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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인 39세 여성 A씨가 어느 날 피로감이 너무 심하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검사해보니 만성콩팥병 4기였다. 2년 정도 약물치료를 받던 A씨는 갑자기 뇌출혈까지 발생했다. 그때 입원해서 혈액 투석 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뇌출혈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혈액 투석을 계속 받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매주 네 시간씩 세 번을 혈액 투석 치료를 받으면 일하는 데 지장을 받기 때문이었다. 결국 A씨는 하루에 네 번씩 가정에서 복막 투석 치료를 시행하기로 결정했고, 지금까지도 직업을 유지하고 있다.투석은 콩팥 기능이 나빠졌을 때 콩팥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시행하는 치료다. 콩팥 이식만큼 좋은 치료 방법이 없지만, 공여자를 찾는 게 쉽지 않아서 투석 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석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이다. 대부분 혈액 투석을 결정하는데, 사실은 둘 사이 치료 효과 차이는 없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65세 미만 환자에게서 혈액 투석과 복막 투석 간에 사망 및 심뇌혈관질환 위험 차이가 없었다.투석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조금 다르다. 복막 투석의 경우 스스로 투석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투석을 집에서 시행하고, 병원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방문하면 된다. 자동 복막 투석을 실시하면 밤 동안 투석을 하고, 낮 동안에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기도 하다. 꼬박꼬박 병원에 가서 장시간 받아야 하는 혈액 투석에 비해 환자의 삶의 질이 높은 편이다(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 복막 투석에 지출되는 1인당 연간 진료비도 혈액 투석에 비해 206만~850만원이나 적다.그런데도 환자들이 복막 투석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 투석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두려움과, 복막염에 대한 공포 때문이 아닐까 한다. 환자들에게 복막 투석에 대해 설명하면 대부분 "복막염이 생기지는 않는지" 걱정한다. 복막염은 복막 투석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인 것은 맞지만, 국내 복막 투석 환자 1인당 5~ 7년에 한 번 꼴로 적게 발생한다. 국제 기준에 비해 훨씬 적고, 점점 개선되고 있다.투석이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스스로 적합한 투석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환자들이 가정에서 두려움 없이 복막 투석을 할 수 있도록 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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