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 치료법 많지만… 당뇨병 신약·CGM, 여전히 문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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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당뇨병 치료가 혈당 조절을 넘어 합병증까지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국내 건강보험 급여 기준과 지원 제도는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신 치료 흐름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은 고혈압(59.6%), 고콜레스테롤혈증(74.2%), 비만(52.4%) 등 한 가지 이상의 동반질환을 갖고 있다. 반면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 관리율은 15.9%에 그친다. 혈당 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환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오승준 교수는 "과거에는 당화혈색소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치료 목표였다면, 최근에는 같은 혈당 수준이라도 환자의 동반질환과 합병증 위험을 함께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러한 변화는 진료지침에도 반영됐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 유럽당뇨병학회는 심혈관질환과 만성콩팥병, 비만 등을 고려한 개별화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해 모든 환자에게 우선 사용하도록 했던 대표적인 경구용 혈당강하제 메트포르민 권고를 삭제했다. 대신 동반질환과 합병증 위험 등을 고려해 처음부터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최신 치료제를 제때 적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GLP-1RA(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가 대표적이다. GLP-1RA는 혈당 조절뿐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신장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해 주요 진료지침에서도 권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2월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았다.

다만 GLP-1RA를 건강보험 급여로 처방하려면 여전히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등 기존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신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기존 치료를 먼저 거쳐야 한다. 오승준 교수는 "오젬픽 급여 등재는 국내 치료 환경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면서도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가 실제 진료 현장에 자리 잡으려면 급여 기준도 최신 치료 흐름에 맞춰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장의 모순은 환자들도 체감하고 있다. 당뇨와건강 환우회 염동식 회장은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비만도나 심혈관·신장 합병증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현재 급여 기준은 최근 치료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CGM 지원 확대…"중증 2형도 지원 검토"
약제뿐 아니라 연속혈당측정기(CGM)에 대한 지원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치료에 활용하는 의료기기다. 현재는 주로 1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요양비 방식으로 지원된다. 상당수 2형당뇨병 환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김성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현재 1형당뇨병 환자 중심의 지원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2형당뇨병 환자 중에도 혈당 변동성이 크고 저혈당 위험이 높은 환자가 적지 않다"며 "의학적 필요도가 높은 환자부터 단계적으로 지원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복잡한 지원 절차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현재 1형당뇨병 환자는 CGM 구매 시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환자가 먼저 비용을 부담한 뒤 건강보험공단에 요양비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염동식 회장은 "환자들은 급여 기준과 신청 절차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가 먼저 비용을 부담한 뒤 직접 청구해야 하는 방식이라 많은 환자들이 여전히 진입 장벽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치료에 필요한 환자들이 보다 쉽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