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복잡한 접수·수납 과정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클리닉' 개념이 가장 빨리, 가장 잘 도입된 질환이 심혈관 질환의 최대 원인 중 하나인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한끼 식사만으로 쉽게 오르락내리락 하는 혈당이 병의 근본 원인인데다,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실명을 하거나 발을 잘라내야 하는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겨 말 그대로 '평생 관리'가 꼭 필요한 질환이기 때문이다.윤건호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은 획기적인 치료법이나 신약이 나오기 어려우므로 환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해 주느냐가 진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이런 특성 때문에 병원마다 '색다른' 클리닉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을지병원 당뇨병센터는 국제당뇨병연맹(IDF)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증한 당뇨병 전문치료센터다. 이곳은 다른 진료과보다 2시간 이른 7시에 진료를 시작한다. 당뇨병 검사는 공복 상태에서 피를 뽑아야하므로 다른 진료과처럼 9시에 진료를 시작하면 환자들이 아침 식사를 거르다가 저혈당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시간에 진료를 시작하면 검사 결과가 오전 중에 나오기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에서 점심을 먹고 하루종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인크레틴클리닉'을 개설했다. 인슐린 합성과 분비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은 음식 섭취 후 소장에서 분비되는데,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 많은 '마른 당뇨병'과 관련이 있다. 이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으면 인슐린의 원천이 되는 인크레틴 분비 능력이 좋아져 마른 당뇨병 환자가 저혈당 등의 부작용 없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삼성서울병원에는 '당뇨병 심층치료 입원 프로그램'이 있다. 환자 4~5명씩 5박 6일간 전용병동에 입원해 혈당검사와 함께 심장·뇌졸중·눈·신장·발 합병증 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고, 전문간호사, 약사, 운동처방사에게 합병증 예방, 생활습관 개선법 등을 교육받는다.당뇨병 명의로는 손호영 서울성모병원 교수, 이현철 세브란스병원 교수, 최수봉 건대충주병원 교수, 이홍규 서울대병원 교수, 허갑범 허내과 원장 등을 꼽는다. 이들은 모두 한국인의 당뇨병 특성을 규명하고 그에 맞는 맞춤치료의 길을 개척한 의사들이다.
심장질환홍유미 헬스조선 기자2010/03/03 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