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염 치료에서 가장 흔히 시행되는 주사치료는 히알루론산 주사, 이른바 ‘연골주사’다. 이는 관절 내 윤활 작용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연골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중등도 이상의 관절염 환자에게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반복 치료에도 통증이 쉽게 되돌아오면서 치료 선택지를 고민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이런 환자군을 중심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치료가 ‘무릎 PRP 주사’다. PRP(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는 환자 본인의 혈액을 채취한 뒤 원심분리를 통해 혈소판이 고농도로 농축된 혈장을 추출하고, 무릎 관절강 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혈소판에는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조직 회복을 유도하는 성장인자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어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관절 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무릎 PRP 주사는 202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무릎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관절강 내 주사치료로 신의료기술 인정을 받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스포츠 손상과 관절 질환 치료에 활용돼 왔으며, 국내에서도 중기 관절염 환자를 중심으로 임상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염증 억제·조직 회복 유도… 기존 주사와 접근 방식 달라PRP 주사의 가장 큰 특징은 치료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는 혈소판에 포함된 성장인자가 시간에 따라 염증을 조절하고, 손상된 연골과 주변 조직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진통 효과를 기대하는 스테로이드 주사나 윤활 효과 중심의 연골주사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PRP 주사는 통증을 즉각적으로 없애는 치료라기보다, 관절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치료다. 기존 주사치료에 반응이 떨어졌던 환자들에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자가 혈액을 이용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면역 거부 반응이나 알레르기 위험이 낮고, 반복 시술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을 당장 결정하기 어려운 환자나, 기존 주사치료의 부작용이 걱정되는 환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다만 PRP 주사가 모든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골이 거의 소실된 말기 관절염의 경우에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실제로 신의료기술 고시에서도 PRP 주사의 적용 대상은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중기(KL 2~3등급) 무릎 관절염 환자로 명시돼 있다.치료 효과 좌우하는 것은 ‘주사 이후 관리’전문가들은 PRP 주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사 이후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릎 통증이 지속되면 보행 패턴과 자세가 변하고, 이로 인해 특정 부위에 반복적인 부담이 가해지기 쉽다. PRP 치료와 함께 무릎 주변 근육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운동 재활치료가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체외충격파나 고주파 치료 등 물리치료 역시 관절 주변 혈류를 개선하고 조직 회복을 돕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사 전후로 이러한 치료를 적절히 병행했을 때 회복 속도와 체감 효과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과도한 당분 섭취나 가공식품 위주의 식사, 잦은 음주는 관절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대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이나 오메가3 지방산 등은 회복 환경을 돕는 요소로 꼽힌다.무릎 PRP 주사는 기존 연골주사에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수술을 고민하는 단계의 관절염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관절 상태 평가와 치료 단계 설정이 선행돼야 하며, 주사 이후의 관리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치료 계획이 뒷받침될 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무릎 통증 치료는 단순히 주사를 바꾸는 문제를 넘어선다. 관절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회복을 위한 조건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짚을 필요가 있다.(* 이 칼럼은 압구정노트정형외과의원 황상필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척추·관절질환압구정노트정형외과의원 황상필 대표원장2026/01/26 17:04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2026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국제 로봇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6일 밝혔다.이번 심포지엄은 ‘Shaping the Future of Surgery’를 주제로, 로봇 수술의 최신 임상 경험과 기술 발전 현황을 공유하고,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결합된 수술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을 비롯해 대만, 미국, 싱가포르, 영국, 일본, 홍콩 등 국내외 로봇 수술 분야의 저명한 의료진과 연구자들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모았다.지난 23일 열린 개회식에서 한승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로봇 수술과 외과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한 병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인 ‘Shaping the Future of Surgery’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변화의 속도와 외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보여주는 메시지”라며 “Physical AI의 등장으로 로봇 수술은 단순한 기계 보조를 넘어 지능형 수술 파트너의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의 발전과정의 소개로 시작한 이번 심포지엄은, 진료과별 세션을 통해 로봇 수술의 실제 임상 적용과 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세션 1(비뇨의학과)에서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의 비뇨기암 로봇 수술의 발전 및 현황과 함께, 원격수술 등 최신 술기와 기술 동향이 소개됐다. 세션 2(산부인과)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로봇 산부인과 수술 교육 및 발전 현황, 촉각 피드백(force feedback) 기술이 적용된 최신 다빈치5 로봇 시스템을 활용한 수술 경험이 공유됐다. 이어 특별세션으로 진행된 정형외과 세션에서는 로봇 정형외과 수술의 과거와 현재,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오후에는 세션 3(내분비외과)에서 로봇 경구 갑상선수술과 부신절제술의 최신 임상 성과와 발전방향이 발표됐으며, 세션 4(간담췌외과)에서는 로봇 간절제 및 췌장 수술의 국제 연구 결과, 로봇 담도 및 췌장 수술의 표준화와 최신 다빈치 로봇 시스템 활용 사례가 공유됐다. 마지막으로 세션 5(대장항문외과)에서는 로봇 직장암 수술의 향후 과제, 고려대학교병원에서의 국제 연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제 술기 노하우, 대장암 최소침습수술의 발전 등이 소개되며 심포지엄이 마무리됐다.윤을식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로봇 수술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정밀성을 극대화하며 외과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왔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전 세계 전문가들이 집단지성의 힘으로 더욱 안전하고 정밀한 수술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스텐트 시술 후 표준 약물치료를 시행했을 때 ‘응고-염증 지표’가 높게 유지될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관상동맥질환 치료에서 스텐트 시술 기술의 발전과 표준 약물치료의 보편화로 환자 예후는 크게 개선됐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치료 이후에도 심혈관계 질환이 재발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환자들이 ‘이제 괜찮다’고 인식하기 쉬운 상황에서도 이러한 위험이 지속되는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예방 전략 마련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정영훈·조준환 교수 연구팀은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스텐트 시술 후 표준 약물치료를 시행한 경우 ‘응고-염증 지표(피브리노겐 및 hsCRP)’가 높게 유지되는 게 장기 심·뇌혈관 사건 발생 위험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연구팀은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시술(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은 환자 2789명을 대상으로, 입원 시점과 시술 후 1개월 시점에 심혈관계 질환 관련 위험 바이오마커를 분석했다.그 결과, 주요 바이오마커 중 지질 지표(저밀도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염증 지표(hsCRP), 혈소판 반응도(PRU)는 시술 1개월 후 유의하게 감소했으나, 응고 지표인 피브리노겐은 오히려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전체 환자를 평균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퇴원 후 1개월 시점에서 염증 지표가 높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뇌혈관 사건 재발 위험이 약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응고 지표인 피브리노겐 수치가 높은 환자 역시 재발 위험이 약 1.4배 증가했으며, 다른 바이오마커들을 모두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피브리노겐은 가장 강력한 독립적 예측 인자로 남았다.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염증 지표인 hsCRP와 응고 지표인 피브리노겐이 밀접하게 연관돼 움직였다는 점이다. 시술 1개월 시점에서 분석한 결과, 여러 바이오마커 가운데 hsCRP는 피브리노겐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hsCRP 수치가 높을수록 피브리노겐 역시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확인됐다.연구팀은 이러한 연관성이 외부 자극에 의해 인터루킨(IL) 축이 활성화되고, 그 결과 간에서 염증 및 응고 관련 물질의 분비가 동시에 촉진되는 생체 기전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는 표준 약물치료로 콜레스테롤 수치나 혈소판 반응성이 개선되더라도, 체내에서는 염증과 응고가 상호 연계된 ‘잔여 위험’ 축이 상당 부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조준환 교수는 “피브리노겐은 혈액 응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수치가 높을수록 혈전이 잘 형성될 수 있는 상태이거나 염증과 응고가 동시에 활성화된 상태를 의미한다”며 “관상동맥 중재술 이후 초기 외래 추적검사에서 hsCRP와 피브리노겐을 함께 평가하면,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를 보다 정밀하게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영훈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인터루킨-6(IL-6) 억제제와 같은 항염증 치료가 hsCRP, 피브리노겐, 리포프로테인(a) 등 주요 위험 인자를 동시에 감소시킨 바 있다”며, “향후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에 따라 관상동맥질환의 표준 치료 전략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CC: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