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등산을 배운 적 없지만 스승은 있다. 스승이라곤 해도 얘기를 나누거나 하진 않았다. 잠깐 눈만 맞췄다. 그 잠깐 동안, 말 없는 눈빛에 존경의 뜻을 담았다. 스승은 의아해 했을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의 지극한 가르침은 늘 그런 식이다. 조용히 꽃을 들면, 말없이 웃는다. 진정한 가르침은 염화(拈花)와 미소(微笑) 사이에 존재한다. 내밀한 사제 관계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흰 고무신을 신고도 그는 종횡무진한다10년 전 지리산. 노고단을 출발하고 한 시간 쯤 지나, 약간의 피로를 느낄 무렵 스승과 조우했다. 그는 숙제하듯 급히 능선을 질러가는 등산객들과 달랐다. 그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리산을 탔다. 비탈을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잠깐 능선을 걷다가, 또 다시 비탈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차림새도 특별했다. 낡은 개량 한복을 입고 흰 고무신을 신었다. 그에게 등산의 흥분과 피로는 느껴지지 않았다. 내내, 여유롭고 가벼웠다. 종주를 위해 중무장한 등산객들 중 하나인 나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도 갸우뚱, 나를 보았다. 나는 잠깐 고개를 숙였다. 그는 계속 약초를 땄다. 약초꾼으로도 등산객으로도, 그는 초절정의 고수(高手)였다. 서울로 돌아와 한참 동안 스승을 따랐다, 그의 가르침을 구현하고 싶었다. 등산복을 옷장 깊숙이 넣었다. 등산화도 신장에 처박았다. 어차피 낡은 등산화였다. 그렇게 청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북한산을 거닐었다. 나도 스승처럼 고수가 되고 싶었다. 옷차림에 구애받지 않고, 등산화를 포함한 장비들 따위에 얽매이지 않은 채로 훨훨, 너울너울 산에서 노닐고 싶었다. 고가(高價)의 아웃도어로 중무장을 할수록, 지리산에서 만난 스승 앞에서 창피할 뿐이었다. 우리 산하에는 괜한 사치가 넘쳐나는 중이야…. 나는 산에서 홀로 득의양양했다. ◇육산과 암산은 다르니까, 등산화를 신어도 돼!그렇게 산을 쏘다니다 다쳤다. 대동문에서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 쪽으로 내려올 때였다. 바위 길에서 미끄러졌다. 운동화의 한계였다. 허공에 떴다가 떨어졌다. 낙법을 구사할 틈이 없었다. 오랫동안, 갈비뼈 부근이 아팠다. 어머니에게 혼났다. 왜 그러고 다녀. 어머니는 당장 등산화를 사라고 했다. 사주는 거야?다시 등산화를 신기로 했다. 스승의 가르침을 저버릴 명분이 필요했다. 육산(肉山)과 암산(巖山)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으로 명분을 삼았다. 스승이 흰 고무신만으로 축지(縮地)하던 지리산은 흙으로 이뤄진 산이다. 서울의 북한산은 전형적인 바위산이다. 스승을 존경하지만, 그의 산행 스타일을 답습해선 안 되는 거였다. 암릉 산행을 위한 릿지화까진 아니어도, 어느 정도의 접지력을 가진 등산화가 북한산 산행엔 필요했다. 스승도 북한산에서 약초를 따게 됐더라면, 등산화를 신었을 거야…. 합리화에 불과할지라도. 그러나 청바지는 포기하지 않았다. 등산복까지 다시 갖춰 입으면, 스승의 가르침을 완전히 저버리게 되는 거였다. 지리산에서의 염화와 미소, 그 소중하고 엄중한 인연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청바지 차림의 나를 주목하는 이들이 있다그래서 요즘도 주말이면 캐주얼한 등산화에 청바지를 입고 북한산에 오른다. 능선과 계곡을 행진하는 와중, 해찰하듯, 사람 없는 비탈을 어슬렁거린다. 험한 바위도 청바지 차림으로, 이리 넘고 저리 넘는다. 그러고 있으면 나도 스승을 닮아 산행의 고수가 된 듯한 느낌이다. 이러다 축지까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그렇게 사계(四季)를 무시하고, 산세(山勢)를 간과하면서 청바지 차림으로 해발 700~800m 위 암반을 거닐 때 가끔씩 나를 주목하는 이들이 있다. 스타일리시한 아웃도어를 우아하게 걸친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의 눈빛이, 한 경지에 이른 고수에 대한 어떤 예의 같은 거라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산은 정신을 자유롭게 한다. 미혹하게도 한다.
-
-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전 세계는 '코로나 블루'를 앓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블루는 사회적 문제가 된 상황이다.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트레스와 우울감 체감률이 개선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어떻게 된 일인 걸까?◇우울감 느끼는 성인 늘었지만, 청소년 우울감은 개선1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1년 동안 성인의 우울감 경험과 스트레스 인지율이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비대면으로 진행한 이 조사에서 지난해 성인의 우울감 경험률은 2020년 5.7%로 전년도 5.5%와 비슷했다. 지역 간 격차는 11.4%p로 전년 10.5%p보다 다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트레스 인지율은 26.2%로 전년대비 1%p 증가했고, 지역 간 격차는 26.4%p에서 30%p로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다.반면, 같은 기간 우울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응답한 청소년은 줄었다. 오히려 수면 충족감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늘었다.지난달 30일 질병청이 발표한 '2020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보면,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률은 전년 28.2%보다 감소한 25.2%였다. 특히 여학생은 34.6%에서 30.7%로 우울감 경험률이 매우 감소했고, 남학생도 22.2%에서 20.1%로 줄었다. 정신건강 지표인 스트레스 인지율도 34.2%로 2019년 39.9%보다 줄었다. 우울감 경험률과 마찬가지로 여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48.8%에서 40.7%로, 남학생(31.7%→28.1%)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청소년 4명 중 1명(25.5%)은 본인이 스마트폰 과의존 잠재적 위험군 이상(40점 만점 23점 이상)이라고 응답하긴 했으나, 주관적 수면충족률이 2019년 대비 21.4%에서 30.3%로 많이 증가했다.◇청소년 스트레스 주범 '거리두기 효과'코로나블루로 괴로움을 겪은 성인과 달리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률과 스트레스 인지율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설문결과가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환경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청소년 스트레스 요인들이 해소된 것이라고 봤다.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반건호 교수는 "2019년과 2020년의 환경이 너무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코로나로 인해 청소년들이 학교에 가지 않게 되면서 청소년 정신건강의 주요 원인이 거의 없어진 영향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매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를 해보면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감을 느끼는 주요 요소들이 성적, 학업,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 학교에 가는 것 자체 등 외적인 요소들"이라고 설명했다. 반건호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가지 않으니 스트레스 요인들이 사라졌는데, 원하는 만큼 게임이나 SNS도 하고 늦잠도 잘 수 있게 되니 저절로 우울감 경험은 줄고, 스트레스 인지율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청소년들도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상당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된 측면이 있다고도 전했다. 반건호 교수는 "지난해 초에는 온라인 수업체계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학교에 가지 못하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는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2학기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것은 인지한 이후에는 아이들이 상황을 체념하면서 우울감이 줄어든 것도 있다"고 말했다.그는 "스트레스, 우울감 자극 요소들이 없어져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는 했으나 실제 청소년 정신건강이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 교수는 "올해 하반기 청소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해봐야 실제로 코로나가 청소년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박찬흠 교수가 2021년 한국생체재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시지바이오 중견연구자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최근 5년간 논문, 특허, 기술이전, 저서 등 연구실적을 평가해 국내외 생체재료 발전과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연구자에게 주는 상이다.박찬흠 교수는 3D 바이오 프린팅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2018년 실크피브로인 기반의 바이오잉크를 이용해 기관(trachea), 심장, 혈관 등의 신체 장기를 3D 바이오 프린팅한 연구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소개되면서 실크 바이오잉크의 응용 범위를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20년 8월 신경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구조체 제작을 위해 전도성을 갖는 그래핀 옥사이드를 실크와 결합해 전기전도성, 생체적합성, 프린팅성을 갖는 바이오잉크를 개발하고 이를 국제학술지인 ‘나노 레터스’에 소개했다. 이 바이오잉크는 신경세포의 활성화를 촉진했고, 높은 전기전도성을 보여 앞으로 중추신경·후각신경·시신경·말초신경재생 등 다양한 신경재생용 재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박찬흠 교수 연구팀의 바이오 3D 프린팅에 관한 논문 세 편이 ‘바이오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박찬흠 교수는 “최근에는 편도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활용해 인공 성대, 인공 식도, 인공 기관지 등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바이오잉크뿐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몸에 이식 가능한 각종 인공장기를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
-
-
순천향대 부천병원이 오늘(2일) 개원 20주년을 맞아 온라인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설립 이념인 ‘인간사랑’ 정신을 바탕으로 지난 20년간 환자와 국내외 소외 계층을 돌보며, 부천 권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 승격, 국내 최초 사전 계획에 의한 무수혈 간이식 수술 성공, 권역응급의료센터 평가 전국 2위, 환자경험 평가 전국 1위, 상급종합병원 최초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기념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부 지침을 준수해 수상 대표자 등 최소 인원만 참석했으며, 온라인으로 생중계해 교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병원 발전에 이바지한 장기근속 직원 표창, 모범직원·부서 표창, 특별 공로상 등을 수여하고, ‘개원 20주년 기념 영상’이 상영되어 20년간 병원 발전에 노고를 쏟은 교직원들에게 감동을 줬다.또, 개원 20주년을 앞두고 기부캠페인을 통해 마련한 ‘사회공헌기금 전달식’이 진행되어 의미를 더했다. 20살 청년이 된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형편이 어려운 20대 청년환자 20명을 지원하기 위해 교직원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마음을 모아 2000여만 원을 마련했다.서교일 학교법인 동은학원 이사장은 축사 영상을 통해 미국 경영학자 ‘짐 콜린스’가 위대한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꼽은 ‘플라이휠(flywheel, 선순환 바퀴) 효과’를 언급하며, “20주년을 맞이하여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우리의 ‘플라이휠’을 힘차게 돌려서 실력과 함께 영향력 있고, 수백 년을 이어가는 ‘위대한 순천향’을 만들자”고 말했다.신응진 순천향대 부천병원장은 “오늘은 우리 병원이 개원한 지 20주년이자, 설립자 故 향설 서석조 박사님의 탄신 10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미래를 위해 꿈을 크게 가지자. 당장 눈앞의 손익보다는 병원의 존재 이유와 우리 교직원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원대한 목표를 갖자. 10년 후 전국 최상의 병원, 전국 최고의 복지 병원, 최첨단 연구병원을 향해 다시 한번 달리자”고 말했다.한편, 개원 20주년을 맞은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사회 각계각층의 축하와 격려 메시지가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정세균 국무총리는 영상을 통해 “작년 12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천 명을 넘어 병상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순천향대 부천병원이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을 맡겠다고 자청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이 보여준 ‘헌신’과 ‘사회적 책임감’은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다”며, “위기 속에서 빛난 순천향의 정신은 참여와 연대를 지향하는 K-방역의 모범사례이다. 국무총리로서 의료진과 직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K-방역의 주역인 순천향대 부천병원 개원 20주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영상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순천향대 부천병원이 병상 지원과 중증환자 치료에 선뜻 나서줘 위기를 잘 넘기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직원의 많은 역할과 헌신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순천향대 부천병원 개원 20주년을 1,380만 도민들과 함께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전날 대비 558명 늘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일 연속 500명대를 기록했다.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4월 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만4194명이며, 이 중 9만5861명(92.00%)이 격리해제됐다고 밝혔다. 위중증 환자는 101명, 사망자는 2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1737명(치명률 1.67%)이다.신규 확진 중 국내 발생은 533명이다. 지역별로 서울 165명, 경기 156명, 부산 35명, 경북 28명, 인천 22명, 대전, 충북 각 19명, 경남 18명, 대구 17명, 전북 15명, 강원 10명, 세종, 충남 각 8명, 울산 7명, 제주 4명, 광주, 전남 각 1명 순이다.해외 유입 확진자 수는 총 25명이다. 11명은 검역단계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14명은 경기 4명, 부산 3명, 서울, 충남, 경북 각 2명, 인천 1명으로 확인됐다.유입 대륙별 해외 유입 확진자 수는 아시아(중국 외) 13명, 유럽, 아메리카 각 5명, 아프리카 2명 순으로 많았다.
-
-
고대의료원은 산하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과 건양대병원, 전북대병원, 길의료재단, 건양의료재단 김안과병원 등과 함께 컨소시엄(공동 목적을 위해 조직된 협회)을 구성해 확장성과 유연성을 가진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고대의료원 컨소시엄은 ‘2021년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난 3월부터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총괄 연구책임자는 고려대 안암병원 손장욱 교수(고려대의료원 의학지능정보실장, AI센터장, 의료빅데이터 연구소장)가 맡는다.고대의료원 컨소시엄은 기관별 데이터 생산 조직으로부터 수집된 다양한 속성의 정보를 통합 클라우드 CDW(Clinical Data Warehouse)에 맞게 관리·운영을 해 표준화된 진료 정보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수집된 진료 정보, 유전체, 의료영상정보 등의 원활한 연계를 통해 산·학·연·병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동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고대의료원 컨소시엄은 개방적 활용이 가능한 데이터 (분석)포털을 구축하고 동일 데이터 모델 스키마를 통해 다기관 연구 활용 등을 목표로 한다.고대의료원 컨소시엄은 약 1270만명 환자의 약 810TB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주관 기관인 고려대의료원의 경우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사업을 수행하며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 및 치료법 개발을 위한 의료 빅데이터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
-
-
소아는 각 시기별로 적정 수면량이 다릅니다. 학동전기(만3~5세)에는 낮잠을 포함해 10~13시간, 학동기(6~12세)는 9~12시간, 청소년기(13~18세)는 8~10시간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의 어린이들은 서양 국가의 어린이들보다 한 시간 덜 잔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소아청소년들 수면 시간이 단축된 것은 개인적 환경이나 사회 문화적 차이에 의한 점이라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소아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수면이 부족하면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어린 소아들에서 수면 부족은 성장 부진, 체지방 증가, 사고발생의 증가, 산만해지거나 떼를 많이 쓰고 까칠해지는 등의 행동이나 감정 조절의 문제 유발,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큰 소아나 청소년기에는 수면시간이 충분히 길면 어린 소아와 동일한 결과로 체지방 지표가 감소하고 정서적 안정이 증가하는 것 외에, 삶의 질과 행복감이 증가하며 학업성취도 또한 증가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유난히 친구들과 많이 싸운다거나 사고를 자주 친다면, 단지 사춘기의 의례적인 문제로만 보지 말고 아이가 수면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건 아닌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청소년 시기 수면부족은 수면 시간이 8시간 미만일 때로 정의되는데, 한 연구에서는 주중과 주말 모두 7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한 군에서 학교 성적이 유의하게 낮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부족한 수면 시간 외에도, 수면 개시에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야간 각성이 있는 불면증 증상도 학교 성적이 나쁜 것과 비례했는데, 이는 수면의 질 또한 학습 성취도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우리나라 십대들의 주중 수면 시간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10년 전 경기도와 서울 지역의 학생들을 조사했을 때, 초등 5~6학년의 경우 평균 7.95시간, 중학생은 7.57시간, 고등학생은 5.78시간으로 나왔습니다. 주말에는 2시간에서 3시간 정도의 보충 수면이 있었는데, 수면 시간에 있어서 현재의 학생들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주말에 2~3시간 보충 수면을 하면 일요일 밤엔 늦게 자고, 월요일은 정해진 시간에 일찍 일어남으로써 다시 수면 부족이 반복됩니다. 주말에 수면을 보충하면 보충을 하지 않은 것에 비해서는 낫지만 이 또한 수면-각성 주기에 교란을 주기 때문에, 바람직한 것은 평일에 30분에서 1시간을 더 자고 주말에도 평일과 비교해 1시간 이상 차이 나지 않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남보다 공부를 적게 한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는 있지만, 길게 보면 깨어 있는 동안 덜 피곤한 상태로 더 집중을 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학업 성취도가 향상될 수 있습니다. 또한 건강한 수면은 낮 동안 공부했던 것을 장기기억으로 남도록 하는데 중요합니다. 그래서 수면은 기억의 리허설이라고도 합니다. 하룻밤을 꼬박 새고 시험을 보면 수면 부족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상승합니다. 이는 고도의 각성을 유도할 수 있지만, 전날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는 없기 때문에 밤샘 공부를 해서 시험을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은 아닌 것입니다.소아와 청소년의 건강한 수면을 위해 다음과 같은 수면위생의 규칙들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첫째, 잠자고 깨는 시간을 늘 비슷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시험기간에 몰아치기 공부를 하는 것 보다 미리미리 공부하고,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수험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둘째, 과각성을 만들기 위한 과도한 카페인의 섭취는 삼가야 합니다. 카페인은 순간적인 각성은 유도할 수 있지만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성인과 달리 소아 청소년에서 과도한 카페인은 건강상의 위해가 더 클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셋째, 충분하게 햇빛을 쬐고 잠자기 전에 빛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야외활동이 줄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건강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습니다. 낮 동안 햇빛을 쬐는 것은 잘 깨어 있게 해 주고, 밤에는 잘 잘 수 있도록 도와주므로 햇빛을 쬘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실내에서라도 밝은 빛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마지막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은 잠자기 전에는 줄이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