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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생인 제 딸 지은이는 어렸을 때부터 가끔씩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제 엄마를 불안케 합니다. 혹시 머리에 나쁜 병은 없는지, MRI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 제 아내의 걱정은 끝이 없습니다. 그때마다 “병원 안가도 돼. 별일 없을테니 안심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제 마음도 편치는 않습니다. 나와 관계없는 사람에겐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도 막상 지은이의 일이 되다 보니 쉽게 말하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쪽이 켕깁니다. “저러다 문제 생기면 당신이 책임져”라는 말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게 됩니다. “그러면 사진 한번 찍어보지...”라고 말입니다.
두통은 보통 사람이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교수가 15세 이상 남녀 2500여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68%가 1년에 한 차례 이상 두통을 경험하며, 22.7%는 편두통이 있었습니다.
두통, 특히 편두통이 생길 때는 구역질, 구토, 식욕감퇴, 눈부심 같은 자율신경증상 중 한가지 이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은 뇌졸중이나 뇌종양이 있을 때 나타나는 것과 비슷해서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듭니다. 때문에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혹시 나쁜 병이 아닐까” 걱정을 하게 되며, 심지어 비싼 돈 주고 받은 MRI 검사 등에서 이상 없음을 확인한 경우에도 “혹시 머리에 혹이 있는데도 발견 못한 것은 아닐까”라고 걱정을 하게 됩니다. “설혹 지금은 나쁜 병이 아니라도 계속 두통이 지속되면 나중에 뇌졸중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때문에 반복되는 두통 때문에 시달리는 분들은 반드시 신경과(나이가 어린 경우엔 소아과)를 찾아가서 두통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만약 두통의 원인이 뇌졸중이나 뇌종양이 아닌 신경성-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으로 진단된 경우엔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마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두통은 스트레스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므로 쓸데없는 걱정 그 자체가 두통의 악화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의사가 필요 없다고 하는데도 굳이 100만원 가까이 하는 뇌 MRI를 찍어보자고 우깁니다. 그러나 경험 많은 두통 전문가는 두통의 발생빈도와 양상만 들어도 그것이 나쁜 병인지 단순 두통인지 판별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의사가 두통이라고 진단한 경우엔 구태여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은이의 두통이 나쁜 병이 아니라고 믿는 이유도 여러 병원 교수들에게 “사진 한번 찍어보자”고 얘기했다가 번번이 ‘퇴짜’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아주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단순 두통은 타이레놀 등의 진통제로 쉽게 가라앉기 때문에 의사를 찾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두통이 몹시 심하거나, 심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엔 의사를 찾아가야 합니다. 두통의 보통 혈관이나 근육의 수축과 이완 때문에 발생하는데 반복되는 두통에는 긴장성 두통, 군발성 두통, 편두통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발생 빈도가 많고 잘 낫지 않아 고생스러운 것이 편두통입니다. 편두통의 경우,
발생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어떤 약을 써도 두통이 없어지지 않는 ‘지속적 편두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약을 오남용할 경우 은은한 두통이 평생 계속되는 ‘만성매일두통’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편두통이란 혈관이 수축했다 이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통증입니다.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여자에게 1.5배 가량 많고, 젊은이에게 더 흔합니다. 보통 10대 후반 이후 발병해서 갱년기를 전후해서 사라진다고 합니다. 유전되는 경우도 많아 편두통 환자의 30∼50%는 가족 중에 편두통을 앓는 사람이 있습니다.
편두통이 발생하면 보통 4∼72시간 지속되며 심한 경우엔 1주일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듯 머리 한 쪽만 아픈 것을 편두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심장박동 주기에 따라 머리가 아프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 일상 동작에 따라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대개 구역질이나 구토, 식욕감퇴, 눈부심같은 자율신경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을 동반합니다. 5명중 1명 꼴로는 편두통이 일어나기 전엔 정신이 아찔하거나 눈 앞이 깜깜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며 귀에서 소리가 나는 전조증상을 보입니다.
편두통 치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유발 인자를 회피하는 것인데 가장 흔한 유발 인자가 스트레스 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스트레스를 어떻게 없앨 수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지”하고 마음속으로 백번 다짐한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없어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 명상, 요가, 음악감상 등을 통해 받은 스트레스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는 있습니다. 따라서 편두통이 심한 사람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운동과 명상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커피, 담배, 술(특히 레드 와인), 치즈, 초콜릿, 아이스크림, 특정 향료 등이 편두통을 일으키는 경우도 비교적 흔합니다. 특히 카페인과 술, 담배는 편두통의 중요한 유발-악화요인이 되므로 편두통이 심한 사람은 삼가해야 합니다. 그 밖에 방부제나 감미료(MSG)가 첨가된 소시지 햄 베이컨 통조림식품 등이 편두통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성행위를 할 때 편두통이 오는 사람도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환자들은 어떤 경우에 편두통이 유발되거나 악화되는지를 잘 살펴서 그와 같은 유발요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두통 일기’입니다. 매일 자신이 먹은 음식과 두통 발생을 기록하면 편두통의 원인이 되는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의 편두통 환자가 이런 방법으로 유발 원인을 찾아내서 회피함으로써 두통을 이겨내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두통 일기가 보다 확산돼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여성의 경우 생리가 편두통의 중요한 유발요인이 됩니다. 생리 때 초래되는 호르몬 체계의 변화가 편두통의 원인이 되는데, 이를 ‘월경성 두통’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갱년기가 되면 편두통이 사라지는 여성이 많은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둘째는 약물 치료입니다. 두통이 생기면 의사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타이레놀 게보린 펜잘 등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물론 심하지 않은 편두통은 이 같은 진통제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진통제를 남용하면 뇌에서 통증을 막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점점 줄어들어 일시적으로는 두통이 사라질지 모르지만, 만성적으로 두통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약을 써도 두통이 멈추지 않거나 매일 은은한 두통이 생겨 하루도 빠짐없이 진통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편두통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엔 전문의사를 찾아 약물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통증이 약한 경우엔 단순 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쓰지만 심한 경우엔 카페르고트나 이미그란 등 전문 의약품을 써야 합니다. 한편 두통약들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어 심장병이나 뇌혈관질환이 있는 사람, 심한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한편 1)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전혀 다른 종류의 극심한 두통 2) 50세 이후 생긴, 평상시와 다른 종류의 두통 3)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점 더 심해지는 두통 4) 감각마비, 손발 힘 빠짐, 시각이상이 동반된 두통 5) 메스꺼움, 구토, 고열, 목이 뻣뻣해짐, 얼굴 빨개짐 등의 증상이 동반된 두통 6)행동이나 지능, 방향감각 이상이 있는 두통 7) 머리 부상이나 수술 이후 악화된 두통 8) 기침이나 운동(갑자기 힘을 쓰거나 몸을 움직임) 뒤 악화되는 만성두통 9) 5분 이내에 최고조에 달하는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 등이 생긴 경우엔 뇌출혈이나 뇌종양 등 예사롭지 않은 병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응급실을 찾아가 정밀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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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설이다. 차 안에서 장시간 운전하느라, 하루 종일 음식 준비하느라,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들과 고스톱 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다 보면 허리에 무리가 가기 쉽다. 건강한 설날을 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자의 상황에 맞는 허리 펴기 전략이 필수다.
우선 장시간 운전은 누워있을 때보다 2~3배의 체중이 실리므로 요통이 오기 쉽다. 또한 어깨나 허리, 발목 근육 등만 지속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져 긴장성 근육통도 올 수 있다.
차 안에서 발꿈치를 서서히 들어올린 상태에서 2~3초간 정지하기, 허벅지 힘주기, 양쪽 엉덩이를 교대로 실룩거리기, 양손을 맞잡고 앞으로 밀었다 당겼다 반복하기, 양 어깨 들어올리기 등의 간단한 체조를 통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발 지압기구를 차 안에 깔아놓고 수시로 발을 자극하는 것도 좋다.
주부들의 ‘명절증후군’은 허리에서부터 시작된다. 음식을 준비하고, 차리고, 설거지 하는 등의 집중 반복적인 일은 쉽게 요통을 유발한다. 오랫동안 주방에서 서서 일할 때는 바닥에 목침을 놓고 양쪽 다리를 번갈아 올렸다 내리는 자세를 취하면 허리에 무리가 덜 간다.
또 손님상을 들여 갈 때는 최대한 상을 몸 쪽에 붙여서 들고 가는 것이 허리에 부담을 덜 준다. 차례에 쓰일 전을 부칠 때에도 바닥에 앉아서 하기보다는 식탁 위에 불판을 놓고 의자에 앉아서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허리에 부담을 주므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1시간에 한 번씩은 허리를 펴고 스트레칭을 하도록 한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고스톱과 바둑도 허리통증을 일으키기 쉽다.고스톱을 칠 땐 잔뜩 웅크린 자세인데다 허리를 받쳐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술을 마신 뒤엔 허리를 받쳐주는 방어 기전이 약화되므로 허리 디스크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 고스톱이나 바둑을 즐길 때는 선방(禪房)의 스님들처럼 곧추 세운 자세가 좋다. 벽에 등을 기대거나 등받이가 있는 방석을 이용해 허리를 받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통 및 관절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늘 허리를 조심해야 한다. 성묘를 위해 등산을 할 경우 준비운동이 충분치 않으면 근육이 풀어지지 않아 급성염좌가 올 수도 있다. 또 오랜만에 본 손자를 반가운 마음에 번쩍 안아 올리다 허리를 삐끗할 우려도 있다. 손자를 들어올려 안을 때는 최대한 몸에 붙여서 안아 주고, 허리 위로 번쩍 안아 올리는 일은 삼간다.
/ 김성용·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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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황우석 교수 사건으로 인한 충격과 파장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논문조작 사건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심각한 상실감, 좌절감, 혼돈을 경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자신의 삶의 모델을 정립하고 자아 정체성을 확립할 중요한 시기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이번 사건이 끼칠 영향력이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심리적 갈등과 방황에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에 대한 갑작스런 비난 여론으로 인해, 자신의 판단이 옳았던 것인지 혼란을 겪는 것 같다.
부모나 교사 등 주변의 어른들이 여러 가지 관점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시켜 주어야 한다. 언론에서 내놓는 보도 자료들은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 판단은 어디까지나 개개인이 내리는 것이라는 것을 설명해 준다.
◆ 자신이 꿈꾸고 닮고 싶었던 인물에 대한 실망과 불신으로, 과거에 존경하던 인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강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존경받는 인물 중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며, 자신도 그와 같은 과정을 겪을 때 똑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알려준다.
◆ 도덕적 원칙을 지키며 진행된다고 믿었던 학술 연구마저 이권과 명예욕이 좌우한다고 받아들여 청소년들이 그릇된 사회 관행을 규범으로 인식하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원칙은 지켜져야 하나 현실에서는 원칙을 위배할 수밖에 없는 불가항력적인 측면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모두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해 준다.
◆ 비윤리적 취재 과정으로 이루어진 언론의 태도를 보면서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면죄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언론의 자기반성 기능이 결여된 부분에 대해 설명해 준다. 그리고 이것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자각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잊지 않는다.
◆ 어느 한 입장에서만 바라본 극단적인 옹호나 비난을 하는 것 같다.
자기 견해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객관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극단적인 흑백 논리로 자기주장만 옳다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 이미 기성세대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던 청소년에서 그러한 태도가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과학계의 자정 노력, 국민들의 관심 등과 같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음을 설명하고 이를 지나치게 자신의 문제와 연관짓는 경우, 특히 자신의 문제와 황교수 사건을 동일시하여 극단적인 격한 감정반응을 보일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을 권하도록 한다.
◆ 과학에 관심을 가졌던 청소넌들이 역시 우리나라의 과학 발전은 어렵겠다는 등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까?
부정적 요소들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과학계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종사하는 어떤 직업군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한 가지 문제로 직업군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도 설명한다.
결국 이번 일을 계기로 청소년들은 다수의 의견을 맹종하는 위험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를 객관적으로 보아야 할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 가지 문제를 지나치게 일반화하지 않는 태도를 배울 수 있고,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 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런 문제는 직업군 어디에서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고 특정 영역, 특정인들에게서만 생기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주변의 어른들이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도덕 발달 수준에 맞추어 선과 악의 개념, 보편적인 윤리에 대해 토론하고, 편협된 시각이 아닌 확장된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교육할 기회로 삼는 것이 좋겠다.
청소년들은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희망이요, 원동력이다. 아직 확고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사회적으로 불미스러운 사건들의 파장은 ‘가치관의 혼돈’이라는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청소년들이 다시는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좌절과 실망, 불신을 겪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임을 기억해야 하겠다.
/ 헬스조선 편집팀 <도움말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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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olor=#ffffff>“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실컷 놀다 나왔는데 갑자기 말이 안 나오는 거예요. 처음엔 친구들이 ‘장난치지 말라’며 웃다가 나중엔 모두들 걱정이 돼서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 그 뒤 2년간 거의 말을 못해서 글로 대화를 해야 했어요.”
이애종(여·39)씨는 몇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30여 년간 누구보다 활발하고 말도 잘 하던 그녀는 2002년 가을, 갑자기 목에 커다란 돌이 걸린 듯 말을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뺑소니 사고를 당해 6개월간 병원에서 부러진 다리의 재활치료를 받은 직후였다.
결혼을 몇 개월 앞두고 있던 이씨는 결국 사랑하던 사람과도 헤어졌다. 말을 못하니 직장에서도 버틸 수가 없었다. 병원 여러 군데를 거친 뒤 한 대학병원에서 그녀는 ‘연축성 발성장애’란 진단을 받았다.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는 불치의 병이라고 의사는 설명했다.
목소리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목소리가 탁하고 갈라져서, 목소리가 저절로 떨려 나와서, 말을 할 때 자꾸 헛바람이 새어 나와서, 때로는 아예 말을 할 수 없어서 고통을 받고 있다. 목소리에 문제가 있으면 취직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지며, 대인관계에 자신감을 상실하거나, 심지어 대인기피증을 겪을 수도 있다. 전문의들은 쉬고 탁한 목소리에서부터 아예 헛바람만 새어 나오는 목소리까지 거의 모든 목소리 질환을 고칠 수 있으니 혼자 속앓이만 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고등학교 교사 김서권(50)씨는 1년쯤 전부터 피곤한 날이면 수업 도중 갑자기 목소리가 갈라지면서 말이 잘 안 나와 수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말을 하는 도중 목소리의 톤이 제멋대로 높아졌으며, 이상한 소리도 새어 나와 학생들 앞에 나서는 것이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고민을 하다 병원을 찾았더니 성대에 심하게 궂은 살이 생겨서 음성 조절이 제대로 안 되는 ‘성대결절’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월 초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원래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증상을 겪는 동료교사들이 많다”고 김씨는 말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홍식교수는 “성대결절은 오랜 기간 과다한 음성 사용으로 성대에 군살이 생기는 병”이라며 “방송인, 텔레마케터 등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10% 정도가 이런 저런 종류의 목소리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성대를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는 성대결절 외에도 성대에 물혹이 생기는 폴립, 주머니 모양의 혹이 생기는 낭종, 위산의 역류로 인한 육아종 등이 잘 생긴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한신교수는 “목을 많이 써 생긴 이런 병들은 모두 간단한 처치 또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쉰 목소리나 곱지 않은 목소리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탁하고 깨지는 듯한 목소리는 콤플렉스로 이어질 수 있으며 때로는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기도 한다.
연극배우 최지연(가명·여·28)씨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최씨는 뛰어난 외모와 탄탄한 연기력을 갖췄지만 2년전까지 조역으로만 떠돌았다. 남성처럼 걸걸한 목소리 때문이었다. 특별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타고난 목소리가 그런 것이어서 자포자기를 했다. 그런 그녀에게 누군가가 “목소리도 성형할 수 있다”고 일러줬다. 최씨는 한 음성 전문 이비인후과에서 성대의 두께를 얇게 만드는 ‘성형수술’을 받은 뒤 여성스런 목소리를 갖게 됐다. 그 때 이후 김씨는 여러 차례 주연에 캐스팅돼 현재 대학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배우 중 한 명이 됐다.
한편 쉰 목소리는 대개 성대가 부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의학적으론 ‘점막 하 출혈’ 또는 ‘근(筋) 긴장성 발성장애’ 등의 병명으로 불린다. 대부분의 경우, 장시간 소리를 내지 않고 목을 충분히 쉬게 하면 저절로 좋아진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목소리를 바꾸는 것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음성 치료와 목소리 성형에는 거의 제한이 없다”며 “다만 노래를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수술은 아직 없으며, 정말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은 성대 근육의 유연성 등이 뛰어난 경우”라고 말했다.
(최현묵기자 seanch@chosu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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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선수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발차기. 가수 김장훈의 콘서트 현장은 늘 새로운 이벤트와 넘치는 에너지로 청중들을 사로잡는다. 그는 어린 시절엔 하루 걸러 하루씩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약골’이었다. 심한 천식과 악성 빈혈 때문에 “오래 못 살 것”이란 말까지 들었던 그가 이렇게 ‘씩씩한’ 대한민국 대표 청년으로 자란 것이다.
김장훈씨가 앓은 천식과 빈혈은 소아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중 소아 기관지 천식은 기도 염증에 의한 기도 폐쇄가 특징으로 알레르기 천식이 가장 흔하다. 환자들은 기침, 가래와 기도 폐쇄에 의한 호흡 곤란 등을 겪게 된다.
영·유아의 경우엔 천식의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고, 검사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장기간에 걸친 관찰이 진료의 주요한 방법이다. 병력(病歷)과 신체검사, 혈액검사, 피부시험, 폐 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 시험 등도 진료 방법들이다.
소아 기관지 천식 치료는 크게 세가지 차원에서 진행된다. 첫째, 원인이 되는 항원을 제거 또는 회피하는 예방요법으로, 실제 이렇게 하기가 어려워서 예방약을 같이 쓰는 경우가 많다. 둘째, 약물요법으로 일단 표면적인 증상들을 치료하는 것으로, 근원적 치료는 되지 못한다. 셋째 면역요법은 원인 항원을 장기간 투여해서 환자 스스로 면역력을 얻도록 하는 방법이다.
천식과 함께 소아에서 가장 흔한 질환은 철 결핍성 빈혈이다. 성장하는 동안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체내 철 요구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특히 출생 후 2년 동안과 청소년기에는 철 소요량이 급격히 늘어가게 된다.
이 시기에 철분 섭취가 부족하거나 만성 설사 등으로 철 흡수에 장애가 있을 경우 철 결핍성 빈혈에 걸리기 쉽다. 빈혈에 걸린 아이들은 식욕이 없기 때문에 잘 먹지 않고, 또 잘 먹지 않아서 철분의 결핍이 심화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심한 경우엔 흙·숯·종이 등을 주워 먹는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혈액검사만으로도 쉽게 진단되는 철 결핍성 빈혈은 보통 철분제로 치료한다. 철분제는 흡수가 잘 되도록 식사와 식사 중간에 먹는 것이 좋으며, 혈색소가 정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2~3개월 더 복용해 충분히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 백경훈·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