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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염증인 줄 알았는데 희귀질환… “50대 이후 발병하면 더 위험”

    눈 염증인 줄 알았는데 희귀질환… “50대 이후 발병하면 더 위험”

    50세 이후에 발병한 MOG항체질환 환자는 젊은 환자에 비해 장애가 남을 위험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던 박 씨(62)는 어느 날 왼쪽 눈이 침침해졌다. 단순한 노안으로 여겼지만 증상이 지속되고 통증이 생기자 병원을 찾았고, 시신경염 진단을 받았다. 추가로 진행한 특수 혈액 검사에서 최종적으로 박 씨가 받은 진단명은 이름도 생소한 ‘MOG항체질환’. 즉시 치료받았으나 젊은 환자와 달리 시력은 끝내 잘 회복되지 않았다.MOG항체질환은 면역 체계가 뇌와 척수, 시신경의 보호막인 수초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수초가 손상되면 신경 신호 전달이 차단되거나 왜곡된다. 이 과정이 시신경에서 일어나면 시신경염, 척수에서 발생하면 척수염, 뇌에서 발생하면 뇌의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국내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1.5명에 불과한 매우 희귀한 질환이다. 기존에는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해 혈액 속 MOG항체를 검출하는 세포 기반 분석법이 보급되고 고령 인구가 증가하며 고령층에서도 진단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민주홍 교수, 국립암센터 신경과 김수현 교수,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주현진 교수 연구팀은 MOG항체질환의 예후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18년 8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전국 28개 병원에 등록된 성인 MOG항체질환 환자 350명을 분석한 것이다.연구팀은 환자의 발병 연령을 기준으로 50세 이상(124명)과 50세 미만(226명)으로 나눠 비교했다.그 결과, 50세 이상 환자는 젊은 환자에 비해 뇌 병변이 발견되는 비율이 낮았고, 뇌척수액 염증 지표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질환의 재발 위험은 발병 연령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하지만 장애 발생 위험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50세 이후 발병한 환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중등도 이상의 장애가 남을 위험이 50세 미만 환자보다 2.84배 더 높았다.특히 재발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장애 위험은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재발 빈도 자체보다는 노화에 따른 신경 회복 능력 저하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면역 치료제 사용에서도 연령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효과적인 생물학적 제제는 연 1000만 원 이상에 달하는 높은 치료비용으로 실제 사용이 제한적인 편이다. 이 가운데 50세 이상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받은 비율은 약 4.8%에 불과했다.민주홍 교수는 “50세 이상 환자는 첫 발병 이후 회복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재발 예방을 포함해 진단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근호에 게재됐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 2026/04/01 10:34
  • 금연했더니 파킨슨병 위험 증가?…“원인은 따로 있다”

    금연했더니 파킨슨병 위험 증가?…“원인은 따로 있다”

    최근 흡연 여부가 과거 흡연력보다 파킨슨병 발생과 더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 결과는 질병의 초기 변화로 인해 금연이 이뤄졌을 가능성, 즉 ‘역인과관계’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그동안 일부 연구에서는 흡연자에서 파킨슨병이 적게 나타난다는 결과가 보고돼 왔다. 그러나 흡연자는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으로 더 일찍 사망할 위험이 높아, 파킨슨병이 실제보다 적게 관찰됐을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윤지현 교수와 노원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혁 교수 연구팀은 흡연 상태 변화와 파킨슨병 발생 위험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9~2014년 국가건강검진을 세 차례 모두 받은 40세 이상 현재 흡연자 41만여 명을 대상으로 했다.대상자는 흡연 상태 변화에 따라 ▲계속 흡연군 ▲재흡연군 ▲최근 금연군 ▲지속 금연군으로 나눴다. 또한 흡연자가 다른 질환으로 먼저 사망해 파킨슨병 진단 기회가 줄어드는 영향을 고려해 분석했다.추적 기간 동안 파킨슨병을 새로 진단받은 사람은 1794명이었다. 분석 결과, 계속 흡연군과 비교해 최근 금연군은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1.60배, 지속 금연군은 1.61배 높았다. 반면 재흡연군은 계속 흡연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특히 최근 금연군과 재흡연군의 차이가 눈에 띄었다. 두 집단 모두 일정 기간 흡연을 했다는 점은 같지만, 마지막 시점에서 흡연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위험이 과거 흡연량보다 ‘최근 흡연 상태’와 더 관련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짧은 기간의 금연만으로는 이러한 연관성이 바로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반면 전체 사망 위험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계속 흡연군과 비교했을 때 최근 금연군은 3%, 지속 금연군은 17% 사망 위험이 낮았다. 재흡연군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즉 파킨슨병 발생 위험은 금연군에서 높게 나타났지만, 전체 사망 위험은 금연군에서 더 낮았다.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흡연의 이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연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여전히 분명하다는 것이다. 윤지현 교수는 “흡연과 파킨슨병의 관계를 시간에 따른 변화와 사망 위험까지 함께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를 흡연의 장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이준혁 교수는 “파킨슨병 초기에는 후각 저하나 뇌 보상체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담배 의존도가 낮아져 자연스럽게 금연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결과는 금연이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질병 초기 변화가 흡연 행동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Neurology에 게재됐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 2026/03/30 11:05
  • 뇌졸중은 아닌데 발이 끌린다… 아침에 시작된 ‘족하수’의 정체

    뇌졸중은 아닌데 발이 끌린다… 아침에 시작된 ‘족하수’의 정체

    춘천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는 어느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이상을 느꼈다. 오른쪽 발목이 제대로 들리지 않아 발끝이 바닥에 끌렸고, 중심을 잃을 뻔했다. 뇌졸중을 의심해 병원을 찾았지만 뇌와 척추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증상은 계속됐고, 보행에도 불편이 생기기 시작했다.이처럼 발목이 들리지 않는 증상은 뇌 질환이 아닌 말초신경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양진서 교수는 발목을 들어 올리는 근력 저하와 무릎 바깥쪽 감각 이상에 주목했고, 무릎 MRI 검사에서 비골신경 압박을 확인했다. 최종 진단은 ‘비골신경병증에 의한 족하수’였다. 족하수는 발목과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져 걸을 때 발끝이 끌리거나 계단에서 불안정해지는 것이 특징이다.최근 말초신경질환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관련 환자는 2020년 2만6938명에서 2024년 3만967명으로 약 15% 늘었다. 특히 발목이 처지는 족하수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비골신경병증은 무릎 바깥쪽을 지나는 신경이 근육이나 섬유성 구조물 등에 눌리면서 발생한다. 외상이 없어도 수면 중 한쪽 다리를 오래 압박하거나, 쭈그려 앉는 자세를 반복하는 생활습관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 환자들은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발이 안 올라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문제는 이 질환이 뇌졸중이나 허리디스크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갑작스러운 보행 이상으로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반복하다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양 교수는 “뇌와 척추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발목이 들리지 않는다면 말초신경병증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은 회복 가능한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치료는 초기에는 보조기 착용,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신경 압박이 명확하거나 증상이 지속·악화되면 ‘섬유성 터널 감압술’을 고려한다. 이 수술은 비골신경을 압박하는 조직만 선택적으로 풀어주는 방식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시행되며 신경 손상 위험이 낮은 편이다. 조기에 시행할수록 근력 회복과 감각 개선 효과가 크다.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음주 후 바닥에서 옆으로 누워 자거나, 쭈그려 앉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습관은 비골신경 압박을 유발할 수 있다. 딱딱한 바닥에서는 자세를 자주 바꾸고, 수면 시 무릎 바깥쪽이 눌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양진서 교수는 “족하수는 단순한 근력 저하가 아니라 신경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증상이 수일 이상 지속되면 말초신경 전문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 2026/03/25 11:20
  • “방사선 부작용 우려해 적게 쏘면 10년 뒤 재발 위험”

    “방사선 부작용 우려해 적게 쏘면 10년 뒤 재발 위험”

    시신경 주변에 생긴 양성 수막종을 치료할 때, 시신경 손상이 우려돼 방사선을 적게 쏘면 10년 뒤 오히려 종양이 다시 자라나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시신경 인접 양성 수막종은 시신경 2mm 이내로 바짝 붙어 발생하는 종양으로 주로 전상돌기, 안장결절, 시신경집, 해면정맥동 등에서 발생한다. 감마나이프 같은 정위방사선수술이 효과적이지만, 종양이 시신경과 맞닿아 있다 보니 방사선 탓에 시신경이 망가지는 부작용(방사선 유발 시신경병증) 위험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의료진은 시력을 보호하고자 종양 일부에 방사선을 쏘지 않거나 선량을 줄이는 보수적인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제한적인 치료가 10년 뒤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는 부족했다.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이은정 교수팀은 시신경 인접 양성 수막종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단일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하고 10년 이상을 장기 추적 관찰 후 분석했다.분석 결과, 연구 대상 환자들의 평균 종양 크기(체적)는 4.8cm³였으며 종양에 조사된 평균 방사선량은 12.7Gy였다. 특히 시신경 보호를 위해 종양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방사선 치료 범위에서 제외하면서, 종양 전체를 덮는 방사선 조사 범위는 평균 7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환자들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수술 후 5년 무진행 생존율은 90%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종양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10년에는 70%, 15년에는 43%로 나타나 장기적으로는 종양 진행이 발생하는 환자가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수막종 특성상 성장 속도가 느려 치료 실패(재발)가 평균 107개월(약 9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지연성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약 3분의 1은 수술 후 10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발생했다.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종양이 다시 자라난 위치다. 재발한 종양 대부분은 과거 수술 당시 시신경 보호를 위해 의도적으로 방사선을 덜 쏘았던 바로 그 부위에서 발생했다.우려했던 방사선 부작용(시신경병증)으로 시력이 떨어진 환자는 장기 추적 기간 동안 단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추적 중 시력이 저하된 환자 2명(9.1%)은 모두 부작용을 피하려고 남겨두었던 종양이 각각 103개월, 116개월 뒤에 다시 자라나 시신경을 압박한 것이 원인이었다. 부작용을 피하려고 방사선을 줄인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종양 재발과 시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셈이다.다변량 Cox 회귀분석 결과, 장기적인 종양 조절과 유의하게 연관된 요인은 종양에 방사선을 충분히 조사하는 ‘종양 커버리지’ 확보로 확인됐다(위험비 0.96). 특히, 종양 크기의 최소 81% 이상 부위에 커버리지를 달성한 경우 장기 종양 조절률이 유의하게 향상됐다(위험비 0.10). 이와 함께 종양에 실제 전달되는 최소선량 지표(D98%)가 9Gy 이상인 경우 무진행 생존율이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이은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시신경 인접 수막종에 대한 감마나이프 수술 성적을 10년 이상 장기 추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시신경과 맞닿은 대형 종양은 방사선을 여러 번 나누어 쏘는 다분획(저분할) 방사선수술을 통해 시력 보존과 종양 억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백선하 교수는 “방사선 유발 시신경병증을 우려하여 시신경 근처 종양 부위의 방사선량을 줄이는 기존 접근법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종양 재발을 초래하고, 이로 인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며 “따라서 종양에 대한 적절한 커버리지와 충분한 선량을 확보하는 것이 종양 조절과 시신경 보호 모두에 핵심적”이라고 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게재됐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2026/03/25 10:16
  • 눈 떨림이 얼굴 전체로 확산… “놓치기 쉬운 신경질환 주의”

    눈 떨림이 얼굴 전체로 확산… “놓치기 쉬운 신경질환 주의”

    눈이 계속 떨리면 대부분 ‘피곤해서 그렇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쪽 눈떨림이 반복되고 점차 얼굴 한쪽으로 퍼진다면 피로에 의한 단순한 눈떨림이 아니라 신경에 이상이 생긴 ‘반측성 안면경련’일 가능성이 있다.◇자극받은 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발생반측성 안면경련은 한쪽 얼굴 근육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수축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눈 주위가 떨리는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볼, 입꼬리, 목덜미 등 한쪽 얼굴 전체로 경련이 확대될 수 있다.특히 눈이 감기면서 동시에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가는 특이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안검근파동’, ‘피로성 떨림’이라고 불리는 단순 눈꺼풀 떨림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다.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정문영 교수는 “반측성 안면경련은 단순 근육 문제라기보다 신경과 혈관이 서로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신경혈관 압박 질환’”이라며 “뇌간에서 나오는 안면신경이 주변 혈관에 의해 지속적으로 자극받으면 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얼굴 경련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드물게 종양이나 혈관 기형이 신경을 압박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구안와사와 같은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중년 이후 여성에서 호발하는 경향이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반측성 안면경련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약 2만 명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10만 명당 약 40명 정도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양권에서는 서양보다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된다.◇증상 심하면 혈관 분리하는 수술 고려반측성 안면경련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의 특징적인 양상을 확인하는 것이다.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경련성 수축 범위와 특성을 기록하고, 다른 신경 증상 동반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뇌 MRI나 MRA 검사를 통해 혈관의 안면신경 압박 여부를 확인한다. 근전도검사를 통해 특징적 이상소견을 파악할 수도 있다.반측성 안면경련 치료는 크게 증상 조절 치료와 근본 치료로 나뉜다. 증상 완화를 위해 가장 많이 시행되는 치료는 경련이 발생하는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해 근육 수축을 줄이는 치료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미세혈관감압술’이라는 수술이 있다. 안면신경을 자극하는 혈관을 신경에서 안전하게 분리하고, 그 사이에 완충재를 삽입해 신경과 혈관이 다시 접촉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신경을 진정시키는 것이다. 수술 성공률은 약 90% 정도로 알려졌다.정문영 교수는 “얼굴 떨림은 증상 정도와 원인, 환자의 직업과 생활 환경, 기저질환, 연령, 치료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 2026/03/24 14:25
  • “어느 날부턴가 라면 냄새가 안 난다”… 초기 진단 중요한 ‘이 병’ 의심

    “어느 날부턴가 라면 냄새가 안 난다”… 초기 진단 중요한 ‘이 병’ 의심

    평소 즐겨 먹던 음식 냄새가 잘 느껴지지 않거나 커피나 향수 향이 예전보다 덜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단순 컨디션 난조로 생각해 가벼이 넘기기 쉽지만 이러한 변화가 지속적이고 근육 경직, 손발 떨림 등의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 파키슨병 초기 증상일 수 있다. 10일 김소형 한의사는 유튜브 채널 ‘김소형채널H’를 통해 파킨슨병 초기 증상을 소개했다. 김 한의사는 “갑자기 라면 냄새를 못 맡고 커피나 향수 향이 예전보다 둔하게 느껴지는 등 후각 기능이 저하하거나 걷는 도중 회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파킨슨병 초기 증상일 수 있다”며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대표 증상으로 ‘후각 기능 저하’와 ‘보행 시 회전 속도 변화’를 꼽았다. 이어 그는 “물론 후각이나 걷는 습관에 변화가 생겼다고 해서 바로 파킨슨병을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변화가 지속적이고 다른 의심 증상과 함께 나타나면 반드시 신경과 가서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했다.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만성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손 떨림, 근육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노화, 유전적 요인, 환경 독소 노출, 비정상 단백질 축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치는 어렵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 등을 통해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초기 증상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실제로 파킨슨병 환자의 상당수가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증상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제 학술지 ‘Neurology’ 등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70~90%가 후각 기능 저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도 후각 기능 변화가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뇌의 퇴행성 변화 과정에서 이상 단백질이 뇌의 깊은 부위보다 후각 신경 영역에 먼저 축적되는 경향 때문이다. 다른 증상보다 후각 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날 수 있다. 또 다른 초기 신호는 걷는 도중 방향을 바꾸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다. 독일 튀빙겐대 신경과 모라드 옐셰하비 교수팀이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큰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1000여명을 대상으로 보행 중 회전 능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8.8년 전부터 걷거나 회전할 때 이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파킨슨병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약 4만 8000명의 성인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운동 등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약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질환최소라 기자 2026/03/11 09:20
  • “치매 고위험군, 혈액 속 ‘단백질 청소기’로 알아낸다”

    “치매 고위험군, 혈액 속 ‘단백질 청소기’로 알아낸다”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혈액 속 단백질 분해 기능 저하가 뇌 병리 및 인지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팀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이민재 교수팀은 연구팀은 혈액 속 ‘프로테아좀(proteasome)’ 활성도가 이러한 병리 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프로테아좀은 손상되거나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을 제거하는 청소기 역할을 하는 체내 정화 시스템이다.이번 연구에는 정상인,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등 148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3.0T MRI와 아밀로이드·타우 PET 촬영을 통해 이들의 뇌 병리를 정밀 분석하고, 유전자 검사와 함께 혈액 내 프로테아좀 활성도를 측정했다.그 결과,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인자인 ‘아포지단백E 에타4형(APOE ε4)’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서만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났다. ‘APOE ε4’ 보유자 가운데 혈액 속 단백질 분해 기능이 낮을수록 뇌에 아밀로이드와 초기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쌓여 있었고,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크기도 더 작았으며, 전반적인 인지 기능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 반면 해당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특히 연구팀은 ‘매개분석’이라는 통계 기법을 통해, 단백질 분해 기능 저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인지 저하와 연결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 분해 기능이 낮을수록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쌓이고, 이러한 병리 변화가 해마 위축과 인지 저하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즉, 단백질 분해 기능 이상은 알츠하이머 병리 물질 축적과 연결돼 있었으며, 이러한 병리 변화가 뇌의 구조적 손상과 인지 저하와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특히 유전적 고위험군(APOE ε4 보유자)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혈액 검사로 측정 가능한 생체 지표가 특정 고위험군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과정을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노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에서 측정 가능한 단백질 분해 기능이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물질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단백질 항상성 유지 기능의 이상이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사람 대상 연구에서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최근 게재됐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 2026/03/09 11:25
  • “통증에 잡아먹힌 삶”… 척수염 환자의 ‘조력 존엄사’ 헌법소원 [간병리포트]

    “통증에 잡아먹힌 삶”… 척수염 환자의 ‘조력 존엄사’ 헌법소원 [간병리포트]

    극심한 통증이 오래 이어지면 삶의 끝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른다. 중증 질환으로 일상생활 대부분을 타인의 돌봄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라면 그 고민은 더 깊다. 간병과 돌봄이 이뤄지더라도 고통을 완전히 덜어주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척수염을 앓아 하반신이 마비된 이명식(65)씨도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 척수염은 척수(뇌와 몸을 연결하는 신경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그는 어느 날 ‘존엄한 죽음’을 주제로 한 기사를 우연히 접한 뒤 조력 존엄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조력 존엄사란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통증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간병 부담을 지고 있는 가족에게 짐을 덜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현재 조력 존엄사는 스위스·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허용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이씨는 2023년 12월 조력 존엄사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법체계가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가 이러한 결심에 이르기까지는 긴 투병 과정이 있었다.◇피부 알레르기 주사 뒤 척수염 진단… 하반신 마비로 이어져이명식씨는 2019년 12월 26일 제주 한림읍의 한 의원에서 피부 알레르기 증상 완화를 위해 주사제를 맞았다. 그날 저녁부터 두통이 시작됐다. 다음 날 뇌가 잘리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12월 29일 응급실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2020년 1월 1일부터는 섬망과 단기 기억 상실 증상이 나타나 의식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소변까지 나오지 않으면서 여러 병원을 거쳐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했다. 그는 2020년 2월 12일 퇴원 당시 ‘척수염’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젖꼭지 아래 감각 저하와 하반신 마비, 배뇨·배변 장애를 안고 사는 중이다. 장애 등급은 2020년 9월 ‘심한 장애’로 확정됐다.이씨가 겪는 고통은 단순한 하반신 마비에 그치지 않는다. 마비된 두 다리에는 덤프트럭에 깔린 듯한 압박감이 지속되거나, 동상에 걸린 다리를 쇠파이프로 두들겨 맞는 듯한 통증이 번갈아 나타난다. 여기에 다리가 통제되지 않게 떨리거나 갑자기 굳어버리는 강직 증상까지 반복돼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힘들다. 휠체어에 오래 앉아 있는 것도 쉽지 않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하루 두세 시간을 넘기기 어렵다. 이씨는 “배뇨는 소변줄에 의존하고 배변도 가족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외부 활동도 사실상 제한됐다”며 “오후 4시 30분 이후부터 통증이 심해져 일찍 잠자리에 들고, 통증을 피하고자 다음 날 오후 1시까지 잠을 잔다”고 말했다.그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신경병증 통증 치료제와 트라마돌 성분 진통제를 복용하고, 마약성 진통제 계열 패치인 노스판 패치도 사용하고 있다. 양쪽 허벅지에 패치를 붙이면 통증이 약간 완화되지만, 부작용으로 피부가 화상을 입을 정도로 타들어 간다. 그럼에도 다른 방법이 없어 4일 간격으로 교체하며 사용하고 있다. 이씨는 “패치를 붙이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겨우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낮아질 뿐”이라며 “그마저도 없으면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경질환유예진 기자2026/03/06 10:03
  • 망막 변화 통해 파킨슨병 조기 진단 단서 규명

    망막 변화 통해 파킨슨병 조기 진단 단서 규명

    눈의 망막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통해 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서가 밝혀졌다.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박진오) 안과 지용우 교수·문채은 박사후연구원·이승재 전임의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이용한 연구에서 망막의 기능적·구조적 변화가 파킨슨병의 뇌신경 퇴행 이전 단계부터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파킨슨병은 뇌에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신경세포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24년 기준 약 14만 3441명으로, 2020년(12만 5,927명) 대비 약 14% 증가했다.눈의 망막은 발생학적으로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일부분이다. 또한 비교적 간단한 비침습적 검사로 구조와 기능을 반복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 파킨슨병으로 인한 변화를 탐지하기에 적합한 장기다. 기존 연구에서 파킨슨병 환자의 망막에서 기능적인 저하와 구조적인 변화가 보고된 바 있으나, 이러한 변화가 질병의 어느 시점부터, 어떤 기전으로 시작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연구팀은 파킨슨병 관련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과도하게 축적되도록 만든 A53T 변이 마우스 모델을 활용했다. 생후 6개월, 16개월 개체를 비교해 질병의 초기 및 진행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분석했다.그 결과, 망막전위도(ERG) 검사에서는 내망막의 기능을 반영하는 진동소파전위(Oscillatory Potentials·OP)가 초기 단계부터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면역형광 분석에서 알파-시누클레인의 축적과 함께 아교세포(신경세포를 보호‧조절하는 세포)의 염증반응, 광수용체 시냅스 단백의 감소가 관찰돼, 질병 초기부터 시냅스 수준의 손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뒷받침했다.빛간섭단층촬영(OCT) 분석 결과, 신경섬유층/신경절세포층과 광수용체층은 질병 진행에 따라 점진적으로 얇아졌고, 시냅스가 밀집된 내망상층(IPL)은 두꺼워지며 망막 여러 층에서 구조적 변화가 동반됨을 확인했다.또한 단백질체 분석에서는 질병 단계에 따라 산화스트레스, 염증 반응, 에너지 대사, 세포 골격 등과 관련된 단백질들이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과 관련된 망막 변화에서 구조적 변화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의 변화가 함께 작용했음을 시사한다.지용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망막의 변화가 단순히 파킨슨병 말기에 나타나는 부수적인 현상이 아닌 뇌신경 퇴행 이전에 시작되는 조기 병리 현상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망막 변화가 파킨슨병의 핵심 바이오마커로서 유용하다는 것이 검증되면, 안과 검사를 활용한 조기 선별이나 질환 진행 모니터링, 치료 반응 평가 등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파킨슨병(npj Parkinson’s Disease)’에 최근 게재됐다.한편,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과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와 세브란스병원 안과병원 및 재활병원 등 국내 연구 기관이 협력했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2026/03/05 10:17
  • 뇌심부자극술로 파킨슨병 약물량 66% 감소… “운동기능은 뚜렷한 회복”

    뇌심부자극술로 파킨슨병 약물량 66% 감소… “운동기능은 뚜렷한 회복”

    중증 파킨슨병 환자들이 뇌심부자극술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운동기능을 회복하고, 약물 복용량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뇌심부자극술(DBS)은 뇌의 깊은 부이에 전극을 삽입해 전기 자극을 전달, 신경회로를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상운동질환 개선과 인지 능력 개선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가천대 길병원 파킨슨센터 박광우 교수(신경외과) 연구팀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약물로 조절되지 않은 중증 파킨슨 환자 중 뇌심부자극술을 받은 21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이들 대부분은 수년간 약물을 복용해 왔음에도 더 이상 뚜렷한 증상 개선 효과가 없는 중증 파킨슨 질환자였다. 이들의 평균 약물 복용 기간은 약 5년 이상이었고,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약 12개월이었다.연구 결과, 파킨슨병 운동기능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인 UPDRS III(운동기능 평가척도) 점수는 수술 전 평균 48점에서 수술 후 14점으로 감소했다.UPDRS III는 총 132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운동장애가 심각한 상태를 의미한다. 평균 34점 감소는 단순한 수치 변화가 아니라, ▲떨림(진전) ▲근육 경직 ▲서동증(움직임 느림) 등 주요 증상이 뚜렷하게 완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환자들이 스스로 걷고, 식사하고,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다.뇌심부자극술을 받은 환자들의 하루 약물 복용량도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연구 대상자 21명의 평균 레보도파 복용량은 수술 전 1352mg에서 수술 후 458mg으로 약 66% 감소했다. 레보도파는 파킨슨병 치료의 핵심 약물이지만, 장기 복용 시 약효 지속시간이 점차 짧아지고 이상운동증(dyskinesia), 환각, 정신증, 섬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뇌심부자극술을 통해 약물 용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운동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박광우 교수는 “특히 최근 2년간 시행한 21명의 수술 결과를 보면, 환자들의 기능 회복 폭이 크고 약물 의존도가 뚜렷하게 감소했다”며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고려한다면,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가천대 길병원 파킨슨센터는 신경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정신건강의학과 등을 중심으로 한 다학제 진료체계를 갖추고 지난 해 개소했다. 파킨슨병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약물치료·수술적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이후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자극 세팅을 통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시행 건수도 증가추세이다. 이는 약물 치료의 한계를 경험한 환자들 사이에서 수술적 치료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뿐 아니라 본태성 떨림(ET), 근긴장이상증(Dystonia), 난치성 통증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 2026/03/04 11:33
  • ‘마크 슬론’ 에릭 데인 별세… 그가 공개했던 루게릭병 ‘첫 신호’는

    ‘마크 슬론’ 에릭 데인 별세… 그가 공개했던 루게릭병 ‘첫 신호’는

    최근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배우 에릭 데인이 5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며 생전 투병 중 고백했던 루게릭병의 첫 신호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지난 21일(현지시각) USA TODAY 등 외신은 에릭 데인이 인터뷰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했던 초기 증상과 질환 진행 과정에 보도했다. 그는 2023년 말 처음으로 증상을 느낀 후, 2025년 4월 피플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투병 사실을 최초 공개했다.에릭 데인은 지난해 6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증상이 2023년 말 무렵 시작됐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오른손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시작이었다”며 “과도한 문자 메시지 사용 때문에 단순히 손이 피곤한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주 뒤 증상이 악화하자 그는 손 전문의를 찾았고, 두 명의 신경과 전문의를 거친 끝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아내 레베카 게이하트 역시 외신 ‘더 컷(The Cut)’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갑자기 젓가락질을 어려워하고 음식을 자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다른 질환으로 진단받았지만, 뭔가 더 심각한 문제일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에릭 데인이 자신의 병세를 실감한 것은 확진 몇 달 뒤였다. 과거 수영, 수구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13세 딸과 바다에 뛰어들었으나, 그 직후 자신에게 더 이상 수영을 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딸에게 이끌려 배로 돌아갔고,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루게릭병은 정식 명칭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이다. 루게릭병이란 이름은 이 질환을 앓았던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루 게릭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ALS는 대뇌, 뇌간, 척수에 분포한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근육을 움직이는 신경이 손상되며 점차 근력이 약해지고 근육이 위축된다. 증상 진행이 빨라 평균 생존 기간이 4~5년 이내로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환자 중 10~20%는 10년 이상 생존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완치 치료법은 없으며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실제 에릭 데인의 사례처럼 ALS의 초기 증상은 비교적 미미하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초기에는 팔다리의 근육 약화나 경직, 미세한 근육 떨림이 나타날 수 있다. 글씨를 쓰기 어렵거나 물건을 평소보다 자주 떨어뜨리는 등 일상적인 동작에서 어색함이 먼저 감지되기도 한다. 질환이 진행되면 발음이 어눌해지고, 식사 중 사레가 자주 들리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 갈비뼈 사이 근육과 횡격막이 약해지면 밤에 자주 깨거나 숨이 차는 증상이 동반된다.ALS의 발병 원인과 예방법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산화 스트레스, 면역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40세 이후에서 더 흔히 발생하며, 남성에게서 다소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일부는 가족력을 보이기도 한다.ALS는 조기 진단 시 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만큼, 사소해 보이는 초기 증상이라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모를 근력 저하나 근육 떨림, 발음 변화 등이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나 노화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질환최수연 기자2026/02/23 13:47
  • 증상 뚜렷하지 않은 초기 파킨슨병, AI로 잡아낸다

    증상 뚜렷하지 않은 초기 파킨슨병, AI로 잡아낸다

    삼성서울병원 AI연구센터는 보행, 음성, 뇌 영상 등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파킨슨병과 파킨슨플러스 증후군 등 신경계 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파킨슨병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손 떨림이나 보행 이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도 있다. 파킨슨병과 증상이 비슷한 ‘파킨슨플러스 증후군’(진행성 핵상마비, 다계통 위축증 등)은 전문의도 초기 감별이 어렵다.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조진환 교수, 영상의학과 정명진 교수 연구팀은 사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패턴 차이를 잡아 낼 수 있는 AI에 집중했다. 연구팀은 지난 4년간 파킨슨병 363명, 진행성 핵상마비 67명, 다계통위축증 61명 등 약 500명의 환자의 임상 정보(보행, 음성, 뇌 영상 등)를 체계적으로 수집·표준화해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부터 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행 데이터 기반 낙상 위험 예측 모델, 음성 검사 기반 파킨슨 분류 AI, MRI 기반 뇌 구조 자동 분석 모델 등을 개발했다.임상 평가 결과, 음성 기반 중증도 분류 모델은 정확도(AUC) 0.96, MRI 기반 질환 감별 모델은 0.91을 기록했다. 보행과 뇌영상을 함께 분석한 낙상 예측 모델도 0.84로 높은 성능을 보였다.특히 이번에 개발된 AI가 단순히 결과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판단 근거도 함께 제시하도록 하여 보행 안정성 지표, 뇌 구조 변화, 음성 특징 등을 자동으로 선별해 진단 판단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또한 AI모델이 병원 내부망에 구축된 전용 데이터 저장·분석 시스템(NAS)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의료 데이터의 외부 반출 없이도 AI 분석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와 연구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다.조진환 교수는 “파킨슨병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약물 치료 효과가 좋고, 재활을 통해 증상 진행을 늦출 수 있다”며 “AI가 여러 검사 결과를 빠르게 종합 분석해 조기 진단을 돕고, 환자별 맞춤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삼성서울병원 AI연구센터는 이번 연구를 통해 SCIE급 논문 27건을 발표하고, 특허 45건을 출원했다. 개발된 기술은 응급의학과, 안과, 재활의학과 등 10개 이상의 진료과로 확산돼 후속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2026/02/23 10:14
  • 누우면 간지러운 다리… ‘이 영양소’ 부족 때문?

    누우면 간지러운 다리… ‘이 영양소’ 부족 때문?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다리에 불쾌한 감각이 나타나고,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면 ‘하지불안증후군(RLS)’을 의심해볼 수 있다.RLS는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감이 특징인 신경질환으로, 환자들은 다리 안쪽이 간질거리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저리고 당기는 느낌,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반면 걷기나 스트레칭처럼 다리를 움직이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저녁~밤 시간대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수면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RLS의 정확한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도파민 기능 이상과 철분 부족이 주요 관련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철 결핍성 빈혈▲신부전▲임신▲말초신경병증 등 특정 질환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근육 문제로 생각하기보다는 철분 상태와 기저질환 여부를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에 시달리거나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한 경우 생활 습관 조절만으로는 충분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증상이 자주 발생하고 수면 유지에 어려움을 겪거나 빈혈·철결핍·신장질환·임신 등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권장된다.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김정빈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은 밤에 주로 발생하고 움직이면 완화되는 특징이 있어 말초신경병증, 요추관협착증 등과 구분된다”며 “타 질환과의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반복되거나 수면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로 넘기기보다 신경과 전문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2026/02/10 15:16
  • "담 걸린 줄" 30대 가장, 희귀병이었다… 삶 무너뜨린 증상은?

    "담 걸린 줄" 30대 가장, 희귀병이었다… 삶 무너뜨린 증상은?

    무시했던 가벼운 이상 신호가 난치성 희귀질환으로 이어진 영국 30대 가장의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27일(현지시간) 외신 미러에 따르면 영국 서퍽주에 거주하는 라이언 호스폴(39)은 세 아이를 키우며 배관공으로 일하고, 헬스장에서 꾸준히 운동할 만큼 건강한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2025년 2월경, 라이언은 헬스장에서 운동 중 왼쪽 팔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증상을 느꼈다. 당시 목이 뻣뻣한 상태였던 그는 단순히 담이 걸렸거나, 일시적으로 신경이 살짝 눌린 것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하지만 증상은 점차 악화됐다. 팔 근육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찔거리는 경련이 일어났고, 같은 해 10월에는 야외 작업 도중 왼손에 힘이 빠져 아무것도 집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결국 병원을 찾은 라이언은 “의사가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는 내 다리에서도 경련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운동신경원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신경과 전문의로부터 MRI(자기공명영상)검사와 신경전도 검사 등을 포함한 추가 정밀 검사를 받았고, 사지 전체에 신경 손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12월 운동신경원 질환 진단을 받았다.라이언은 수명 연장 약물 치료를 고려하고 있지만, 최우선 목표는 남은 시간을 가족과 의미 있게 보내며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팔의 움직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가족들을 위해 계속 일하고 싶다는 결심과 함께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운동신경원 질환(MND)은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점진적으로 퇴행해 파괴되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대표적인 유형이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으로, 증상 진행이 빠르고 평균 생존 기간은 4~5년 이내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완치 치료법은 없으며,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운동신경원 질환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 흥분 독성, 산화 독성, 면역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40세 이후, 남성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가족 내에서 유전되는 경우도 있다.초기에는 팔이나 다리에 서서히 힘이 빠지거나 근육이 위축되고, 살이 점점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병이 진행되면 발음이 어눌해지고, 음식 섭취 시 사레가 자주 들리며 기침을 한다. 밤에 잠에서 자주 깨고, 갈비뼈 사이 근육이 약화해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운동신경원 질환은 조기 진단 시 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만큼, 사소해 보이는 초기 증상이라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모를 근력 저하나 근육 떨림이 반복되고, 발음 변화 등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질환최소라 기자 2026/01/30 20:00
  • ‘인공호흡기 관리 소홀해’ 사망한 루게릭병 환자… 사건 경위 보니

    ‘인공호흡기 관리 소홀해’ 사망한 루게릭병 환자… 사건 경위 보니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는 호흡 기능 저하로 인공호흡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인공호흡기 관리 과정에서의 작은 실수도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 입원이 이뤄지는 요양의료기관 등 의료 현장에서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헬스조선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 사례를 토대로, 인공호흡기 관리 소홀로 사망에 이른 루게릭병 환자 김씨의 의료분쟁 사건을 정리했다.◇사건 개요김씨는 자가 인공호흡기를 적용한 상태로 A의료기관(요양의료기관)에 약 3년간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김씨는 경피적 내시경 위루술 튜브(내시경으로 위에 관을 삽입해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 교환을 위해 타 의료기관에 입원했다가 다시 A의료기관에 재입원했다.사고는 8월 29일 발생했다. A의료기관에서 튜브를 통해 영양을 공급한 뒤 약 4시간 30분 후, 김씨는 자가 인공호흡기가 꺼진 상태로 발견됐다.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자발 순환은 회복됐지만, 의식 수준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집중 치료를 위해 B의료기관(상급종합의료기관)으로 전원됐다.김씨는 B의료기관에 심장 무수축(심장이 전혀 뛰지 않는 상태) 상태로 내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9월 3일 보호자는 심폐소생술 포기 동의서와 연명의료 중단 관련 서류, 연명의료 거부 의사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했다. 9월 5일에는 보호자 동의하에 인공호흡기를 중단·제거했고, 김씨는 사망했다.◇보호자 “인공호흡기 관리 소홀” vs 의료기관 “불가피한 사망”김씨 보호자는 A의료기관이 간병인에게 인공호흡기 관리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간병인이 인공호흡기 가습기에 물을 채우는 과정에서 기계를 끈 뒤 다시 켜지 않았고, 이로 인해 김씨에게 호흡 정지와 심정지가 발생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A의료기관은 사고가 주치의 퇴근 이후 발생해 구체적인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김씨는 전신마비로 인한 근육 위축이 심하고 체중 감소와 면역력 저하가 진행된 상태로, 폐렴이나 패혈증이 발생할 경우 사망 위험이 컸던 환자였다고 설명했다. 최선의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자가호흡 정지와 심정지가 발생해 사망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감정위원회 “안전 관리 부적절”… 의료기관 과실 인정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전문 감정 결과, A의료기관과 간병인 간의 근로관계나 계약 내용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인공호흡기가 정지된 상태에서 약 두 시간이 지나 간호사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인공호흡기 작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김씨에 대한 안전 관리가 부적절한 것이라고 판단했다.또 인공호흡기가 꺼진 정확한 시점과 호흡 정지 시점은 특정하기 어렵지만, 심정지 상태와 사망 원인 등을 고려할 때 심정지 발견이 지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감정위원회는 김씨가 루게릭병으로 호흡을 인공호흡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상황이었다는 점을 들어, 의료기관의 안전 관리 과실로 인공호흡기 정지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심정지가 발생해 후유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의 과실과 김씨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조정 결과, 김씨 측과 A의료기관은 향후 이 사건과 관련해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김씨 측은 의료기관의 명예나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A의료기관은 2000만 원을 배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인공호흡기 환자, 관리 체계가 생명 좌우루게릭병 환자처럼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중증 환자는 장비 관리 상태가 곧 생명과 직결된다. 의료진의 직접 진료가 제한적인 요양의료기관 환경일수록 간호 인력과 간병인을 포함한 관리 체계가 더욱 중요하다. 인공호흡기 등 생명 유지 장치는 작동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관리 체계가 전제돼야 하며, 간병인이 관여하는 경우 체계적인 교육과 점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신경질환 환자 관리 역시 특정 직군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직종이 역할을 분담하는 다학제적 관리 체계를 통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신경질환유예진 기자2026/01/26 20:20
  • 자다가 소리 지르고 주먹질… “파킨슨병 없어도 기억력 감소한다”

    자다가 소리 지르고 주먹질… “파킨슨병 없어도 기억력 감소한다”

    렘수면행동장애가 신경 퇴행성질환과 관계 없이 인지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질환으로, 수면 중 소리 지르기, 주먹질, 발차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 질환은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의 가장 강력한 전조 증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신경학적 원인이 없는 경우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라고 진단한다.그러나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장기적인 인지기능 변화를 추적한 연구는 부족했다. 또 기존 연구 대부분이 소규모 환자를 2년에서 4년 정도 추적해 장기적인 인지기능의 변화 양상을 파악하기 어려웠다.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 연구팀은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가 단독으로 기억력 등 주요 인지기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최소 5년 이상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상태를 유지하면서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하지 않은 1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연구팀은 총 318회의 신경심리학적 평가 결과를 토대로 인지기능을 ▲주의력/작업기억력 ▲기억력 ▲실행기능 ▲시공간기능 ▲언어기능 등 5개의 영역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검사 결과는 ‘z-점수’로 변환했는데, z-점수는 같은 연령·성별·학력 집단에서의 환자가 평균(0점)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수로, 이 점수가 -1.5 이하면 유의미한 인지기능 저하로 판단한다.분석 결과,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들은 주의력/작업기억력, 기억력 영역에서 점진적이지만 일관된 저하를 보였다. 특히 ‘숫자-기호 연결(Digit Symbol 검사)’에서 매년 평균 z-점수가 0.084씩 감소하며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 검사는 처리 속도, 주의력, 작업기억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과제로 이번 연구에서 조기 인지 변화를 감지하는 가장 민감한 지표다.기억력 검사에서도 언어 기억력과 시각적 기억력이 각각 평균 0.054, 0.037씩 매년 꾸준히 저하됐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에 체감하기 어렵지만 장기간 누적되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또 연구팀이 10년 이상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하지 않은 ‘장기 안정군’ 환자 33명을 별도 분석한 결과, 이들 역시 전체 환자군과 유사하거나 일부 검사에서는 더 가파른 인지 저하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에 제기됐던 ‘렘수면행동장애의 장기 안정 환자는 신경퇴행 속도가 더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는 가설과 대비되는 결과다. 따라서 렘수면행동장애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환자라도 신경퇴행 변화를 서서히 겪고 있을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인지기능 평가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한다.홍정경 교수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에서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진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지기능 저하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음이 이번 연구를 통해 명확히 밝혀졌다”며 “꼭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와 진료로 추적관찰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성별 분석에서 남성 환자(116명)는 주의력/작업기억력, 기억력, 실행기능 등 여러 영역에서 광범위한 저하를 보였는데, 여성 환자(46명)는 ‘숫자열 기억’과 ‘숫자-기호 연결’ 2개 항목에서만 제한적인 저하를 보였다.이에 대해 윤인영 교수는 “여성 환자들이 뇌 손상에 대한 회복력이 더 높거나, 질병을 일으키는 비정상 단백질이 뇌에 쌓이는 속도가 더 느릴 가능성이 있다”며 “성별에 따라 다른 모니터링 전략과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수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SLEEP’에 최근 게재됐다.
    신경질환오상훈 기자 2026/01/26 15:03
  • ‘엉덩이 모양’으로 자폐·ADHD 확인할 수 있다던데?

    ‘엉덩이 모양’으로 자폐·ADHD 확인할 수 있다던데?

    아이의 엉덩이 모양을 보면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영국 더선은 자폐나 ADHD가 있는 사람에게서 골반전방회전(anterior pelvic tilt)으로 인해 엉덩이가 유독 돌출돼 보이는 이른바 ‘오리 엉덩이’ 자세가 관찰된다고 보도했다. 골반전방회전은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허리가 과도하게 휘고, 배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자폐 아동 일부는 특이한 보행을 보인다. 발뒤꿈치가 아닌 발 앞쪽으로 걷거나, 발이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향한 채 걷는 경우가 대표적이다.폴란드 포즈난의대 연구진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서 “자폐 아동은 정상적인 신체 자세에서 더 많이 벗어나는 경향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이 6~17세 남아 28명을 관찰한 결과, 다수에게서 어깨 돌출(shoulder protraction)과 골반전방회전이 확인됐다. 다만 이 연구는 자폐가 자세 변화를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두 요소 간의 연관성만 확인됐다는 한계가 있다.2018년에는 이탈리아 국립 연구·입원·보건 연구소 연구진이 자폐 아동과 일반 아동의 보행을 비교했다. 가상현실 환경이 결합된 트레드밀에서 3차원 동작 분석을 진행한 결과, 자폐 아동은 골반이 더 앞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걷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발목으로 지면으로 밀어내는 힘이 약했고, 고관절은 정상보다 더 앞으로 굽혀진 모습이었다.연구진은 이러한 비정상적인 보행 패턴이 허리, 고관절, 무릎 통증 등 신체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균형이나 빠른 움직임이 필요한 활동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면 신체 정렬이 무너지면서 허리와 고관절, 무릎에 추가적인 부담이 가해지고, 시간이 지나 통증이나 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보행 자세와 ADHD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도 있다. 2017년 일본 연구진은 9~10세 남아를 대상으로 신체 움직임을 측정하는 카메라를 활용해 ADHD 아동과 비ADHD 아동의 보행을 비교했다. 그 결과 ADHD 아동은 평균 약 4.5도 더 앞으로 기울어진 골반 자세를 보였고, 보행 속도도 더 빨랐다. 연구진은 골반 전방경사가 과잉행동‧충동성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호주 모나시대 임상심리학과 니콜 라인하트 교수는 자폐인의 보행 차이가 “뇌 발달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행을 부드럽고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기저핵(basal ganglia)과 움직임을 조정·통제하는 소뇌(cerebellum) 등이 자폐인에게서 다르게 발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라인하트 교수는 자폐인의 보행 방식이 다르다고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일부 자폐인은 검사 과정에서 관찰될 정도의 미묘한 보행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며 “이러한 차이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별도의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낙상 위험이 높거나, 스포츠 등 신체 활동 참여가 어렵고, 보행 방식으로 인해 다리나 허리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병원·학교·지역사회 차원의 추가적인 지원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라인하트 교수는 “이러한 지원은 움직임을 ‘고쳐야 할 문제’로 보기보다, 자폐 아동이 자신의 움직임 방식에 주체성을 갖도록 돕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경질환이아라 기자2026/01/06 00:01
  • 건강검진 채혈 후 ‘팔 통증’ 4년간 지속… 배상받을 수 있을까?

    건강검진 채혈 후 ‘팔 통증’ 4년간 지속… 배상받을 수 있을까?

    건강검진이나 헌혈을 할 때 채혈은 매우 흔한 의료 행위다. 대부분 큰 문제 없이 끝나지만, 드물게 채혈 이후 통증이 오래가거나 신경 이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헬스조선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 사례를 바탕으로, 건강검진 채혈 이후 신경병증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남성의 의료분쟁 사건을 정리했다.◇사건 개요2018년 11월, 40대 남성 A씨는 B병원이 시행한 출장 건강검진에서 오른쪽 팔로 채혈을 받았다. 이후 채혈 부위의 통증이 계속돼 C병원을 찾았고,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 결과 윤활막염과 힘줄윤활막염 진단을 받았다. 윤활막염은 관절을 감싸는 막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외상이나 반복적인 자극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힘줄윤활막염은 힘줄을 싸고 있는 보호막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A씨는 물리치료와 신경 자극치료, 진통소염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증상이 6개월가량 지속되자 다시 B병원을 찾았고, 건염 진단을 받았다. 이후 근전도검사와 신경전도검사를 통해 오른쪽 외측전완신경병증(팔 바깥쪽 전완부 신경 손상) 의심 소견이 나왔다. A씨는 2020년 말까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았고, 다른 병원에서도 1년 이상 치료를 이어갔다. 결국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자 의료분쟁 조정을 신청했다.◇환자 "채혈 과정에서 신경 손상" vs 병원 "지속적인 팔 사용 영향"A씨는 "의료진의 미숙한 채혈로 주삿바늘이 깊게 들어갔다"며 이로 인해 통증과 함께 신경 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B병원 측은 "통증이 지속된 이후에도 경과 관찰과 검사를 시행했고, 팔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안내했다"며 "A씨가 공장 기계를 다루는 업무 특성상 팔을 계속 사용한 점이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반박했다. 채혈만으로 수년간 증상이 지속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위원회는 채혈 이후 외측전완신경병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보면서도, 증상이 4년 이상 지속된 점에 주목했다. 감정위는 "채혈 과정에서 혈관 주변의 작은 신경에 일시적인 손상이 생길 수는 있으나, 지속적인 감각 신경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약 3만 명 중 1명꼴로 매우 드물다"고 판단했다. 또 이런 신경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 1주에서 6개월 이내에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감정위는 채혈과 증상 발생 사이의 시간적 근접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의료진의 부주의나 설명 의무 위반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분쟁 장기화와 환자가 겪은 불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B병원이 A씨에게 65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권고했고,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조정이 성립됐다.◇채혈 후 통증 지속되면 병원 찾아야채혈은 혈액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의료 행위다. 빈혈, 당뇨병, 간·신장 기능 이상,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대부분의 건강검진에서 시행된다.채혈 후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멍이나 통증이다. 이런 증상은 보통 며칠 내 자연스럽게 사라지며, 채혈 직후 바늘을 뺀 부위를 충분히 눌러주면 도움이 된다. 채혈 부위를 세게 문지르거나 곧바로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지럼증이 느껴질 때는 즉시 앉거나 누워 안정을 취해야 한다.실제로 채혈 이후 멍이나 통증 같은 가벼운 불편감을 겪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에 따르면, 일반적인 진단 목적의 채혈을 받은 사람 가운데 14~45%가 통증이나 멍, 압통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어지럼증이나 실신처럼 일시적인 혈관 미주신경 반응은 0.9~3.4% 수준이다. 감염이나 신경 손상처럼 심각한 합병증은 매우 드물지만, 일부 사례 보고는 존재한다.채혈 이후 통증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팔 저림, 감각 이상,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멍으로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다시 받아볼 필요가 있다. 증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정확한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질환장가린 기자 2026/01/05 19:30
  • 국내외 전문가 “5~10년 안에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나올 것”

    국내외 전문가 “5~10년 안에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나올 것”

    국내외 전문가들이 5~10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 치료 국면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지난 27일 영국 매체 BBC는 알츠하이머병 최신 치료법에 대해 보도했다. 에든버러대 디스커버리 뇌과학센터 타라 스파이어스-존스 소장은 "삶을 바꾸는 알츠하이머 치료법이 5~10년 안에 등장할 것"이라며 "질병을 충분히 이른 시기에 발견하고 진행을 막으면 삶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낙관'치매는 기억·언어·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을 말한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한데, 그중 70~80%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치매에 걸린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등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최근까지, 이 질환은 치료가 어려웠다. 질병 자체의 진행을 늦추기보단 증상에 초점을 맞춘 치료가 진행됐다.2023년을 기점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시도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치료제인 레카네맙이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됐다. 레카네맙은 임상에서 18개월 후 27% 인지 기능 악화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마찬가지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도나네맙도 FDA 사용 승인을 받았다. 두 약물 모두 아직은 질환 초기에 사용하는 약으로,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추가적으로 여러 치료제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BBC에서는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살아있는 성인의 뇌 조직을 연구하는 몇 안 되는 기관인 에든버러 왕립 병원을 취재했다. 에든버러대 클레어 듀런트 박사는 해당 병원에서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의 뇌 조직을 제공받아 특수 조작한다. 이 조직을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노출시킨 후, 신경세포 사이 연결망인 시냅스 파괴 과정을 관찰한다. 시냅스가 소실되는 이유를 확인하고, 이를 방지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듀런트 박사는 "이 연구로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라는 확신을 얻었다"며 "멀지않은 미래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에든버러대 연구팀은 앞으로 ▲단기적으로 질병 진행을 의미 있게 늦추거나 멈추는 약물 개발 ▲치매를 완전히 예방하는 도구 개발 ▲이미 증상이 나타난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개발 등의 순서로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국내 연구팀이 보는 10년 이내 치매 치료 전망은?국내 전문가에게도 5~10년 내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지 물었다. 대한치매학회 문소영 학술이사는 "지금은 아밀로이드 PET로 양성을 확인한 후 증상이 있어야지만 레카네맙 등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며 "근 미래에는 아밀로이드 PET 양성이거나 혈액 검사로 아밀로이드 표지자가 있다면, 증상 없이도 빠르게 치료제를 사용해 질병 진행을 의미있게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지난 9월 12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치매학회가 개최한 '초고령사회 치매 예방과 치료, 미래 대응 방안' 심포지엄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왔다. 대한치매학회 김건하 국제협력이사는 "향후 정맥 주사가 아닌 피하 주사 형태로 항체 치료제가 나올 예정이고, 베타 아밀로이드뿐 아니라 타우까지 표적하는 복합 요법의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여러 복합 요법 치료제가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어, 10~15년 사이에는 더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신경질환이슬비 기자2025/12/30 06:30
  • 파킨슨병, 증상에 따른 치료 전략이 '핵심'

    파킨슨병, 증상에 따른 치료 전략이 '핵심'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특별한 검사는 없다. 환자의 증상, 신체 진찰 소견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해야 한다. 의료진의 전문성과 경험이 중시되는 이유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는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사다. 그는 "파킨슨병 또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해서 조치를 취하면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며 "특히 수면 중 이상행동은 파킨슨병의 전구 증상이므로 잘 때 변화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질환오상훈 헬스조선 기자2025/12/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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