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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의 주부가 하악(아래턱)관절증후군으로 몇 년째 밤잠을 자지 못할 정도의 턱관절 통증에 시달리다가 몇 군데 치과병원을 거쳐 필자에게 왔다. 치과마다 턱관절 수술을 권했지만, 이 여성은 "수술해도 실패할 확률이 적잖다"는 말을 듣고 그냥 고통을 안고 살아 왔다고 했다.필자가 진찰해보니 상부 목신경의 이상이 일으킨 턱관절증후군으로, 이미 턱관절이 많이 손상돼 있었다. 특수바늘로 턱관절에 들러붙은 힘줄을 분리시키고, FIMS(투시경하신경유착박리술)로 경추 윗부분을 치료했다. 이어서 보조적인 치료를 2주 간격으로 네 번 시행한 결과, 통증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누그러졌다.하악관절 통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부터, 강한 진통제를 써도 듣지 않고 "죽는 게 낫겠다"고 호소할 만큼 극심한 경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대부분의 환자는 하악관절증후군이 관절 질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병의 상당수는 관절 자체의 이상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저작근)이 비정상적으로 긴장하기 때문에 생긴다. 턱관절 손상은 저작근 긴장이 오래 진행된 경우에 나타난다.저작근의 과도한 긴장은 머리에서 나와서 턱을 지배하는 신경(삼차신경)이 일으키기도 하고, 목에서 나오는 신경(경추신경)의 이상이 유발하기도 한다. 경추신경은 간접적으로 삼차신경과 교류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만, 경추신경의 일부 가지가 직접 턱관절을 지배하는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하악관절증후군 환자의 상당수는 긴장성목증후군이라는 병을 함께 갖고 있다. 긴장성목증후군이 있으면 만성 피로, 목주위 근육이나 관절을 살짝 누르거나 꼬집어도 아픈 이상 감각, 근육 긴장이나 약화, 수면장애 등 수많은 증상을 동반한다. 이런 증상에 따라 통증도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전신통증으로 번지기도 한다.하악관절증후근을 턱관절만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관절만 치료하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하악관절증후군 환자에게 턱관절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물론 매우 높지만, 턱관절히 상당히 망가진 경우라도 통증이 전혀 없거나 견딜만한 수준인 경우도 흔하다. 하악관절증후군이 발생하면 저작근이 비정상적으로 긴장하게 된 원인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원인에 따라 목을 치료하기도 하며, 만성피로나 우울증부터 다스리기도 한다. 턱관절 자체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턱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풀어주면 통증은 상당 부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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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 진료실을 찾아온 50대 남성이 의자에 앉자마자 "심장에 빨리 스텐트를 넣어야 한다던데, 오늘 당장 시술할 수 없나요"라고 물었다. 얼마 전에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심장을 둘러싼 관상동맥이 상당히 좁아져 있으므로 스텐트 시술로 넓혀야 한다'는 소견을 듣고 겁이 나서 찾아온 것이었다.하지만, 혈관조영술로 이 남성을 정밀 검사해 보니, 오른쪽 관상동맥이 50% 정도 막혀 있었지만 혈류에는 이상이 없어서 스텐트를 넣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섰다. 이 남성은 이후 아스피린과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의 약물 치료만 받고 있다.좁아진 심혈관을 특수한 그물망으로 넓혀주는 스텐트 시술법은 30여 년 전에 개발된 뒤 계속 발전해서 현재 협심증·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의 기본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심혈관질환 전문의라도 특정한 환자에게 스텐트 시술을 적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예전에는 심혈관이 절반 이상 좁아진 환자에게는 무조건 스텐트 시술을 해서 혈관을 넓히도록 권했지만,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 심혈관이 절반 이상 좁아져 있더라도 혈액이 심장혈관을 지나가는 데 문제가 없으면 스텐트 시술을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혈관조영술에서 심혈관이 50~70% 좁아져 있는 사람 중 67%는 협심증이 전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스텐트 시술은 영상검사 사진만 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의 기능을 확인한 뒤에 결정해야 한다.필자가 재직 중인 병원의 최근 연구 결과, 심혈관이 좁아졌지만 혈류에 큰 이상이 없는 환자에게 스텐트 시술을 최소화하니 사망률, 심근경색·뇌졸중 발생률, 재시술 빈도 등이 막힌 혈관마다 무조건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보다 모두 감소했다. 연구를 통해서 심장에서 나와 심혈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20% 이상 감소하면 스텐트 시술이 필요하지만, 그 이하에서는 스텐트 시술이 필요없다는 점이 증명됐다. 혈류량이 20% 이하로 감소한 환자는 혈액 흐름이 좋기 때문에 그냥 두어도 심장 기능에 이상이 없고 동맥경화증 예방 치료만 해도 이상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필자 병원은 심근분획혈류예비력(FFR)이라는 혈류상태검사를 도입한 뒤 스텐트 시술 건수가 절반 정도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4월 환자의 심혈관 상태를 검사할 때 심혈관의 혈류을 반드시 측정하도록 권고했다. 스텐트 시술이 오래 전의 대세이던 개흉 수술을 대신해 관상동맥질환 표준 치료법이 된 것처럼, 이제는 스텐트 시술을 최소화하는 것이 새로운 치료 기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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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어느 더운 여름 날이었다. 남편이 낮에 현기증이 나서 쓰러질 뻔 했다며, 혹시 모르니 병원에 가 보겠다고 했다. '더위 때문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남편은 "암일지도 모른다"는 청천벽력같은 결과를 들고 왔다. 허둥지둥 큰 병원으로 찾아가 검사를 한 결과, 폐암 3기 진단을 받았다.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두 달 밖에 살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급히 병원을 알아보고 수술을 받았다. 투병에 힘들어하는 남편을 볼 때 이따금씩 '남편이 곁에 없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했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그 때마다 남편의 존재가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왔다.암과 잘 싸우고 있다고 안심할 무렵, 시아버지가 노환으로 입원하셨다. 남편은 자신이 직접 아버지를 간호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암환자가 다른 환자를 돌본다는 게 못마땅해 다투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 남편의 식사를 챙겨 병원으로 가져가려는데, 퍼뜩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느껴졌다. 내가 남편을, 남편이 다른 가족을 보살핀다…. 이것이 가족이구나. 가족과 남편의 소중함이 물밀듯 밀려왔다.7개월 후 시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로부터 얼마 뒤 내게 황반변성이 생겼다. 수술을 받았지만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부작용이 생겼다. 끝없이 이어지는 힘든 상황. 앞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을 때 말 없이 나를 바라보는 남편의 시선을 느꼈다. '이해한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듯한 그 눈빛에 나는 우리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을 만큼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이후부터 내 안에 긍정적인 힘이 생긴 것 같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 때마다 '남편과 함께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버텼다. 우리 관계는 점점 더 견고해졌다. 지금은 남편이 아프기 전보다 훨씬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이전에는 운동·식이요법에 관심도 없었는데, 이제는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웬만한 야채는 손수 가꿔 먹는다. 1년에 한 번씩 손을 잡고 정기검진도 받으러 다닌다. 운동 겸, 연애 겸 자전거도 자주 타러 다니고 등산도 한다. 과거에는 다툼도 서로 서운했던 일도 많았지만, 이제 우리는 매사에 서로를 배려하고 아낀다. 서로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이 만만치 않지만, 더한 아픔이 와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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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가족의 고통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 병원, 보건소, 사회복지관, 호스피스완화의료 기관, 문화 센터에서 운영하는 지원 프로그램, 온라인 암환자 카페, 암환자 자조(自助) 모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대형 병원의 경우 강의 형식의 '암환자의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스트레스 정도를 진단해주고 근육이완법, '나 대화법'처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스 완화법을 알려준다.가족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환자 치료 계획이 갑자기 바뀌었을 때와 같은 위기 상황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환자가 1차 대상이지만 가족이 참여해도 된다. 일부 병원의 경우 개별 상담도 받을 수 있는데, 병원에 따라서 비용이 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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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어떤 암치료도 받지 않겠다, 죽어버리겠다'라고 하면 마음이 아프면서도 화가 나요" "매일 간병을 하니 온몸이 다 쑤셔요"….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환자 못지 않게 크다. 하지만 그 고통은 겪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들다.가족 중에 암환자가 생겼다고 가족 모두가 고통을 겪을 필요는 없다. 환자가 치료를 잘 받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가족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암환자 가족이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5계명'을 정해봤다.1. 환자의 감정 스펀지가 되지 마라암환자는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따른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 때가 많다. "약 먹기 싫다" "운동 하기 싫다"며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유방암 환자 남편인 박모(53)씨는 그럴 때마다 '아픈 사람을 위해 참는다'며 견뎠지만, 어느 순간에는 큰 소리로 말다툼을 한 적도 많았다. 다투고 나면 '아픈 사람에게 너무 심했다'고 후회했다.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박종혁 과장은 "참을 수도, 표출할 수도 없는 답답함을 오래 느끼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며 "성격이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①아이(I) 메시지 대화하기='나는'으로 시작하는 아이(I) 메시지로 대화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의 어떤 존재로서(나의 권리), 당신이 쾌유돼 내 옆에 있길 바라므로(나의 바람) 약을 먹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식이다. 감정을 다스린 채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으며, 다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②갈등 원인 해소하기=환자의 짜증이나 투정이 심해서 '못 견디겠다'고 느껴지면, 암환자를 스트레스클리닉 등에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환자의 스트레스가 줄면 가족에게 심한 말을 하는 횟수가 줄고, 다툼이나 감정이 상하는 일도 줄기 때문이다.③가슴 속 스트레스 밖으로 꺼내기=암환자 가족들의 인터넷 까페·동호회에 가입해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암환자 욕을 하는 것도 좋다. "다 그만두고 이혼하고 싶어"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는 등의 과격한 말도 서슴없이 해 본다. 마음을 털어놓은 후에는 일기를 쓰는 것이 좋다. 환자의 입장·자신의 입장을 헤아리면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앞으로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2. 일주일에 하루는 나를 위해 써라암환자를 돌보는 게 효도라고 생각해서, 암 발병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해서, 다른 가족에게 간병을 맡기는 것이 미안해서 혼자 간병을 떠안는 경우가 있다. 원자력병원 혈액종양내과 나임일 과장은 "암 투병은 하루 이틀 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싸움"이라며 "혼자 장기간 간병하다보면 작게는 근육통부터 크게는 고혈압, 심장병까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간병인이나 친·인척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한 번은 자신을 위해 쉬어야 한다. 나임일 과장은 "잠도 푹 자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라"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암환자를 보다 더 잘 돌볼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말했다. 틈날 때마다 건강검진도 받아야 한다.3. 자녀에게 암을 알려라초등학생 이하의 자녀는 부모가 뚜렷한 이유를 알리지 않고 장시간 집을 비우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느낀다. 서울아산병원 암평생관리클리닉 김정은 교수는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웬만하면 투병을 알리는 것이 좋다"며 "암을 굳이 감추려 하지는 말되, '조금 아파서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녀야 한다'는 식으로 알리라"고 말했다. 아이와 한 번쯤 병원을 찾아 간단한 치료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노부모의 경우, 암환자 가족과 가까운 거리에 살고 평소 가족들과 친밀했다면 알리는 것이 좋다. 간병이나 집안일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4. 투병 계획 함께 듣고 역할 나눠라가정 내 혼란·갈등을 막기 위해서다. 직장인 이모(38)씨는 남편이 대장암 진단을 받자 집안일과 간병에 집중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남편의 상태가 점차 악화되자 집안일 조차 할 시간이 없었다. 이씨는 할 수 없이 시모·시누이에게 도움을 부탁했는데, 시간을 조율하던 중 오히려 갈등만 생겼다. 김정은 교수는 "가족이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한 데 모여 세부적인 역할분담을 하면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암 진단 후 의사가 전체 치료 계획을 말해주는 날, 가정 내 집안일·생계와 연관된 사람은 모두 함께 의사의 말을 듣고 가족회의를 하는 것이다.5. 난감할 땐 의사 권위를 빌려라암환자가 생기면 대다수의 가족들은 인터넷을 통해 암치료에 좋은 음식·치료법 등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가족 구성원끼리 암 치료법을 놓고 의견 충돌을 빚을 수 있다. 김정은 교수는 "암치료에 좋다는 음식을 선물 받으면 그 자리에서는 '의사에게 물어보겠다'고 대답을 미루고, 음식이나 약초의 이름을 정확하게 적어서 의료진에게 확인하라"며 "그 뒤 '의사가 먹지 말라고 했다'는 식으로 답변하면 감정 싸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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