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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 전역에 이틀 넘게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겨울 한랭 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주와 비교해 갑작스럽게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추위에 단단히 대비하고, 겨울철 대표 질환과 대처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먼저 겨울철 대표 질환에는 저체온증, 동상, 동창, 손상 등이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동상은 추위에 신체 부위가 얼게 되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주로 코, 귀, 뺨, 턱, 손가락, 발가락에 걸리게 되는데 동상이 심한 경우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증상 초기에는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나 따뜻한 곳에 가면 피부가 가렵고 차가운 느낌이 들며,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과 함께 피부가 빨갛게 부풀기도 한다. 심한 경우 피부가 푸른색이나 검은색으로 괴사하고, 괴사 상태로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5~6시간 내 발가락이 썩을 수 있다.동창은 영상의 가벼운 추위에서 혈관 손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동상처럼 피부가 얼지는 않지만 손상 부위에 세균 침범 시 심한 경우 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영상의 온도에서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꽉 끼는 신발에 땀이 많이 날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동상과 동창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땀 배출이 잘되는 적당한 두께의 양말을 착용하고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을 권고했다. 꽉 끼는 신발 착용은 발의 혈액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두꺼운 양말이나 깔창 사용은 신발을 꽉 끼게 하며, 발에 많은 양의 땀을 배출하게 하므로 동상 위험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특히 신발이 젖게 되면 빨리 발을 빼서 말리도록 하고, 추운 곳에서는 가급적 수시로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한다. 어린이들은 두꺼운 양말보다 얇아도 보온성이 좋고 땀 배출이 잘되는 양말을 신기고, 손을 더 따뜻하게 해주는 장갑을 추천한다.동상에 걸렸다면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당장 병원 방문이 어렵다면 가능한 한 빨리 따뜻한 방으로 옮기고, 동상 부위에 걸린 발은 절대 디디거나 걷지 말아야 한다. 동상 부위는 뜨겁지 않은 따뜻한 물에 담그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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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암 신경내분비종양 4기를 이겨낸 이진해(70·강원도 철원군)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10만 명 당 1.5명 이하로 드물게 발생하는 내분비암으로, 수차례의 항암 치료와 간동맥화학색전술을 받고 말레이시아로 원정 치료를 가는 등 힘든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이씨의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도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췌장암으로 오인 가능한 ‘신경내분비종양’이진해씨가 처음 신경내분비종양 진단을 받은 건 2004년 5월입니다. 국가 암 검진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다가 이상 소견을 들었습니다. 곧바로 정밀 검사를 실시했고 12cm 크기의 종양이 췌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췌장과 주변 임파선에 암이 퍼진 상태였습니다. 수술을 위해 정밀 검사를 하던 중, 췌장암이 아닌 신경내분비종양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습니다.신경내분비종양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체 기관인 내분비계 세포에 생기는 종양입니다. 분화도가 좋은 암일 때는 신경내분비종양으로, 암세포 증식 능력이 활발하며 분화도가 나쁜 암일 때는 신경내분비암이라고 부릅니다. 신경세포가 있는 몸 어디에든 발생할 수 있어 췌장암·위암·직장암 등 다른 암과의 구분이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췌장에 생긴 신경내분비종양을 췌장암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병에 대해 많이 알려지면서 오진되는 경우가 줄었고, 그 때문에 2011년 약 250명으로 추정되던 국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수는 2020년 약 2500명으로 폭증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신경내분비종양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국내 전체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수, 생존율, 사망률 등 관련 통계가 미비한 실정입니다.신경내분비종양은 암의 위치, 분화도, 종양 크기, 전이 여부 등 다양한 특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집니다. 원격 전이가 없고 한 곳에만 암이 위치해 있는 1기의 경우, 수술적 절제로 완치가 가능합니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추적 관찰만 잘한다면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86.5%입니다. 무증상으로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된 4기는 생존기간 6개월 정도인데요. 하지만 이때에도 표적 치료제, 간동맥화학색전술, 펩티드수용체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PRRT) 등과 같은 핵의학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경우, 종양 진행 속도를 80%까지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통계에 따르면 신경내분비종양 4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8%입니다. 신경내분비종양은 종양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관찰하며 필요할 때에만 치료를 진행합니다. 분화도가 매우 좋은 일부 환자는 2~3년, 어떤 경우는 8년까지 종양 크기가 커지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듯 신경내분비종양의 느리게 자라는 특성 때문에, 5년이 지난 이후에도 암세포를 갖고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주기적인 관찰은 필수입니다.이진해씨는 이런 신경내분비종양 진단을 받고 다리에 힘이 빠졌습니다. 암이라는 말에 놀라기도 했거니와 흔히 알고 있던 암에 비해 더욱 어려운 암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47년갑(47년 동안 하루 1갑) 흡연자이긴 했지만, 평소 근력운동과 등산을 즐겨 하기 때문에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종양 크기가 12cm라는 말을 듣고는 ‘생을 정리해야겠다’며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습니다. 열심히 살던 젊은 날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앞으로 6개월은 살 수 있을까’ 싶어 괴로웠습니다.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김씨를 붙잡은 건 가족입니다. 가족이 있었기에 용기를 내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습니다.밤낮 가리지 않는 구토… 항암제 복용 중단까지2004년 6월, 이진해씨는 췌장 절반과 주위 림프절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신경내분비종양은 암 부위, 종양 크기, 전이 여부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집니다. 초기의 경우 수술, 방사선 치료로 국소 치료를 하지만, 이씨처럼 전이가 동반되면 세포독성·표적 치료제와 같은 핵의학 치료를 진행합니다. 수술이 끝난 후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이씨는 총 29번이 넘는 항암 치료와 6번의 간동맥화학색전술을 받았습니다. 종양 크기를 줄이고자 이씨는 2013년부터 항암제 산도스타틴라르 주사와 경구 표적항암제 수탄, 아피니토를 복용했습니다.거듭된 항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온몸 구석구석 뼈가 시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구내염과 구토가 너무 심해 물 한 모금 마시기조차 힘들었습니다. 낮밤 가리지 않고 화장실을 드나들며 구토를 하느라 같은 병실 환자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습니다. 항암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심해, 항암 치료를 위해 입원을 준비하는 전날부터 구토를 할 정도였습니다. 이씨는 ‘이런 삶을 사는 게 정말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항암제 복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항암 치료를 중단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2017년 9월, 종양은 더 빨리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는 의료진의 말에 또 절망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경내분비종양 환우회 카페를 발견했습니다. 지금의 주치의인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신경내분비종양 치료 효과가 높은 방사선의약품 루타테라 치료를 위해, 강건욱 교수가 환자들을 말레이시아 병원으로 연결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희망의 끈’ 강건욱 교수강건욱 교수를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2017년 12월, 이진해씨는 말레이시아 비컨병원에서 첫 루타테라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섯 시간 넘게 걸리는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해외 치료는 이씨에게 큰 부담이었지만, 다행히 치료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루타테라 치료를 받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계속 커지기만 하던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았습니다. 부작용도 적었습니다. 치료 후 약간의 메스꺼움과 피로감이 느껴졌지만 이전에 비하면 견딜 만했습니다. 2018년 6월까지 말레이시아에서 해외 루타테라 치료를 4회 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치료받고 돌아오면 어김없이 강건욱 교수에게 가 진료를 받았습니다. 루타테라는 2020년 3월, 국내에 도입돼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데요. 이후부터 이씨는 현재까지 서울대병원에서 루타테라 치료를 1년 반 주기로 총 6회 더 받았습니다. 루타테라 시술 이후에는 종양의 크기가 비교적 천천히 자랐습니다.<이진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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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도 부족했던 걸까. 추가 검토 및 의견 조율 등을 이유로 C형 간염 국가건강검진 도입 여부를 결정할 국가건강검진위원회 개최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본래 국가건강검진위원회는 올해 11월 개최될 예정이었다.18일 헬스조선 취재 결과, 국가건강검진위원회 개최의 열쇠를 쥔 보건복지부는 연내에 국가건강검진위원회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내에는 C형 간염 국가검진 포함 여부를 결정하고자 했으나 내부 검토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고, 의견정리가 더 필요해져 절차가 지연됐다"며 "올해는 관련 사안을 검토하는 국가건강검진위원회 개최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다만, C형 간염은 이미 관련 자료가 충분히 정부에 제출된 상태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2015~2016년도 다나의원 C형 간염 집단감염 사태 이후 '국가건강검진 내 C형 간염 검진항목 도입에 대한 타당성 분석 연구(2016~2017)', 'C형 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2020~2021)'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C형 간염 검진의 타당성 분석 연구 및 선별검진의 사후관리방안(2021~2022)' 등 수차례 C형 간염 국가검진 항목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그 결과를 복지부와 공유했다.올해 1월에도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C형간염 검진의 타당성 분석 연구 및 선별검진의 사후관리방안' 연구 결과를 전달했다.최신 연구 결과를 보면, C형 간염은 국가건강검진 항목 도입 조건 5개를 모두 충족했다.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려면 ▲중요한 건강문제일 것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가 가능한 질병일 것 ▲검진 방법에 수용성이 있을 것 ▲검진으로 인한 이득이 손해보다 클 것 ▲비용 대비 효과가 있을 것 등 총 5개 원칙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특히 C형 간염은 환자가 꾸준히 증가해 이로 인한 간경변증과 간세포암 사망률이 높다는 점, 비용효과성이 높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C형 간염 양성 여부를 판별하는 체외진단키트 비용은 4000원 수준이고, 56~65세를 대상으로 C형 간염 국민건강검진을 실시할 경우, 선별검사 비용은 361억원이지만, 20년이 지나면 의료비 558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계된다.복지부는 C형 간염 국가검진과 관련된 자료가 일찍이 제출된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개최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복지부 측은 "현재 계획은 내년 1~2월 중에라도 가능하면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개최하고자 하지만 확정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많은 이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 속도감 있게 관련 절차를 진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C형 간염은 간경화·간암의 주요 원인이다. 국내 일반인의 0.6~0.8%가 C형 간염에 감염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무증상 특성으로 실제 치료를 받은 이는 약 10~20%뿐이다. 숨어 있는 환자가 많아 환자 본인조차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하고 전파자가 될 수 있다.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 70~80%가 만성화되고 이 중 약 30~40%는 간경변증, 간암 등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해, 막대한 치료비를 지출한다. 실제로 간염 관련 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는 연간 소요된 전체 진료비의 약 11.5%를 차지한다.(2020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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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있는 내 책상 서랍에는 위점막 보호제가 늘 있다.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일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위산이 많이 분비될 때 먹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아져서인지 속이 쓰릴 때가 많았다. 위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어서 속이 불편할 때마다 마음도 불안해진다. 나와 비슷한 나이인데 심한 치과 질환을 앓고 내 앞에 눕는 사람이 요즘 부단히 늘었다. 가장으로 사는 삶의 무게가 더욱 무거워지고 요즘은 경제가 어려워 생활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 와중에 치아마저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이만저만 우울한 게 아니라고 하소연한다. 내 속이 조금 쓰리고 더부룩해도 받는 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데, 하물며 많은 이를 뽑고, 이를 해 넣고, 목돈을 들여야 하는 급박한 현실을 마주한 사람들은 오죽 스트레스에 시달릴까. 많은 사람이 치과 치료를 받으면서 공포에 떨고 치료를 무서워하지만, 그보다 더한 마음의 병이 있다. 바로 우울증(憂鬱症)이다. ‘근심할 우(憂)’에 ‘막혀서 답답할 울(鬱)’이다. 치과에 오는 환자 중 근심이 없고 답답함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치료하다 보면 이런 우울증에 걸린 듯 무기력하게 늘 체어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조금은 심할 정도의 정신적인 문제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우린 그런 사람들을 간혹 ‘진상’으로 치부해버리고 깊은 얘기하기를 꺼리고 오히려 조심하게 된다. 마음을 헤아리고 감싸줘야 할 사람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골든타임에 놓인 의사의 책임감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흔한 질환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선입견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생각에 문제가 많아 대화가 안 통하고 취업도 잘 안 되고, 또 이 병은 제대로 완치도 힘들뿐더러 치료비도 비싸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울증은 우리나라 성인의 25% 이상이 살면서 한 번 이상은 경험할 정도로 많이 사람이 겪게 되는 질환이다. 타인 또는 타 기관으로의 진료 기록 제공은 본인의 동의나 법에 명시된 예외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경우도 금지되어 있다. 회사에서 임의로 정신질환에 대한 의무기록을 조회할 수도 없다. 정신과 치료는 약물치료 외에도 상담 비용이 비싼 편이기는 하지만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최근 실손의료보험도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울증에 관한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생기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을 진료하는 의사로서 책임감을 치과의사인 내가 굳이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을까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치과 치료와 함께 우울증 치료를 함께 받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실을 생각해 보면 치과 치료를 받는 환자의 마음의 병을 헤아려야 할 의무는 오롯이 치과의사의 몫으로 남게 된다. 신경정신과 지인에게 상담의 스킬에 관해서 물어본 적이 있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냥 잘 들어주세요”. 내가 전문적으로 상담을 할 위치는 아니라고 그렇게 말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난 그 말이 바르다고 느꼈다. 그리고 순간 진료실에서 얼마나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또 마음의 생각을 물어봤는지 돌아봤다. 치과 치료는 잘했을지 몰라도 좋은 상담자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 마침 그날 우울증약을 먹고 있는, 치료에 불만을 표현하는 환자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듣다 보니 내가 한 치료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상한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전 같으면 말을 끊고 내 말만 전달하고 방을 나왔을 텐데 시간을 들여서 맞장구치며 끝까지 들어주었다. 환자는 속이 시원하고 마음의 짐이 없어진 거 같다면서 좋아하면서 병원을 나갔다. 난 그냥 듣기만 했다.◇치유를 위한 말의 무게감피에로처럼 빨간 코를 붙인 의사 패치 아담스. 그는 환자들을 웃게 만들고 싶어 한다. 환자의 즐거움을 위해 자신이 망가지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남녀노소 모두 그에게 마음을 열게 해 준다. 영화 <패치 아담스>의 실제 주인공은 의사이자 코미디언인 헌터 도허티 아담스(Hunter Doherty Adams)다. 그는 의료계의 전통을 개의치 않고 환자와의 인간적인 관계를 중요시하면서, 환자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자신만의 진료를 했다. 다른 동료 의사들은 그가 의사의 품위를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물론 의사의 전문성을 의심할 정도의 친숙함을 넘어선 경박함은 오히려 치료에 부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헌터 아담스가 늘 얘기하던 “의사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존재”라는 큰 틀에서 본다면 그 경계는 일부 허물어지는 것이 좋을 때가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오늘은 나도 역정을 내시는 어르신에게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재롱을 부렸다. 그 어르신의 웃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때론 망가지는 모습이 더 전문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법이다. 마음의 감기는 의사의 ‘말’로 어느 정도 치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문득 학창 시절 진료를 하시던 교수님이 생각났다. 한 분은 늘 진지하게 연구하며 말없이 치료에 집중하고 환자들에게 엄하게 설명을 했다. 환자들은 늘 공손하고 머리를 숙였다. 또 다른 한 분은 진료실에서 얼마나 환자들과 수다를 떠는지 시끄러울 정도였다. 환자들도 말이 많고 교수님을 격 없이 대했다. 학생 때는 말 없이 진지하고 환자가 어려워하는 교수님이 왠지 멋있어 보이고 의사는 그런 모습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권위적으로 보이기가 오히려 쉽다는 것, 환자와 격 없이 얘기하면서 그 이야기들을 들어주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말에는 무게감에 있다. 그 무게감을 잃고 의사가 권위를 잃어서도 안 된다. 하지만 말의 무게는 서로 말을 주고받을 때 가벼워지는 법이다. 일방적으로 상대방만 무게감을 느낀다면 그 말은 다시 스트레스가 된다. 내 말이 환자에게 또 다른 무게의 짐이 되는 것은 아닌지, 환자의 말을 듣고 그 무게를 내가 잘 덜어주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단순한 치료(Treatment)가 아닌 환자의 진정한 치유(Healing)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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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영하 10도를 웃도는 강추위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때는 혈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특히 뇌동맥류와 같은 뇌혈관질환과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은 돌연사의 주범으로, 자칫하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각각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본다.◇기온 떨어지면 ‘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파열 주의뇌동맥류는 약해진 뇌혈관 벽 한쪽이 늘어나 풍선처럼 부푼 상태를 말한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기 쉬운데, 이때 약해진 뇌혈관이 파열되면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뇌동맥류는 파열 직전까지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어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지주막하 출혈이라는 뇌출혈이 발생해 돌연사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연구에 따라 파열 환자의 15~30%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생존해도 시야 손상이나 감각 이상 등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문제는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환자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 노인 인구 증가 등으로 뇌동맥류 환자는 증가하고 있으므로 건강검진 등으로 뇌동맥류가 발견됐다면 상태에 따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뇌동맥류의 크기가 3mm 이상으로 크거나 모양이 울퉁불퉁할 때, 뇌동맥류가 잘 터지는 위치에 생겼을 때는 파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만약 뇌동맥류가 파열된 후에는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만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갑자기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통증 ▲구역과 구토 ▲갑작스러운 의식 저하 ▲경련 ▲발작 ▲마비 ▲언어장애 등이 나타난다면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을 의심하고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뇌동맥류 등 뇌혈관질환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비만하다면 혈당과 혈압, 체중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뇌출혈을 경험한 가족이 있다면 정기 검진을 통해 뇌동맥류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날씨 추워지면 혈관 수축… 협심증‧심근경색 주의우리 몸이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 혈관이 평소보다 수축해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환자 역시 급증한다.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통증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혈액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니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고, 이로 인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심혈관계에 가는 부담이 커지는 것. 협심증이 발생하면 가슴 정중앙이나 왼쪽 가슴이 뻐근하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한편, 급성으로 나타나는 심근경색은 심장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증상이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에게도 예고 없이 찾아와 사망을 부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추운 날씨에 보온이 되지 않는 옷을 입고 나가거나, 실내에서 혹은 낮에 이완돼 있던 혈관이 낮은 온도에 노출될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져 혈관 수축, 혈압 상승을 유발하고, 혈소판 활성화와 혈액 응고가 생겨 혈관이 막힐 위험이 높아진다. 대기 온도가 10도씩 떨어질 때마다 심근경색 발생률이 7%씩 증가한다는 캐나다 연구팀의 보고도 있다.따라서 요즘처럼 추워질 때는 얇은 옷을 여러 벌 껴입어 기온 변화에 대처하는 게 좋다. 특히 높은 혈압 등 심혈관질환 위험 요소가 있다면 새벽 운동이나 등산은 피하고, 일반 사람이라도 스트레칭을 포함한 준비운동으로 워밍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 평소 음식은 싱겁게, 생선과 채소는 충분히 섭취하고 금연‧금주는 필수다.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측정해 심장질환을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만약 갑자기 ▲심한 두통이 오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숨이 가쁘고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 등 이상이 느껴지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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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해조류가 혈당을 개선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조류는 색상에 따라 갈조류, 녹조류, 홍조류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서울과기대 식품생명공학과 연구팀이 23개의 연구 데이터베이스 활용해 갈조류 및 갈조류 추출물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분석 결과, 갈조류를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식후혈당이 평균 0.738 더 낮았다. 갈조류 섭취 후 60분, 90분, 120분이 지난 뒤 식후혈당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갈조류를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화혈색소와 인슐린 저항성 수치가 낮았다. 위 연구에서 감태, 미역, 블래더랙, 라미나리아 등이 혈당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갈조류 섭취가 공복혈당이나 체내 인슐린 수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연구팀은 갈조류에 들어 있는 다양한 기능적인 영양소가 혈당 개선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갈조류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돼 있으며 폴리페놀, 다당류,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고혈당증 및 산화 스트레스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고, 알긴산, 후코이단 등 다당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돕는다.추후 연구팀은 갈조류, 홍조류, 녹조류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 차이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영양(Nutrients)’에 최근 게재됐다.✔ 밀당365 앱-혈당 관리의 동반자매일 혈당 관리의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당뇨병 명의들의 주옥같은 충고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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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유독 턱이 아프다는 사람이 있다. 날씨가 추운 탓에 자신도 모르게 이를 덜덜 떨거나, 세게 물기 때문이다. 대개 습관으로 정착돼 턱관절 통증을 일으킨다. 겨울철, 자신도 모르는 새 턱관절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 턱관절 환자, 평균 30% 이상 증가실제로 날씨가 추워지면 턱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서울대 치과대학 구강내과가 발표한 연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을보다 겨울에 턱관절 환자가 평균 30%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낮아지면 몸은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근육을 움츠린다. 이때 턱관절 주변 근육도 긴장되면서 쉽게 뭉치고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추울 때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턱 주변의 혈관과 신경을 자극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턱 주변 저작근이 발달한 젊은 층과, 남성보다 근육이 잘 뭉치는 여성이 더 취약하다.◇두통, 소화불량, 턱관절 질환 노출까지턱관절 질환이 있으면 턱 외에도 머리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몸의 턱관절과 두개골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턱뼈에 문제가 생기면 두통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얼굴 뼈가 변형돼 안면비대칭이 생길 수 있다. 부정교합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음식을 씹고 삼키는 능력도 떨어지고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를 일으킬 위험도 있다. 턱관절 질환이 만성화되면 관절이 유착·파열되고 관절염까지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체온 따뜻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 적게 받기평소 턱관절을 보호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턱을 괴거나 잘 때 이를 갈거나, 춥다고 이를 덜덜 떠는 등의 습관을 고치고,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자제하는 게 좋다. 겨울에는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려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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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자신 있었던 영국 30대 남성이 만성 변비 증상을 방치하다가 말기 암을 진단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졌다.리암 그리피스(Liam Griffiths, 31)는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석유 굴착 장치를 다루다가 자영업자로 전업한 그는 젊고 매일 운동을 해 상당량의 근육량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위 부종, 만성 변비, 위경련,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났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리피스는 "매일 운동을 하고 있었고, 자영업자라 경제적으로 불안정했기 때문에 병원에 가기 보다 증상을 이겨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며 "더 일찍 검사받지 않은 게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라고 했다.그리피스 증상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심해져, 매일 올라가던 계단도 올라가다가 중간에 지쳐 끝까지 한 번에 오를 수 없게 됐다. 이때 그리피스는 결국 병원을 방문해 검사받았고, 크론병과 복막암 4기를 진단받았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복막암은 복강을 둘러싸는 얇은 막 조직인 복막에 생긴 암이다. 복막에 바로 암이 생기는 원발성 복막암은 드물고, 보통 위암, 대장암 등이 전이 돼 이차성으로 유발되곤 한다. 보통 60세 이상 여성에게 많이 생기며, 증상은 복부팽만, 복통, 변비, 설사, 식욕 부진 등 암을 의심하기 어려운 흔한 증상이 나타난다.그리피스는 복막암을 진단받고 버킷리스트로 상어와 함께 수영하기, 터프 머더 가기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했다. 그러나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돼 할 수 없게 됐다. 그리피스는 "어머니가 기차 여행을 함께 가고 싶어 한다"며 "떠나기 전에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아무리 건강하다고 생각되더라도,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무시하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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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은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를 통해 2030년까지 '1품 1조'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선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에 이어 위식도역류질환 2위 치료제인데, 누적 처방액 600억원을 넘어서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대웅제약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신약 펙수클루가 지난 11월 한 달 기준 처방액 55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고 18일 밝혔다.대웅제약 측은 "펙수클루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제제 중심의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사실상 P-CAB으로 세대 교체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P-CAB 계열의 펙수클루는 PPI 제제의 단점인 느린 약효 발현과 식이 영향, 약물 상호작용 등을 개선한 치료제다.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반감기가 9시간으로 가장 길다는 설명이다.의약품 표본 통계정보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펙수클루는 지난해 7월 출시돼 발매 6개월차인 12월 4위에 안착했고, 지난달에는 2위에 올랐다. 누적 처방액은 600억원을 돌파했다. 또한 펙수클루 고성장으로 P-CAB 계열 치료제 시장이 함께 성장했다. 펙수클루 출시 후, P-CAB 제제 올해 3분기 처방액은 554억 원으로 전년 동기(384억 원) 대비 44% 증가했다.펙수클루의 적응증과 복용 편의성을 위한 제형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확보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와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 외에도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인한 궤양예방 ▲헬리코박터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등 관련 임상이 진행 중이다.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물 없이 입에서 녹여 먹는 구강붕해정과 주사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향후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해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5년까지 30개 국가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2027년까지 100개국에 진출, 2030년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한편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1위는 국내 30호 신약인 HK이노엔의 케이켑이다. 2019년 출시됐고, 지난달까지 누적 처방액은 5000억원에 달한다. 출시 이후 4년 연속 국내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등 35개국에 기술,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해있다.케이캡은 또 구강붕해정을 선보여 물과 함께 주사기 안에서 신속하게 녹기 때문에 비위관을 통해 위 내로 주입할 수 있다. 기존 약물보다 투여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캡슐제형은 약물을 비위관으로 투여하려면 주사기를 흔들어 긴 시간 녹여야하고, 이후에도 제제 특성상 비위관이 쉽게 막혀 불편하다는 문제를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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