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무렵인 1945년 2월 4~11일. 세 국가의 수뇌부만 따로 모여, 전후 세계 질서를 논했다. '얄타회담'이다. 이곳에서 세 사람은 아시아와 유럽을 자르고 붙였다. 한반도는 소련의 영향궤도로 들어갈 뻔했다. 이 결정들은 나중에 50년 가까이 지속되는 냉전 시대의 시발점이 된다. 이렇게 역사를 바꾼 세 인물,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 그리고 소련 이오시프 스탈린 인민위원장은 꽤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역사를 바꿨고, 동시대에서 각 국가를 대표했다. 그리고 모두 같은 이유로 사망했다. 바로 '뇌졸중'이다.◇뇌졸중에 무릎 꿇어… 루스벨트, 스탈린, 처칠 순정확히 말하면 루스벨트와 스탈린은 뇌출혈, 처칠은 뇌경색으로 생을 마감했다. 뇌혈관질환이라는 뜻인 뇌졸중은 뇌출혈과 뇌경색,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서 뇌 안에 피가 고여 뇌가 손상되는 것이고, 뇌경색은 뇌 속 혈관이 막혀 혈액을 공급받던 뇌 일부가 손상되는 것이다.가장 먼저 루스벨트가 사망했다. 얄타회담 두 달 후인 1945년 4월 12일, 루스벨트는 휴가 중이었다. 자다가 일어나 뒷목 경직과 두통을 호소하다가 쓰러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뇌출혈로 사망했다. 스탈린은 루스벨트보다 약 8년을 더 살았다. 1953년 3월 5일, 평소와 달리 스탈린이 오랜 시간 방에만 있었다. 아무도 들어가 보지 못하다가 우편을 전하기 위해 방문을 열었더니 스탈린이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대뇌 좌반구 출혈로, 마찬가지로 발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처칠이 가장 오래 살았다.1965년 1월 24일 90세의 나이로 숨졌는데, 세 번째 발발한 뇌경색으로 몸 왼쪽이 완전히 마비된 후 사망했다. 앞선 두 번의 뇌경색은 모두 이겨냈다. 네 번째 뇌경색에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더 위험한 '뇌출혈'… 증상 나타나면 바로 병원 가야셋의 태어난 순서는 사망한 순서와 반대다. 처칠이 1874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많았고, 스탈린이 1878년생으로 처칠보다 4살 동생이었다. 루스벨트는 1882년생으로 처칠보다 무려 8살이나 어렸다. 뇌졸중 증상이 생기자마자 사망한 스탈린, 루스벨트와 달리 처칠은 두 번이나 견뎠다. 이건 처칠이 꼭 더 강해서만은 아니다. 뇌출혈과 뇌경색 모두 위험하지만, 뇌출혈이 뇌경색보다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다. 뇌경색은 작은 혈관이 막히는 경우가 많아 전체 사망률이 약 5% 정도다. 그러나 뇌출혈은 20~50% 정도로 최대 10배나 높다. 뇌출혈은 한번 혈관이 터지면 뇌부종 등 합병증으로 뇌의 넓은 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뇌경색은 약하게 증상이 왔다가 사라지는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뇌출혈은 전조 증상이 없다.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무조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뇌출혈이든 뇌경색이든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이른 시간 안에 병원을 찾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얼굴, 팔, 다리 등 좌우 중 한 곳에 운동·감각 마비 증세가 나타나고 ▲정상적으로 말을 못하고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를 할 수 있고 ▲시야 장애나 겹쳐 보이는 복시 등이 있다. 특히 뇌경색은 4.5시간(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으면 예후가 좋을 가능성이 크다. 일찍 치료를 받을수록 후유증 없이 정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뇌출혈은 골든타임이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후유증이 점점 많아진다. 아직 뇌경색만큼 환자 예후를 결정적으로 바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빠르게 병원을 찾아 추가로 뇌 속에 출혈이 생기는 걸 방지해야 한다.◇암살자는 '고혈압'이었다… 술, 담배, 스트레스가 조력전 세계적으로 뇌출혈 환자가 15%, 뇌경색 환자가 85%다. 뇌출혈은 위험하지만, 그만큼 예방법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고혈압'만 잘 관리해 주면 된다. 실제로 고혈압 관리가 잘되는 선진국일수록 뇌출혈 비율은 낮고, 뇌경색 비율이 높다. 루스벨트는 얄타회담도 하기 전인 1937년 이미 수축기 혈압이 160mmHg을 넘었었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혈압 120mmHg, 이완기 80mmHg 미만이다. 얄타회담 직전엔 200을 왔다 갔다 했다. 죽기 직전엔 무려 300mmHg을 넘었다고 알려져 있다. 스탈린도 혈압이 높았다. 수축기 혈압 190mmHg, 이완기 혈압 110mmHg 정도였다고 한다. 의료진이 혈압이 높아 직무를 떠나 쉬기를 권유했지만, 그 의사가 일을 쉬어야만 했다.뇌졸중으로 죽음을 맞이한 이 세 명에게는 또 다른 공통점이 더 있었다. 셋 다 술과 담배를 사랑했다. 루스벨트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금주법을 없애기 위해 특별 위원회를 만들었고, 처칠은 아침부터 샴페인을 마셨다. 스탈린은 매일 늦게까지 술판을 벌였다. 담배 취향은 달랐는데, 루스벨트는 연초, 처칠은 시가 그리고 스탈린은 파이프를 피웠다. 얄타회담 중 술로 1등 한 사람은 루스벨트였다. 보드카 12잔을 스트레이트로 마셨다고 전해진다. 전쟁 시기 수뇌부로 모두 엄청난 스트레스와 과로가 있었는데, 여기에 줄곧 피워댄 담배와 술이 혈압을 높여 뇌졸중을 유발한 것이다. 특히 폭음은 뇌출혈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한 연구에서 매일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뇌출혈에 걸릴 가능성이 1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뇌출혈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저지방, 저염식 위주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혈압이 높다면 특히 신경 써 관리해야 한다. 비만은 뇌졸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만큼 적당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금연과 절주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당과 콜레스트레롤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빈혈 등 혈액순환 문제는 관리해야 한다.
-
-
-
-
-
-
얼굴 근육이 자주 떨린다면 의심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안면연축이다. 안면연축(경련)은 한쪽 얼굴 근육이 의도치 않게 간헐적,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질병을 말한다. 안면연축의 구체적인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본다.◇심하면 눈이 저절로 감기거나, 얼굴 일그러져안면연축은 증상이 눈꺼풀에만 발생할 수 있고 입 주변 근육이 함께 실룩거리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한쪽으로만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한쪽 눈이 떨리거나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눈이 저절로 감기거나 얼굴이 일그러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안면연축은 안면 신경의 자극 증상으로 눈과 입이 의도치 않게 미세하게 떨리는 경련성 증상이다. 안면마비와 다르다. 안면마비는 안면 신경 기능 마비로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이마 주름이 마비되는 것이 특징이다. 둘은 다른 질병이며 당연히 치료법도 다르다. 그러나 안면마비 후유증으로 안면연축이 발생할 수는 있다.◇안면연축, 일상생활 어려움에 우울증 동반안면연축의 원인은 주로 뇌혈관이 안면 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 임상인 증상이 나타나면 뇌혈관과 안면 신경 관계를 평가하고 종양, 다발성 경화증 등 이차적 원인 확인하기 위해 혈관을 포함한 뇌 MRI 검사를 할 수 있다. 안면 신경 기능 평가를 위해서 신경전도, 근전도 검사를 시행한다.치료법은 약물치료, 보톡스 주사, 수술의 3가지 방법이 있다. 약물치료는 신경안정제, 항경련제, 근이완제, 항콜린제를 사용한다. 비교적 효과는 좋지만 길게 지속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중단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따라서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없다면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보톡스 주사를 주로 사용한다. 보톡스 주사는 불수의적으로 움직이는 근육을 마비 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평균 3~6개월 주기로 처방한다. 다만, 보톡스 치료는 주사를 반복적으로 맞아야 되는 불편함이 있고 맞을수록 약효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안면연축은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치료를 방치하면 안면 떨림과 얼굴 찡그림이 심해지며 이로 인한 수치심과 불안, 우울증 등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 조기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
-
-
-
-
-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에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지만, 과도하면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로 면역세포에 이상이 생기면 비정상 세포 증식이 장시간 지속되면서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는 뇌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업무 효율도 저하시킨다.◇스트레스, 해마 용적 줄어들게 만들어실제로 심한 스트레스는 뇌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로마린다대의대 알츠하이머 예방 프로그램 공동 책임자 딘 세르자이 전문의에 따르면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너무 많아지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아지고, 뇌의 해마를 수축시킨다. 실제로 체내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사람의 경우 해마 용적이 14%나 감소됐다는 캐나다 맥길대학교 연구 결과가 있다. 코르티솔은 또 우울증 예방, 완화에 필요한 세로토닌 호르몬 생산을 방해하고 뇌세포간 신호 연결을 담당하는 시냅스를 손상시킨다. 몸에서 면역작용을 하는 백혈구 수치를 감소시켜 뇌에 부산물들이 누적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뇌가 손상을 입기도 한다.◇업무 효율 저하되기도스트레스를 받으면 업무 효율이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업무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가상현실에서 이미 잘 알고 있는 길에 무작위로 배치된 후, 목표 장소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들이 길을 찾는 동안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이들의 뇌 활동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한 그룹은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가벼운 전기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고, 나머지 그룹은 아무런 경고를 받지 않았다.그 결과, 전기충격 경고를 받지 않은 그룹은 이미 알고 있는 기억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름길을 구상해서 이동하려는 경향을 보였지만, 전기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를 받은 그룹은 습관적인 움직임에 따라 길을 헤매는 경향을 보였다. fMRI 분석 결과에서도 전기충격을 걱정하는 그룹은 해마와 전두엽 기능이 덜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신경계 활동을 방해해 기억을 검색하고 사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웃음, 명상, 일광욕…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평소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15초 동안 크게 웃기만 해도 엔도르핀과 면역세포가 활성화돼 수명이 이틀 연장된다는 미국 인디애나주 메모리얼 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있다. 18년 동안 웃음을 연구한 리버트 박사는 웃는 사람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NK세포가 활성화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웃음이 보약"이라는 말이 사실인 셈이다. 이 외에도 명상, 일광욕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준다.
-
껍질에 영양소가 집중돼 있는 식품들이 있다. 껍질째 먹으면 건강에 더 좋은 과일, 채소에 대해 알아본다.◇사과사과는 껍질째 먹으면 좋은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과 껍질 속 식이섬유 펙틴은 위장 운동을 원활하게 해 변비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껍질의 붉은색을 띠는 안토시아닌은 활성 효소로부터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고, 폐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사과 껍질에는 비만을 예방하고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우르솔산도 들어있다. 다만, 사과 꼭지는 잘라 먹는 게 안전하다. 농약이 잔류하는 경우가 많다.◇단호박단호박 껍질에는 알맹이에 없는 항산화 물질, 페놀산이 풍부하다. 페놀산은 노화를 방지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따라서 단호박은 껍질째 쪄서 먹거나, 따로 모아서 3~4일 정도 말린 후 차로 끓여 먹으면 좋다. 단호박은 껍질뿐만 아니라 씨에도 영양이 풍부하다. 호박씨에는 칼슘, 마그네슘이 들어 있어 뼈·신경·근육 강화가 필요한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이 먹으면 좋다. 호박씨는 깨끗이 씻어서 말린 후 껍질을 까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당근당근에는 눈 건강과 시력 보호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베타카로틴은 당근의 중심부보다 껍질에 2.5배 더 많이 함유돼 있다. 따라서 원형 썰기를 해서 껍질과 중심부를 함께 먹거나, 껍질째 기름에 볶아 먹으면 좋다. 당근 속 베타카로틴은 볶을 때 체내 흡수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항산화 물질인 폴리아세틸렌도 당근 껍질에 많다. 폴리아세틸렌은 세포 재생을 도와 피부 노화 속도를 늦추고 몸속 염증을 없앤다.◇땅콩땅콩의 겉·속껍질은 모두 영양이 풍부하다. 땅콩의 겉껍질은 뇌의 염증을 줄이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루테올린이 풍부하다. 겉껍질은 깨끗하게 씻은 뒤 끓는 물에 우려내 차로 마시면 된다. 땅콩의 붉은 속껍질은 카테킨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암을 비롯한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섬유질도 다량 함유돼 포만감을 주고 장운동을 촉진한다. 식감 등의 이유로 속껍질이 먹기 부담된다면 쪄먹거나 밥에 함께 넣어 먹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땅콩을 넣어 지은 밥(땅콩 10%)이 일반 밥보다 항산화 성분, 단백질, 무기질 등의 함량이 2배 더 높다.◇고구마고구마 껍질 속 안토시아닌 성분은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준다. 고구마 껍질에는 베타카로틴도 풍부한데,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A로 바뀌어 노화를 방지하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고구마 껍질은 식이섬유가 많아 원활한 배변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고구마는 열에 찌거나 삶아도 전분에 비타민C가 남아있기 때문에 껍질째 먹으면 건강 효과가 더욱 커진다. 만약 껍질이 질겨지는 게 싫다면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잘게 썰어 샐러드로 먹으면 좋다. 고구마를 껍질째 먹으려면 껍질에 묻은 흙과 이물을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흐르는 물에 고구마를 부드러운 스펀지나 손으로 살살 문지르면서 씻어내면 된다.◇양파양파 껍질은 양파 속보다 폴리페놀은 20~30배, 케르세틴은 4배로 많이 함유돼 있다. 폴리페놀은 우리 몸의 활성산소를 무해한 물질로 바꾸는 기능을 한다. 활성산소는 몸속 정상세포를 공격해 노화를 촉진하고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 위험을 높인다. 케르세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춰 혈액순환을 돕는다. 껍질까지 먹기 어렵다면 육수를 끓일 때 양파 껍질까지 넣어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
농수산물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문제가 심각하다. 이미 가격이 오르고 있는 농수산물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바나나, 김, 코코아 등… 기후변화로 멸종 비상등 켜져▶바나나=바나나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최근 바나나 뿌리가 썩는 파나마병이 유행하면서, 바나나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오르면 바나나 뿌리를 썩게 만드는 '푸사리움 월트 TR4' 곰팡이 번식이 왕성해지는 게 원인이다. 현재 이 곰팡이는 호주,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까지 옮겨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파스칼 리우 수석 경제학자는 "기후변화는 바나나 산업에 엄청난 위협"이라며 "파나마병을 유발하는 곰팡이는 홍수나 강풍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면 더 빠르게 퍼질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바나나가 '캐번디시'라는 한 종으로,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바나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모두 병에 걸려 아예 사라지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일부 상점에서 바나나 부족 사태가 나타났다. 리우 경제학자는 "공급이 크게 늘지 않으면 바나나 가격은 앞으로도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커피콩=최근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른 이유는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커피는 잘 자라려면 특정 온도, 빛, 습도 등이 맞춰져야 하는데, 기후변화로 온도, 습도 등이 모두 달라지면서 생산에 큰 차질이 생겼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아라비카, 로부스타 등 75종의 커피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라비카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품종이다. 약 15년 후에는 생산량 절반 가까이가 뚝 떨어질 예정이다. 월드커피리서치는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연간 8000만 벌크백 생산되고 있는 로부스타가 4500만 벌크백만 생산될 것으로 봤다.▶코코아=최근 코코아 선물(先物) 가격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지난 주말 코코아 선물 가격(5월 인도분)은 톤당 6396달러로, 한 달 전보다 10.2%, 연초보다 49.6%나 뛰었다. 지난해 3월엔 톤당 2775.48달러에 불과했다. 지난 4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톤당 6586달러나 됐다. 이유는 마찬가지로 기후변화다. 전 세계 카카오의 약 70%는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서아프리카 4개국이 공급하는데, 최근 서아프리카에 엘니뇨(해수 온난화 현상)와 카카오 병충해가 덮쳐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2050년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2도가량 올라가면, 서아프리카엔 카카오나무가 살 수 없다고 발표했었다. 기온이 올라가면 카카오나무가 병충해로 멸종할 위험도 커진다. 실제로 코스타리카에서는 평균 기온이 올라가고 전반적으로 습해지는 기후 변화로 카카오나무에 곰팡이병이 생겨 지난 1983년 코코아 수출이 96%나 급감했다. 현재 비영리 연구기관 국제열대농업연구센터(CIAT)에서 밝힌 카카오나무 보존지수는 35.4점이다. 75점은 넘어야 충분히 보호받는 상태로 볼 수 있다. 기후변화로 병해충은 확산하고 있는데, 서아프리카지역 카카오 농부들은 종자를 개량하거나 비료, 약을 쓸 여력이 없어 가격은 당분간 지속해서 오를 예정이다.▶오렌지=최근 오렌지 주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감귤녹화병이 돌며 오렌지 생산량이 감소했고, 결국 가격이 올랐다. 2022~2023년에는 병이 돌기 이전과 비교했을 때 수확량이 10%뿐이었다. 감귤녹화병은 기온이 높을수록 가속화한다. 마찬가지로 기후변화가 원인인 것. 오렌지도 바나나처럼 유전자 다양성이 부족해 퍼지기 쉽고, 저항성이 있는 품종을 찾기 어렵다. 오렌지는 귤(만다린)과 포멜라에서 나온 식물체 중 돌연변이를 선별해 얻은 품종으로, 전 세계 품종의 유전자가 거의 비슷하다. 다행히 오렌지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은 선제 조치로 병이 퍼지는 것을 막았지만 한 번 뚫리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사과=지난해와 올해 금사과 파동이 일어난 것은 기후 이상으로 꽃이 10일가량 빨리 폈기 때문이다. 과일나무 개화가 빨라지면 과일이 4월에 맺혀 저온에 노출된다. 냉해 등의 피해를 입을 위험이 커진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폭우, 우박 등이 쏟아지면서 지난해엔 사과밭에 전염병이 돌기도 했다. 잠시 정부가 납품 단가 지원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대형 마트도 자체 할인 행사를 시작하며 가격이 주춤하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이 없어 장기적으로 봤을 땐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농진청에서는 "최근 과수 피해 유형을 보면 봄철 개화기 저온 피해가 규모도 크고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같은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2050년엔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K-푸드 열풍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김도 생산량에 이상이 생겼다.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보통 김은 수온이 크게 오르기 전인 약 5월까지 수확한다. 수온이 오르면 생산 가능 시간이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해양 온난화가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연평균 표층 수온은 1990년 이후 역대급 높았고, 남해는 20년 평균치보다 0.5도 올랐다. 수온이 올라가자 전국 김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전남 해역에서 김 생산량이 평년보다 15%나 줄었다. 현지 경매가도 2배 이상 올랐다. 작년 물량은 지난 10년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음식의 간을 맞출 때 쓰는 소금은 겉보기엔 다 같아 보여도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정제염, 천일염, 죽염, 가공염 등… 이들은 제조 과정과 영양, 맛도 각양각색이다. 이 많은 소금 중 어떤 것을 먹으면 좋을까?◇소금, 정제염과 천일염으로 구분소금의 종류부터 알아보자. 소금은 크게 정제염과 천일염으로 나뉜다. 바닷물을 전기로 분해해 염화나트륨만 분리해 만든 것이 정제염(精製鹽)이고, 바닷물을 그대로 증발시켜 얻는 소금이 천일염(天日鹽)이다. 정제염은 천일염에 비해 입자가 작고 고른 반면 천일염은 입자가 크고 거칠어 흔히 '굵은 소금'으로 불린다.정제염은 염화나트륨이 99.8%를 차지하기 때문에 매우 짜다. 반면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농도가 80% 정도고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이 많다. 오래 발효시켜야 하는 장아찌 등을 만들거나 김치를 담글 때는 정제염보다 천일염을 쓰는 게 좋다. 천일염 속 미네랄은 음식을 무르지 않고 단단하게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정량을 정확히 맞춰 소금을 넣어야 하는 가공식품을 만들 때는 입자가 작고 균일한 정제염을 쓰는 게 효과적이다. ◇국내 천일염, 미네랄 함유량 가장 많아몸에 더 좋은 것은 천일염으로 알려졌다. 천일염에 함유된 미네랄은 염화나트륨이 몸 밖으로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돕는다. 맛이 덜 짜기 때문에 정제염보다 더 많은 양을 쓰게 될 수는 있지만, 미네랄이 많아 잘 배출되는 보완작용이 이뤄진다. 게다가 국내 천일염의 미네랄 함유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가 질 좋은 소금을 생산한다고 알려진 세계 60여 개 바다에서 난 천일염의 구성 성분을 비교한 결과, 국내 천일염의 미네랄(마그네슘·칼슘·칼륨) 함유량이 1만2143㎎으로 가장 많았다. 값비싼 프랑스 게랑드 지방 소금은 미네랄 함유량이 7166㎎으로 국내보다 적었다. 정제염에도 마른 새우나 멸치를 함께 갈아 넣으면 미네랄을 보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한편, 천일염은 별다른 정제과정을 거치지 않아 불순물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가 국내 5개 지역(전남·충남·전북·경기·인천)에서 생산된 202개의 천일염을 분석한 결과, 중금속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아주 미미해 인체에 안전한 수준이었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실제 인천시가 시중에 유통 중인 소금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천일염의 미세플라스틱 함량은 최대 68.5(mp/100g)로 나타났다. 정제염은 최대 14.1(mp/100g)에 그쳤다.◇항산화 성분 많은 죽염, 감칠맛 더하는 맛소금도 있어이외에 다른 소금들은 정제염이나 천일염을 특정한 방식으로 굽거나, 정제하거나, 이 둘에 새로운 첨가물을 넣어 만들어진 것들이다. 천일염을 대나무 안에 넣어 고온에 구운 게 죽염(竹鹽), 정제염에 조미료를 섞은 게 가공염이다. 특히 죽염은 항산화 성분이 많아 건강 효과가 뛰어난 소금이다. 항산화 성분은 몸의 노화를 더디게 하고, 암과 염증 질환을 완화한다. 실제로 죽염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한다는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천일염에 있는 미량의 불순물을 거르고 싶다면 ‘꽃소금’을 택하자. 꽃소금은 천일염을 물에 녹여 불순물을 거른 후 다시 가열해 만든 것이다. 소금에 감칠맛을 더하고 싶다면 ‘맛소금’을 쓰면 된다. 맛소금은 정제염에 조미료를 10% 정도 섞은 것이다.다만, 어떤 소금이라도 과다한 나트륨 섭취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여 주의해야 한다. 짠 음식을 먹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고혈압 위험이 올라가고, 혈압이 높으면 혈관 벽이 손상돼 각종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이다. 한 끼에 밥, 국, 반찬 등을 모두 더해 약 667mg 정도 섭취하는 게 적당하다.
-
-
대변은 우리 몸 중 소화 기관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음식물은 식도→위→십이지장→소장→대장→직장을 거치며 대변으로 배설된다. 따라서 각 소화기관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대변의 색깔과 모양이 변한다. 간·쓸개·췌장의 이상도 대변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변을 더럽게만 여기는데, 잘 관찰하면 몸속 숨은 질병을 알아낼 수 있다.◇가느다란 대변, '영양 상태' 부실 신호대변 모양을 주의해서 잘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바나나처럼 길고 적당히 굵은 대변을 볼 때 건강하다고 여긴다. 만약 대변이 평소보다 가늘어졌다면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을 때 주로 가는 대변이 나온다. 드물지만, 대장이나 직장에 암이 생겨도 대변이 가늘어진다. 대변이 가늘게 나오는 게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된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반대로 대변이 평소보다 굵어지거나, 중간에 끊기거나, 토끼똥처럼 자잘한 모양이라면 수분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초록·노란색은 정상, 검거나 붉으면 출혈 탓대변의 색깔도 중요하다. 대변이 갈색인 이유는 담즙 때문이다. 담즙은 지방을 소화시키는 효소로, 간에서 만들어져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이동한다. 여기서 음식물과 만난 뒤 장으로 내려가는데, 담즙은 장내세균과 만나면 갈색·황토색·노란색 등으로 변한다. 담즙은 원래 초록색을 띤다. 사람마다 주로 먹는 음식이나 장내세균의 분포가 달라서 담즙이 변성된 후의 색깔이 다 다르다. 갈색·황토색·노란색 같은 대변을 보는 것은 모두 정상 범위에 속한다.다만, 대변이 붉거나, 검거나, 흰빛을 띠면 질병 탓일 수 있다. 대변이 붉은 것은 항문과 가까운 소화기관, 즉 대장 등 하부(下部) 위장관에 출혈이 있기 때문이다. 대장암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검은색 대변은 반대로 식도·위·십이지장·소장 등 상부(上部) 위장관에서 출혈이 생겼다는 신호다. 음식물에 혈액이 섞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검은빛으로 변한 것이다. 위식도 역류질환, 위염, 위궤양 등이 있을 때 출혈이 생기기 쉽다.대변이 흰색이면 담도폐쇄증일 가능성이 있다. 담도가 막히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흐르지 못해, 대변에 담즙이 섞이지 않는다. 이때는 흰 쌀밥을 뭉쳐놓거나, 두부를 으깨놓은 것 같은 대변을 본다. 담도는 주로 담도염·담도암 등이 있을 때 막힌다.◇배변 횟수·냄새는 음식에 따라 제각각대변을 보는 횟수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루에 두세 번, 2~3일에 한 번도 있다.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모두 정상이다.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대변보는 횟수가 늘어날 수 있으며, 고기를 많이 섭취하면 줄어든다. 대변 냄새는 먹는 음식에 따라 바뀐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장내세균 중 유해균의 수가 늘어나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향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