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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를 다량의 비타민C 복용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이색 주장’을 하는 이가 있다. 고가의 조류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의 확보가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한 알 50원 정도인 비타민C를 상복(常服)하면 바이러스 저항력이 생겨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인공은 서울의대 이왕재 부학장. 그는 “비타민 C는 감기, 헤르페스, 눈병, 심지어 에이즈 바이러스까지 모든 종류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비타민C가 감기에 효과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지만 잘못된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비타민C가 감기에 효과 있다는 주장은 노벨상을 수상한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 박사에게서 비롯됐다. 그는 1970년에 발간된 ‘비타민C와 감기’라는 책을 통해 하루 1000㎎의 비타민 C를 복용하면 감기 발생을 4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1976년과 1979년 저서에선 비타민C 복용량을 더 늘일 필요가 있으며, 암도 예방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부터 감기 기운이 있으면 다량의 비타민C를 복용하는 방법이 서구에서 일반화됐다.
▲ 이왕재 서울대 의대 교수이 교수는 지난 20년간 매일 6000~1만2000㎎의 비타민C를 복용하면서 여러 권의 저서와 대중강연, 개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비타민C 건강법’을 전도하고 있다. 그는 “현재 하루 비타민C를 1000㎎ 이상 복용하는 ‘메가도스(고용량)’ 복용자는 전국적으로 300만~500만 명에 달하며 그들 모두가 감기 예방, 노화방지, 만성병 관리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류 의학계는 폴링 박사와 이 교수의 주장에 다소 비판적이다. 대한의사협회 ‘보완대체의학실무위원회(위원장 조수헌·서울대의대교수)’는 지난 5월 비타민C의 감기 예방효과에 관해 ‘권고하지 않음’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감기와 비타민C 연구로 유명한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역학(疫學) 교수 테렌스 앤더슨 박사는 “매일 고용량 비타민C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는 빈도가 조금 낮고, 감기에서 회복되는 속도가 조금 빠르지만 대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매일 비타민C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고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이 교수는 그러나 비타민C와 감기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방법론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비타민C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뿐 없애지는 못하며, 따라서 바이러스가 침투한 직후나 초기 증상에는 효과가 있지만 이미 증식이 끝난 심한 감기 환자에겐 효과가 없는데 이런 점이 고려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대부분 1000㎎ 정도의 비타민C를 투여하면서 효과를 실험했는데, 감기 예방 및 초기 감기 억제 효과를 위해선 그 보다 서 너 배 이상의 용량을 투여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비타민C의 감기 예방 효과는 한국에서 이미 수 백만 명의 복용자에 의해 입증됐다”며 “비타민C 메가도스를 생활화하면 조류 인플루엔자도 걱정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 임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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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빨리 배가 부르는 음식들은 어떤 것일까?김원우 교수팀은 수잔 홀터 박사의 계산법을 이용해 한국인의 기호음식 1700여 가지의 포만감지수(ff)를 산출했다. 같은 식 재료를 이용하더라도 한국 토종 음식이 외국 음식보다 포만감 지수가 높았으며, 생선류가 육류보다 더 높았다.
대부분의 과일과 야채는 포만감 지수가 높았으며, 특히 김치류는 포만감 지수가 5로 최고치였다. 대부분의 국 종류도 지수가 중간치 이상으로 높았다. 그러나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과 기름기가 많은 중국음식, 떡볶이나 김밥 같은 분식류도 포만감 지수가 낮아 비만을 유발하는 음식으로 분류됐다.
유제품 중에선 우유와 요구르트의 포만감 지수가 아이스크림보다 높았으며, 술 중에선 맥주, 막걸리, 적포도주, 백포도주, 소주, 위스키 순으로 포만감 지수가 높았다.
한편 대부분의 음식 종류에서 포만감 지수가 높은 음식이 낮은 음식보다 칼로리가 월등하게 낮았다. 예를 들어 야채류 중에선 포만감 지수가 가장 높은 생 배추(5) 100g의 칼로리는 12㎉에 불과했으나, 포만감 지수가 0.69로 가장 낮은 ‘다시마 튀각’ 100g의 칼로리는 533.4㎉로 40배 이상 칼로리가 높았다.1. 밥&죽&국수(ff/㎉)율무죽 (3.6/43.9), 흰죽(2.9/64.8), 칼국수(2.4/116.8), 비빔밥(2.2/158), 짬뽕(2.1/165.8), 김치볶음밥(2/187.2), 자장면(1.9/188.3), 라면(1.8/309.8), 호박죽(1.8/309.6), 김밥(1.7/232.1), 현미밥(1.6/350.5), 보리밥(1.6/347.7), 쌀밥(1.6/344.5), 잣죽(1.6/428.7)2. 국&찌개가지냉국(4.6/29.6), 김치국(4.5/32.2), 동태국(3.5/58.3), 참치김치찌개(3.5/55.4), 된장찌개(3/75), 갈비탕(2.5/322.3), 부대찌개(2.3/162.6), 미역국(2.2/262), 곱창전골(2.1/197.3), 떡국(1.9/430.4)3. 육류닭 가슴살 구운 것(3.3/163.4), 소 사태 삶은 것(2.9/265.32), 돼지 등심 삶은 것(2.8/243.54), 돼지 등심 구운 것(2.8/250.47), 통닭(2.6/170.6), 소 불고기(2.5/127.2), 돼지 불고기(2.3/154.7), 돼지 갈비구이(2.4/333.63), 소 갈비구이(2.2/207.8), 비후가스(2.17/174.6), 양념통닭(2.17/218), 돼지 삼겹살 구이(2/336)4. 어패류해삼(5/6), 참치구이(5/442.9), 마른 오징어 구운 것(4.8/361.6), 오징어회(3.3/121.8), 모듬회(3.3/182.4), 도미구이(3.3/93.4), 갈치조림(2.8/96.4), 삼치구이(2.7/173.2), 조기구이(2.7/166.2), 장어구이(2.1/225.8)5. 야채&과일상추·무·배추·오이·고추·열무김치·배추김치·산딸기·파인애플(5), 호박 잎(4.9/2.7), 미나리무침(4.4/39.1), 수박(4.4/31), 깍두기(4.3/33), 귤(3.9/38), 호박조림(3.4/50.4), 사과(3.09/57), 감자 찐 것(2.6/84), 무말랭이무침(2.5/191.6), 해파리냉채(2.5/79.3), 바나나(2.4/93), 고구마 찐 것(2.1/124), 다시마튀각(0.69/533.4), 곶감(1.6/237)6. 술샴페인(4.08/35), 병맥주(4.02/36), 생맥주(3.9/38), 막걸리(3.6/45), 적포도주(2.76/70), 백포도주(2.67/74), 소주(1.9/223), 보드카(1.54/231), 브랜디(1.49/250), 위스키(1.4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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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바람이 불면서 조깅, 트레드밀 등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저희 집 앞 성내천에 나가보면 새벽부터 밤 늦게 까지 달리는 사람들로 조깅로가 비좁을 지경입니다. 불을 대낮같이 환하게 밝힌 헬스장에서 일렬로 늘어서서 트레드밀을 하는 장면은 이제 시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밤 풍경’이 됐습니다. 요즘 케이블 TV 쇼핑채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도 바로 트레드밀이라고 합니다. 10년 넘게 건강기자로 일하면서 이 같은 ‘달리기 붐’ 조성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흐뭇합니다.
달리기 인구의 폭증 때문인지, 무릎이 아프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자주 듣습니다. 얼마 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한 제 아내도 무릎이 아프다고 툴툴 댑니다. 사실 어렵게 결심하고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얼마 못 가 무릎이 시큰시큰 뻐근하게 아파오면 고민과 갈등에 휩싸이게 됩니다. “차라리 뛰지 말고 속보(速步)를 할까”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런 분들에게 저는 “웬만하면 계속 뛰라”고 말하는 편입니다. 사실 사람마다 사정이 다 다른데, “뛰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돌팔이’가 어떻게 답할 수 있겠습니까. 하는 수 없이 정형외과·스포츠의학 전문의들에게 취재를 했고, 그때부터 저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지만 특별한 문제(병)가 없고, 단지 관절이 조금 아픈 정도라면 계속 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관절을 걱정하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19세기까지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채 50도 안됐습니다. 과거엔 40대 중반만 넘으면 손주를 보고 영감 행세했기 때문에 관절의 약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평균 수명이 과거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 암 등 특별한 병이 없으면 기본으로 80을 살아야 합니다. 마치 자동차 부품을 갈아 끼우듯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많습니까.
따라서 이젠 관절도 아껴 써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아껴 써야 한다니까 “그러면 뛰지 말아야겠네”라고 되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여기서 아낀다는 말은 쓰지 않고 내버려 둔다는 게 아니라 현명하게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기계도 쓰지 않고 내버려 두면 녹이 슬듯, 관절도 적당한 자극(운동)이 있어야 피 순환이 촉진돼 더 건강하게 유지됩니다. 가벼운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가벼운 달리기를 권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달리기를 하면서 관절도 보호할 수 있을까요.
관절에 가장 큰 충격을 주는 것은 체중입니다. 뚱뚱한 사람은 체중 자체가 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뛰지 않더라도 관절이 약해지기 쉽습니다. 따라서 관절염 또는 관절 손상 등과 같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달리기를 할 때 무릎이 많이 아프다면 체중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소식 등 체중조절을 하면서 달리기를 하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십중팔구는 “그렇다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게 살을 뺀 뒤 달리기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습니까. 살을 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바로 달리기 입니다. 약간의 무리를 감수하고 뛰다 보면 살도 빠지고 관절의 통증이나 불편함도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의들의 견해입니다.
자신의 발에 맞는, 쿠션 좋은 런닝화를 선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마라톤 붐이 불면서 가벼운 마라톤화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피드를 최대화하기 위해 초 경량으로 제작된 마라톤화는 쿠션이 거의 없어 보통 사람들에겐 적당하지 않습니다. 런닝화를 선택할 땐 가벼운 신발보다 다소 무겁더라도 쿠션이 좋은 것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만약 발이 평발이거나, 발바닥 아치(움푹 들어간 부분)가 지나치게 높으면 발 부상 위험이 큽니다. 이런 분은 발 모양을 보완해 주는 특수 런닝화를 구입해야 합니다. 런닝화는 가급적 약간 큰 것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오래 동안 달리기를 하다 보면 발이 붓고, 마찰 때문에 발톱에 멍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뻔한 얘기지만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는 것도 무릎 충격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양 손을 무릎에 대고 무릎을 천천히 돌려주는 동작이나, 등을 바르게 펴고 무릎을 천천히 구부려 기마 자세를 취하는 등의 동작은 특히 무릎 관절에 좋습니다. 하체의 근력운동도 필요합니다. 의사들이 관절염 환자에게 관절염 부위의 운동을 권유하는 것은 관절 자체를 강화하기 위함이 아니라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편 달리기를 할 때는 아스팔트 도로보다 가급적 학교 운동장이나 쿠션이 있는 조깅로에서 뛰는 게 좋습니다. 또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곳에서 뛰다 보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관절 부상 가능성도 커지므로 처음엔 평탄한 곳이 좋습니다. 달리기 시간이나 속도에 너무 집착해서 무리하지 말아야 하며, 단계적으로 늘려 나가는 게 좋습니다.
매일 뛰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피곤하고 잠이 부족한데도 억지로 일어나 조깅복을 갈아 입는 사람도 많은데, 이 경우엔 운동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달리기 위해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피곤해 뛸까 말까 망설여 진다면 차라리 고민하지 말고 푹 자라고 저는 권하고 싶습니다.
또 너무 지나친 운동도 몸에 좋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하면 유해산소(free radical)란 물질이 생성돼 세포에 상처를 주고,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의학자들은 매일 뛰지 말고, 1주일에 3~4번을 권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지금부터라도 한번 달려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몸이 건강하고 힘이 넘쳐야 일도 의욕적으로 할 수 있고, 생활에도 활력이 넘치는 법입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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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가 즐겨먹었던 굴, 남성의 양기를 북돋워주는 새우, 중국 4대 해물 강장식인 전복 등 동물성 식품들의 화려한 수식어는 이미 그 효능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편의 식물성 식품들과 달리 동물성 식품에 대해서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기 소개된 11가지 동물성 식품들은 양질의 불포화 지방산 때문에 오히려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다. 정력을 위해서라면 마음껏 먹어도 될 것 같다.
1. 굴
카사노바가 자주 먹었다고 하는 굴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정력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굴이 정력에 좋은 이유는 바로 미네랄인 아연 때문이다. 아연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와 정자 생성을 촉진시키는 미량 영양소로 셀레늄과 함께 ‘섹스 미네랄’이라고 불린다.
굴에는 발기를 일으키는 산화질소의 원료이자 정자의 중요한 구성 성분인 아르기닌도 많이 들어 있다. 또 다른 아미노산인 타우린은 웬만한 자양강장제에는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성분으로,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 피로 회복과 활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굴은 단백질, 지질, 당질, 그밖에 비타민, 미네랄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당질의 대부분이 글리코겐인 것이 특징이다. 글리코겐은 섭취하면 대사 작용을 거치지 않고 체내에 그대로 흡수되기 때문에 빠른 피로 회복과 활력증진 효과가 있다.
2. 새우
‘총각은 새우를 삼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우는 예로부터 남성의 양기를 북돋아주는 식품으로 생각돼 왔다. 새우가 정력에 좋은 이유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 비타민 B 복합체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새우에는 메치오닌, 라이신을 비롯한 8종의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다.
새우 특유의 붉은 빛을 내게 하는 아스타산친 색소는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천연 색소로 활성산소에 대항하는 항산화 능력이 비타민 E보다 500배나 강하다. 또 새우 껍질에 들어 있는 키토산은 노화 방지와 함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3. 전복
전복은 맛은 물론 영양이 뛰어나서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이지만, 특히 남성의 정력 강화에 좋다. 이 때문에 중국에선 해삼, 상어 지느러미, 생선 부레와 함께 4대 해물요리 강정식으로 꼽힌다. 전복이 정력에 좋은 이유는 풍부하게 들어 있는 아미노산 중 아르기닌 성분 때문이다. 아르기닌은 노화 방지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정자의 생성과 발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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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특성상 저는 다국적 제약회사 등에서 수백억~수천억원씩 들여 개발한 최신 약품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들도 남들보다 앞서 ‘임상시험’해 봤고, 수년 전엔 발모제 프로페시아의 효과도 ‘톡톡히’ 봤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듯 저는 대머리하곤 거리가 먼데, 사십줄을 넘기면서부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헤어 라인이 약간 올라가는 것 같아 ‘시험삼아’ 두 달 정도 복용했더니만 머리카락이 굵어지고 1cm 정도 헤어 라인이 내려와 주위 사람들로부터 “더 어려졌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얼마 전엔 바르는 남성 호르몬제 ‘테스토겔’도 우연한 기회에 얻게 돼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오늘은 이 남성 호르몬제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실 여성은 호르몬 분비가 중지되는 폐경이란 시기가 분명한데 반해 남성은 호르몬 분비가 아주 서서히 감소할 뿐 어느 순간 끊어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남성에게 호르몬을 투여한다는 발상 자체를 아직도 부정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남성에게도 여성만큼 뚜렷하진 않지만 갱년기가 존재하며, 40대 중반 이후 성욕이 감퇴하고, 자꾸 피곤하며, 팽팽하던 근육이 늘어지는 것은 호르몬 분비가 예전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감소한 만큼 호르몬을 투여하면 예전처럼 팽팽한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2004년 남성 호르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존 몰리 박사(미국 세인트루이스의대)를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남성 호르몬의 효과와 부작용 등에 관해 자세히 설명 들었습니다. 몰리 박사는 몸에 바르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테스토겔’(한미약품)의 한국 출시에 맞춰 한미약품 측의 초청으로 방한했는데, 당시 한미약품 측에서는 두달 치의 테스토겔을 제게 줬습니다.
참고로 현재 유통중인 남성호르몬제는 석 달에 한번 맞는 주사제 ‘네비도’(한국 쉐링)와 ‘테스토겔’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과거엔 1~2개월에 맞는 주사제가 있었으나 주사 놓은 직후와 열흘 뒤, 그리고 한달 뒤 호르몬 함량이 다르다는 게 문제였고, 피부에 붙이는 패치제는 피부 트러블이 많아서 문제였씁니다. 바르는 ‘테스토겔’과 먹는 ‘네비도’는 이 같은 기존 남성호르몬제의 단점을 크게 개선한 제품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에서 받아둔 호르몬제는 한달 가까이 제 차 트렁크에 처 박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비뇨기과 의사에게 “예전보다 리비도가 많이 떨어졌다”고 했더니 호르몬 수치를 재 보자고 해서 재 봤습니다. 결과는 약간 낮은 정상이었습니다. 트렁크속 테스토겔이 생각나서 “한번 발라보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바를 필요는 없지만 큰 부작용은 없으니 발라보고 싶으면 시험 삼아 몇 일 발라보라”고 했습니다. 그날부터 보름 정도 테스토겔을 발랐는데, 결과는 ‘매우 만족’이었습니다. “아 이래서 남성도 호르몬제를 이용하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호르몬제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겨 보름만에 중단했습니다.
몰리 박사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남성 호르몬제는 전립선암 발병률을 높히는 것 외에는 거의 부작용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름 만에 호르몬제 사용을 중단한 이유는 전립선 암이 겁이 나기 때문은 아닙니다. 전립선 암은 그렇게 무서운 암이 아닌데다,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정기적으로 전립선암 표지자(PSA) 검사를 하면 조기에 예방-대처가 가능합니다. 호르몬제 사용을 중단한 진짜 이유는 제가 호르몬제가 필요할 정도로 호르몬 수치가 낮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지 누구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경우 과거 전세계 모든 의사들이 모든 폐경 여성에게 권장했지만 2년 전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유방암(유방암 발병 위험은 그 전부터 알려져 왔었음) 뿐 아니라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까지 있다고 발표해 호르몬 치료를 받던 수백만 명의 폐경 여성이 치료를 중단하는 일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남성호르몬에게도 전립선 암이 아닌 또 다른 위험이 있을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문제는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만약 피 검사 결과 제 호르몬 수치가 매우 낮아서 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상태고, 또 호르몬 치료로 당장 성욕과 활력이 생기고, 피부가 탱탱해 지고, 피로가 가신다면 그리 쉽게 호르몬 치료를 단념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치 않는 미지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당장의 이익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철학의 문제입니다. 사람은 늙으면 자연히 성욕이 없어지고, 근육이 쇠퇴하고, 기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그처럼 자연스런 노화의 과정을 호르몬을 투여해 인위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반대로 또 어떤 사람은 페니실린 등 항생제의 개발로 인류가 감염증에서 자유로워 졌듯이 호르몬제의 개발로 인류가 훨씬 더 젊게 살 수 있게 됐는데 거부할 필요가 무엇인가 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입장을 말하라면 저는 후자 쪽입니다. 예를 들어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 보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소식하는 게 훨씬 좋다며 비만 치료제 사용을 혹평하시는 분이 있는데, 살 빼기 위해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이 과학적으로 개발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나쁠 것이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또 안전한 호르몬제를 이용해서 젊었을 때의 근육과 기력과 기분을 갖고 젊게 살 수만 있다면, 그 또한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호르몬제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과 거부감을 갖는 분이 많은데 그리 쉽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며 그것을 사용했을 때 효과와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계산해서 판단하는 게 좋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남성호르몬제는 앞으로 더욱 세상 사람의 관심을 끌 것 같습니다. 여성 호르몬제의 경우 NIH의 부정적인 연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학자들 사이에 아직도 논란이 많으며, 지금도 계속 사용하는 사람도 매우 많습니다. 이들은 “NIH의 연구결과를 100% 신뢰하기 어렵지만, 설혹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여성 호르몬의 사용 여부는 전적으로 개인이 판단할 문제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남성호르몬의 경우 여성호르몬보다 사용 기간이 짧고, 따라서 지금까지 밝혀진 효과와 부작용도 적으며, 앞으로 어떤 효과와 부작용이 추가로 밝혀질지도 모릅니다. 현재 말할 수 있는 것은 전립선 암 위험이 있다는 것 정도입니다. 따라서 현재까지 알려진 위험(전립선암)과 확실치 않는 미지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호르몬제의 가시적인 효과를 누릴 것이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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