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넘어지던 50대 여성, 결국 루게릭병 판정

입력 2026/06/13 20:00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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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콴트와 그 가족들/사진=피플
별다른 이유 없이 자꾸 넘어지던 50대 여성이 수개월간 원인을 찾지 못하다 결국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여섯 아이의 엄마 안젤라 콴트(56)는 몇 달 전부터 걸을 때 왼발이 끌리고 발가락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상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걸려 넘어지는 일이 잦아졌고, 가족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발목을 제대로 들어 올리지 못하는 '족하수' 진단을 받았다. 신경과 진료를 예약했지만 가장 빠른 일정이 7개월 뒤였고, 그동안 받은 MRI와 CT 검사에서는 모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증상은 계속 악화됐다. 결국 신경과 진료를 받기도 전에 넘어지면서 발이 골절됐고, 물리치료사의 도움으로 진료 일정을 앞당겨 신경학적 검사와 근전도검사(EMG)를 받았다.

검사 당일 저녁, 의사는 다음 날 다시 병원으로 오라고 연락했다. 그 자리에서 콴트는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ALS) 진단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의사가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라는 의학 용어를 사용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며 "이후 'ALS'라는 약자를 듣는 순간 남편과 아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의사로부터 예상 생존 기간이 2~5년이라는 설명을 들은 콴트는 "항상 아이들 곁에서 모든 일을 함께하던 엄마였기 때문에 앞으로 중요한 순간들을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했다.

진단 직후에는 운전도 하고 가족과 놀이공원을 걸어 다닐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병은 조금씩 콴트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처음에는 지팡이와 보행기, 휠체어 사용을 거부했지만, 지금은 집 안에서 이동하는 방법을 바꾸고 삼킴 장애에 적응하며 다양한 보조 기구의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루게릭병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바꿀 뿐, 나라는 사람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며 "나는 여전히 엄마이자 할머니, 아내, 자매, 친구"라고 말했다.

현재 콴트는 SNS를 통해 자신의 투병 과정을 공유하며 같은 질환을 겪는 환자와 가족들을 응원하고 있다. 그는 "내 이야기가 누군가를 조금이라도 덜 외롭게 만들 수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루게릭병의 정식 명칭은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이다. 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근육이 약해지고 위축되는 진행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움직임과 말하기, 삼킴, 호흡 기능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면역학적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신경근육질환학회에 따르면 국내외 ALS 발병률은 연간 인구 10만 명당 2~3명 수준이며 평균 발병 연령은 50대다. 다만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비교적 미미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손과 발의 근력이 약해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걷다가 자주 넘어질 수 있으며, 근육 떨림이나 경련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먼저 생기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 사지 근력 약화와 근육 위축이 심해지고 언어 기능과 호흡 기능까지 저하된다. 환자의 약 절반은 진단 후 3~4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병의 진행을 완전히 멈추거나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다. 다만 조기 진단 시 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근력 저하와 근육 떨림, 발음 변화, 삼킴 곤란, 잦은 넘어짐 등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나 피로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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