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나니 더 피곤? 생체리듬 찾아야 '휴가病' 극복

입력 2017.08.23 06:00 | 수정 2017.08.23 07:51

무기력·불면·복통 증상 나타나… 일정하게 자고, 낮잠으로 보충
미네랄 식품 섭취·스트레칭 도움… 2주 넘으면 감염·감기 의심해야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김모(32·서울 강남구)씨는 지난달 말에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로 4박 5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그동안 시달렸던 회사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행하는 동안 김씨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서울에 돌아가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휴가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2주 동안 심한 무기력감과 복통에 시달렸다.

휴가 후 생기는 무기력감·두통·복통 등은 생체리듬이 깨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
휴가 후 생기는 무기력감·두통·복통 등은 생체리듬이 깨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휴가 후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김씨가 겪는 식의 '휴가병(病)'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다. 이런 휴가병이 생기는 이유는 생체리듬이 변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휴가 후에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알아봤다.

◇휴가 후 구내염·복통 등은 '생체리듬' 깨진 게 원인

휴가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피곤하거나 의욕이 없고 ▲잠을 잘 못 자고 ▲잇몸이나 입술이 부르트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설사를 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은 시차가 없는 곳으로 여행을 다녀와도, 여행지에서 음식을 잘 가려 먹거나 기후 환경에 잘 적응했어도 생길 수 있다. 생체리듬이 바뀌기 때문이다. 생체리듬이란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생리 현상을 말한다. 매일 비슷한 시각에 잠자리에 들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허기를 느끼거나, 규칙적으로 뇌파·심박·호흡이 변하는 것 모두가 생체리듬에 따라 일어나는 일들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휴가 기간 동안 평소와 다른 생활을 하면 생체리듬이 변할 수밖에 없다"며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도 생체리듬은 휴가 기간 동안의 일정에 맞춰져 있어서 여러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자야 할 시간에 멜라토닌이 안 나와서 잠들기 어렵고, 낮에는 코르티솔이 안 나와서 무기력감을 주로 느낀다. 이 때문에 면역기능도 약해져, 몸속에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나 대장균 등이 활성화돼 구내염·설사를 겪게 된다.

◇잠 몰아 자지 말고, 낮잠 30분 추천

휴가병을 막으려면 휴가지에서 생활 패턴을 안 바꾸는 게 좋다. 가급적 평소에 자던 시각에 잠들고, 먹던 시각에 식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활동량도 많이 늘리지 않아야 한다. 이미 휴가를 다녀와서 휴가병에 시달리고 있더라도, 보통 1~2주일 안에 증상이 사라지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생체리듬을 빨리 회복하고 싶다면, 휴가 후 첫 3일간 생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취침 시각, 기상 시각을 일정하게 지키면서 하루에 7~8시간씩 자는 게 좋다. 피로를 풀 목적으로 한 번에 잠을 몰아서 자면 오히려 생체리듬이 더 깨질 수 있다. 수면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밤잠 시간을 늘리기보다 낮잠을 30분 정도 자는 게 낫다.

일과 후에는 약속을 잡지 말고 일찍 귀가해서 쉬고,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많이 섭취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일할 때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면 몸에 쌓인 젖산을 없애 휴가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

◇2주 지나도 안 나으면 다른 질병 의심

휴가를 다녀온지 2주가 지났는데도 휴가 후유증 증세가 낫지 않으면 다른 질병 때문일 수 있다.

해외여행에서 껍질을 벗긴 채로 파는 과일을 먹었거나, 국내에서는 익히지 않은 날 음식을 먹은 적이 있다면 기생충 감염을 의심해본다. 기생충 감염의 경우 음식을 먹은지 2주 정도 후부터 설사 증세를 보이기 때문에, 휴가병과 헷갈리기 쉽다. 최민규 교수는 "피로감·구내염 등과 함께 발열이 동반된다면 감기를 의심할 수 있다"며 "물놀이 후 급변하는 체온이나, 실내외 온도 차이에 적응하지 못 해서 여름 휴가 후에 감기에 잘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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