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 ‘이 증상’… 뇌졸중 신호 놓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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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신경외과 과장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상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뇌혈관질환이다. 갑작스럽게 발생해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기거나 생명을 위협한다. 하지만 모든 뇌졸중이 아무런 전조 없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 흔하게 겪는 두통이나 어지럼증이라도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시야 이상 등이 함께 나타났다가 곧 호전됐다면 뇌졸중의 전조증상인 ‘일과성허혈발작(TIA, Transient Ischemic Attack)’일 가능성이 있어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뇌졸중은 흔히 겨울철 위험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처럼 높은 기온이 이어지는 시기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어지럼증이나 힘 빠짐을 더위나 탈수로 인한 증상으로 여기기 쉽고, 순간적으로 나타난 말 어눌함이나 균형 장애 역시 일시적인 컨디션 저하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이러한 변화가 일과성허혈발작에 의한 신경학적 이상이라면 뇌졸중의 초기 경고신호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과성허혈발작은 대부분 수 분에서 수 시간 내 회복돼 단순 컨디션 저하로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뇌혈관 이상이나 혈류 장애를 알리는 초기 경고신호일 수 있어, 일시적으로 호전됐더라도 반드시 전문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자기 괜찮아졌다고 끝난 게 아니다… ‘작은 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
일과성허혈발작은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히거나 혈류 공급이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흔히 ‘작은 뇌졸중’이라고 불린다.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뉘는데, 일과성허혈발작은 이 가운데 뇌경색과 관련된 전조증상에 해당한다. 증상이 일시적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어지럼증이나 피로와 혼동되기 쉽지만, 혈류가 회복되더라도 뇌혈관 손상이나 혈전 형성 위험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이후 실제 뇌졸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동맥경화로 인한 혈관 협착,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에 의한 혈전 생성, 뇌혈관 기형 등이 있다. 특히 국내 성인에게 흔한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은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류를 좁아지게 만들어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일과성허혈발작 진료인원은 2014년 17만 1,025명에서 2024년 18만 8,125명으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환자 비율은 같은 기간 69%에서 78.8%로 크게 늘어 전체 환자 10명 중 약 8명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화와 함께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령층은 증상을 일시적인 컨디션 저하 정도로 생각하거나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가족과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말 어눌함·한쪽 힘 빠짐 나타났다면… 뇌혈관 이상 신호일 수도
일과성허혈발작은 일반적인 두통이나 어지럼증과 달리 뇌 기능과 관련된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다. 따라서 단순히 어지러운 느낌에 그치지 않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몸 한쪽에 힘이 빠지고 시야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뇌혈관질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갑작스러운 마비 또는 감각 저하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 ▲한쪽 시야가 흐려지거나 보이지 않는 증상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및 균형 장애 ▲원인을 알 수 없는 심한 두통 등이 있다. 

금세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후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보행 장애, 인지기능 저하 같은 심각한 후유장애가 남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뇌세포는 혈류 공급이 차단되는 시간에 비례해 손상되므로, 이전과 다른 이상 증상이 있었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조기진단·위험요인 관리 중요… 재발 예방 위한 치료 필요
일과성허혈발작은 조기에 발견해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향후 뇌졸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증상이 짧게 지나갔더라도 뇌혈관 상태와 재발 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진료 시에는 MRI·MRA(자기공명영상·자기공명혈관영상) 등을 통해 급성 뇌경색 여부와 뇌혈관 협착·폐색 상태를 확인하며, 필요에 따라 심장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함께 시행해 원인을 평가한다. 일부 환자는 영상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임상적으로는 뇌졸중 고위험군에 해당해 적극적인 재발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혈전 생성을 억제하기 위한 항혈소판제 또는 항응고제 치료가 시행되며, 경동맥 협착이 심한 경우에는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또한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 관리가 병행되는데,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혈관 건강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인 만큼 금연과 절주가 필수적이며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관리, 저염식 위주의 식습관 개선 역시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일과성허혈발작은 증상이 회복됐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향후 뇌졸중 위험을 평가하고 재발 가능성까지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단계다. 초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실제 뇌경색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일시적으로 호전된 증상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신속한 진료와 치료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칼럼은 최수영 센트럴병원 신경외과 과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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