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굳이 ‘9가’ 필요없다”

입력 2019.10.14 16:12

홍보 포스터
만12세 여학생에게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2가와 4가가 무료 접종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HPV)을 두고 2가·4가·​9가 등 중에 어떤 제품을 접종할 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2가·​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 만12세 여학생조차 비용을 내고 9가를 접종하는 사례가 있는데, 효과에 큰 차이가 없어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2가·​4가·​9가 모두 비슷한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14일 밝혔다.

의원실이 서바릭스(HPV2), 가다실(HPV4), 가다실9(HPV9) 등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에 질의한 결과, “9가 백신은 현재까지는 임상 효과에 대한 누적 데이터가 부족해 백신의 장기면역 효과 등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9~15세 여아 대상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접종시 2가, 4가, 9가 백신이 모두 비슷한 예방 효과를 보인다고 2016년 평가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HPV 16형·​18형을 예방하는 2가 백신은 92~100%, HPV 6형·​11형·​16형·​18형을 예방하는 4가 백신은 97~100%의 예방 효과를 보인다”며 “특히 4가 백신이 국내 자주 발생하는 HPV 6형과 11형 관련 생식기 사마귀에서 96%의 예방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 9가 백신이 2가·​4가보다 뛰어난 것처럼 홍보되고 있지만 숫자가 높아 더 많은 범위를 보호한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무료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대상자임에도 잘못된 오해로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포기하는 경우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에비뉴여성의원 조병구 대표원장은 이전 헬스조선 칼럼을 통해 “9가 백신의 자궁경부암 및 콘딜로마 예방의 추가적 효과는 최대 10% 수준”이라며 “백신 접종에서 더 저렴한 비용으로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비용 편익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가격 편차가 20만원 가까이 나지만 9가 백신 접종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6년 91명, 2017년 732명, 2018년 1268명, 2019년 8월까지 1559명이 9가를 선택했다.

인재근 의원은 “9가 백신은 비급여이기 때문에 접종 가격이 얼마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내년도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 항목에 9가 백신 접종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 4명 중 2~3명이 평생 한번 이상 걸릴 수 있는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하지만 백신을 통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해 정부가 2016년부터 만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만12세의 접종률은 2017년 72.7%에서 지난해 87.2%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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