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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간통죄에 대한 위헌여부 판결을 앞두고 있다. 2008년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에서 5(위헌) 대4(합헌)로 가까스로 합헌 결정이 나왔지만, 간통죄는 형벌로서의 실효성을 상실한 ‘식물 형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간통사건의 대부분이 공소취하나 집행유예로 끝나며, 60.9%가 아내의 외도가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여성을 보호하는 방패막도 아니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 간통죄의 역사는 고조선부터 시작되었다. 《삼국지》의 동이전에 ‘남녀가 음란하면 모두 죽였으며, 투기하는 여자를 더욱 미워하여 죽인 뒤 나라의 남쪽 산위에 버려 두어 썩게 했다. 여자 집에서 시신을 가져 가려면 우마(牛馬)를 바쳐야 했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전환되는 시기라 여성의 외도에 더욱 엄격했다.백제는 간통한 여성을 노비로 삼았으며, 고려시대에는 아내가 간통한 경우 남편은 상대 남자를 죽이고 처를 내쫓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대명률(大明律)의 규정에 따라 미혼과 기혼을 불문하고 남녀를 동일하게 처벌했으나, 유부녀의 간통 행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했다. 역사적으로 여성의 간통에 매우 엄했던 나라는 로마다. 로마는 유부녀가 바람을 피우면 재산을 몽땅 빼앗고 추방시켰다.카스트라는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인도도 유별났다. 같은 계급의 남녀가 간통했을 경우에는 가벼운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계급이 낮은 남자가 높은 여자와 간통하는 상음(上淫)의 경우에는 남자의 심벌을태워 잘랐고, 그것도 모자라 빨갛게 달군 철판에 눕혀 화형에 처했다. 또한 그 반대로 높은 계급의 남자가 낮은 계급의 여자와 간통했을 경우에는 쇠로 만든 남자 심벌을 불에 달구어 여성의 질 속에 삽입해 음부를 태웠다. 철저하게 계급적 신분에 따라 형벌이 가해졌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 조선시대 양반 남성들은 많은 특혜를 누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노비에 대한 간통이었다. ‘종년 간통은 누운 소 타기보다 쉽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여성 노비는 기혼과 미혼을 가리지 않고 무시로 범할 수 있었는데, 이를 ‘갓김치 먹기’라고도 했다. 노동에 찌든 여종의 몸에서 땀 냄새가 났기에 갓김치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처벌도 솜방망이 정도에 그쳤다. 어우동(於于同)에 버금가는 섹스 스캔들로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은 유감동(柳甘同)은 평양현감을 지낸 최중기의 아내로 무려 39명과 간통 행각을 벌였다. 그녀가 사통한 인물 중에는 사헌부 지평, 고을의 수령, 공조판서를 비롯한 공신의 자제 등 각계의 지도층 인사들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가 사대부의 부녀자였기 때문에 법에 따르면, 그녀와 관계를 맺은 남성들은 모두 사형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남성들은 장형 또는 파직의 형벌을 받는 데 그쳤다. 유감동이 음녀(淫女)이기 때문에 간통한 남자 들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판결 덕분이었다.
차별적인 남성 중심의 성문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은 개화(開化) 바람이었다. 1889년 3월, 몰락해 가는 조선왕조의 덕수궁 앞에서 50여 명의 여인네들이 시위를 벌였다. 여인들은 장대에 ‘한 지아비가 두 아내를 거느리는 것은 윤리를 거스르는 일이며, 덕의를 잃는 행위(一夫二失 悖倫之道 德義之失)’란 글을 매달고 축첩 반대 구호를 외쳤다. 고종 황제에게도 후궁을 물리쳐 모범을 보일 것을 요구했는데, 마침내 1905년 간통죄 공표를 이끌어 냈다.
고대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는 ‘기혼자의 외도는 배우자의 무관심과 소극적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부부생활을 오래 지속하다 보면 권태기가 오기 마련인데, 이때 서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배우자에 대한 성적매력을 상실해 외도의 유혹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플루타크 영웅전》을 쓴 플루타르코스는 《윤리논집》에서 결혼 생활의 48가지 가르침을 통해 ‘잠자리를 거절하는 것은 난폭하고 애교가 없는 것이며, 화가 났다고 하여 각방을 쓰는 것도 잘못이다’라고 통박했다. 또한 아이를 낳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의무감으로 아내와 잠자리를 갖는 남성들에게는 ‘자신만 쾌락을 느낀다면 침실은 외도를 위한 연습장이 되고 만다’고 했다.
외도는 부부간의 성적 트러블에서 시작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이혼건수 12만3999건 중 1위가 성격 차이(5만7801건), 2위가 경제 문제(1만7871건), 3위가 배우자의 부정(1만351건)이었다. 성격 차이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혼전문 변호사나 가정법원의 조정위원들은 성격 차이를 ‘성적(性的) 차이’라고 파악한다. 성격 차이라고 에둘러 표현하고 있지만, 속내는 부부관계가 원만치 못해 불화를 겪다 결국 이혼이라는 파경을 맞는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배우자의 외도를 사전에 예방하는 한편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는 비결은 성적 트러블을 치유하는 것이다.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면 주저 없이 상담을 통해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치료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솔직한 성(性) 대화다. 부부간에 서로 좋아하는 애무법이나 체위 등을 숨김 없이 표현하고, 이를 침실에서 아낌 없이 실행한다면 누구라도 무미건조한 부부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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