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비누·손세정제, 알레르기비염 위험 높여"

입력 2019.03.26 10:02
휴지로 어린이 콧물 닦는 모습
가정 내 항균제품이 어린이 알레르기비염 위험을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정 내 항균제품이 알레르기비염 위험을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 김정훈 박사와 김규상 실장은 태어나서 한 번도 알레르기비염을 진단받지 않은 서울시 초등학생 1학년 917명을 2012~2017년 추적 관찰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추적 전 학생의 부모에게 가정 내 '항균'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제품 10종에 대해 '최근 1주일 동안 사용빈도'를 조사했고, 추적 후 초등학생 알레르기비염 발생과의 관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1학년생이 6학년으로 성장하는 기간 동안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단받은 누적비율은 4명 중 1명(25.6%)이었고 ▲남성인 경우 ▲​부모가 알레르기질환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학생이 천식 또는 아토피피부염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비율이 높았다.

또한 항균 비누, 항균 손세정제, 항균 주방세제가 알레르기비염을 발생 위험을 높였다. 제품 3종(항균 비누, 항균 손세정제, 항균 주방세제​)을 점수화하여 두 개의 군으로 구분했을 때,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비율은 고사용 군(28.1%)이 저사용 군(22.7%)보다 5.4%p 높은 경향을 보였다. 알레르기비염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하고 분석했을 때 항균 제품의 고사용 군이 저사용 군보다 알레르기비염의 발생 위험이 1.37배(95% 신뢰구간: 1.01-1.87)로 높았다.

김규상 실장은 항균제품에 살균·보존제로 사용되는 트리클로산(triclosan)과 트리클로카반(triclocarban)이 알레르기비염의 발생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물질들은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거나(환경호르몬) 발생 및 생식 독성, 알레르기질환 등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대형마트에서 ‘항균’을 강조한 19개의 생활제품 중 7개의 제품(37%)에서 트리클로산(triclosan) 또는 트리클로카반(triclocarban)이 검출되었고, 7개 제품에는 세탁비누, 주방용 비누, 손 세정제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외에도, 7개 제품 중 3개 제품은 성분표기가 없었다.

김규상 실장은 “가정 내 부모의 항균제품의 사용이 초등학생의 알레르기비염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중요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정훈 박사는 “트리클로산 등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항균제가 제품 내 소량으로 있더라도 제품의 사용 개수나 사용 빈도에 따라 노출 수준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소아 알레르기면역학(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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