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아니어도 골절 위험… 심하면 사망까지

뼈는 30대 초반에 가장 양이 많다가 나이가 들거나 폐경 등으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점점 줄어든다. 뼈의 양이 줄면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처럼 강도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조윤제 교수는 "골 감소는 자각 증상이 없어 골다공증 환자의 90% 이상이 골절이 생긴 후에야 본인이 골다공증인 줄 안다"고 말했다. 50세 이상에서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비율은 여성 35%, 남성 8%이다.

◇골 감소→골절→사망으로 이어져

골 감소가 무서운 이유는 골절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50세 여성이 죽을 때까지 골 감소로 인한 골절을 한 번 이상 경험할 확률은 30%에 달한다. 골절은 대부분 중장년층에서 발생해 회복이 잘 안되고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진다. 조윤제 교수는 "골 감소로 인해 고관절이 골절되면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2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며 "골절 후 50%의 환자는 골절 전의 움직임 능력을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골 감소 인한 골절은 척추, 고관절, 손목에서 많이 발생한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윤병구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암·심장병·뇌졸중은 무서워 하지만 골다공증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관절 골절로 인해 사망할 확률은 여성암 1, 2위인 갑상선암·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보다 높다"고 말했다.

◇골감소증 단계에서 골절 더 많아

골 감소는 정도에 따라 골감소증과 골다공증으로 나눈다. 골감소증은 골다공증 전 단계이다. 골밀도 검사 시 뼈의 강도를 나타내는 점수(T점수)가 -2.5 이하일 때는 골다공증, -2.49~-1 일 때는 골감소증으로 정의한다. 골다공증이 더 심각한 상태지만 골절은 골감소증 단계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세계적인 의학잡지인 아카이브오브인터널메디슨에 발표된 폐경 여성 15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전체 골절 발생 중 약 82%가 골감소증 혹은 그보다 더 초기단계에서 발생했다. 윤병구 교수는 "골다공증보다 골감소증인 여성이 훨씬 많기 때문"이라며 "골감소증 단계에서도 골절이 일어날 수 있으니 미리미리 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이 골감소증이다. 골감소증일 때 골절 위험도는 정상일 때에 비해 약 1.8배 높다.

◇주 5일 체중부하 운동을

더 이상 뼈가 줄어들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는 에어로빅, 조깅, 줄넘기, 걷기와 같은 체중부하 운동을 일주일에 5일, 한 번에 30분 이상 해야 한다. 뼈의 구성 성분인 칼슘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멸치·건새우·뱅어포·미역, 우유·치즈·요거트, 두부·두유·콩, 녹색채소 등을 챙겨 먹고 칼슘제를 따로 복용하는 것도 좋다. 카페인과 나트륨은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소변으로 칼슘이 배설되는 것을 증가시키므로 섭취를 줄인다.

최근에는 골감소증 단계에서부터 쓸 수 있는 약도 나왔다. 체내에서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제제(SERM)를 투여하면 골 강도가 높아진다.

조윤제 교수는 "45세 이전에 폐경이 됐거나, 과거에 골절 경험이 있거나, 부모가 고관절 골절 경험이 있거나, 저체중인 사람은 골절 고위험군이므로 약물을 쓰는 등 뼈 건강을 지키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