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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화제… 생명체 존재할 수 있는 곳, 어디?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화제… 생명체 존재할 수 있는 곳, 어디?

    18일 개봉한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화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20~22일 관객 수 43만85명을 기록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이는 주연 라이언 고슬링의 대표작 ‘라라랜드(42만7150명)’를 넘는 성적이며 CGV 골든에그지수 97%, 롯데시네마 9.3, 메가박스 9.1로 높은 평점을 유지 중이다. 중학교 과학 교사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는 종말 위기에 처한 태양과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주 한가운데로 파견된다. 같은 목적으로 우주에 온 뜻밖의 존재 ‘로키’를 만나 각 행성의 운명을 건 미션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로키는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생명체 ‘에리디언’ 종족인 설정으로, 외계인 존재 여부나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다른 행성의 조건 등을 곱씹게 만든다. 최근,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연구 결과 하나가 발표됐다.미국 코넬대 칼 세이건 연구소 연구팀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행성 45개를 밝혀냈다. 과학계에서 지금까지 6000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발견했으나 아직 그중 어떤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항성과의 거리 ▲행성이 받는 복사 에너지의 양 ▲대기 구성 ▲궤도 특성 등을 분석해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는 행성을 추려냈다.분석 결과, ‘골디락스 존’에 위치한 행성 45개가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디락스 존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의미하는 천문학 용어로, 행성 표면이 적정 온도를 유지해 물이 액체 상태를 유지한다. 예를 들어, 태양계에서는 지구가 이 범위에 위치하는 반면 금성은 태양에 너무 가까워 표면 온도가 지나치게 높고 화성은 거리가 멀어 낮은 기온 때문에 물이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트라피스트-1(TRAPPIST-1) d·e·f·g를 생명체 거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성으로 꼽았다. 다만, 현재 기술로는 이 행성계까지 이동하는 데 약 80만 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에 참여한 길리스 로우리 박사는 “향후 핵 펄스 추진 등 차세대 우주 기술이 개발된다면 이동 시간을 수백 년 수준까지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의 주저자인 리사 칼테네거 박사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것과 유사한 수준의 에너지 분포를 보이는 행성들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에 구축한 행성 목록은 향후 외계 생명체 탐사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7년 발사 예정인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 망원경, 2029년 관측 예정인 초거대 망원경 등 차세대 행성 관측 프로젝트에 활용될 전망이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학술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최근 게재됐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2026/03/23 17:07
  • ‘항산화 성분’ 글루타치온의 배신… 암세포 먹이로 쓰인다

    ‘항산화 성분’ 글루타치온의 배신… 암세포 먹이로 쓰인다

    글루타치온은 세포 손상을 막고 노화를 늦추는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최근, 글루타치온이 오히려 종양 성장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윌못 바이오뱅크에 저장된 유방암 환자의 종양 샘플을 수집해 종양 미세환경 대사체 분석을 수행했다. 종양 조직과 주변 환경을 분리한 뒤 각각에 존재하는 체액을 분석했다.그 결과, 종양 주변(암세포 외부)에 글루타치온이 높은 농도로 축적돼 있었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글루타치온을 적극적으로 영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가설을 세워 2차 실험을 진행했다. 동위원소 표지 기술을 활용해 글루타치온을 투여한 뒤 이 표지가 어떻게 암세포 내부로 이동하는지 추적했다.분석 결과, 글루타치온이 분해돼 글루타메이트, 시스테인, 글리신 등 세 가지 아미노산으로 전환된 뒤 암세포 내부로 유입됐다. 연구를 주도한 아이작 해리스 박사는 “암세포가 GGT 효소를 활용해 글루타치온을 분해하고 세포 성장에 필수적인 시스테인을 얻는 기전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전 검증을 위해 GGT 효소 작용을 억제하는 3차 실험을 진행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암세포 글루타치온 합성 경로를 끊거나 GGT 효소를 억제한 뒤 글루타치온 투여 후 흐름을 관찰했다. 그 결과, GGT 효소가 억제되면 글루타치온이 분해되지 못하면서 시스테인 공급이 줄어들었고 종양 성장 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글루타치온 보충이 암 발병으로 이어진다고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이번 연구의 시사점은 특정 성분의 문제를 꼬집기보다 암세포가 다양한 영양원을 활용해 성장한다는 점을 밝혀낸 것으로, 앞으로 암 치료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다. 아이작 박사는 “우리가 무해하다고 생각하는 영양분을 암세포가 어떻게 활용하는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암세포가 영양분을 획득하는 방식을 파악해 그 활동을 차단하는 방법에 대한 후향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천연식품 섭취를 제한할 필요도 없다. 해리스 박사는 “채소, 과일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들로 구성한 균형 잡힌 식단은 체중 조절, 건강한 면역 체계 유지에 효과적이다”라며 “다만, 추가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고농도의 글루타치온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다.✔ 외롭고 힘드시죠?암 환자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편지부터, 극복한 이들의 수기까지!포털에서 '아미랑'을 검색하세요. 암 뉴스레터를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 2026/03/19 23:00
  • 부쩍 잦아진 악몽… 암 신호일 수 있다고?

    부쩍 잦아진 악몽… 암 신호일 수 있다고?

    꿈이 신체 이상을 나타내는 전조증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보스턴 의과대 수면 전문가 패트릭 맥나마라 박사는 영국 ‘데일리메일’에 “평소보다 강렬하거나 이상하거나 불안한 꿈은 질병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경고 신호다”라고 말했다.뇌가 체내 미세한 생체 변화 신호를 먼저 감지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꿈으로 발현된다는 분석으로, 심리학계에서는 ‘전조 꿈(prodromal dreams)’이라 일컫는다. 맥나마라 교수는 “감염이나 질병이 시작되면 몸은 아직 눈에 띄는 증상이 없더라도 미묘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며 “뇌가 꿈을 꾸는 렘수면 중에 이러한 신호를 처리하며 상징적이거나 불안한 이미지로 꿈에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위협 감지 역할을 하는 뇌 반변연 영역에서 이뤄진다. 맥나마라 교수는 뒷받침 근거로 몇몇 연구를 제시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이 렘수면 행동장애를 겪는 1200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73%가 파킨슨병이나 치매 진단을 받았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사람 중 83%가 진단 전 평소보다 생생하고 강렬한 꿈을 경험했다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보스턴대 연구팀이 자살 위험이 높은 89명의 환자를 모니터링 한 결과, 80%가 자살 시도 몇 주 전부터 평소와 다른 위협적인 꿈을 꿨다고 보고했다. 맥나마라 교수는 “만약 꿈에서 평소와 달리 특정한 패턴이 반복된다면 신체가 위협을 감지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꿈속에서 이유 없는 공격을 당하거나 낯선 인물이 나타나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경험하는 등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전조 꿈 이론을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데는 아직 한계가 있다. 맥나마라 교수는 “임상 등에서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2026/03/15 01:00
  • 반려견 쓰다듬으면 ‘이 호르몬’ 증가… 남녀 효과 달랐다

    반려견 쓰다듬으면 ‘이 호르몬’ 증가… 남녀 효과 달랐다

    반려견과 교감하는 활동이 사람의 스트레스와 뇌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활동 유형에 따라 남녀 반응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경북대, 오산대 연구팀과 함께 반려견 교감 치유 활동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대학생 13명(여성 6명, 남성 7명)을 대상으로 반려견과 함께하는 활동을 정적 활동, 동적 활동으로 나눠 실험했다. 정적 활동은 반려견을 쓰다듬거나 간식을 주고 이름을 부르는 등 접촉 중심의 활동이며, 동적 활동은 산책, 장애물 넘기, 원반 던지기처럼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침 속 호르몬, 뇌파, 심박수 변화를 측정해 생리적 변화를 분석하고, 의미분별척도 설문을 통해 감정 상태와 활력 수준도 평가했다.그 결과, 반려견과 교감한 뒤 참가자들의 몸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여성은 정적 활동에서, 남성은 동적 활동에서 더 큰 효과를 보였다.여성은 반려견을 쓰다듬고 간식을 주는 등 정적 활동을 했을 때 유대감 호르몬인 옥시토신 수치가 41% 높아졌다. 반면 남성은 산책이나 장애물 체험 등 동적 활동을 했을 때 옥시토신 수치가 45% 증가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남녀 모두 감소했다. 정적 활동 후에는 27%, 동적 활동 후에는 20% 줄었다.뇌파 분석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정적 활동 후 집중력과 관련된 저베타파와 뇌 활성화와 관련된 고베타파가 증가했다. 특히 남성은 동적 활동 후 이완 상태와 관련된 알파파도 증가했다.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가 반려견을 활용한 교감 치유 활동의 효과를 객관적인 생리 지표로 확인한 연구라고 설명했다.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과 이휘철 과장은 “반려견과의 교감 활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기초 연구”라며 “앞으로 더 많은 대상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해 과학적 근거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과학이야기신소영 기자2026/03/14 12:30
  •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이 욕심' 많다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이 욕심' 많다

    오른손잡이는 협력적인 행동에 유리하고 왼손잡이는 경쟁적인 상황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탈리아 키에티-페스카라대 연구팀이 553명을 대상으로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성향에 따른 경쟁심에 대해 비교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왼손잡이 50명과 오른손잡이 483명으로 구성됐으며 성격, 경쟁심, 우울증, 불안 등과 관련된 설문조사에 응답했다.분석 결과, 왼손잡이는 자기 계발적 경쟁 지향성이 강한 반면 오른손잡이는 불안에 기반한 경쟁 회피 성향이 강했다.연구팀은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세바스티안 오클렌부르크 교수는 “예나 지금이나 왼손잡이는 전체의 약 10.6%로 극히 드물었다”며 “인류가 생존을 위해 경쟁하던 과거에는 소수의 왼손잡이가 예측 불가능한 공격 방향을 보임으로써 전투에 유리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예상치 못한 이점을 활용하면서 전투를 넘어 스포츠 등 경쟁적인 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서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펜싱, 배드민턴 등 스포츠에서 더 큰 기습효과를 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다.연구팀은 또 다른 가능성으로 ‘소수자 효과’를 제시했다. 소수 집단에 속한 개인이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더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성취 동기와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이론이다. 오클렌부르크 교수는 “왼손잡이는 소수 집단에 속한다는 점에서 성장 과정에서 더 많은 불편과 좌절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경험이 문제 해결 상황에서 더 높은 적응력이나 경쟁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크 주커버그, 폴 매카트니, 빌 게이츠 등 세계적인 기업 CEO들은 혁신적인 결과를 낸 왼손잡이로 꼽히기도 한다.다만, 개인의 능력이나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은 왼손잡이 외에도 다양하다. 오클렌부르크 교수는 “왼손잡이와 높은 성취 사이의 연관성은 통계적 경향일 뿐 경쟁 우위 가능성은 교육, 환경, 성격, 기회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 2026/03/03 23:20
  • 시원한 박하사탕 먹으면 입속 온도 내려갈까?

    시원한 박하사탕 먹으면 입속 온도 내려갈까?

    박하사탕이나 껌 등 멘톨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먹으면 입안이 시원해진다. 이는 단순 기분 탓이 아니라, 인체에 존재하는 ‘냉각 감지 단백질 통로’가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이다. 최근 이러한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 의대 이석용 교수와 이혁준 박사팀이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멘톨 성분이 인체의 냉각 감지 단백질 통로인 ‘TRPM8’을 활성화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TRPM8은 피부와 입, 눈의 감각 신경세포 막에 존재하는 단백질 통로로, 섭씨 8~28도의 차가운 자극(체온 기준)에 반응한다. 이온이 세포 안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차가운 느낌을 주는 신경 신호가 뇌로 전달되게 한다.연구팀이 온도를 섭씨 20도에서 4도까지 낮추며 극저온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차가운 온도와 멘톨이 동일한 TRPM8 통로를 열지만, 작동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확인됐다. 차가운 온도는 이온이 실제로 통과하는 중앙 통로의 구조를 직접 변화시켜 통로를 여는 반면, 멘톨은 통로 옆의 다른 부위에 먼저 결합한 뒤 단백질 전체 형태를 바꿔 변화가 통로까지 전달되게 했다. 즉, 멘톨은 체온을 실제로 낮추지 않으면서도 몸이 추위를 느낀 것처럼 신경계를 자극하는 물질인 것이다. 차가운 자극과 멘톨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반응이 더욱 강해지는 시너지 효과도 관찰됐다. 두 자극을 함께 가했을 때 TRPM8 통로가 완전히 열리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는 차가운 자극만으로 얻어내기 어려운 결과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의학적으로도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TRPM8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만성 통증, 편두통, 안구건조증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TRPM8을 활성화하는 멘톨 유사 물질 아콜트레몬이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돼, 미국 식품의약청의 승인을 받고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준혁 박사는 “이전까지는 차가운 자극이 구조적 수준에서 TRPM8 이온 통로를 어떻게 활성화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며 “차가운 자극이 특정 구조 변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함에 따라 이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탐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1~2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 70회 생물물리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과학이야기최소라 기자2026/03/02 04:00
  • 같은 음식 먹고 탈 났는데, 나만 유독 더 아팠던 이유

    같은 음식 먹고 탈 났는데, 나만 유독 더 아팠던 이유

    독감에 걸리거나 백신을 맞고, 혹은 특정 환경 물질에 노출되는 경험이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 장기적인 흔적으로 남아 이후 면역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어떤 사람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지만 어떤 사람은 중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이런 차이는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과 살아오면서 겪은 감염, 백신, 환경 노출 같은 ‘삶의 경험’이다.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동일한 DNA를 가지고 있음에도, 면역세포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후성유전학적 변화’다. DNA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지만, 유전자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조절하는 일종의 ‘스위치’가 달라지는 현상이다. 이 스위치의 상태에 따라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세포의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미국 솔크 생물학 연구소의 에커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실제 면역세포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110명의 혈액을 분석했다. 대상자들은 독감. 사스(SARS-CoV-2), HIV 감염이나 탄저균 백신 접종, 농약 등 다양한 바이러스, 세균, 환경 물질에 노출된 경험을 가졌다.연구팀은 DNA의 특정 위치에 붙는 작은 화학적 표시인 ‘DNA 메틸화’를 분석해 유전적 차이와 삶의 경험이 면역세포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를 비교했다. 특히 면역 기억을 담당하는 세포와 빠르게 반응하는 세포 등 역할이 다른 면역세포에서 두 요소가 어떻게 다른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살폈다.그 결과, 면역세포의 작동 방식은 유전뿐 아니라 삶의 경험에도 함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 영향은 비교적 안정적인 유전자 영역에서 나타나 장기적인 면역 반응의 기본 틀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감염이나 환경 노출 같은 경험은 외부 자극에 빠르게 반응하도록 조절하는 영역에 더 많이 영향을 미쳤다. 즉, 유전이 면역 시스템의 기본 성향을 만든다면, 삶의 경험은 실제 상황에서의 반응 방식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연구팀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단순히 타고난 유전자로만 결정되지 않는다”며 “감염, 백신, 환경 노출과 같은 다양한 경험이 면역세포의 작동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력은 타고난 요소와 살아가며 축적된 경험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는 의미다.또 이러한 차이가 사람마다 면역 반응이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면역세포에 남은 이런 ‘과거 경험의 흔적’을 분석하면, 특정 감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미리 추정하는 연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됐다.이번 연구는 사람마다 면역세포에 남아 있는 흔적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후성유전학적 특징이 질병의 원인을 분류하거나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도 제시됐다.장기적으로는 감염되기 전부터 개인의 유전 정보와 면역세포에 남아 있는 특징을 함께 분석해, 같은 병에 걸리더라도 어떤 사람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고 어떤 사람은 더 크게 아플지 미리 예측하는 의료 연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에 지난 1월 게재됐다.
    과학이야기이아라 기자2026/02/18 20:00
  • “부모보다 지능 낮은 첫 세대”… Z세대에 무슨 일 있었나?

    “부모보다 지능 낮은 첫 세대”… Z세대에 무슨 일 있었나?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Z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학업 성취도와 주요 인지 능력 전반에서 낮은 성과를 보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교실과 일상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스크린 중심 환경이 집중력과 사고력 저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신경과학자 재러드 쿠니 호바스 박사는 최근 미 의회 증언에서 “1997~2010년생으로 분류되는 Z세대는 표준화된 학업 평가에서 바로 앞선 세대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한 최초의 세대”라고 말했다. 그는 Z세대가 주의력, 기억력, 문해력, 수리력, 실행기능, 전반적인 지능(IQ) 등 주요 인지 기능 지표 대부분에서 이전 세대보다 낮은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의 학습 능력을 실제보다 높게 인식하는 경향도 함께 나타난다고 덧붙였다.호바스 박사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속적인 스크린 노출’을 꼽았다. 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에 상시 노출된 첫 세대로, 학습 환경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청소년이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가량을 화면을 바라보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인간은 본래 타인과의 상호작용과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학습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요약 정보와 짧은 영상 위주의 학습은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학교 현장에서도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에듀테크’ 수업이 빠르게 확산했지만, 기대만큼의 학습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호바스 박사는 “교실 내 스크린 사용 시간을 줄이고, 다시 책을 통해 깊이 읽고 사고하는 환경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1800년대 후반 이후 세대별 인지 발달을 추적해 왔는데, 그동안은 모든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더 높은 성과를 보여 왔다”며 “Z세대에서 그 흐름이 처음으로 꺾였다”고 말했다.이 같은 현상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80개국의 학업 성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학교 현장에 디지털 기술이 본격 도입된 이후 학업 성과가 유의미하게 하락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며 “교육 현장에 기술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학습 성과가 떨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학교 교육에서 교실 내 디지털 기기 사용을 재조정하고, 다음 세대인 알파세대를 위해 보다 균형 잡힌 학습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이야기신소영 기자 2026/02/10 22:20
  • 샤워할 때… 여성이 남성보다 ‘이것’ 더 좋아한다는데?

    샤워할 때… 여성이 남성보다 ‘이것’ 더 좋아한다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것을 선호하고, 남성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지난달 31일 영국 더미러에 따르면 틱톡 팔로워 270만명을 보유한 미국 마취과‧통증의학 전문의 쿠날 수드 박사는 영상을 통해 여성이 뜨거운 샤워를 선호하는 배경을 과학적으로 설명했다.수드 박사는 “여성은 체열을 더 쉽게 잃는 경향이 있다”며 피부 혈류와 호르몬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여성이 남성보다 심부 체온이 약간 더 높지만, 피부 표면 근처의 혈류량이 적어 피부가 더 빨리 식는다”며 “이 때문에 같은 실내 온도나 물 온도라도 여성에게는 남성보다 더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호르몬도 체감 온도에 영향을 미친다. 수드 박사는 “특히 생리 주기 동안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변하면서 따뜻함과 차가움을 느끼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트로겐은 사춘기, 생리 주기, 가임력, 임신은 물론 다양한 신체 기능에 관여하는 여성의 주요 성호르몬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생성하지만, 여성의 수치가 훨씬 높다. 프로게스테론은 자궁이 임신을 준비하도록 돕고 생리 주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수드 박사는 여성의 휴식 상태에서 내부 열 생성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짚었다. 이 때문에 뜨거운 샤워 같은 외부 열원이 여성에게 편안함을 주고 체온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해당 영상은 많은 공감을 얻었다. 네티즌들은 “생리 중에는 특히 뜨거운 샤워가 너무 편하다”, “온도가 26도 아래로 내려가면 스웨터를 입고, 살짝만 바람이 불어도 덜덜 떤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실제로 네덜란드 연구진이 2015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이 선호하는 실내 온도는 약 22도인 반면 여성은 약 25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심부 체온이 높지만, 안정 시 대사율이 5~10% 낮아 체열 유지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로 인해 기온이 낮을수록 더 춥게 느끼며, 뜨거운 샤워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폐경기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혈관을 확장시키며 체온 변화를 크게 느껴 샤워 온도 선호가 달라질 수 있다.
    과학이야기최소라 기자 2026/02/08 23:00
  • AI 과도하게 쓰면… ‘이 질환’ 위험도

    AI 과도하게 쓰면… ‘이 질환’ 위험도

    잦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이 뇌기능을 저하시켜 종국에는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이 나왔다.영국 ‘데일리메일’의 수석 과학자 윌리엄 헌터 박사는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뇌의 책임적 사고가 줄어든다”고 말했다.실제로 미국 MIT 연구 결과, 생성형 AI 중 하나인 챗GPT를 활용해 에세이를 쓴 사람은 본인이 직접 에세이를 쓴 사람보다 뇌 활동성이 55% 낮았다. 특히 기억, 주의, 계획을 담당하는 주요 인지 영역에서 신경 간 연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활용한 참여자들은 작성한 에세이 내용을 기억하거나 다시 활용하는 능력도 미흡했다. 연구팀은 이를 ‘인지 부채’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AI가 과제 수행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장기적으로는 뇌의 인지적 노력과 기억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헌터 박사는 “이 상태가 장기간 반복되면 노년기 인지 기능 저하에 대응할 수 있는 인지 예비능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지 예비능은 손상에 대비해 뇌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능력을 말하며, 인지예비능이 높을수록 뇌기능 쇠퇴가 더디다.헌터 박사는 “AI 과사용은 창의적 사고, 기억력 등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되 뇌의 근본적인 사고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사용 시 다음 세 가지를 실천해 뇌기능을 지킬 것을 권고했다. ▲AI를 통해 바로 답을 얻기보다 스스로 먼저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비판적인 사고로 질문해 본 뒤 AI 답변과 대조해 보고 ▲기억하기 어려운 내용은 반복해서 학습하기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 2026/01/20 23:20
  • [소소한 건강 상식] “예전 같지 않네” 왜 매년 숙취가 심해지지?

    [소소한 건강 상식] “예전 같지 않네” 왜 매년 숙취가 심해지지?

    점점 비슷한 양의 술에도 빠르게 취하고 숙취가 심해지는 경우가 늘어난다. 몸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단순 기분 탓일까?실제로 나이가 들면 신체 구성이 변화하면서 알코올이 몸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다. 미국 일리노이 내과 전문의 미나 말호트라 박사는 미국 '폭스 뉴스'를 통해, “식단이나 습관이 변하지 않았더라도 점점 알코올 대사 처리가 바뀐다”며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그 차이를 체감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나이가 들면 체내 수분량, 간 효소 분비가 줄면서 간 대사 속도가 서서히 떨어진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작용이 둔해지면서 술이 혈액 속에 더 오래 남게 되고 결국 같은 양을 마셔도 취기가 빨리 오고 숙취가 오래간다. 노화로 인한 염증 반응과 알코올이 유발하는 염증 증가가 겹쳐 수면 질 저하, 탈수 등이 심해지고 두통, 피로, 몸살 증상이 길게 지속되기도 한다. 근육 감소와 체지방 증가도 영향을 미친다. 말호트라 박사는 “알코올은 물에 잘 녹는 물질이라 나이가 들수록 체내 수분과 근육이 줄면 알코올이 더 농축된 상태로 혈액 속에 퍼진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 폐경 전후 호르몬 변화가 알코올 대사를 더디게 만들어 음주 후 회복을 늦출 수 있다. 신진대사 변화도 한몫한다. 노화로 에너지 대사가 변화하면 알코올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 헬스에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고령자는 젊은 사람보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더 높게 측정된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문제는 비단 숙취뿐만이 아니다. 알코올은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며 나이가 들수록 이로 인한 장기적인 건강 위험이 커진다. 음주는 낙상, 인지 기능 저하, 간질환, 암 등 각종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말호트라 박사는 “가급적 금주하되 술을 꼭 마셔야 한다면 속도를 늦추고 음식을 곁들이고 알코올 함량이 낮은 주종을 택하고 항상 물과 함께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 2026/01/13 23:20
  • 설거지 귀찮아도… 밤새 그릇 담가두면 안 되는 이유

    설거지 귀찮아도… 밤새 그릇 담가두면 안 되는 이유

    식사 후 설거지를 바로 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후자의 경우, 흔히 설거짓거리를 따뜻한 물에 불려 싱크대에 쌓아놓는다. 그런데 최근, 더러운 접시를 밤새 따뜻한 물에 담가두면 식중독을 비롯한 감염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영국 미생물학자 제이슨 테트로 박사는 “주방 싱크대는 분변성 대장균, 식중독 병원체, 피부 박테리아 등 여러 박테리아가 모이는 장소다”라며 “식기류를 따뜻한 물에 담가두면 유해 미생물이 자라기 쉬운 덥고 습한 환경이 조성돼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카디프 메트로폴리탄대 연구팀이 영국 전역 46가구 주방 내 미생물 분포를 분석한 결과, 싱크대에서 가장 많은 미생물이 검출됐다. 대장균, 엔테로박터 클로아케, 폐렴간균이 가장 많았으며 발열,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한다.  물에 담가두지 않고 쌓아두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미국 네바다대 공중보건 전문가 브라이언 라버스 박사는 “싱크대에 더러운 접시를 쌓아두는 것도 박테리아 확산 위험을 높인다”며 “음식 찌꺼기가 상온에 놓여있으면 벌레가 꼬이면서 결국 주방 전체로 박테리아를 퍼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식중독이나 기타 유해 박테리아 감염 위험을 낮추려면 사용한 식기류는 가급적 당일 바로 세척하는 게 좋다. 주방 세제 등을 사용해 기름때나 음식 찌꺼기를 닦아낸 뒤 흐르는 물에 15초 이상 충분히 헹군다. 식기 기름기가 잘 제거되지 않을 때는 술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알코올 속 에탄올이 기름과 결합해 잘 녹이는 효과가 있다. 녹은 기름은 키친타월이나 휴지로 닦아내면 된다. 스펀지나 수세미 등 식기에 직접 닿는 세척 도구는 사용 후 제대로 건조하고 교체시기를 준수해야 한다. 물에 반복적으로 닿고 음식 잔여물이 남아있어 소량의 세균도 빨리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펀지는 가급적 1~2주 단위로 교체하는 게 좋고 교체 전에는 표백제를 활용해 관리하면 된다. 물 4L에 표백제 4분의 3컵을 섞고 스펀지를 5분간 담가놓는다. 이후 스펀지를 물로 헹구면 된다. 식기용 수세미는 매주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며 가급적 두께가 얇은 제품을 사용해야 빠르게 건조할 수 있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 2025/12/29 21:20
  • “꿈 속에 등장한 그, 없던 호감 생겨” 과학적 이유 밝혀졌다

    “꿈 속에 등장한 그, 없던 호감 생겨” 과학적 이유 밝혀졌다

    어떤 사람과 긍정적인 상황을 ‘상상’하기만 해도 실제로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미국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 연구팀은 50명을 대상으로 뇌영상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자신이 아는 사람 30명을 떠올리고, 각 인물에 대한 호감도를 평가했다. 이후 MRI(자기공명영상) 장비에 누운 상태에서 특별한 감정이 없던 인물들의 이름을 본 뒤, 8초 동안 해당 인물과 긍정적 또는 부정적 상황을 상상하도록 지시받았다.그 결과, 긍정적 장면을 상상했던 사람들에 대한 호감도가 실제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뇌영상 분석에서 그 이유가 드러났다. 긍정적인 상상을 할 때 보상과 학습을 담당하는 ‘복측선조체’가 활발히 반응했고, 이 신호가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는 ‘배내측 전전두피질’로 전달되며 감정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연구팀은 “실제 경험뿐 아니라 상상 속 경험도 같은 방식으로 뇌에서 학습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미래의 대화, 사회적 상황, 도전적인 장면을 생생하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동기나 회피 행동, 이후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대인관계 개선, 불안 감소, 운동·음악 퍼포먼스 향상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와의 긍정적 대화를 머릿속에서 연습하면 실제 대화에서도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가 큰 상황을 앞두고 있다면, 머릿속에서 긍정적 상호작용을 미리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실제 반응과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하지만 반대 상황도 있다. 불안이나 우울이 있는 사람은 종종 부정적 장면을 떠올리는데, 이런 상상은 실제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 저자인 롤란드 브누아 교수는 “상상만으로도 세상을 어둡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과학이야기신소영 기자 2025/12/14 11:05
  • 회사에서 ‘적당히’ 일하는 사람, 사이코패스라고?

    회사에서 ‘적당히’ 일하는 사람, 사이코패스라고?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특성을 보이는 사람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용한 퇴사는 미국에서 시작된 용어로 실제 퇴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주어진 업무만 처리하며 추가적인 책임을 회피하는 등 직장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초과근무를 하지 않고 정시퇴근을 하거나 ‘투폰(두 개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행위 모두 조용한 퇴사에 포함된다. 인도 모틸랄 네루 국립기술연구소 연구팀은 IT·은행·의료·제조업 등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402명을 대상으로 조용한 퇴사 특성과 다크 트라이어드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심리학 용어인 다크 트라이어드는 자기애·마키아벨리즘·사이코패스 세 가지 부정적인 성격 특성을 총칭한다. 마키아벨리즘은 ▲타인에 대한 조종과 착취 ▲도덕성 결여 ▲이기적인 성향이 특징이며 자기애는 ▲이기주의 ▲자부심 ▲공감 부족 ▲과대성이 특징이다. 사이코패스는 ▲지속적인 반사회적 행동 ▲충동성 ▲무자비함 ▲이기심이 특징이다. 분석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과 자기애적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조용한 퇴사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업무에서 기대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일을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책임을 덜 지려는 경향을 보였다. 마키아벨리즘은 조용한 퇴사와 연관성이 미미했다.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이 있으면 책임을 회피하는데 죄책감을 적게 느끼기 때문에 조용한 퇴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자기애적 성향은 ‘이 정도 행동은 괜찮다’고 스스로 합리화하거나 ‘나는 더 대접받아야 한다’는 심리적 권리의식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다만, 조용한 퇴사를 선택한 모든 사람이 반드시 사이코패스나 나르시시스트라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를 주도한 한피아 라프만 박사는 “부실한 경영, 번아웃, 직장의 과소평가 등 여러 이유로 조용한 퇴사를 택할 수 있다”며 “성격 요인뿐 아니라 직장 환경 전체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액타 심리학(Acta Psychologica)’에 최근 게재됐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2025/12/03 20:00
  • [소소한 건강 상식] 보기만 했을 뿐인데… 영화 속 주인공 다치면 나도 아픈 이유, 뭘까?

    [소소한 건강 상식] 보기만 했을 뿐인데… 영화 속 주인공 다치면 나도 아픈 이유, 뭘까?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다치거나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게 된다. 마치 직접 그 고통을 겪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왜 그런 걸까?최근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에 의하면, 뇌의 시각을 처리하는 부위가 촉각 영역까지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뇌 시각 처리 영역이 순수 시각 정보만 받아들이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촉각 처리 영역까지 관여한다는 새로운 분석이다.영국 레딩대·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미국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성인 174명을 대상으로 영화 ‘소셜 네트워크’, ‘인셉션’ 등을 시청할 때 참여자들의 뇌 활동을 분석했다.그 결과, 다른 사람이 간지럼을 느끼거나 다치는 모습 등을 볼 때 촉각을 처리하는 뇌 부위가 실제로 그 부위를 자극받은 것처럼 활성화됐다. 연구를 주도한 니콜라스 헤저 박사는 “뇌가 눈으로 본 장면을 몸에 대응시켜 직접 촉각을 느낀 것처럼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라며 “시각 시스템이 보는 정보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 체계와 긴밀하게 연결돼 본 것을 곧바로 자신의 몸 기준으로 변환해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반대로도 작용한다. 예를 들어, 어두운 곳에서 화장실을 찾을 때 손으로 더듬어 얻는 촉각 자극이 시각 정보를 보완해 공간 구조를 머릿속에 그리도록 돕는다. 즉, 시각과 촉각은 각각의 정보를 통합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주변 환경을 분명하게 파악하도록 돕는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 2025/11/30 19:03
  • 인간 뇌 구조, 인생에서 네 차례 바뀐다… 언제?

    인간 뇌 구조, 인생에서 네 차례 바뀐다… 언제?

    인간의 뇌는 삶의 전 과정에서 일정하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연령을 기점으로 구조적 성격이 뚜렷하게 바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 케임브리지대 뇌과학 연구팀은 뇌 구조가 생애 동안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0세부터 90세까지 총 4216명의 확산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분석했다. 확산 MRI는 뇌 속 신경섬유가 어떤 경로로 연결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촬영 기법이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뇌의 여러 영역이 서로 얼마나 촘촘하고 효율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12가지를 비교했고, 이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단순화해 종합 분석했다.분석 결과, 뇌의 연결 구조는 나이에 따라 서서히 변하는 것이 아니라 약 9세, 32세, 66세, 83세를 전후로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 전환점을 보였다. 출생부터 약 9세까지는 뇌에 많은 연결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동시에 불필요한 연결이 정리되는 시기였다. 이는 감각·운동·언어 등 기본적인 기능을 빠르게 습득하고, 주변 환경에 맞게 뇌 구조를 다듬는 과정과 관련된 변화로 해석된다.9세부터 32세까지는 뇌 전체에서 정보 전달 효율이 점차 높아지며 연결 구조가 정돈되는 단계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는 서로 다른 뇌 영역이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학습, 판단, 문제 해결처럼 여러 정보를 종합해 처리하는 기능이 강화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30세 전후에는 뇌 전체 연결 효율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 정보 처리 면에서 구조적 효율성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로 평가된다.32세 이후 66세까지는 뇌 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시기에 해당했다. 이 시기에는 기억·언어·시각 등 역할이 다른 뇌 영역들이 각자 기능을 분담하는 구조가 점차 뚜렷해졌다. 66세 이후에는 뇌가 멀리 떨어진 여러 영역을 넓게 연결하기보다 서로 이웃한 영역끼리 묶여 정보를 처리하는 구조로 바뀌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이미 익숙한 기능이나 비슷한 정보를 중심으로 처리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변화를 시사한다. 83세 이후에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분명해졌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뇌 발달과 노화가 단순한 성장과 쇠퇴의 연속이 아니라, 인생 단계마다 서로 다른 방향의 구조 변화로 이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여러 연결 지표를 함께 분석해야만 이러한 전환 시점을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는 한 시점의 영상을 연령별로 비교한 방식이어서, 같은 사람의 뇌 변화를 장기간 추적하지는 못했다는 한계도 지적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5일 게재됐다.
    과학이야기유예진 기자 2025/11/27 21:20
  • “전자레인지 쳐다보지 마” 전자기파 나와 해롭다는 말, 사실일까?

    “전자레인지 쳐다보지 마” 전자기파 나와 해롭다는 말, 사실일까?

    어렸을 때 전자레인지를 돌리고 앞에 서 있으면 꼭 듣던 말이 있다. “전자기파가 나와 몸에 좋지 않으니 떨어져 있어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이 괴담, 과연 사실일까?21일 EBS ‘취미는 과학’에서는 ‘전자기파, 정체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과학 토크쇼가 열린다. 공개된 예고편서 광운대 화학과 장홍제 교수는 전자레인지와 관련한 전자기파 괴담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장홍제 교수는 “전자레인지는 보통 전자기파 주파수 2.45GHz를 많이 쓴다”며 “전자레인지 문에는 구멍 뚫린 금속판이 있는데 이 구멍 지름은 보통 2mm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주파수 2.45GHz를 파장으로 바꾸면 12.2cm로, 파장에 비해 전자레인지 구멍(2mm)이 작아서 전자기파가 전자레인지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또 “전자레인지의 불빛은 가동 중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 전자기파가 나온다는 신호는 아니다”고 했다. 즉 전자레인지를 돌릴 때 전자기파가 나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전자레인지 내부는 금속인 철로 만들어져 있고 전자기파가 외부로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전자레인지 문에 설치한 그물망도 금속이다. 전자레인지 용기 밖으로 전자기파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2.45GHz의 마이크로파가 투과하지 못하고 반사되는 금속을 사용한 것이다.만약 전자레인지의 전자기파가 유출되더라도 강도가 매우 낮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이 집필한 저서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에 따르면 전자레인지 전자기파는 정형외과에서 쓰는 적외선보다도 에너지가 약하다. 헤어드라이어의 전자기파는 전자레인지에 코를 대고 들여다볼 때보다 10배가량 높고, 3cm 두께의 요를 깐 전기장판도 10배 정도 높은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가습기의 전자기파는 전자레인지의 14배에 달하고, 화장실 비데의 전자기파는 20배다. 이 관장은 “이런 식으로 따지면 세계보건기구(WHO)의 발암 등급표에 휴대전화와 같은 등급(2B)으로 올라가 있는 김치도 먹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장홍제 교수도 “와이파이와 전자레인지의 주파수가 같다”고 했다.
    과학이야기이아라 기자 2025/11/23 09:30
  • “꿈에서 보기 어렵다”는 다섯 가지, 뭘까?

    “꿈에서 보기 어렵다”는 다섯 가지, 뭘까?

    꿈에서는 하늘 날기 등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데 반대로 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도 존재한다. 영국 꿈 연구자·수면 데이터베이스 책임자 켈리 버클리 박사가 ‘데일리메일’에 ‘꿈에 드물게 나타나는 다섯 가지’를 공유했다. ◇스마트폰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량이 아무리 많아도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꿈을 꾸진 않는다. 버클리 박사 연구팀이 꿈 1만6000건을 분석한 결과, 여성 꿈 중 3.55%, 남성 꿈 중 2.69%에서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자 디어드리 배럿 박사는 “과거에는 자연재해, 야생동물 등 위협에 대비해 생존하는 것이 우선가치였다”며 “이에 꿈이 현실 속 위협에 맞설 준비를 위한 방어기제로 진화하면서 도망치거나 떨어지는 꿈을 많이 꾸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폰은 현실 속 위협과 연관성이 낮아 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 읽기꿈에서는 글을 읽지 못한다. 배럿 박사는 “꿈속에서 글을 보더라도 이를 무의미하거나 추상적인 기호로 여길 뿐 현실에서처럼 해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에서는 언어와 관련된 뇌 영역이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독서 등 글 읽기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숫자꿈에서 수학 공식이나 시계 속 숫자를 인지하는 것도 어렵다. 미국 텍사스대 인지 신경과학자 벤자민 베어드 박사는 “꿈은 삶의 경험과 달리 우리 주변 세계의 실제 세부사항에 뿌리를 두지 않는다”며 “뇌가 외부 입력이 없는 상태에서 장면을 생성하기 때문에 숫자, 글 등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냄새·맛 느끼기꿈에서 식사를 할 수는 있지만 그 음식의 맛이나 냄새를 느낄 순 없다. 버클리 박사는 “남성과 여성 모두 1%만 꿈에서 냄새를 인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무의식 상태에서는 후각, 미각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뿐더러 사람들이 시각이나 청각만큼 미각과 후각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자기 자신꿈에서 자기 자신을 볼 수 없으며 스스로를 마주하더라도 정확한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지 못한다. 배럿 박사는 “꿈에서 보는 자신은 다른 형태로 뒤틀리거나 실제 나이가 아닌 다른 나이의 모습으로 보이는 등 변형된 형태다”라며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꿈이 원래 지닌 불안정성과 관련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꿈속의 나를 실제처럼 정교하게 재현해내는 것이 뇌에게 지나치게 복잡한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2025/11/20 00:01
  • “올 것이 왔다” 챗GPT 많이 써 ‘AI 정신병’ 걸린 사례 나와… 증상 봤더니?

    “올 것이 왔다” 챗GPT 많이 써 ‘AI 정신병’ 걸린 사례 나와… 증상 봤더니?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챗봇에 중독돼 ‘AI 정신병’에 걸릴 위험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AI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현실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망상에 빠져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접어든 것을 말한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AI 정신병을 겪은 몇몇 사례를 보도했다. 벨기에 여성 제시카 얀센(35)은 결혼을 앞둔 직장인이었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커지자 챗GPT 사용 빈도가 늘었고 하루에도 여러 번 사용 한도를 초과할 정도로 AI 의존도가 상승했다. 1주일 뒤 정신 이상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고 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챗GPT가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AI가 망상에 동조하며 칭찬을 쏟아내자 점점 현실 감각을 잃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여대생 한나 레싱(21)은 학문적인 목적으로 챗GPT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친구와의 관계가 끊기자 하루 종일 AI와 대화하며 점차 현실 대인관계가 단절됐다. 그는 “챗GPT는 언제나 내 생각을 인정해줘 사람보다 AI와 대화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챗봇의 아첨하는 성향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 정신건강의학과 쇠렌 외스터가르드 교수는 “대규모 언어모델은 사용자의 언어와 톤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맞장구를 치도록 설계돼 있다”며 “반복될수록 사용자가 스스로와 대화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 쉬우며 특히 망상 성향이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한 촉매제가 된다”고 말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신경정신과 전문의 해밀턴 모린 박사는 “아직 AI 중독에 대한 공식 진단 체계가 없지만 이미 일부 사용자에게서 행동 중독과 유사한 패턴이 나타난다”며 “취약한 사용자가 AI에 의존해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사회적·제도적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챗GPT를 개발한 OpenAI에서는 챗봇 의존도 상승의 위험성을 인지해 AI가 사용자의 정신적 고통을 인식해 적절히 대응하도록 시스템을 지속 개선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사용자 측면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모린 박사는 “AI는 인간 공감 능력을 모방할 뿐 실제 개선 효과가 있는 정서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지 못한다”며 “필요한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만약 AI 사용량이 늘면서 수면·학업·대인관계 등을 방치하기 시작하고 사용을 멈췄을 때 불안, 짜증 등을 느낀다면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2025/11/05 20:30
  • 오래 살려면 ‘인지기능’도 좋아야… 왜?

    오래 살려면 ‘인지기능’도 좋아야… 왜?

    어릴 때 인지기능이 뛰어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 에든버러대 연구팀이 6~18세 1만2441명의 아동·청소년기 IQ 테스트 등 인지기능 검사 관련 데이터와 부모 세대 38만9166명의 수명 데이터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두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어린 시절 인지기능과 부모 수명 사이에 유전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했다.그 결과, 어릴 때 인지기능이 우수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장수 유전자와 강력한 연관성이 있었다. 즉, 인지기능이 뛰어난 아이일수록 오래 사는 유전자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는 의미로 일부 유전자가 뇌 건강을 좋게 유지시키는 동시에 전신 건강 및 노화를 늦추는 기능이 있었다.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서도 청소년 인지기능 테스트 점수가 1 표준편차 더 높을수록 사망위험이 24%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공통점과 어린 시절부터 인지기능을 발달시키는 것이 교육 성취도 수준을 높여 건강한 생활습관, 환경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 장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연구에 참여한 데이비드 힐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어렸을 때의 똑똑함이 학업 성취도를 넘어 평생의 생활건강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인지 발달을 돕는 교육이나 돌봄 과정 등을 발전시키기 위한 공중 보건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유전체 정신의학(Genomic Psychiatry)’에 최근 게재됐다.
    과학이야기최지우 기자2025/10/2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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