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신생아 진료체계 ‘흔들’…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운영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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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병원./사진=연합뉴스
전북대학교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 운영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호남권 고위험 신생아 진료체계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의료계에서 커지고 있다. 수년간 전북대병원 NICU를 운영해 온 교수가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 필수의료의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북대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의 의사 수는 올해 초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의사 3명이 24시간 임산부와 신생아를 돌보며 업무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신생아 중환자 진료를 담당해 온 김진규 교수가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추가 의료진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열린 분만 인프라 정책포럼에서 오는 7월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2012년 전북대병원에 부임한 김 교수는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호남권 고위험 신생아 진료체계를 만들어 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전북대병원 NICU는 그동안 호남 지역 산부인과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고위험 신생아를 치료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다. 과거 대전과 대구, 서울, 부산 등 타 지역으로 이송되던 신생아들이 전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지역 의료 접근성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환자 집중은 의료진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최근까지 주당 약 90시간 근무하고, 50시간 연속 당직을 섰다고 밝혔다. 그는 “개원한 동료들에게 당직을 부탁하고 지방자치단체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버티면 결국 나중에 한꺼번에 다 무너질 것 같았다”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신생아 의료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 끝에 사직을 결심했다”고 했다.

김 교수가 실제 사직할 경우 호남권 고위험 신생아 진료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전남대병원 역시 신생아중환자실 전문의가 한 명뿐이며, 일부 지역 의료기관은 이미 분만을 중단한 상황이다.

이날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사태를 호남권 신생아 의료의 종료이자 전국 분만 인프라 붕괴의 시작으로 규정하며 보건복지부와 국회에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신생아중환자실 102곳 가운데 55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최근 5년간 신생아중환자실 전문의는 74명만 배출됐다. 또 광주·전남에서는 2022년 이후 분만 수가를 청구한 산부인과 의원이 한 곳도 없고, 분만병원의 상당수가 산과 당직 전문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정부와 국회에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운영 중단 위기에 대한 긴급 대응 ▲호남권 신생아 진료 인력 지원 및 법적 보호 ▲호남권 중증모자의료센터 확충 ▲분만 수가 현실화와 필수의료 유지 보상제 도입 ▲고의·중과실이 없는 분만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완화 등을 요구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분만과 신생아 의료는 국가 필수의료의 핵심”이라며 “호남권 의료체계가 무너지면 전국 분만 인프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