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 식욕 사라지는 의학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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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이 오르면 우리 몸이 열을 식히기 위해 피부 쪽으로 혈액을 집중시키면서 위장으로 향하는 혈액이 줄면서 식욕이 감소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무더위 속 식욕 저하는 흔히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체온 조절을 위한 신체 반응이 식욕 감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영국 브리스톨대 신경과학 전문가 댄 바움가르트 박사는 “기온이 급등하면 뜨거운 음식뿐 아니라 식사 전체에 대한 욕구가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된다“며 ”무더운 날씨에는 신체가 음식을 소화, 흡수하는 것보다 몸을 식히는 데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신체가 신진대사 등 생리적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려면 체온이 섭씨 37도로 유지돼야 한다. 만약 체온이 이보다 과도하게 낮아지거나 높아지면 효소 등 생화학 반응 작용이 멈추거나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

무더운 날씨에는 외부 열이 체온을 끌어올리지 않도록 몸이 냉각 장치를 가동한다. 땀 배출과 혈류 조절이 대표적이며 피부 쪽으로 혈액을 더 많이 보내 열을 외부로 방출한다. 이때 위장 등 다른 기관으로 향하는 혈류는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도 하나의 원인이다. 음식을 소화하고 영양소를 흡수·운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쓰이면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위 속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체온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신체는 체온 조절을 우선으로 하기 위해 장의 활동과 혈류를 일부 억제하고 식욕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갈증과 배고픔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도 식욕 감퇴에 영향을 미친다. 더운 날씨에는 땀 배출이 늘면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손실된다. 뇌는 이를 보충하기 위한 강한 갈증 신호를 보내고 이 과정에서 음식보다 수분 섭취가 우선시될 수 있다. 갈증에 의해 물을 한꺼번에 많이 마신 뒤 복부 팽만감으로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한편, 더위로 식욕이 감소해도 영양 섭취를 소홀히해서는 안 된다. 바움가르트 박사는 “식욕이 없을 때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 과일, 우유·요거트 등 간단한 유제품 등을 소량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백질과 전해질을 충분히 보충하고 수분을 꾸준히 섭취해 체온을 낮추면 감소했던 식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