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레스는 누구나 겪는 일상의 일부다. 업무, 가정, 인간관계 등으로 가끔 불안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불안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강해진다면, 이는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니라 불안장애일 수 있다.임상심리학자 블레이크 자카린 박사는 “불안이 없다면 우리는 회의나 시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타인의 시선을 아예 신경 쓰지 않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불안이 도움되는 수준을 넘어 삶을 방해하기 시작하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불안장애의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누군가는 공황발작을 겪고, 또 다른 이는 특정 공포증을 보인다. 심지어 미루는 습관이나 사소한 회피 행동도 불안의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이 꼽은 대표적인 7가지 징후는 다음과 같다.▶회피·미루기=피곤하다는 이유로 모임이나 네트워킹 자리를 자꾸 피한다면 단순한 귀찮음이 아니라 불안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프로젝트를 계속 미루거나 마감에 자주 늦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카린 박사는 “불안 때문에 업무 자체를 마주하기 힘들다면 불안장애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지나친 확인·의심=결정을 내린 뒤에도 계속 의문을 품고, 주변 사람들에게 확인을 구하거나 인터넷을 끊임없이 검색하는 경우다. 드렉셀대 심리학과 크리스틴 네주 교수는 “강한 불안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안심할 만한 확신을 찾으려 한다”고 설명한다.▶불면증=잠이 오지 않는 밤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30분 이상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거나 자주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렵다면 불안이 수면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신호다. 낮 동안 피로가 심하다면 반드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위장 문제=불안으로 신체가 ‘투쟁·도피 반응’에 들어가면 소화 기능이 억제된다. 그 결과 복통, 소화불량, 식욕 저하가 생길 수 있다.▶두통·근육통=불안을 겪는 사람은 긴장으로 인해 근육이 지속적으로 뭉치면서 통증이나 두통을 경험할 수 있다. 자카린 박사는 “수면 부족과 겹쳐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말한다.▶심장 두근거림=불안으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진다. 땀이 나거나 어지럼증, 혈압 상승도 동반될 수 있다. 네주 교수는 “문제는 이런 증상을 사람들이 심장마비나 중증 질환으로 오해해 불안을 더 키우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극심한 피로=밤에 숙면을 취해도 불안이 지속되면 몸이 ‘생존 모드’로 작동해 쉽게 지치게 된다. 자카린 박사는 “불안은 신체적으로도 큰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어 이유 없는 피로감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
-
-
-
일교차가 커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대상포진’과 ‘폐렴’은 감기와 초기 증상이 비슷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으며, 고령층에게는 중증으로 이어지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근육통 범위 넓어진다면 대상포진 의심대상포진은 신경절에 잠복한 수두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정보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상포진 환자의 67%가 50대 이상으로, 장년층 이상의 연령대에서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증상은 발열과 근육통 등으로 감기몸살과 비슷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마, 목, 등 부위에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생기고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정하 교수는 “대상포진은 발병 초기에 치료해야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며 “60대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수년간 지속되거나 평생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 중 폐렴을 살펴보면, 사망자의 90%가 65세 이상일 만큼 고령층에게 매우 취약한 질환이다.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다양한 원인균에 의해 폐에 염증이 생기며, 기침, 고열,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과 두통, 오심, 구토,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박정하 교수는 “폐렴은 중증으로 진행되고 나서야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령일수록 감기나 독감의 합병증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 기침, 발열 등 가벼운 증상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50세 이상은 대상포진, 65세 이상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해야대상포진과 폐렴 모두 최선의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생애한번 접종하며, 1회 접종하는 생백신과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사백신(유전자재조합)이 있으며,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된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예방 효과 및 대상포진 후유증 감소 효과가 더 좋은 사백신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대상포진을 앓았다면 회복한지 6개월에서 1년이 지나야 접종이 가능하다. 박 교수는 “예방접종으로 대상포진 발생률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고, 포진 후 신경통 발생 확률과 중증도를 낮출 수 있다”며 “생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하므로 오히려 예방접종 때문에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어 전신상태가 좋을 때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폐렴을 예방하는 폐렴구균 백신은 모든 폐렴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성질환자는 최대 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폐렴 감염 시 치명적인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등) ▲면역저하자에게 권장한다. 박정하 교수는 “연령이 높을수록 백신의 항체형성률과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권장연령이라면 접종을 미루지 말고 지체 없이 접종해야 한다”며 “대상포진과 폐렴구균 백신은 동시접종이 가능하므로 접종이력을 보고 접종계획을 세우도록 권고한다”고 말했다.
-
양치할 때 치약을 어느정도 사용하는 게 좋을까? 치약에는 불소가 고함량 함유돼 있어, 6세 미만 어린이는 완두콩 만큼 사용하는 게 권장된다. 3세 미만이라면 쌀알 만큼으로 더 적게 사용해야 한다.이 사실에 대해 보호자도 잘 모르고 있다는 게 최근 확인됐다. 지난 2024년 연대 치대 연구팀은 어린이 환자 부모 16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연령에 맞는 치약 양을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약 39%로 절반에 못 미쳤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에서도 미국의 80% 이상 가정에서 만 6세 미만 어린이에게 치약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불소는 충치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고, 치아 손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최근 치약의 허용 불소 함량을 1000ppm에서 1500ppm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성인 치아보다 얇고 무른 유치가 있는 어린이들은 불소 치약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하지만 과도한 불소 사용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삼킴 반사 능력이 미숙한 6세 미만에서는 치약을 삼킬 수 있는데, 불소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설사·구토·불소 중독·치아 불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치아 불소증은 치아에 하얗거나 짙은 얼룩이 생기는 질환이다. 호주치과협회 퀸즐랜드 지부 노라 아야드 수석 부회장은 "체내 불소 농도가 매우 높으면, 치아를 생성할 때 다른 미네랄과 섞이며 불소 비율이 바뀐다"며 "이로 인해 치아가 얼룩지거나 변색될 수 있고 심하면 치아 표면이 거칠어진다"고 했다.미국 치과협회, 유럽소아치과학회(EAPD), 대한소아치과학회 등은 이를 막기 위해 3~6세 어린이에게는 완두콩 크기(0.25g)만큼, 3세미만 어린이에게는 쌀알 크기(0.1g) 만큼 치약을 사용하라고 권장하고 있다.말로만 들었을 때는 완두콩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렵다. 실제 영국 GSK 소비자 헬스케어팀이 독일·미국·영국 부모를 대상으로 완두콩 크기만큼 치약을 짜게 하자,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부모가 권장량(0.25g)보다 더 많은 양을 짰다. 영국 부모는 평균 0.57g, 미국 부모는 평균 0.52g, 독일 부모는 평균 1.18g의 치약을 짰다. 치약의 종류에 따라, 정확한 그램 수는 다를 수 있지만 시각화하면 다음(▽그래픽)과 같다.
-
-
-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늘어나는 비만 치료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개발 중인 신약을 생산할 새로운 공장을 짓는가 하면, 이미 출시한 제품의 생산량을 확대하고자 기존 시설을 확장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릴리, 美 텍사스에 공장 건설… 10조원 투자4일 업계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개발사 일라이 릴리는 미국 텍사스 주에 65억달러(한화 약 9조734억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고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밝혔다.릴리는 이 공장에서 새로 개발 중인 경구용(먹는)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을 생산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차세대 활성 의약품 성분(API, 원료의약품)을 제조할 예정인데, 이는 주로 GLP-1 치료제와 같은 저분자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쓰인다.새로 짓는 공장에서는 AI(인공지능), 디지털 시스템, 고급 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텍사스 지역 대학교와 협력해 교육 프로그램에 공장을 활용하는 등 인재 창출에도 힘을 쏟는다. 릴리 에르가르도 에르난데스 사장은 “새로운 화학 합성 시설을 통해 첨단 제약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노보·로슈, 생산시설 확대 위해 대규모 투자현재 비만약을 개발하거나 개발 중인 제약사들은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리는 분위기다.대표적으로 비만약 ‘위고비’의 개발사이자 릴리의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경우 지난 7월 중국 톈진 공장 확장을 위해 1억1000만달러(약 1535억4900만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총 건축 면적은 약 5500평 규모로, 2026년 말까지 화학·미생물·생물학 연구·개발 관련 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새 공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약품을 개발할지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 톈진 공장은 최근 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의 프리필드(사전충전형) 주사 생산과 무균 약품 제조에 집중한 바 있다.지금까지 노보 노디스크가 톈진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14억달러(약 1조9545억원)에 달한다. 2023년 1억6000만달러(한화 약 2233억7600만원)를 투자해 프리필드 주사 생산 라인을 도입했고, 2024년에는 무균 주사제 생산에 약 5억6000만달러(약 7818억1600만원)를 투자했다.글로벌 제약사 로슈 또한 지난 5월 미국 내 비만 치료제 제조 확대를 위해 7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로슈가 발표한 미국 생산시설에 대한 500억달러(약 69조82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의 일부기도 하다. 당시 로슈는 미국 내에 신규 비만 치료제 생산시설을 건립할 것이라고 밝혔다.로슈 계열사 제넨텍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홀리 스프링스에 6만5032㎡(약 1만9672평) 규모의 의약품 생산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해당 공장은 로슈와 제넨텍의 차세대 비만 치료제 대량 생산과 마무리 공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제넨텍은 신공장 가동과 부지 개발 과정에서 1900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넨텍 애슐리 마가르지 CEO는 “공장 건설이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간한 ‘글로벌 의약품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젬픽, 마운자로, 카그리세마, 젭바운드, 위고비 등의 대사성 질환 치료제들은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39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전세계 매출 상위 10위 의약품 역시 이들 의약품이 장악할 것으로 전망했다.
-
-
고기는 추석 명절 선물세트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 품목이다. 선물로 받은 고기를 바로 먹기보다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꺼내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어떤 방식으로 해동하느냐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해동하는 게 가장 좋을까?◇전자레인지·상온 해동, 빠르지만 세균 우려전자레인지를 이용한 해동은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육즙 손실도 상대적으로 적어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덩어리가 큰 고기라면 문제가 생긴다. 표면은 금세 녹아 열이 전달되지만, 중심부는 여전히 얼어 있는 경우가 많아 전체가 균일하게 해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자레인지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열이 가해지면서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상온 해동 역시 권장되지 않는다. 전자레인지만큼 직접적인 열은 가해지지 않더라도, 냉장 해동이나 찬물 해동에 비해 세균 번식 위험이 크다. 특히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은 15~30도 환경에서 잘 자라므로, 고기를 실온에서 오래 두면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냉장 해동, 가장 안전하고 육즙도 보존가장 안전하고 위생적인 방법은 냉장 해동이다. 조리 몇 시간 전, 보통 6시간 이상 냉장고에 두면 표면이 살짝 말랑해지면서 알맞게 해동된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표한 ‘2022 FDA 푸드 코드’에서도 얼린 식품은 5도 이하의 냉장고에서 천천히 해동하거나, 21도 이하의 흐르는 물에 담가 해동하는 방법을 권고한다.냉장 해동의 또 다른 장점은 육즙 보존이다. 냉동 과정에서 고기 세포가 파괴되면 해동 시 육즙이 빠져나오기 쉬운데, 해동 온도가 높을수록 그 손실이 커진다. 냉장고에서 천천히 해동하면 이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실제로 경북대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영하 15도에서 3일간 얼린 고기를 해동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온(25도) 해동 ▲냉수 해동 ▲전자레인지 해동 ▲냉장(4도) 해동 순으로 육즙이 많이 손실됐다. 전자레인지가 실온보다 육즙 손실이 적었던 것은, 해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수분 손실이 덜 일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
샤워 후 욕실 바닥에 쌓인 머리카락을 보면 ‘탈모 아닐까’하는 걱정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계절에는 머리카락 빠지는 양이 늘면서 걱정을 부추기기도 한다. 미국 건강 매체 ‘프리벤션(Prevention)’에 보도된 탈모 의심 증상과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적정량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모발 성장주기에 맞는 정상 반응이다. 미국 예일 의과대 피부과 전문의 모나 고하라 박사는 “정상적인 모발 주기 동안 머리카락 중 90%는 성장 단계, 10%는 빠지는 단계에 있다”며 “하루에 50~10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이보다 많은 양의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정확한 원인 파악이 우선이다. 고하라 박사는 탈모의 대표적인 대사적 원인으로 ▲갑상선 문제 ▲자가 면역 문제 ▲호르몬을 꼽았다. 고하라 박사는 “급격히 진행되는 탈모는 이와 같은 대사성 원인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특히 폐경기 전후의 여성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이 떨어져 모발 성장 과정이 더뎌지기 때문에 탈모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생활습관도 점검해보는 게 좋다. 고하라 박사는 “건강한 모발은 신체 내부에서 시작된다”며 “과도한 다이어트 등 급격한 체중 변화 등으로 식단에 비타민D, 엽산, 철분, 비타민B12가 부족하면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검사를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확인할 수 있으며 섬유질, 단백질,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일상 속 스트레스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고하라 박사는 “스트레스 관련 탈모는 본인이 차분하게 통제력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몇 달 안에 해결된다”고 말했다. 평소 머리 묶는 습관도 확인해보자. 고하라 박사는 “머리를 꽉 묶는 포니테일 헤어, 땋은 머리, 똥 머리(돌돌 말아 올려 묶은 머리) 등은 모낭을 손상시켜 견인성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외에 고데기, 헤어드라이어, 염색·파마 등 화학제품 등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생활습관만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녹시딜 등 약물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고하라 박사는 “미녹시딜이 함유된 바르는 치료제를 탈모가 진행된 국소 부위에 바르거나 경구용 약제를 복용하면 탈모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며 “단, 미녹시딜은 모발 성장 단계를 연장하는 기전의 약물로 사용을 중단하면 머리가 다시 빠지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혈당을 높이지 않게 하려 애써 음식을 가려 먹었지만 여전히 치솟는 혈당 때문에 좌절한 경험이 있다면 주목하자. 한국인의 식탁에 매일같이 오르는 고추장이 어쩌면 당뇨병의 적이었을지도 모른다.닥터키친 식이연구소가 펴낸 책 '닥터키친의 맛있는 당뇨밥상'에 따르면 고추장은 물엿, 쌀 등으로 만든다. 문제는 고추장을 만드는 재료가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재료라는 점이다. 쌀가루는 말할 것도 없고 엿기름, 조청, 물엿 모두 탄수화물 함량이 70~90%다. 이러한 재료로 만든 고추장은 당질 함량이 약 45%다. 간장의 당질 함량이 16~17%, 된장은 9~12%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또 분해 속도가 빠른 당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혈당을 높이는 속도도 빠르다.고추장,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비빕밥 등을 먹을 땐 고추장 대신 된장을 사용하면 좋다. 다진 마늘, 들기름을 더하면 구수한 비빔밥을 만들 수 있다. 간장에 들기름, 참깨, 부추, 냉이, 달래 등을 섞어 간장 비빔밥을 만들어도 좋다.매콤한 요리가 먹고 싶을 땐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를 사용하자. 고추장의 단맛은 양파를 갈아 넣으면 어느 정도 보충이 된다. 볶음 요리를 할 때는 파기름으로 매운 맛을 내고, 양배추를 같이 볶아서 파기름의 풍미와 양배추의 단맛이 어우러지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매콤달콤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
‘저속노화’ 열풍을 불러온 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정희원 의사가 동안에만 집착하는 것이 오히려 수명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지난 28일 유튜브 ‘요정재형’에 출연한 정희원 의사는 가수 정재형과 건강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재형은 “사람들이 외모적인 노화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냐”며 “그것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선생님 얼굴 보면 주름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에 정희원 의사는 “나는 아직 나이가 어리다”며 “만 40세”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사실 동안에 대한 집착은 별로 없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20대처럼 보이고자 하는 열망이 큰데, 외모 노화에 강력하게 저항하는 태도가 수명을 깎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희원 의사는 “노화를 미워하고 항노화를 추구하는 사람이 노화를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사람에 비해 수명이 10~15% 정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흡연 여부에 따른 수명 차이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즐겁게 사는 게 제일 좋다”고 덧붙였다. 식습관에 대해서도 정희원 의사는 “건강식을 집착적으로 챙기기보다는 물 흐르듯 즐기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사람의 몸은 굶고 먹는 것을 반복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를 반복하는 것이 대사 시스템에도 좋다”고 말했다.실제로 미국 예일대 연구에서도 노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7.5년 더 오래 산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긍정적인 노화 인식이 혈압·콜레스테롤·체중 등 전통적인 건강 지표보다도 생존 기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한편, ‘저속노화’란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노화 속도를 늦춰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념이다.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질병 없는 ‘건강수명’을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억제, 호르몬 균형 유지, 신체적·정신적 건강 관리 등이 핵심이다. 실천 방법으로는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간헐적 단식, 생체리듬에 맞춘 생활 습관 등이 있다. 유전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치지만, 70% 정도는 생활 습관 등으로 조절 가능하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다.
-
"끊임없이 먹고 싶고, 안 먹으면 우울해." 탄수화물 중독자가 탄수화물 식품을 못 먹었을 때 호소하는 증상이다. 탄수화물중독증이라는 말은 탄수화물 식품을 계속 찾는 증상이 니코틴이나 알코올에 중독되는 것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것이 유발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탄수화물중독증이 생기는 생리학적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단백질이나 지방과 달리 탄수화물만 이런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봐서 단순당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한다. 흰 쌀밥이나 빵 등 정제된 탄수화물 식품에 많이 든 단순당은 몸속에 들어가면 혈액에 빠르게 흡수돼 혈당 수치를 급격히 올린다. 이로 인해 인슐린이 평소보다 많이 분비되고, 이는 혈당을 갑자기 떨어뜨려 다시 곧바로 저혈당 상태로 만든다. 저혈당이 오면 우리 몸은 빨리 혈당을 올리려고 다시 탄수화물 식품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탄수화물중독증이 생기면 비만은 물론 당뇨병·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협심증·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정제된 탄수화물 식품을 간식으로 먹는 여성의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유제품을 먹는 여성에 비해 30% 높다는 서울대병원의 연구 결과가 있다. 또 뇌에 이상을 초래,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도 잘 안 되게 만든다. 탄수화물중독증이 있는 사람이 계속 단 음식을 섭취하고 싶은 것도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려는 자연스러운 몸의 반응이다. 만성적으로 세로토닌 농도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우울감과 짜증을 잘 느끼고, 피로에도 취약하다.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잠을 잘 못 자거나, 당뇨병이 있으면 탄수화물중독증이 잘 생긴다. 이런 문제들부터 해결하는 것이 탄수화물중독증을 극복하는 첫 걸음이다. 정제된 탄수화물 식품을 먹지 않으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탄수화물 식품이라도 빵·과자·라면 대신 과일·채소·잡곡 등 자연 식품을 먹는 게 좋다.만약 탄수화물중독증 때문에 체중이 계속 늘거나, 우울감이 심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약이나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군것질을 하는 습관을 교정하는 심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
-
비음주자가 술을 마시기 시작하거나 기존 음주자가 섭취량을 늘리는 등의 음주 행태 변화가 위암 발생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절대적 음주량'뿐 아니라 '음주량 변화' 역시 주의 깊게 관찰·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위암 예방에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소화기내과 최용훈 교수·국립암센터 암진료향상연구과 장지은 박사)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를 토대로 40세 이상 성인 31만192명을 하루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경도(남성 15g·여성 7.5g 미만) ▲중등도(남성 15~29.9g·여성 7.5~14.9g) ▲고용량(남성 30g·여성 15g 이상)으로 분류하고, 평균 약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알코올 섭취량과 무관하게 음주량 증가는 명백한 위암 위험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금주 혹은 절주는 발병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예를 들어, 비음주자가 새롭게 음주를 시작할 시 가벼운 수준으로 즐기더라도 위암 위험이 14% 가량 증가(상대위험도 1.14)했으며, 반대로 중등도의 음주자는 경도 수준으로 줄일 경우 발병 위험이 20% 가량 감소(상대위험도 0.80)했다.남녀에 따라 양상은 달랐다. 남성은 음주 유지자보다 비음주자의 위암 발생 위험이 약 10% 낮았고, 섭취량을 늘린 집단은 위험도가 약 10% 높아져 음주량 변화와 위암 발병 위험의 연관성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반면 여성은 전반적으로 연관성이 낮게 나타났으나, 비음주에서 고용량 음주로 섭취량이 급증할 시 위암 위험이 약 2배 증가해 폭음에 대한 주의가 필요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음주량 변화와 위암 발병 위험의 연관성을 유형별로 구체적으로 밝혀내고, 성별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금주·절주 교육 등의 치료전략이 필요함을 제시해 의미가 깊다. 그간 음주와 위암의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들은 주로 절대적인 음주량에 초점을 맞춰온 데 반해, 실질적인 행동 변화에 따른 영향을 장기간 연구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나영 교수는 “음주량의 많고 적음뿐만 아니라 최근의 변화 양상이 위암 위험과 연관이 깊음을 밝힌 연구”라며 “절제 혹은 완전히 금주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위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내시경으로 조기위암을 제거한 적이 있거나 가족력·흡연 등 고위험 인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금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어렵다면 음주량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의 공식 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에 최근 게재됐다.
-
-
때는 1979년.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 대학교에 교수 연구실로 소포 하나가 도착했다. 연구실 대학원생은 지도 교수에게 온 선물이라 생각하며 소포를 뜯었다. “펑!” 그 순간 안에 감춰져 있던 폭탄이 터졌지만, 다행히 폭발이 크지 않아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같은 해, 이번에는 시카고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던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 수화물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배달 중이던 소포에서 불이 난 채 비행기는 인근 공항에 긴급 착륙했고, 조사 결과 기압계를 이용한 폭탄이 발견됐다. 다행히 불발이라 화재로만 그쳤지만 제대로 폭발했다면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건이었다.다음 해 유나이티드 항공 본사로 온 소포가 폭발했다. 수취인이었던 사장은 큰 화상을 입었다. 그 이후 약 15년에 걸쳐 미국 각지에서는 소포를 통한 폭발물 사건이 지속됐다. 목표 대상이 대학과 항공사였기에 조사를 맡은 FBI는 범인을 ‘University’와 ‘Airline’의 앞 글자를 따 ‘유나바머(Unabomber)’라 불렀다.1978년부터 1995년까지 17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총 16건의 폭발물 사고가 있었고 3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다쳤다. 즉, 미국 각지에서 폭발물 테러가 이어졌고 폭발물의 정교함과 위력은 점점 더 커졌다. 범행 장소도 광고업과 임업으로 확장됐다.FBI는 다급해졌다. 범행 수법이 유사했기에 동일인의 범행으로 추정됐지만 FBI는 어떤 단서도 잡지 못했다. 폭발물에서는 그 어떤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재료는 모두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나 폐기물이었고 화약도 불꽃놀이 등에서 재활용한 재료였다. 지문도 없었다. 결국 이 사건은 FBI 역사상 가장 많은 인력과 비용을 사용하면서도 가장 오랜 기간 범인을 잡지 못한 사건으로 기록에 남았다. 결국 FBI는 100만 불에 달하는 현상금을 걸기에 이르렀다.그러던 와중 1995년 미국 주요 언론사에 3만5000단어에 달하는 에세이 한 편과 편지가 도착했다. 내용인즉 스스로를 ‘FC(Freedom Club의 약자)’라고 표현한 단체가 자신들이 유니바머이고, 자신들의 성명문이자 사회학 논문인 ‘산업사회와 그 미래(Industrial society and its future’를 주요 언론사에 게재해 주면 이후 추가적 테러를 멈추겠다고 주장했다.이들이 실어달라고 요구한 에세이는 이렇게 시작한다. “산업 혁명과 그 결과는 인류에게 있어 재앙이었다.”기술사회의 폐해로 인해 인간성은 파괴될 것이며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질서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하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장문의 글을 게재한 언론사는 성인 잡지인 ‘펜트하우스’였다. 여기에 유나바머는 해당 게재로는 한 번의 테러만 유예할 수 있다며 정규 언론사에 게재를 요구했고, FBI는 고심 끝에 워싱턴포스트지에 해당 에세이를 게재하기로 결정한다.테러리스트와 협상을 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혹여 그 글을 보고 누군가 범인의 단서를 제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에세이에서 자기 형의 특징적 문체를 알아챈 동생의 제보로 18년에 걸친 유나바머에 대한 수사는 1996년 범인 체포로 마무리된다.유나바머의 정체는 테오도르 카잔스키(Theodore Kaczynski)로 체포 당시 54세였다. 몬테나주 링컨 외곽 아주 시골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세상과는 거의 담을 쌓고 지낼 정도로 사회적으로 철저하게 고립된 오두막 안에는 수학과 과학 등 어려워 보이는 책들과 폭탄 제조에 사용되었을 여러 재료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산업사회와 그 미래’ 에세이 원본 원고가 발견됐다.유나바머가 평균 이하의 지능을 가진 노동자 계급일 것이라 추정했던 FBI는 테오도르의 정체를 확인하고 화들짝 놀란다. 그는 IQ 136 이상의 천재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월반하며 16살에 장학생으로 하버드대 수학과에 입학한 수재였다. 이후엔 미시간대학교 석박사를 받고 UC버클리에서 대학 역사상 최연소 교수까지 한 인물이었다. 1967년 25살의 나이로 교수가 된 테오도르는 2년 뒤 돌연 대학을 사직하고 몬테나 시골로 가 전기도 수도시설도 없이 은둔생활을 하며 유나바머로서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다.무엇이 천재 수학자를 폭탄 테러범으로 만들었을까?첫번째 요인은 ‘조기 영재교육의 부작용’이다. 테오도르는 폴란드계 노동자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기까지 또래들과 다를 바 없는 아이였다. 차이점이라면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는 점이었다. 단순측정 지능지수에서 167로 나왔고 6학년을 월반했는데 이후 또래 관계가 어려워졌다. 갑자기 같은 학년이 된 형들이 그를 따돌리고 괴롭혔다. 조기졸업과 영재교육으로 최연소 교수가 되며 지식면에서는 충분한 성장 발달을 했을 지 모르지만 사회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에서는 정체되고 은둔형 외톨이까지 퇴행해 버렸다.두번째 요인은 ‘지나치게 가혹한 사회적 압박’이다. 어린 시절부터 높은 성취도에 대한 기대 압박을 받았던 그는 하버드대 재학 시절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당시 하버드대 심리학과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됐던 연구가 있었는데, 테오도르도 그 연구 참여자 중 한 명이었다. 그 심리 연구 자체가 지금으로써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한 내용이었다. 내용인즉, 연구 참여자인 재학생이 작성한 에세이를 훈련된 학생집단이 그저 맥락 없이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걸 반복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심리적 세뇌가 가능한지에 대한 연구였는데, 테오도르는 이 가혹한 실험의 결과 사회에 대한 불신과 타인에 대한 의심을 마음 깊이 품게 됐다.세번째 요인은 ‘극단적인 고립’이다. 사회적으로 그나마 적응을 하며 살아가던 테오도르였지만, 대학 교수를 그만두면서 그는 극단적인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게 된다. 대학 교수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여러 우수한 논문을 쓰며 학자로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지만, 교육에는 능력이 없었는지 교육 평가는 형편 없었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부적응은 그를 더욱 위축시켰고 모든 걸 포기하고 외딴 지역에서 사회와 격리된 채 생활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판단은 극단적인 고립상황에서 더 왜곡되는 법인데, 결과적으로 테오도르는 사회에 대한 분신이 분노로 바뀌어 가고, 기술 문명에 대한 자신의 범행이 오히려 사회적 혁명이라는 과대망상에까지 이르게 된다.유나바머의 범죄를 천재 정신병자의 사이코패스적 광기로 볼 것인지, 사회의 과도한 압박에 상처 받은 천재의 반항으로 볼 것인지 해석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이 지금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세지는 지금도 유효하다. 우리 사회가 자녀를 키우면서 성과지향적으로만 바라보며 사회성이나 정서적 측면은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과도한 사회적 압박으로 몰아세우며 마음의 상처와 사회적 불신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바라볼 필요가 있다.그리고 스스로 선택했든, 상처로 내몰렸든 간에 지금 홀로 외로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어떻게 이 환경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고 있을 이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공동체 안으로 손을 내밀지에 대한 것 역시 우리 사회가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