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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폴란드 화학자 카시미르 풍크가 처음 발견한 뒤 우리가 비타민을 접한지 100년이 돼간다. 그러나 비타민에 대한 지식은 대부분 "과일에 주로 들어 있고 몸에 두루 좋다"는 정도이다. 하지만 비타민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효능이 다양하고, 과일 외에 곡물 등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제제는 원료에 따라 천연비타민과 합성비타민으로 나뉜다.비타민의 여러 효능을 소개한다.◆춘곤증에는 커피보다 비타민B₁춘곤증에 시달리면 커피를 마셔서 억지로 졸음을 쫓지만, 비타민B₁을 섭취하면 춘곤증이 예방된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봄에는 활동량이 늘어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각종 영양소 필요량이 증가한다. 이를 충분하게 섭취하지 못하면 체내 영양소의 불균형이 생겨 춘곤증이 나타난다. 이때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₁을 보충하면 활력이 증진돼 춘곤증 등 신체의 무기력한 상태가 개선된다"고 말했다. 비타민B₁은 술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 특히 필요하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인체는 알코올과 니코틴 해독 과정에서 비타민B₁을 많이 쓴다. 따라서 술자리가 잦고 담배를 많이 피우면 비타민B₁을 보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비타민B₃는 뇌졸중 회복에 도움된다. 마이클 초프 미국 헨리포드병원 신경과학연구소 박사가 허혈성뇌졸중에 걸리게 만든 쥐에 비타민B3을 투여한 결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쌓이는 것을 막아 뇌졸중을 진행을 늦춰주는 좋은 콜레스트레롤(HDL) 수치가 30~35% 상승했다. 뇌혈관과 뇌세포도 어느 정도 회복됐다. 이 연구는 지난 2월 미국 국제뇌졸중학회에서 발표됐다.◆비타민C·E는 임신중독증 예방김윤하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이 임신부 20명에게 임신 15~20주부터 출산 전까지 비타민C·E를 각각 하루 1000㎎, 400IU(비타민 측정 단위)씩 투여하고, 다른 임신부 20명은 그냥 두었다. 분만 직후의 두 그룹의 혈액을 분석하니 비타민C·E 섭취군은 동맥경화 조기양막파열 임신중독증 등을 일으키는 지질과산화물이 미섭취군보다 적었고 이런 질병을 막아주는 항산화물은 많았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11월 대한산부인과학회지에 발표됐다.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비타민C국제심포지엄'에서는 비타민C의 독감 예방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왕재 서울대의대 해부학교실 교수팀이 비타민C를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생쥐 6마리에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더니 모두 심한 체중 감소를 보이다가 5일 안에 죽었다. 반면, 비타민C를 체내에서 합성하는 정상 쥐 6마리는 1마리도 죽지 않았다. 이어 연구팀이 비타민C를 합성할 수 없게 만든 쥐에게 비타민C를 투여한 뒤 같은 실험을 했더니 이번에는 이 그룹 역시 1마리도 죽지 않았다.◆비타민D, 심장병과 독감 막아줘비타민D는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주로 알려져 있으나, 독감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미츠요시 우라시마 일본 지케이의대 교수팀은 6~15세 어린이 35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3개월간 매일 권장 기준량만큼 비타민D를 복용시키고 다른 그룹은 가짜 비타민을 먹였다.실험결과 비타민D 복용 그룹은 10명 중 1명 꼴로 독감에 걸렸고 가짜 비타민 그룹은 5명 중 1명이 걸렸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임상영양학저널' 3월호에 실렸다. 이승환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인체에 유해한 바이러스 성장을 억제해 면역력을 높여서 독감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비타민D가 부족하면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브렌트 뮐스타인 미국 인터마운틴메디컬센터 연구팀은 50세 이상 미국인 2만7686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한 뒤 '정상' '낮은 편' '매우 낮은 편' 세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다. 그 결과, '매우 낮은 편' 그룹은 '정상' 그룹보다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이 45%, 뇌졸중 위험은 78% 높았다. 연구팀은 비타민D가 혈압 혈당 염증 등 심혈관질환 유발 요인을 억제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작년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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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만의 독특한 정서적 질병이 화병(火病)이다. 억울한 감정 욕구불만 분노등으로 생긴 스트레스인 화(火)를 오래 가슴에 담아두고 해소하지 못하면 가슴이 답답하거나 화끈거리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일순간 울화가 치미는 느낌을 한두 번씩 받아 본 사람은 누구나 화병에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분노를 과도하게 억눌러 생기는 병화병은 우리나라 사람만 겪는 정신적 증후군이다. 1995년 미국정신의학회는 '정신과질환통계분류(DSM)'에 화병을 우리말 그대로 'hwa-byung'이라고 넣고 '분노를 과도하게 누를 때 생기는 분노증후군'으로 설명했다. 김종우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4.3%가 화병을 겪는다"고 말했다.화병은 한(恨)이 병리화한 형태라는 분석도 있다. 이형철 자생한방병원 웰빙센터 원장은 "분노를 억제하면 한이 되지만 극복하지 못하거나 불안정하게 억제하면 화병이 돼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양방에서는 명확한 진단기준이 없어 화병을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질병코드에 화병은 등록돼 있지 않다. 우울증을 비롯한 몇 가지 정신질환 증세가 합쳐진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김도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화병은 우울증과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공포증 등이 혼합된 형태"라고 말했다.◆두통·불안감·공격 성향이 뒤섞여 나타나화병은 40대 후반의 여성이 많이 겪는다.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은 "중년 여성은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줄면서 자신의 존재감이 사라진다고 느낀다. 이런 심리적 상태가 화병으로 이어진다. 폐경기로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 감정의 기복이 심해져 화병이 악화된다"고 말했다.최근에는 남성 화병 환자도 늘고 있다.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이 2007∼2008년 병원을 찾은 화병 환자(670명)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2007년 14.4%에서 2008년 27.9%로 늘었다. 경제난으로 취업, 입시, 가정생활 등에서 고전하는 남성이 늘었기 때문이다.문병하 원장은 "화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쌓아두면 가슴 한가운데인 '옥당'에 기운이 뭉쳐 답답함을 느낀다. 이때 혈액순환이 안 돼 두통이 생기고 어지럽거나 무기력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쌓아두면 뇌에서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아드레날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분비량이 늘어나서 불안감과 공격성도 커진다.◆응축된 공격성 배출할 방법 찾아야화병은 환자를 둘러싼 여러가지 스트레스 상황이 오랜동안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며, 특정한 하나의 심리적 충격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직접적인 치료가 힘들다. 이럴 때는 간접적으로 화를 표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문병하 원장은 "축구나 복싱, 테니스처럼 활동량이 많은 운동으로 응축된 공격성을 배출하라.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사람의 도움도 중요하다. 대화를 통해 하소연을 들어주면 분노를 충분히 발산하게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이유 없이 짜증나고 화를 억누르기 힘든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가슴이 화끈거리고 답답한 느낌이 2주 이상 계속되면 병원에서 상담치료, 약물치료, 침·뜸치료 등을 받을 수도 있다. 김종우 교수는 "스트레스 민감도를 측정하는 심박변이도 검사, 몸의 열을 측정하는 적외선 체열진단검사(DITI), 뇌파검사 등을 통해 화병을 진단한다"고 말했다.약물치료는 뭉친 기운을 풀어서 기를 순환시키는 이기약(理氣藥)이나 열을 떨어뜨리는 청열약(淸熱藥) 등을 배합해 2개월 이상 처방한다. 침과 뜸은 가슴 중간의 전중혈 등 경혈을 자극해 기의 순환을 촉진하고 자율신경을 조절해 일시적으로 생긴 화를 내린다. 문병하 원장은 "가슴이 답답할 때 전중혈을 엄지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기를 소통시켜 답답함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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