작업과 규칙 많은 환경에 스트레스ADHD 성향과 맞지 않는 직업도 있다. 회계·정산 업무처럼 숫자와 디테일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일이 대표적이다. ADHD 특성상 반복적이고 세밀한 작업에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크게 느끼기 쉽다. 보고서 작성이나 지원 부서 업무 역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정리하거나 세부 규칙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ADHD가 있는 사람이 자잘자잘한 거를 다 맞춰야 하거나 주도성이 떨어지는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되면 굉장히 괴로울 수 있”고 했다. 군인이나 공무원처럼 엄격한 규율과 정해진 체계를 따라야 하는 직업도 ADHD 성향과 충돌할 수 있다. 개인에 따라 규칙적인 생활 방식이 증상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이지 않다. 반복적인 규칙과 통제 중심 환경이 동기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다만 일이 맞지 않는다고 해서 섣불리 직장을 그만두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 조 원장은 사회 활동에 있어 ADHD를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기보다 점진적으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봤다. 그는 “스스로 한계를 단정 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잘 맞지 않는다고 직장을 당장 그만두기보다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무언가를 꾸준히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했다. 
    정신질환최소라 기자 2026/05/12 00:40
  • 자폐 새 유전적 기전 제시… “쌍 이룬 유전자가 함께 변이”

    자폐 새 유전적 기전 제시… “쌍 이룬 유전자가 함께 변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발병을 설명하는 새로운 유전적 기전이 밝혀졌다.자폐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질환이다. 유전적 요인이 발병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기존 연구들은 단일 유전자 변이 분석에 집중한 나머지 영향력이 작은 희귀 변이들의 역할을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유전자 쌍(gene pair) 변이’에 주목하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도입했다. 단독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은 희귀 변이도 특정 두 유전자에 함께 존재할 때 자폐와의 연관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한 것이다.연구팀은 한국인 자폐 가족을 포함한 동아시아계와 유럽계 총 5만9168건의 다민족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폐와 연관성이 뚜렷한 유전자 쌍(동아시아계 6쌍, 유럽계 156쌍)을 발굴했다. 두 유전자가 함께 변이될 때 자폐 연관성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패턴을 확인한 것이다.발굴된 유전자 쌍들은 공통적으로 세포골격을 만드는 기능과 관련이 깊었다. 세포골격은 신경세포의 형태를 유지하고 세포 간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물로,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유전자 쌍들이 변이되면 세포골격의 경로가 손상돼 결국 자폐를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발굴된 유전자 쌍이 실제 세포에서도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고려대 의과대학 선웅 교수팀과 공동 실험을 진행했다. 세포실험을 통해 해당 유전자 쌍에서 유전자 하나의 기능만 억제했을 때에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으나, 두 유전자의 기능을 모두 억제하자 세포 표면의 섬모 형성이 뚜렷하게 감소했다.섬모는 세포가 주변 환경의 신호를 감지하는 구조물로, 정상적인 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결과는 두 유전자의 변이가 단순한 합산 효과를 넘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을 세포 수준에서 직접 입증한 것이다.추가적으로 유전자 쌍의 영향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해당 변이를 가진 남성 자폐 환자에서는 자폐 증상의 심각도가 유의하게 높게 나타난 반면 여성 환자에서는 같은 유전자 쌍 변이를 가지더라도 증상의 심각도에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유희정 교수는 “같은 유전 변이라도 성별에 따라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발견은 자폐 진단과 지원에서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번 연구는 자폐의 맞춤형 진단 전략과 예측 모델 개발에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안준용 교수는 “개별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아 기존 분석에서 놓쳤던 유전 변이들이 특정 조합으로 함께 나타날 때 자폐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접근법은 자폐뿐 아니라 다른 신경발달 질환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 데에도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적 출판사 ‘Springer Nature’에서 발간하는 유전체 생물학(Genome Biology)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고려대, 기초과학연구원(IBS), 룬드벡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KAIST·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 iPSYCH 국제공동연구팀이 참여했다.
    정신질환오상훈 기자2026/05/11 13:13
  • “늘 밝아야 한다는 압박감”… 방송서 안 보이던 에릭남, 무슨 일 겪었나

    “늘 밝아야 한다는 압박감”… 방송서 안 보이던 에릭남, 무슨 일 겪었나

    가수 겸 배우 에릭남(37)이 과거 활동 중 공황장애를 겪었던 사실을 고백했다.최근 유튜브 채널 ‘제이키아웃’에는 에릭남이 출연했다. 오랜만에 한국 팬들 앞에 모습을 보인 에릭남은 과거 한국 활동 당시 대중에게 비친 밝은 이미지와 달리 내면적으로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사연을 밝혔다. 그는 “화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이고 너무 밝고 착하고 그런데, 속은 너무 힘들었다”며 “(밖에서) 커피 한잔하는 것도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이 안 좋아지니 3개월 동안 그냥 죽만 먹었고, 공황장애가 오며 팔, 손가락, 다리까지 마비가 왔다”고 했다.공황장애는 갑작스럽게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예기치 않은 공황발작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공황 발작 시에는 ▲갑작스러운 죽을 것 같은 공포감 ▲가슴 답답함 ▲심장 두근거림 ▲식은땀 ▲손발이 마비되는 느낌 ▲실신할 것 같은 느낌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된다. 환자들은 이를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대개 10분 이내에 증상이 최고조에 도달하며, 20~30분 이내에 소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에릭남의 경우처럼 공황장애를 겪으며 나타나는 ‘마비’ 증상은 왜 생기는 걸까.전문가에 따르면 공황발작 중 나타나는 마비 증상은 실제 신경 손상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자율신경계 과흥분과 과호흡에 따른 기능적 증상일 가능성이 크다. 인천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재혁 대표원장은 “공황 상태에서는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심박수 증가, 근육 긴장, 빠른 호흡 등이 나타난다”며 “특히 과호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호흡은 혈중 이산화탄소 분압을 저하해 호흡성 알칼리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세포 외액의 이온화 칼슘 농도가 낮아져 말초 신경과 근육이 과흥분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그 결과, 손발 저림, 손가락 굳음, 다리 힘 빠짐, 일시적 강직성 마비 등이 나타나며 환자는 이를 실제 신경 마비로 느끼고, 이러한 감각이 다시 공포를 키우며 공황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재혁 원장은 “다만 한쪽 팔다리만 마비되거나 의식 저하, 언어장애, 경련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단순 공황발작이 아닌 신경학적 응급질환 가능성도 있어 즉각적인 의료 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이처럼 공황으로 인한 기능적 마비 증상이 나타날 경우 혈중 이산화탄소 분압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에는 종이봉투를 입에 대고 호흡하게 하는 방법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안전성을 고려해 느린 복식호흡을 우선적으로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 약 4초간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뒤 1~2초 멈추고, 입으로 6~8초에 걸쳐 길게 내쉬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특히 길게 내쉬는 호흡은 과도하게 활성화된 교감신경을 진정시키고 과호흡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또한 현재 증상을 치명적인 신체 질환으로 오인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 증상은 공황으로 인한 일시적 반응이며 영구적인 신경 손상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불안 강도를 낮출 수 있다. 여기에 주변 사물의 색이나 형태를 말하거나, 손에 잡히는 감각에 집중하게 하는 등 시각·촉각을 활용해 현재 공간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그라운딩 기법(grounding technique)’도 과도한 공포 반응을 현실 감각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공황장애가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방치할수록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장재혁 원장은 “예방 측면에서는 공황 증상을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신호로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항우울제 계열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페인·에너지음료·과도한 음주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자율신경계 안정과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정신질환최수연 기자2026/05/06 16:04
  • 뚱뚱한 사람이 ‘비만약’ 사용했더니… ‘이런 효과’까지

    뚱뚱한 사람이 ‘비만약’ 사용했더니… ‘이런 효과’까지

    최근 비만약 ‘위고비’의 성분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세마글루타이드’가 식욕을 줄일 뿐 아니라 술에 대한 갈망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세마글루타이드는 혈당, 식욕, 소화 조절을 위해 소장과 뇌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한다. 이로써 식욕을 줄이고, 음식물의 소화 속도를 늦춰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유도한다.덴마크 코펜하겐대 부속병원과 미국 국립보건원 공동 연구팀은 알코올 사용 장애가 있으면서 비만인 성인남녀 108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치료 효과를 알아봤다. 모든 실험 참여자는 ‘중증 알코올 사용 장애’ 기준을 만족했으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었다. 통상 BMI가 25일 때부터 과체중, 30일 때부터 비만으로 정의한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을 반으로 나눠 한쪽은 실제 세마글루타이드 24mg을, 나머지 한쪽은 위약을 매주 투여받게 했다. 실험이 진행되는 26주 동안 모든 참여자는 10회의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했다. 알코올을 멀리하기 위한 동기를 부여하고, 갈망을 조절하며, 과음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둔 치료였다. 연구 기간 내내 자신의 일일 알코올 섭취량도 보고했다. 실험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집단은 과음하는 날이 41.1% 줄어든 반면, 위약을 투여받은 집단은 26.4%만이 감소했다. 알코올을 갈망하는 정도를 수치화한 점수와 총 알코올 섭취량 역시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집단에서 더 감소했다. 연구팀이 알코올 섭취 후 피에 누적되는 포스파티딜 에탄올아민이라는 물질의 체내 수치를 측정했더니, 위약 투여군보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 훨씬 많이 감소한 것도 확인됐다.세계보건기구(WHO)는 위험 음주 수준을 낮음, 중간, 높음, 매우 높음의 네 단계로 구분한다. 두 단계만 내려가도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은 두 단계 내려가는 데 성공한 사람의 비율이 위약 투여군보다 높았다.다만, 오남용은 금물이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받은 사람 일부가 메스꺼움, 구토, 복통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가 모든 종류의 중독 억제에 이롭다고 해석하는 것도 잘못이다. 참여자 일부는 알코올 중독인 동시에 흡연량도 많았는데, 실험을 거치며 알코올 섭취량은 줄었어도 흡연량은 감소하지 않았다.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면서도 “비만인 사람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라 BMI가 정상 수준인 사람에게도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이 연구 결과는 최근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게재됐다.
    정신질환이해림 기자2026/05/05 20:03
  • “정신 안 차리면 이혼”… 저스틴 팀버레이크, 아내에 무슨 잘못 저질렀나?

    “정신 안 차리면 이혼”… 저스틴 팀버레이크, 아내에 무슨 잘못 저질렀나?

    할리우드 대표 잉꼬부부였던 배우 제시카 비엘(44)과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45)가 파경 위기에 놓였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데일리 메일과 페이지 식스 등 외신에 따르면, ​비엘이 최근 팀버레이크에게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정신 차리지 않으면 헤어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2024년 발생한 팀버레이크의 음주운전 체포 사건과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골프 토너먼트에서의 만취 논란이 있다.팀버레이크는 수년전부터 음주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 2019년 동료 배우와 바에서 술을 마시고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된 바 있는데, 당시 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셨고, 내 행동을 후회한다"며 "내 아내와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었다.이처럼 음주 관련 사고는 알코올의 중독 유발성 때문에 반복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45%로, 재범 비율이 높은 범죄에 속한다. 과거에 음주운전을 했지만 적발되지 않았던 경험을 한 뒤, 그 사실을 과대평가하는 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기억보다 적발되지 않았던 기억을 과대평가하는 '인지 왜곡'이 나타나는 것이다.술을 마시지 않았을 땐 "음주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자제력이 있다가도 술을 마시면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진다.음주 조절력이 상실된 상태일 수도 있다.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도 술을 마시는 것은 음주에 대한 조절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대표적인 알코올 중독 증상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상습적 음주 운전 교통사고 감소 방안'이라는 논문에서 음주운전자 중 알코올 중독자의 비중이 일반 운전자 중 알코올 중독자의 비중보다 높게 나타났다. 상습적 음주운전자는 알코올 중독과 같은 알코올 사용 장애 문제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음주운전을 상습적으로 하는 등 음주 관련 문제를 계속 일으킨다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도 술을 마시거나, 운전하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 운전했다는 것은 조절력이 부족한 상태다. 이 경우 알코올 중독 진단 검사를 받아보고 음주운전 범죄의 처벌과 더불어 별도의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다음 네 가지 항목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 ▲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거나 ▲지인으로부터 알코올 섭취 습관을 지적받은 적 있거나 ▲과도한 알코올 섭취에 죄책감을 느낀 적 있거나 ▲일어나자마자 술을 마신 적이 있다 등이다. 
    정신질환한희준 기자 2026/05/03 05:01
  • “제 겨드랑이 냄새 맡으세요” 日 아이돌 팬서비스 논란… 무슨 일?

    “제 겨드랑이 냄새 맡으세요” 日 아이돌 팬서비스 논란… 무슨 일?

    일본의 한 아이돌이 팬에게 자신의 겨드랑이 냄새를 맡게 하는 행사를 열어 논란이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28일 와카야마 출신 아이돌 마쓰모토 하리가 최근 팬들과의 대면 행사에서 자신의 겨드랑이 냄새를 맡게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 확산되고 있는 영상에는 한 중년 남성 팬이 팔을 든 마쓰모토의 겨드랑이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고 있다. 이 행사 이후 한 팬은 "향기가 좋다"는 글을 남겼고, "평생 수입을 바치겠다"는 등의 발언을 한 팬도 있었다.해당 이벤트가 성적인 매력을 어필하기 위함이라는 공식 언급은 없지만, 겨드랑이 냄새처럼 특정 냄새를 맡거나 특정 소리 들었을 때 성적으로 흥분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이상성욕'이라 한다. 성적 행동에서 변태적인 이상 습성을 보이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성도착증의 한 종류다.성도착증은 비정상적인 성적 행동을 하는 정신 질환이다. 성도착증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인데, 우선 유전적으로 충동을 억제하는 전두엽이나 성욕을 느끼는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발생할 수 있다. 또 성장기에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하는 영상을 많이 접하거나 학대 등으로 잘못된 성 인식이 형성되면서 생기기도 한다.성도착증은 초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학계에서는 ▲반복적인 성적 환상이나 욕구가 일상생활이나 대인 관계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비정상적 대상(영상물, 의류 등)이나 비정상적 대상에게 성적 욕구를 느끼는 경우 성도착증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성욕이나 충동을 억제하는 약물 등을 주로 이용한다. 왜곡된 성인식과 대인관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인지행동치료도 동반돼야 한다.
    정신질환한희준 기자2026/05/02 05:00
  • 빌리 아일리시, ‘헐렁한 옷’만 입은 이유 있었다… 대체 뭐야?

    빌리 아일리시, ‘헐렁한 옷’만 입은 이유 있었다… 대체 뭐야?

    미국 가수 빌리 아일리시(24)가 과거 즐겨 입던 헐렁한 옷차림의 배경을 밝혔다.지난 28일 잡지사 ‘엘르(ELLE)’와의 인터뷰에서 빌리 아일리시는 십 대 시절 즐겨 입으며 하나의 유행으로까지 이어졌던 헐렁한 옷차림에 대해 미적인 이유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 몸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섭식 장애도 심했다”며 “큰 셔츠를 입었을 때 느꼈던 안도감을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했다.그는 2023년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버라이어티(Variety)’와의 인터뷰에서도 “사람들이 내 몸에, 시각적으로라도 접근하는 것 자체가 싫었다”며 “당시에 내 몸을 드러낼 만큼 자신감이 없었고, 타인의 반응에 쉽게 무너질 상태였다”고 했다.이처럼 자신의 신체를 실제와 다르게 인식하는 체형인식왜곡은 대체로 정상체중이거나 저체중인데도 자신을 뚱뚱하다고 인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이어져 영양 불균형이나 호르몬 이상, 섭식 장애 위험을 높인다.특히 청소년기에는 이러한 왜곡이 더 쉽게 나타난다. SNS와 미디어 속 마른 체형의 연예인·인플루언서 이미지가 이상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고, 또래와의 비교가 심화되면서 신체 인식이 왜곡되기 쉽다. 여기에 사춘기 호르몬 변화와 급격한 체형 변화까지 겹치며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것도 이유다.한국방송통신대 보건환경학과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중·고등학생 3만여 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다이어트 여부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 체중임에도 스스로 뚱뚱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여학생이 69.1%, 남학생 66.2%로, 남녀 불문 우리나라 청소년 모두에서 신체 이미지 왜곡이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이 같은 인식은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아 영양 상태가 불량해질 수 있다. 또한 의사 처방 없이 다이어트약이나 이뇨제, 설사약을 복용하거나 식사 후 구토 등 극단적인 체중 조절을 시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같은 연구에서 의사 처방 없는 다이어트약 복용이나 구토 등 극단적인 체중 조절 행위를 한 여학생 비율은 6.8%에 달했다.체형인식왜곡은 단순한 외모 고민이 아닌 건강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개선을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실제 신체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인지행동치료가 필요하다. 식사 일기를 작성하며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려는 노력 또한 중요하다. 아울러 체중이나 외모가 자신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심리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정신질환최수연 기자 2026/04/29 12:10
  • 뇌 미세구조 바꾸는 조현병 약 ‘클로자핀’… “치료 반응 예측 가능해질 것”

    뇌 미세구조 바꾸는 조현병 약 ‘클로자핀’… “치료 반응 예측 가능해질 것”

    조현병 환자에 널리 쓰이는 ‘클로자핀’이 뇌 미세구조에 유의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조현병은 망상, 환각 등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중증 정신질환으로, 환자는 대인관계·학업·직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한 번 걸리면 회복이 힘들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치료하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을 수 있다. 따라서 조현병 환자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치료를 받는다.그러나 조현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약 30%는 1차 항정신병약물을 두 가지 이상 투여 받았음에도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저항성 조현병’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마지막 선택지로 ‘클로자핀’이 사용된다.클로자핀은 치료저항성 조현병에 대해 유일하게 국내외 승인을 받은 항정신병약물로, 1차 약물이 듣지 않는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클로자핀을 투여 받은 환자 중 무려 40~70%가 충분한 치료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클로자핀이 뇌 안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효과를 내는지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문제는 약물이 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파악하려면 뇌 안에서 일어나는 미세구조적 변화까지 살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존의 뇌 MRI 분석은 부피나 두께처럼 큰 변화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미세구조의 변화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문선영 교수,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조원익 석사 연구팀이 뇌 미세구조 변화까지 측정 가능한 ‘질감 분석(Texture Analysis)’에 기반, 클로자핀이 뇌 미세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질감 분석은 MRI를 구성하는 작은 점들의 밝기 패턴 변동을 통해 질병 초기 혹은 치료 이후 나타나는 초기 미세구조 변화를 찾아내는 기법이다.연구팀은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 33명과 치료반응성 조현병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각각 클로자핀과 1차 항정신병약물을 18주간 투여했으며, 치료 전후 18주 간격으로 뇌 MRI를 촬영해 질감 분석을 실시했다.그 결과, 클로자핀을 투여 받은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약물에 반응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치료 후 좌측 뇌 안쪽 영역(미상핵)의 질감이 유의하게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해당 부위의 미세구조가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1차 약물을 투여 받은 치료반응성 환자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이는 반응 여부와 별개로 클로자핀 자체가 뇌 미세구조, 특히 조현병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미상핵의 미세구조에 변화를 유도했음을 나타낸다.주목할 점은 클로자핀에 반응한 환자군(15명)과 반응하지 않은 환자군(18명)이 치료 후 뇌 구조가 변화하는 패턴은 같았으나, 치료 전 뇌 구조는 서로 달랐다는 것이다. 치료 전 시점에서 클로자핀 반응군은 비반응군보다 좌측 미상핵의 미세구조가 덜 복잡했다. 또한, 반응군 내에서도 미세구조가 복잡할수록 망상, 환각 같은 증상이 더 많이 개선된 것으로 관찰됐다. 약물을 투여하기 전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뇌 상태로 클로자핀 치료 결과를 가늠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셈이다.김의태 교수는 “치료저항성 조현병 환자는 최소 2가지의 1차 치료제를 시도한 뒤에도 반응이 없을 때 최후의 보루로서 클로자핀을 투여하게 되므로 치료가 늦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본 연구는 향후 클로자핀에 반응할 환자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불필요한 약물 처방을 줄이고 치료 시작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정신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개정신의학(Translational Psychiatry)’에 게재됐다.
    정신질환오상훈 기자 2026/04/29 09:53
  • “시각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스스로 눈 멀게 한 女… 사연 보니?

    “시각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스스로 눈 멀게 한 女… 사연 보니?

    멀쩡한 두 눈을 스스로 멀게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24일(현지시각) 외신 더 선(The Sun)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주얼 슈핑(41)은 어린 시절부터 ‘시각 장애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는 6살 때 햇빛을 오랜 시간 직접 응시하고, 20세에는 점자를 익히는 등 시각 장애인의 삶을 동경해 왔다.결국 2006년, 그는 자신의 의지를 지지해 주는 신원 미상의 심리학자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공수한 마취 안약을 넣은 뒤, 심리학자의 도움으로 양쪽 눈에 안구를 손상시킬 수 있는 물질을 투입했다. 의료진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왼쪽 눈은 각막이 심하게 손상됐고, 오른쪽 눈 역시 녹내장과 백내장이 진행됐다. 결국 그는 약 6개월 뒤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이 같은 행동의 배경에는 ‘신체통합정체성장애(Body Integrity Identity Disorder, BIID)’라는 희귀 질환이 있었다. 이는 뇌의 체성 감각 피질에 이상이 생겨, 뇌가 인식하는 신체와 실제 신체 사이의 괴리로 인해 특정 신체 부위를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일부 환자는 신체 일부를 제거하거나 훼손해야 한다는 강한 욕구를 느끼기도 한다. 슈핑은 “나는 미친 것이 아니라 단지 장애가 있었을 뿐”이라며 “이제야 진정한 내 모습으로 태어난 기분”이라고 했다.신체통합정체성장애 환자들은 주로 팔이나 다리를 절단하고 싶은 욕구에 시달린다. 환자들은 이 욕구로 인해 신체 일부에 장애를 얻지만, 오히려 이 장애로 인해 건강해졌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신체통합정체성장애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크게 뇌 구조적 결함과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많은 환자는 스스로 자신의 신체를 절단하거나 의사에게 절단을 요구했을 때가 돼서야 질환을 진단받고, 자신의 상태를 숨기는 경향이 강해 빠른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부속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 문헌에 100~200건의 사례가 보고됐으나, 더 많은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신질환최수연 기자 2026/04/28 00:40
  • 드디어 퇴근인데… 해 질 녘 되니 괜히 우울한 나, 왜일까?

    드디어 퇴근인데… 해 질 녘 되니 괜히 우울한 나, 왜일까?

    해가 지는 저녁만 되면 기분이 울적해지고는 한다. 바쁜 일상도 끝났고, 휴식을 취하며 일상을 마무리하면 되는데 왜 우울·불안이 찾아올까? 저녁이 되면 낮과 생활 방식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이 한 이유일 수 있다. 뉴욕 심리 상담 센터 ‘컴프리헨드 더 마인드’의 신경심리학자 사남 하피즈는 미국 매체 리얼 심플과의 인터뷰에서 “하루 내내 회의나 업무로 정신이 없다가, 일과가 끝나고 나면 뇌가 생각 저편으로 밀어뒀던 것을 처리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때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 따위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불안을 느낄 수 있다.생리학적인 이유도 있다. 하피즈는 “해 질 녘에는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며 몸이 긴장을 풀고 휴식에 돌입하는데, 마음은 아직일 수 있다”며 “몸과 마음 사이의 이 괴리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불안하고 힘든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과 저녁의 생활 양식이 다른 탓도 있다. 불안은 종종 생활 구조가 바로잡혀있지 않을 때 발생한다. 아침에는 출근길 지하철을 타거나 업무 이메일을 읽는 등 일상의 흐름이 정해져 있다. 하피즈는 “이렇듯 구조적인 일과가 끝나고 아무런 계획이 없는 저녁을 맞이하는 것이, 일과를 보내는 것보다 더 스트레스로 다가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저녁마다 기분이 가라앉는 것이 싫다면 다음의 행동을 실천해볼 수 있다. 내일 할 일을 종이나 휴대전화 메모장에 미리 적어보는 것이 첫 번째다. 하피즈는 “미처 다하지 못한 일을 어딘가에 적어서 기록해두지 않는 이상, 뇌가 그것을 잊지 않으려 계속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할 일을 기록해두는 것먼으로도 뇌를 쉬어가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취미 활동에만 할애할 시간을 저녁에 확보하는 것도 좋다. 친구를 만나 대화하거나,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식이다.하루의 마지막마다 실천할 나름의 행동 양식을 만들어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일과가 끝난 후에 사무실 근처를 산책하거나, 차를 우려 마시는 등 간단한 것이면 된다. 하피즈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행동 양식이 있으면 일할 때와 일이 끝난 후의 하루 사이에 분명한 경계선을 만들 수 있다”며 “이렇듯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으면 일이 끝난 후라도 뇌가 온전히 쉬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이해림 기자2026/04/27 18:42
  • SNS로 술 배우는 고등학생들… 어떤 문제 생기나

    SNS로 술 배우는 고등학생들… 어떤 문제 생기나

    소셜미디어(SNS) 사용량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음주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의료법인 노스웰헬스 연구팀은 ‘청소년 위험 행동 감시 조사(YRBSS)’ 데이터를 활용해 미국 고등학생 1만4000여명의 SNS 사용량과 음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들은 연구 대상에 포함된 청소년들이 최근 30일 안에 음주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청소년들을 SNS 사용 빈도에 따라 ▲적음(1개월·1주일에 한 번 또는 여러 번 사용) ▲중간(하루에 한 번 또는 여러 번 사용) ▲많음(시간당 한 번 이상 사용)으로 나눴다.연구 결과, SNS 사용량이 많은 청소년은 SNS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에 비해 음주 경험이 있을 확률이 3.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분류된 청소년 중 28%가 최근 30일 사이에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답한 반면, 사용량이 적은 청소년들은 13.2%만 술을 마셨다고 답했다.중간 정도 사용량으로 분류된 청소년들 또한 최근 한 달 사이 음주를 경험한 비율이 19.7%로, 사용량이 적은 청소년에 비해 1.72배 높았다. SNS 사용량과 청소년 음주의 연관성은 학년, 성별, 인종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SNS로 인해 청소년들이 음주 관련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닐 샤르마 박사는 “SNS 사용 수준이 가장 높은 청소년들은 비사용자에 비해 최근 음주 경험이 세 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올바른 교육과 함께 청소년들이 온라인 공간을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4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소아과학회 학술대회(PAS 2026)’에서 발표됐다.한편, 청소년은 신체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만큼, 알코올이 몸에 미치는 영향이 성인보다 더 치명적이다. 알코올에 의한 조직 파괴가 심각하며, 신체 발육 부진, 뇌 발달 장애, 정신과적 장애 등에도 쉽게 노출된다.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알코올이 해마를 위축시켜 기억력 저하까지 불러올 수 있다. 알코올에 의해 이성적 판단과 충동조절 능력, 도덕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손상될 경우에는 각종 범죄나 문제 행동에 쉽게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청소년기 음주는 알코올 중독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특히 청소년기는 뇌의 가변성이 높아 자극에 쉽게 반응하고 그만큼 더 쉽게 알코올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다.
    정신질환전종보 기자 2026/04/27 15:21
  • 서울시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 고난도 정신응급 대응 표준 만든다

    서울시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 고난도 정신응급 대응 표준 만든다

    서울시가 자·타해 위험 등 복합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정신응급 서비스의 ‘현장 기준’을 마련한다. 사례별 대응 편차를 줄이고 실무자의 판단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서울시정신응급합동대응센터는 4월부터 5월까지 총 5회에 걸쳐 ‘정신응급 서비스 표준화 TF’를 운영하고, 올해 8월까지 고난도 정신응급 사례 대응을 위한 실무형 매뉴얼을 개발한다고 밝혔다.정신응급 상황은 자·타해 위험, 정신증상 악화, 물질 사용, 급성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위기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정신건강 문제에 가족 갈등,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적 요인이 결합된 사례가 증가하면서 기존의 단편적 대응만으로는 적절한 개입 방향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늘고 있다.센터의 현장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센터는 2022년 10월 17일 개소 이후 연간 평균 약 2600건의 의뢰를 받고 있으며, 현장 출동 건수도 2023년 519건, 2024년 739건, 2025년 978건으로 지속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센터는 복합 위기 양상을 보이는 고난도 사례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2024년 64회, 2025년 54회의 정신건강 영역 전문가 자문을 실시하는 등 현장 대응 전문성 강화를 이어왔다.다만 정신응급 서비스는 사례 특성, 기관별 역할, 실무자 경험 등에 따라 판단과 대응 방식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센터는 개별 사례 대응 역량을 높이는 것에 더해 고난도 정신응급 상황에 대한 공통된 판단 기준과 대응 절차를 마련해 서비스의 일관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번 TF를 추진하게 됐다.센터는 이번 TF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고난도 사례를 중심으로 대응 기준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매뉴얼에는 ▲상황별 위험도 평가 기준 ▲단계별 개입 절차 ▲유관기관 협력 방식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TF에는 정신건강의학, 경찰, 지역사회 정신건강, 복지 분야 전문가 4명이 참여해 현장 적용성을 높인다.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우 교수, 경찰청 범죄예방질서계 조태현 경감, 동대문정신건강복지센터 김성남 부센터장, 서울복지재단 통합돌봄지원팀 성기원 팀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이기연 센터장은 “정신응급 상황은 당사자의 인권 보호를 기반으로 안전과 복지가 함께 고려돼야 하는 복합 위기”라며 “이번 매뉴얼을 통해 현장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실무자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시민에게 보다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센터는 이번 매뉴얼이 정신응급 실무자가 고난도 사례에 대해 공통된 기준으로 위험도를 판단하고, 보다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필요한 자원을 적절히 연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성된 매뉴얼은 서울시 정신응급 수행기관과 협력 기관에 배포돼 현장 대응의 일관성과 실무 활용도를 높이는 기준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한편,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2005년 전국 최초로 개소한 광역형 정신건강복지센터다. 서울 시민들의 정신건강 향상과 정신질환 예방,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있는 시민도 더불어 살며 회복되는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정신건강 증진 기관들과 협력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신질환오상훈 기자 2026/04/27 11:51
  • 농촌 아이들은 우울하고, 도시 아이들은 공격적이다

    농촌 아이들은 우울하고, 도시 아이들은 공격적이다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상태가 거주 지역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학생은 우울감과 신체 증상 등 정서적 고립을 주로 겪는 반면, 도시 학생은 주의력 결핍과 규칙 위반 같은 행동 장애 특성이 두드러졌다.중국 수도의과대학 부속 안딩병원 량롄징이 교수팀은 중국 6~16세 학생 1만9711명을 대상으로 거주 지역이 아동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아동 행동 평가 척도를 활용해 8개 하위 지표를 확인했다. 그 결과 농촌과 도시 학생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했다. 농촌 학생은 불안·우울, 위축, 신체 증상, 주의력 문제 정도가 도시 학생보다 심했다.농촌 아동의 심리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성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행동이었다. 연구팀은 부모가 도시로 돈을 벌러 떠난 뒤 조부모 등과 남겨진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부모와 오래 떨어져 지내며 생긴 애착 불안이 위축과 우울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구토나 통증 같은 신체화 증상으로 전이되는 구조를 띤다는 설명이다.반면 도시 학생은 사회적 문제와 규칙 위반 행동 지표에서 농촌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도시의 고밀도 생활 환경과 치열한 교육열이 아이들에게 사회적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압박은 내면에 우울감으로 쌓이기보다 주의력 결핍이나 반항적 행동, 규칙 위반과 같은 외현화 장애로 발현될 가능성이 컸다.성별에 따른 환경 민감도 차이도 확인됐다. 나이를 통제 변수로 두고 분석했을 때 남학생은 거주 지역에 따라 정신건강 네트워크 구조와 강도가 크게 달라졌다. 반면 여학생은 거주지에 따른 통계적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연구팀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별 맞춤형 보건 정책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농촌은 정신건강 인프라 부족을 고려해 원격 의료를 통한 우울증 조기 선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도시는 학업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학교·가정·의료기관이 연계된 통합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중재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소아과 조사(Pediatric Investig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정신질환구교윤 기자2026/04/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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