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질환｜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 내시경 수술의 메카인 오스트리아에서 내시경 수술법을 배운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1995년 3월 코 내시경 수술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박재훈 당시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을 영입하고, 대학병원에도 없는 최신 장비를 들여와 하나이비인후과의원을 열었다. 개원 비용이 보통 의사의 4~5배에 달하는 '통 큰' 투자였다. "무모한 짓"이라는 것이 주변의 시선이었다.
코 내시경 수술은 쉬운 수술이 아니다. 최소의 힘으로 세밀하게 뼈를 깎는 손 기술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코 안쪽으로 들어가면 눈과 뇌가 얇은 종이 한 장 두께의 뼈로 막혀 있어 자칫하면 이 뼈가 손상돼 눈과 뇌쪽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의료진은 연 1회씩의 시체 해부 실습과 '하나비과심포지움'을 통해 수술 기법을 가다듬었다. 또 모든 의료진이 새벽 6시30분에 출근해 수술하고 진료하고 공부를 했다. 이상덕 원장은 "지난 15년간 아내가 해주는 아침밥을 단 한 끼도 먹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진료 시스템도 정비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은 미국의 하우스클리닉과 하버드부속안비이인후과, 일본의 가미오기념병원 등이 있다. 이 원장은 이 병원들의 장점을 꼼꼼히 배워 우리 실정에 맞게 변형해 도입했다. 환자가 자신의 콧속을 화면으로 보며 진료를 받는 현재의 시스템은 가미오기념병원의 비주얼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하나이비인후과가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이런 여러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 기존 2주 이상 걸리던 코 수술을 하루 만에 모두 끝내는 현재의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운이 좋아서일까, 실력이 좋아서일까? 하나이비인후과는 개원 첫해 1000건이 넘는 코 수술을 했고, 2006년에는 유수의 대학병원을 제치고 축농증 수술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했다. 또한 수술 성공률을 90% 이상으로 높였고 60~70%이던 재발률을 10% 수준까지 낮췄다.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환자의 만족도는 90%에 달했다.
이 원장의 요즘 관심은 코 질환이 아니다. 일본의 가미오기념병원처럼 세계적인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을 꿈꾸는데 모든 신경이 쏠려 있다. 지난해 말 10병상을 31병상으로 늘려 '의원'에서 '병원'으로 확장했으며, 귀와 목 질환 전문의들도 영입했다.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국내 최초로 집도한 김희남 전 세브란스 이비인후과 교수와 갑상선암, 후두암, 타액선종양 수술로 유명한 주형로 전 강남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를 영입했다. 귀(이)와 목(인후)이 합쳐져 비로소 '이비인후과'가 완성된 것이다.
이 원장은 "코 질환 분야에서 이룬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귀와 목 질환 진료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