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병원 건립 경쟁 치열… 6500병상 공급 예고

수도권 곳곳에서 대학병원 건립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의료 지형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대학병원은 물론 지방 대학병원도 수도권 진출을 타진하면서 의료기관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대학병원 건립 사업은 10여 건에 달한다. 확정된 병상 규모만 6500병상에 이른다. 아직 병상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사업까지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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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동경
◇빅5 몰린 송도·청라·시흥… '2029년 경쟁'
대학병원 건립 사업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인천과 경기 서남부권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800병상 규모 송도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하고 있다. 2029년 개원이 목표다. 현재 지하 골조 공사를 마치고 지상 건축 공사 입찰을 진행 중이다. 연구·교육·바이오 기능을 결합한 연구중심병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800병상 규모 서울아산청라병원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역시 2029년 개원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암센터와 심뇌혈관센터 등 중증질환 진료 역량을 강화하고, 바이오 연구시설을 포함한 의료복합타운도 함께 들어선다.

서울대병원은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800병상 규모 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2029년 개원이 목표다.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연계해 연구·교육·산학협력 기능을 갖춘 첨단 연구중심병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경기 서남권 중증의료 거점 역할도 맡게 된다.

세 병원 모두 2029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과 바이오 산업 육성으로 의료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초기 의료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동탄·김포·위례… 신도시 의료벨트 확대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대학병원 건립도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700병상 규모 병원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2035년 개원이 목표다. 현재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며 AI 기반 의료서비스와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한 미래형 대학병원을 지향한다. 동탄과 용인 남부권, 오산권역을 아우르는 의료 거점 역할도 기대된다.

인하대병원은 경기 김포시 풍무지구에 700병상 규모 신병원 건립에 나섰다. 2031년 개원을 목표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와 검단신도시, 인천 서북부를 아우르는 권역 거점병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주대의료원은 경기 과천시 막계동 특별계획구역과 평택 브레인시티에서 병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개원 목표 시기는 각각 2032년과 2031년이다.

과천병원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첨단 의료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병원을 목표로 한다. 개원 시 300병상을 운영한 뒤 2단계로 200병상을 추가해 총 500병상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평택에서는 500병상 규모 병원을 먼저 조성한 뒤 최대 800병상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단지와 브레인시티 개발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다.

강동성심병원도 서울 송파구 거여동 위례신도시에 700병상 규모 위례성심병원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병상수급계획 사전 승인을 받으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종합병원과 재활·요양병원, 주거·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의료복합타운 형태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한양대의료원은 경기 안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양대 ERICA캠퍼스 인근 부지에 대학병원 설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병상 규모와 사업 방식, 개원 일정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다.

◇호남 넘어 수도권으로… 조선대 파주 진출
지방 대학병원의 수도권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최근 파주시가 추진 중인 파주메디컬클러스터 종합병원 유치 사업에 참여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병원은 500병상 규모로 조성되며, 응급의료센터와 심뇌혈관센터,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25개 진료과를 중심으로 경기 북부 필수의료를 담당할 예정이다. 사업이 성사되면 호남권 대학병원 첫 수도권 진출 사례가 된다.

다만 이들 사업이 모두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병상수급 정책은 여전히 가장 큰 변수다. 수도권은 병상 총량 관리 대상인 만큼 신규 병원은 병상수급계획 사전 승인과 병원 개설 심의를 거쳐야 한다. 실제 아주대 과천병원은 개원 시 운영 병상을 300병상에서 262병상으로 조정해 신청했고 현재 복지부 심의를 받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의료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병상수급 정책이 대학병원 건립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병상 규모와 개원 일정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